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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세상에서 만나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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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만남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도 있지만, 내가 상상해보는 세상과 만날 수 있다는 매력도 크다. 세상 어딘가에 나와 꼭 닮은 사람이 존재하여 살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하면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이상하고 섬뜩한 느낌을 혼자 간직하면서 이따금씩 보물처럼 꺼내보곤 했다. 그 황당한 상상이 한차현의 ‘영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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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만남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도 있지만, 내가 상상해보는 세상과 만날 수 있다는 매력도 크다. 세상 어딘가에 나와 꼭 닮은 사람이 존재하여 살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하면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이상하고 섬뜩한 느낌을 혼자 간직하면서 이따금씩 보물처럼 꺼내보곤 했다. 그 황당한 상상이 한차현의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에서는 이루어진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는 추리물과 공상과학이 결합된 이상한 소설이라 여겨졌다. 평소에 나는 공상과학이나 잔혹한 살인 장면이 있는 추리물을 좋아하지 않았다. 공상과학의 황당함을 믿을 만큼 순수하지도 않았고, 추리물에 현혹될 만큼 젊지도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잔혹함에 마비된 세상에 살고 있기에 책에서 만큼은 아름다운 것을 찾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한마디로 한차현의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은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책일 거라고 지레 짐작을 하였다. 그와 반대로 이 책에 더 끌렸던 이유는 주인공 차연 때문이었다. 그의 소외감, 적막감을 감싸주고 싶었다. 그의 느낌과 공유되는 부분에는 오랫동안 나는 멍하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장을 넘길수록, 소설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의 매력은 바로 슬픔에 있다. 황당함과 기괴함을 넘어선 깊은 슬픔이 나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주인공 차연의 일상을 따라가 보면 쓸쓸하고 건조한 현대인의 텅 빈 외로움과 만날 수 있다. 그 외로움이 뼈 속을 찌르는 아픔처럼 크게 다가왔다. 생활의 문제로 삐걱거리던 지난 날의 나의 모습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 차연의 생활은 늘 아쉽고 불편한 타협을 제시해왔고, 먹고 산다는 것은 언제나 불쾌한 문제였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차연은 우연히 임상의학센터의 수면연구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끝없는 꿈속의 헤메임은 인터넷에 공허하게 떠도는 정보들, 폭력성, 선정성과 맞닿아 보인다. 그것은 불면과 인터넷이라는 두 개의 코드를 가지고 사는 현대인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고 여겨진다. 또한 김시민이 말했듯 ‘혁명은 죽음이라는 도구로써의 살인’을 이야기할 만큼 우리는 극단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908호 주응달 노인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차연에게 약간 놀랍지만 일을 스쳐가는 사건일 뿐이었다. 누군가의 죽음보다는 오늘의 자신의 생활을 걱정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건을 담당한 남부서의 임 형사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게 다가왔다. ‘살인이, 그런 비극이 우리들 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났다는 사실은 커다란 변화이고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이다. 사건이란 먼미래의 무수한 가능성 가운데 하나가 시간을 거슬러 보내오는 신호라는 것이다.’ 노인의 집에 파출부일을 하던 원형과의 기묘한 인연, 그리고 또 다른 차연, 그리고 김시민이라는 레플리컨트, 그리고 복제인간인 노인의 죽음 뒤에 전형근이라는 실제인물의 존재, 차연이 그 노인을 죽이고 도피생활을 하는 것까지 이야기는 숨가쁘게 흘러간다. 영광전당포의 주인인 전형근은 악을 대변하는 총체적인물이다. 이 사회의 악을 대변하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고문하고, 온갖 나쁜 짓을 일삼았던 악마 같은 그를 죽여야 하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처럼 보인다. 