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이 책을 두세번 읽었는데, 가볍게 쭉 읽어나갈 땐 한시간정도면 충분할 정도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어찌보면 게임과 같은 대화를, 언제나 상대에게 지기만 했지만 이제 즐기고 싶다면 한번 읽어볼만하다. 추한 것은 일종의 금기라는 무의식 위에서 사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름다운’ 생각을 하고 ‘아름다운’ 일만하며 산다. 그러나 세상이 ‘아름답기’만한가? 이기적이고 추한 것도 이 세상이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다른 여러 화술책들은, 대화를 잘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상대에 대한 따뜻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맹목적으로 착한 척할 것을 종용하는(?) 다른 여러 책들보다는, 상대를 압도하고 싶은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는 이 책이 개인적으로 훨씬 와닿았다. 저자는 처음부터 이렇게 말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항상 웃는 얼굴로 좋은 말만 할 순 없는 것이라고. 오히려 비꼬고 공격하는 말이 우리의 말을 풍부하고 빛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그렇다고 이 책이 '말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주제로 내용을 늘어놓은 것은 아니다. '나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대화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주로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는 간단한 대화법과 그에 따른 예시 대화를 제시하는데, 대화법이란 대체로 이런 식이다. "혹시 포르노를 보지는 않나요?"라는 자칫 당황스런 질문을 받았을때, "저는 봅니다만, 혹시 당신은 보지 않나요?"라며 상대의 예측을 무너뜨리는 답을 하는 것.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착각맨 진정시키기>, <역으로 되묻기>, <비난은 무시하고 사실만 확인하라>등이었다. 특히 잘난척하는 사람에게 대응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착각맨 진정시키기>에서는 그 대응방안으로 두가지를 제시하는데, 왜 지금까지 그렇게 대응하지 못하고 기분상했었나 싶다. 궁금하다면 찾아보길..^^
시중에 보면 상대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을 풀어놓은 책들이 있다. 이 책도 어떤 면에서 그런 책들과 비슷하다. 내 페이스로 나가기 위해 나의 의도대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법을 제시하니까 말이다. 그것이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내가 상대의 맘을 읽을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을 이용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더 많이 안다면, 더 좋은 상황으로 자신이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또, 종종 등장하는 치사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대화법에 대해 저자는 분명히 밝힌다. '맘에 들지 않는다면 안 하면 된다.' 많은 사람들과 서로 부딪치며 사는 일상 속에서 말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나의 진실이 어떻든, 다른 사람과 난 '말'을 통해 소통하고, 서로의 많은 부분을 ‘말’을 통해 느낀다. 말에는 생각이 드러나게 마련. 말 표면에 드러난 것 뿐만 아니라, 직접 드러나진 않지만 느껴지는 그 사람의 속생각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음을 앎으로써, 굳어있던 나의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화술책의 묘미는 그런 것들을 알아가는 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