|
누구에게나 각별히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자신만의 라이브러리가 있을 테고 아마도 대부분은 어린 시절에 읽은 컬렉션일 것이다. 10대 때 내가 읽은 한국문학은 월탄의 역사로망, 김유정 단편, 박경리 전집 등이 특히 소중한 추억과 정신의 자양분으로 남아 있는데, 그래서 지금은 산일되다시피한 박종화의 이런 저런 작품들이 재출간되었다 하면 그저 앞뒤 안가리고 덥석 지르기부터 하는 게 전혀 삼가지질 않았다. 이 책을 지르고나서, 앞으로는 어떤 경우에도 '앞뒤 재어가며 삼가'야 하겠구나 하는 다짐을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겼다. 이 기획은 월탄의 빠돌이에게 그런 트라우마를 안겨줬을 정도로 재앙에 가까운, 일종의 '테러'라고나 불러주고 싶다. 본래 이 전질은 아주 예전 한국일보에서 연재되던 걸, 어문각에서 반양장 전 8권으로 묶어서 1980년대에 출간한 적이 있다. 아담한 사이즈에 보기도 편한 활자체였고(당시로서는) 마지막 권에는 간략한 인명 사전도 수록되어 있던 참 성의 있는 편집본이었다. 반면 이 달궁판은, 대단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1960년대 텍스트 같으면 물론 기존맞춤법(1989년 개정규칙 말고 그 이전 것)도 잘 안 지켜진 고약한 경우들이 왕왕 있었기에 손을 좀 볼 필요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어문각판에서 완벽에 가까운 교정 작업을 해 놓았던 터라, 新규칙의 반영은 그 에디션의 것을 그대로 참고해서, '읍니다->-습니다', '아름다와->아름다워(모음조화 완화)', 사이시옷 등 몇 가지만 요령 있게 터치했으면 차라리 제 입장에서도 수고를 덜어서 좋았을 건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그냥 놓아두어야 할 것에다 굳이 교각살우를 신나게도 벌인 것. 당장 1권 첫머리에서부터 사람 눈살을 확 찌푸리게 하는 건 유비 등을 '사도'라고 호칭하는 여러 대목들이다(오십 군데가 넘음). 작중 유현덕은 말직이나마 지방관 자리를 얻었고, 이 지방관을 우리식으로 친숙하게 부르는 이름이 바로 '사또'인데, 이것은 부-목-군-현에 걸치는 모든 지방 수령에 대한 백성들의 존칭이기도 해서, 말단 현령에게도 이 호칭을 해 주면 대접이 되는 것이다. 비록 배경이 중국이라고는 하나 이런 용어의 도입은 적절하고 정확하기까지 하여 大家의 우리말 센스의 한 경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편집자는 이게 아마 맞춤법 오류라고 봤거나, "삼국지에 터무니없게 웬 '사또'? 지금 전설의 고향 틀고 계심?"같은 생각이라도 들었는지 그 단어를 모조리 '사도'로 고쳤다. 저게 대체 무슨 말인지도 알 수 없거니와, 고쳤으면 한자라도 병기했어야 맞는 건데 말이다. 사도가 혹 司徒를 의도한 것이었다면, 이건 아주 터무니없다. 이 벼슬은, 삼공 중 하나로 천자 아래 세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관직 중 하나이며, 그 외연이 확장되어 고관직의 통칭으로 쓰이는 경우는 전무하다. 백보를 양보해서 대명사적 용도라고 봐 준다 한들 이 대목의 유비에게 어떻게 쓰일 수 있단 말인가? 더욱 가관인 건, 4권 이후 같은 단어는 슬그머니 '사또'로 제 모습을 찾고 있다는 점. 읽어내려가다 보니 그게 아니다 싶었다 본데(아니면 '사도'는 유비한테만 붙이는 존칭으로 안 듯?), 그럼 앞부분 텍스트도 교정을 다시 봐서 전부 원위치를 시켜야 옳았을 것 아닌가? 이 외에도 한자룰 엉터리로 갖다 쓴 부분, 뭔지 몰라서 그냥 한글로만 띡 적고 만 부분 등 오류가 너무 많다. 게다가 舊어문각판 권말에 있던 인명사전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
|
이문열삼국지,황석영삼국지,김구영삼국지,김홍신삼국지,영웅삼국지,풍수삼국지
우리말로 쉽게 풀어쓴 삼국지,검궁인삼국지,박태원삼국지,본삼국지,장정일삼국지
조성기삼국지,태사룡의 거꾸로 보는 삼국지등 많은 삼국지 읽어봤지만 박종화삼국지만은
읽지못했습니다. 대현에서 나온 삼국지가 있었지만 이미절판,품절되어서 아쉬었는데
이제야 박종화 삼국지가 나와서 기뻤습니다. 1권만 다 읽었는데 색다른 맛이 나더군요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점은 삽화가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대현출판사 나온 박종화 삼국지eook 있어서 보았는데 삽화가 있더군요. 이번 개정판에서 삽화을 왜 제외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삽화가 없는 삼국지는 박태원삼국지,박종화삼국지입니다. 그래도 박태원삼국지는 등장인물 삽화가
있었습니다. 페이지마다 등장인물 삽화로 시가 들어있습니다만 박종화 삼국지 개정판은
삽화가 하나도 없습니다. 하여튼 강력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