그를 죽이고 나서의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다가 손가락을 다치고서야 괴로움에 헤매인다. 결국 차연은 자기 자신을 해방시키면서 죄의식으로부터 해방되었다. ‘가라. 너는 자유이다’ 그를 감금시켰던 이로부터 듣는 ‘자유’라는 말은 얼마나 절실하게 듣고 싶던 단어인가? 세상의 빛을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억눌려 있는 자아를 마치 아프라삭스가 알에서 깨어나 날아가듯 깨뜨려버린 차연은 진정 자유인이 된 것이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차연에게 한사람이 다가온다. 스물 한살도 아닌 일곱 살의 영혼을 가지고 사는 레플리컨드인 김시민을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결코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고리를 담고서 이 소설은 이상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결코 끝이 나지 않는 이야기를 끝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주위에 레플리컨트, 클론은 존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을 지을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악이고 선인지조차 모르는 세상인 것이다.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 불확실성 때문에 비극적인 주인공으로 살아가야할지도 모르겠다. 그 슬픔 안에 갇혀 있는 나는 더할 수 없이 슬퍼진다. 때로는 내가 깨어 부술 수 없는 나 자신이 무서워진다. 아픈 내 반쪽이, 내 안의 또 다른 나 자신이 꿈틀거리며 알을 깨고 나온다면 자유로워질 것이다. 차연처럼 나도 자유로이 숨쉬는 영혼으로 살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비켜서지 마십시오, 먼 거리로부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모든 것들을, 앞장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그 무수한 대상들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모든 절망에는 이유가 있으니까.
YES마니아 : 로얄 p****s 2003.03.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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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 제기발랄하지 못한 책..
"제목만큼 제기발랄하지 못한 책.." 내용보기
제목만 봐도 상당히 기대가 많이 되는 책이었다. 거기다가 책 뒤에는 다른 2명의 소설가의 칭찬글또한 가득하다. 책 제목을 보면 추리소설 혹은 엽기잔혹소설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아주 단순하고 전혀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소설이 아니며 클론이나 리플리컨트는 그냥 하나의 책속 인물일 뿐이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데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제목만큼 제기발랄하지 못한 책.." 내용보기
제목만 봐도 상당히 기대가 많이 되는 책이었다. 거기다가 책 뒤에는 다른 2명의 소설가의 칭찬글또한 가득하다. 책 제목을 보면 추리소설 혹은 엽기잔혹소설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아주 단순하고 전혀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소설이 아니며 클론이나 리플리컨트는 그냥 하나의 책속 인물일 뿐이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데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복제인간, 클론이 등장하고 80년대 고문기술자가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거기뿐인 것이다. 전당포 살인사건의 범인을 하나하나 땀을쥐게 추적해가는 이야기 전개가 전혀 아니며 3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는 진행이 되어 주인공이 전당포 노인을 살해하는 그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독자는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된다. 이 책에서는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80년대 고문기술자인 전형근, 즉 전당포 주인을 죽여서 그에게서 고통을 겪언던 사람들의 원수를 값는 목적 이외에 다른 것은 없어 보인다. 그 이면에는 물론 80년대 사회의 현실을 되새기고 날카롭게 비판하려는 저자의 의도가 숨어있었겠지만 그렇다면 좀 더 치밀한 스토리와 설득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클론이나 리플리컨트 등장은 참신한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색할 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예전 어릴때 방송에서 봤던 환상특급 이라는 외화 시리즈가 생각난다. 문단이 바뀌면서 가끔 과거와 현재시점을 넘나드는것도 책 읽으면서 거슬리는 부분이며, 이 책이 양장본으로 출간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 책의 뒷표지를 보면 무서운 신예 작가 한차현의 21세기적 재미와 충격 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전혀 동의할수가 없다. 제목이 아까운 아까운 소설이다.

