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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양식』 헨리 나우웬 지음, 박동순 옮김
가끔 환자분 중에서 책을 선물하거나 소개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물론, 아주 가끔이다. 종교 관련 서적은 조심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 책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신 환자분께서 빌려주셔서 읽게 되었다.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그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 책의 원제는 Bread for the journey : A Daybook of Wisdom and Faith 로 1997년에 발간된 책이다. 365일 하루하루를 기도와 명상 속에서 살다간 헨리 나우웬 신부의 명상록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저자와 토마스 머튼 신부, 달라이 라마 등 종교계의 유명한 분들이 함께 교류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어떤 종교든 신앙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타종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믿음, 고독, 기도 등에 관한 내용이 반을 이루고 하느님, 예수님 등 기독교적 신앙에 관한 글이 반 정도를 이루고 있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종교적 신앙으로 가득 찬 글 속에서 독자들이 살아가면서, 혹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조언들이 가득함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들은 다른 사람에 대하여 우리 나름대로의 판단을 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하루도 빠짐 없이, 사람들은 우리의 판단을 자극하는 행동과 말을 합니다. 우리는 많이 듣고, 많이 보며, 그리고 많이 압니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무거운 짐이며 반면에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판단받는 것은 가벼운 짐이라고 옛날 광야 시대의 조상들이 말씀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일단 남을 판단하는 일에서 떨쳐 버릴 수 있으면, 우리는 무한한 내적인 자유를 경험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판단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우리는 또한 자비를 베푸는 것에 있어서도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육체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또는 영적으로든, 상처받은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상처를 숨길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난처한 입장에 빠지는 것을 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우리가 받은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의 상처가 부끄러움의 원천이 아니고 치유의 원천이 될 때 우리는 상처를 받았지만 치유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선을 행하면서도, 부패의 온상으로 지탄받는 교회가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해 저자는 정확한 지적을 하고 있다. 특히,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해서 이야기한 부분은 교회를 운영하는 분들이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가난한 자들이 교회의 가장 값진 중심부가 될 때,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교회는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우리들 가운데에 진정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난한 자들을 보살피는 것이 크리스천의 자선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것의 본질입니다.’ ‘다른 모든 인간 조직과 마찬가지로 교회도 끊임없이 부패의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교회가 권력과 부를 갖기가 무섭게, 교회에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교묘하게 다루는 일,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일,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 그리고 노골적인 부패가 싹트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교회의 부패를 방지할 수 있을까요? 대답은 분명합니다. 가난한 자들에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부패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자들은 교회로 하여금 그 사명을 완성하게 만듭니다.’ 인생은 여행길에 자주 비유되며 길잡이가 되는 훌륭한 안내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헨리 나우웬의 글은 따뜻한 안내자처럼 여행에 있어서 우리에게 보다 깊은 사랑을 가지고 여행할 수 있는 새로운 용기와 자극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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