[인상깊은구절]
영광전당포, 걸음을 멈추었다. 약국 안쪽. 개량 한복 가게 몇 집이 연달아 늘어선 골목 끝이다. 구멍가게와 꽃집이 있는 건물 3층에 붉은 글씨의 아크릴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 가슴을 더듬어본다. 손도끼의 견고한 감촉이 놀란 심장처럼 파닥거린다.거리 위로 느린 오후가 내려앉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읺다. 길모퉁이에 선 차연은 거무튀튀한 벽돌 길이 멀리 뻗은 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외롭구나,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대사를 중얼거려본다.
a*****k 2003.08.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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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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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선 재미있다. 나는 사실 소설은 잘 안 읽는 스타일인데, 그리고 책을 굉장히 늦게 읽는 사람인데,,즉 책 한 권을 가지면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 할지라도 한 사나흘은 끙끙거려야 하는데, 이 책만은 예외다. 서점에서 사 오자마자 단 하루만에 후다닥 읽어치웠다. 그런데 내용만은 결코 그렇게 가볍거나 통속하지 않았다. 읽어보아서 알겠지만, 추리소설인가 싶으면 차연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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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선 재미있다. 나는 사실 소설은 잘 안 읽는 스타일인데, 그리고 책을 굉장히 늦게 읽는 사람인데,,즉 책 한 권을 가지면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 할지라도 한 사나흘은 끙끙거려야 하는데, 이 책만은 예외다. 서점에서 사 오자마자 단 하루만에 후다닥 읽어치웠다. 그런데 내용만은 결코 그렇게 가볍거나 통속하지 않았다. 읽어보아서 알겠지만, 추리소설인가 싶으면 차연과 원형,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그래서 또 연애소설인가 했더니 80년대 암울했던 전두환 정권 시대의 정치깡패 이야기가 나오고, 그래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같은 광주사태를 다룬 정치 이야긴가 했더니, 이번엔 내가 어렸을 적 읽었던 공상과학 만화, 사이보그 이야기로 화제가 급반전 되기도 한다. 아무튼 이 책은 내가 보기에, 장르와 장르를 넘나들고 벽과 벽을 허물어 뜨려, 무언가 마구마구 뒤섞인 잡탕이고, 잠뽕이다. 아니 남녀혼성탕이다. 그 뜨끈한 탕 속에 나의 언 몸을 푹 담가 보았으면 좋겠다. 제군들께 일독을 권한다.
h***2 2003.0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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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인 글이 인상적인 한차현의 소설.
"실험적인 글이 인상적인 한차현의 소설." 내용보기
이 책을 그간 대여섯번 읽었다. 처음 읽었을 당시에는 얼키설키 얽힌 실타래처럼 머릿속에 약간의 혼동을 심어 주었고, 두 번째 읽었을 때는 대강의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었으며, 세 번 이상 읽고나서야 비로소 명료하고 확실하게 뇌속의 기억 장치에 담아 넣을 수가 있었다. 908호에 살며 80세 가까이 되는 주응달 노인의 주검이 처참하게 아파트 뒤뜰에서 발견된 사건으로부터
"실험적인 글이 인상적인 한차현의 소설." 내용보기
이 책을 그간 대여섯번 읽었다. 처음 읽었을 당시에는 얼키설키 얽힌 실타래처럼 머릿속에 약간의 혼동을 심어 주었고, 두 번째 읽었을 때는 대강의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었으며, 세 번 이상 읽고나서야 비로소 명료하고 확실하게 뇌속의 기억 장치에 담아 넣을 수가 있었다. 908호에 살며 80세 가까이 되는 주응달 노인의 주검이 처참하게 아파트 뒤뜰에서 발견된 사건으로부터 이 소설은 시작된다. 의례 어느 한 사건에 있어서 사건 해결의 단서 내지 실마리가 존재하듯 주응달 노인의 주변 사람들부터 남부경찰서 임숭도 형사의 수사 대상에 오른다. 임형사는 "하나의 사건 앞에서 용의자 아닌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주응달 노인과 같은 9층에서 홀로 사는 집인 D대학 휴학생 904호 김시민과 M&B 임상의학센터의 실험 대상으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는 906호 차연을 수사 대상의 중심에 편입시킨다. 그러나 임형사의 논리적인 모순점, 아니 형사로써의 자질까지 의심가게 만드는 구석이 엿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용의자 선상에 올려 놓았지만 정작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을 것 같은 주응달 노인의 908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파출부로 일하러 오는 원형을 놓쳤다는 점이다. 이점 하나의 의문이 아닐 수 없는데, 책 뒷부분에서 원형이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음을 주인공 차연에게 넌지시 말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밖에 없다. 주응달 노인을 무참하게 살해한 것이 생물학적 소재로 만든 유전자 합성인간 레플리컨트인 904호 김시민이었다는 사실이 그가 도서관에서 수명이 다해 죽으면서 남긴 유서에 의해 확인된다. 월·목요일 M&B 임상의학센터에 자신의 몸을 빌려주고 받은 돈으로 생활하던 차연의 밥줄이 해체되면서 급기야 그는 외삼촌이 소장했던 물건에 손이 가게 되는데, 바로 파비아 RB67S 90mm라는 카메라가 그것이다. 카메라를 들고 물어 물어 영광전당포라는 곳에 들르게 된다. 차연은 이곳 영광전당포 주인의 얼굴을 들여다 보곤 화들짝 놀라게 되는데, 바로 그가 뒤뜰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주응달 노인이었던 것이다. 원형을 통해서 전해들은 바로는 주응달 노인 또한 복제인간인 클론으로 '가면귀신'이란 불리며 한때 치를 떨게 만드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잔인한 고문 기술자 전형근이 주응달 노인의 모체인 것이었다. 돈이 궁해질때로 궁해진 차연에게 원형은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하나 제안하는데, 자잘한 푼돈이 아닌 천 이백 만원이라는 거금에 영광전당포 주인인 전형근을 살해해 달라는 일이다. '혁명'이란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시민과 원형. 원형의 혁명에 이끌린 듯 보이는 김시민은 908호 주응달 노인을 제거하고 그 자신도 생을 마감했지만 확실한 혁명을 이루진 못했다. 아직 클론의 모체인 전형근이 살아 있기에 말이다. 그래서 다음 혁명에 참가하는 이가 차연이다. 차연은 손도끼를 이용 그 자신도 놀랄 만큼 무참히 전형근을 살해한다. 원형의 지시를 받은 것 같은 김시민이 주응달 노인을 잔인하게 살해했던 것과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말이다. 사건후 기도원에 숨어 들어간 차연은 그곳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전화속 인물인 차연을 만나는데 그는 티베트에서 돌아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원형을 만나게 되며, 이후영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찾아온 김시민을 만나는 것으로 이 소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소설에서 우리들이 한 번쯤 눈여겨 보며 생각해 볼 대목이 담겨져 있다. 첫째, 소설속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함께 담겨져 있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레플리컨트나 복제인간 클론, 2061년 달의 성 계곡이 미래의 상징물이라면, 컴퓨터, 인터넷 게임, 이메일, 교차선('교차로'를 빗대어 표현), 벼룩세상('벼룩시장'을 빗대어 표현), 눕히라('누비라'를 빗대어 표현), 토스트, 피자 등이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의 일면이고, 독재와 불의, 중앙정보부, 폭력, 고문기술자 등이 과거를 대변한다. 둘째, 사회속에 파묻힌 개인으로서의 나의 모습이다. 주인공 차연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써 몇몇 일들을 거친다. 의류회사 특판팀이 그랬고 대림 슈퍼마켓, M&B 임상의학센터가 그랬으며 마지막에는 살인까지 저지르며 돈을 받는다. 이곳 어디에도 개인 차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형에 의해 조정된 기분마저 드는 꼭두각시 차연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사회적 시스템이란 환경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그는 결국 우발적이었든 계획적이었든 살인까지 저지르고 마는 하나의 인물이다. 그 살인이 담고 있는 순기능적인 측면은 무시하고 그는 살아 있는 생명을 그것도 한 인간을 손도끼를 이용해 잔인하게 죽인 인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리라. 셋째,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카오스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호언장담하며 섣부른 예측을 하기 힘든 상황이 바로 작금의 현실인 게다. 이 소설에도 혼돈, 무질서 즉 카오스(chaos)의 코드가 짙게 내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차연과 원형의 사랑은 맺고 끊는 것이 없이 책 말미까지 흐지부지 전개되며, 차연의 이름과 같은 티베트에서 돌아온 차연, 전형근의 클론인 주응달 노인, 김시민과 그를 닮은 이후영 등의 복잡한 미묘한 관계는 책 곳곳에 복선을 깔아 놓아면서 한층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준다. 어느 한 작품속에 과거, 현재, 미래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인상을 심어주는 작품이 드문 실정에서 이것을 아우르는 이야깃거리로 승화시켜 전개해 나간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의미를 보탤 수 있으리라. 이 책의 심연을 들여다 보기 위해 행간 하나 하나를 정독하며 읽어낼 필요성은 없다. 그저 스토리가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 그만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기대하거나 바라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이야기가 머릿속에 들어와 스스로 활성화되리라. 이 소설의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오늘날의 물줄기와 맥을 같이 하는 몇가지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예나 지금이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위정자들을 들 수 있으리라. 무소불위의 상징성이 내포된 고문기술자 전형근이 차연에게 살해되었듯 이곳에서 저자는 이러한 혼란속에서의 합일을 이루고 우리들이 살아갈 수 있는 대안으로 '악'과의 절연과 제거를 시도한 것으로 내다볼 수 있겠다.

[인상깊은구절]
화창한 날이다. 새털구름 얇게 흐르는 하늘은 수성물감처럼 파랗다. 얇은 홑겹 점퍼를 입고 걷기에 맞춤하게 상쾌한 날씨다. 들뜬 거리는 토요일 오후의 7호선 경마장 역 주변같다.
w***y 2005.06.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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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전당포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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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에 나무 한 그루가 벼락을 맞아 두쪽으로 갈라졌어. 너무 깊은 산속이라 세상 어떤 사람도 아직까지 그 나무를 본 적이 없대. 그 나무가 벼락을 맞았을 때 소리가 났을거 같아 안났을 거 같아?><넌센스 퀴즈야, 심리 테스트야?><우리들 모두, 차연이고 나고, 언제 어디서나 다른 누군가의 시선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야. 사람은 혼자가 아니거든. 혼자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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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에 나무 한 그루가 벼락을 맞아 두쪽으로 갈라졌어. 너무 깊은 산속이라 세상 어떤 사람도 아직까지 그 나무를 본 적이 없대. 그 나무가 벼락을 맞았을 때 소리가 났을거 같아 안났을 거 같아?><넌센스 퀴즈야, 심리 테스트야?><우리들 모두, 차연이고 나고, 언제 어디서나 다른 누군가의 시선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야. 사람은 혼자가 아니거든. 혼자일 수도 없지. 세상은 그래서 온갖 시선과 시선들이 얽혀 돌아가는 거고>...얼뜨기 대학생활 시절에 선배 하나가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지금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여기, 재떨이가 하나 있지. 그런데 지금 아프리카 원시림에 사는 원주민들에게 이 문명의 발명품 중 하나인 재떨이가 존재하고 있을까?'왜 나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 그 한가지 질문을 기억하고 있을까...존재에 대한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바로 그때 고민을 했어야 하는데, 나는 여전히 지금도 그에 대한 해답을 헤매고 있을뿐이다...'사람은 혼자가 아니고, 세상은 그래서 온갖 시선과 시선들이 얽혀 돌아가는 거'라는 말 속에는 '존재'를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뜻일까? 그것도 잘 모르겠네.

어쨋거나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은 어쩌면 재미있을지도 모를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책을 집어들었다가 전혀 맞닿지 않는 느낌으로 책을 덮게 되는 책이다. 물론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또한 깊이 생각하다보면 머리가 아플지도 모르는 책이기도 다.
참으로 뜻밖의, 멋진 소설이기도 하며!지금의 정치, 사회현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요즘은 흔한 말로 '상생(相生)'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과거의 희생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 아닌가.그래서 소설 속 '차연'의 말은 참 의미깊게 들린다.'화해, 를 원한다'는 말.그래서 그는 자유를 얻었고, 새로운 세계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라스꼴리니꼬프의 새로운 삶이 아니라, 한차현이 얘기해 주는 '차연'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란 말이다...

r***2 2010.12.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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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이 있는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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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 오전 10시 쭘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쇼파에 앉았는데, 딩동~ 벨이 울리더니 택배아저씨가 낑낑대며 택배를 건네준다(책을 많이 주문시켜서). 잠이 확 달아나버리고 허겁지겁 박스를 개봉하는 바람에 쿼터칼날이 부러지기도 했지만 새로운 책이 왔다는 즐거움에 흥분되었다. 새로운 책들을 한번 훑어보는데 유난히 눈에 뛴것이 있었으니 이다. 책 표지와 모양도 독틀할 뿐더러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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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 오전 10시 쭘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쇼파에 앉았는데, 딩동~ 벨이 울리더니 택배아저씨가 낑낑대며 택배를 건네준다(책을 많이 주문시켜서). 잠이 확 달아나버리고 허겁지겁 박스를 개봉하는 바람에 쿼터칼날이 부러지기도 했지만 새로운 책이 왔다는 즐거움에 흥분되었다. 새로운 책들을 한번 훑어보는데 유난히 눈에 뛴것이 있었으니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이다. 책 표지와 모양도 독틀할 뿐더러 제목까지 특이하다. 그냥 <영광전당포>이면 몰라도 뒤에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이 붙혀있다. '살인'이라는 단어는 공포와 엽기 그리고 웬지모르는 흥분감이 든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책들중에 가장 먼저 고르게 되었는데, 책 제목을 보니 대충은 짐작은 되었다. '살인사건'이니 추리소설 이겠지. 더욱더 나간다면 엽기라는게 붙거나 판타지 정도? 소설 처음 908호 주응달 노인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일로 임 형사라는 형사가 용의자를 찾고 탐문검사를 한다. 이 대목을 보았을때 나는 항상 추리소설에서 항상 준비하는 마음자세 ㅡ 범인은 누굴까? 증거에 촉각이 곤두선다. 얘기는 약간 빗나간듯 원형과 차연의 만남이 나온다. (사실 원형이 남자이름 같고 차연이 여자이름 같았지만 소설에는 서로 반대여서 약간 헷갈리기도 햇다.) 그래서 엽기추리를 바탕으로한 멜로소설이라는것을 생각하였지만, 곧 레플리컨트라는 소제가 나오면서 공상과학소설처럼 느껴진다. 솔직히 작가에게 농락당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이 소설은 제목과 처음부분을 읽었다고 소설전체가 파악되는 소설은 아니다. 여러 장르가 섞여있었는데 신선하고 새로워서 읽는이로써는 재미있었다. 특히 엽기추리멜로를 추측한 나는 공상과학소설로 넘어가는 소설의 분위기가 반전처럼 느껴지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내가 다니는 학원은 3층에 있다. 그 건물 1층에는 전당포가 있다. 이 소설을 읽은후 학원에 가는데 전당포 주인이 가게문을 닫으며 쓰레기를 문밖에 내놓으러 밖에 나왔는데, 순간 섬뜩해짐을 느꼈다. 분명히 그는 나를 째려보지 않았는데, 이상한 눈길을 받은것 같은 느낌이 들고 마치 소설처럼 학원아래 전당포주인이 고문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친 악당이고 나는 그를 죽여야하는 소설속에 차연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국 나는 소설에 빨려들어간 기분이었다. 혹시 내가 인조인간이 아닐까? 세상사람 모두 인조인간이 아닐까? 다른사람이 날 조정하는것은 아닐까? 정말 황당하고 유쾌한 상상이다. 제목인 이래봐도 상당히 교훈적이고 사회문화 비판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온갖 잔인한 살인이 난무하는 이 살벌하고 끔찍한 세상, 그리고 80년대의 독재권력을 비판하고 있다. 나는 왜하필 '전당포'일까 생각해보았는데 아마 '전당포'는 자본주의의 산물일것이다. 작가는 자본주의 까지 비판하고 있다.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은 정말 재미있고, 교훈적이고, 철학적인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죽어야할 사람은 죽어야 한다.
k****5 2003.02.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하하... 한편의 영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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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이 소설에는 복제인간, 정치사적 문제 등 최근 사회의 여러 이슈들이 소설적 방법으로 재미있게 다뤄지고 있었다. 기억하건대 작가는 작년에 나온 단편 소설집에서 '임신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것 같다. 이런 걸 두고 '재기발랄함'이라고 말해야 하는 걸까. 그러나 작가의 이런 재치가 '장난'에만 그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다수의 민중에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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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이 소설에는 복제인간, 정치사적 문제 등 최근 사회의 여러 이슈들이 소설적 방법으로 재미있게 다뤄지고 있었다. 기억하건대 작가는 작년에 나온 단편 소설집에서 '임신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것 같다. 이런 걸 두고 '재기발랄함'이라고 말해야 하는 걸까. 그러나 작가의 이런 재치가 '장난'에만 그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다수의 민중에게 해악을 끼친 고문기술자를 처벌하기 위한 치밀한 작전(복제인간까지 동원된), 그로 인해 선량한 민중들이 흘린 눈물과 그들이 당한 고문의 흔적 등을 묘사하는 저자의 글솜씨는 처연하다.
m********u 2003.01.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독재의 시절을 뛰어넘는 암울한 모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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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니, 여름씨는 미친 게 아닐까』라는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정할 수 없을 듯한 제목의 소설집을 읽은 게 벌써 이년전의 일이다. 책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전광석화와도 같은 세월 앞에서 잠시 주눅이 든다. 바로 엊그제 읽었다고 여겨졌던 작가인데 파일을 들추어보니 2001년 10월에 읽은 것으로 되어 있다. 지금은 2003년인데 말이다. 지난했다고 한다면 지난했고, 무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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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니, 여름씨는 미친 게 아닐까』라는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정할 수 없을 듯한 제목의 소설집을 읽은 게 벌써 이년전의 일이다. 책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전광석화와도 같은 세월 앞에서 잠시 주눅이 든다. 바로 엊그제 읽었다고 여겨졌던 작가인데 파일을 들추어보니 2001년 10월에 읽은 것으로 되어 있다. 지금은 2003년인데 말이다. 지난했다고 한다면 지난했고, 무료했다고 한다면 무료했을 시간을 기억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억이 지금 나에게 어떠한 위안이 되겠는가. "...기억이 고통스러운 것은 그로 인해 고통을 받는 지금 그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그렇게 흘러간 시간동안 나와 내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들은 그저 잡다하고도 빠진 머리카락처럼 분별없는 것이어서 도통 ''사건이란 먼 미래의 가능성들이 시간을 거슬러 보내오는 신호''라는 책 속의 사건들처럼 아귀가 맞아 떨어지지도 않는다. 어느 누가 스스로에게 벌어진 사건,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하여 운명처럼 맞닥뜨리게 될 미래에 연연해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 이거야 원 되게 헛살았네, 한숨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소설은 한 수도권 위성 도시에서 사는 차연, 그리고 그 차연의 아파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차연과 함께 소설을 이끌어가는 또다른 주인공인 원형이 등장한다. "원형을 만나고 있으면, 정말 이상해. 그동안 알고 지냈던 여자들을 모두 만나는 것 같아. 한 명씩 한 명씩, 반가워할 새도 없이 그들 속으로 정신없이 빠져 들어가는 느낌 말야." 차연이 전에 사귀었던 여자들에 대한 기억과 함께 상기되는 원형의 인상은 인상적이다. 과거의 여자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과 같은 총체적인 분위기의 여자라니. 그런데 책의 서두에서 벌어진 아파트에서의 살인 사건을 접하면서 제목과의 연관성 부재로 약간 혼란스럽다. 죽은 건 아파트에서인데 왜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인가 싶으려는 찰나, 차연이 드디어 영광전당포를 찾는다. 그리고 이 즈음부터 소설은 서두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급선회한다. 일종의 추리소설인가 싶었던 이야기는 갑자기 혁명과 고문, 과거의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해야 하는 현재 등으로 바뀐다. 여기에 느닷없이 2011년이라는 시간적 배경의 설정과 사이보그의 출현은 더욱 소설 읽기를 심란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소설은 단순한 추리물이 아니라 과거의 독재 시절이 갖는 암울함을 모던하게 뛰어넘으려 하고, 인간의 실존에 대한 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미래 소설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 때문에 작가의 상상력이 가지는 참신함은 다듬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것이 포스트모던한 소설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우기면 별할말 없지만 아무튼 정제되어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해서 내칠만한 소설은 또한 아니다. 아무것도 건질 수 없더라도 간혹 등장하는 재미난 이야기, "...그런가하면 지난 몇 천 년 동안, 이주민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파라과이 중부의 작은 마을이다. 마을 근처에 거대한 폭포가 있는데, 용소(龍沼)의 물보라가 마을을 향해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매일같이 비를 뿌려준다. 폭포가 멈추지 않는 한, 그곳의 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적당한 유머, "...그 이면의 어떠한 가능성을 냄새 맡지 못한 신참 경찰 몇 명은 스컬리의 임신 사실을 확인한 멀더 요원같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가 허허실실, 책을 읽는 독자를 추스려준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6.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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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제목, 그러나 평범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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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 만큼 명쾌하고 발랄한 장르는 없다. 그러나 동시에, 범인이 드러나고 살해 동기가 드러나면, 모든 범죄의 이유가 그렇듯이 대개는 살인이나 범죄의 원인은 너무 시시해져 버린다. 결국, 추리 소설은 왜, 그를 죽였을까, 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죽였을까, 가 문제된다. 이 소설을 가장 간략화하자면, '누가'는 대학을 졸업한, 일용직이나 손쉬운 계약직 잡무 외에는 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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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 만큼 명쾌하고 발랄한 장르는 없다. 그러나 동시에, 범인이 드러나고 살해 동기가 드러나면, 모든 범죄의 이유가 그렇듯이 대개는 살인이나 범죄의 원인은 너무 시시해져 버린다. 결국, 추리 소설은 왜, 그를 죽였을까, 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죽였을까, 가 문제된다. 이 소설을 가장 간략화하자면, '누가'는 대학을 졸업한, 일용직이나 손쉬운 계약직 잡무 외에는 일거리를 찾지 않는 '나'가 영광 전당포 노인을 죽인 이야기이다. 평이한 범죄의 현장에서 작가가 덧붙인 상상력은 전당포 노인이 복제 인간이라는 점.... 그리고, 블레이드 러너에서 보았던 레플리컨트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복제인간이나 레플리컨트의 이야기는, 그 소재는 놀랍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그저 소재를 위해 채택되었다는 느낌이 들뿐, 녹아 스며든 느낌은 안 든다. 제목만큼 좀더 발랄했더라면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왜 요즘의 한국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대부분 일을 안하고 있거나,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는 일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일을 열심히 해야한다는 계몽적인 소설이 좋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지만, 자의식만 풍선처럼 팽팽한 룸펜 소설도 그만 좀 나왔으면 좋겠다.
p****y 2003.04.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