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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지의 문화사]빈 칸이 채워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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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이지 않고 흥미진진 :   <중국 거지의 문화사>란 제목이지만, 제목에서 주는 느낌만큼 학술적인 통사는 아니다. 기본적인 상식인이라면 전문적인 중국사와 문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어도 부담없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빈칸이 채워지는 느낌 :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중국통사> 같은 책이 아니다. 연대별 기술이 아니라 전체를 8장으로 나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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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이지 않고 흥미진진 :

 

<중국 거지의 문화사>란 제목이지만, 제목에서 주는 느낌만큼 학술적인 통사는 아니다. 기본적인 상식인이라면 전문적인 중국사와 문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어도 부담없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빈칸이 채워지는 느낌 :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중국통사> 같은 책이 아니다. 연대별 기술이 아니라 전체를 8장으로 나누어 관련 내용을 예화와 역사 인물 자료, 정부 기록, 선교사의 기록 등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읽고 나서, 큰 흐름을 타고 맥을 잡았다는 느낌은 없다. 그 대신 이 책을 읽기 이전 읽었던 역사나 소설, 수필 등에서 언뜻 지나갔던 내용들을 이제는 확실히 이해하겠다는 느낌이 든다. 말하자면, 중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 빈칸이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내가 어릴 적에 읽었던 펄 벅의 <대지>라는 소설을 보면 주인공 왕룽과 그 가족이 기근을 맞아 중국 남방의 도시로 이주하여 거지노릇을 하는 대목이 나온다. 창피해하는 왕룽에 반하여 아내 오란은 능숙하게 구걸을 하며 많은 돈을 번다. 의아해하는 왕룽에게 그녀는 말한다. "나는 어릴 때 이렇게 해서 살아간 적이 있어요. 그 때 종으로 팔렸지요." 이 대목이 20년 만에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중국 하층 농민들은 기근이나 자연재해가 닥치면 남방 도시로 이주하여 거지노릇을 하다가 종자값을 구해 다시 파종기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전통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거지를 천민으로 여기지 않고 직업의 하나로 여겼던 것이다. 그외, 이 책에는 루쉰의 소설을 예로 많이 들고 있으니, 루쉰 읽으며 이해안된 점 있는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또 다른 나의 개인적 예를 든다면, 중국의 문화지리와 관련한 의문도 빈칸이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농업지대는 황하와 양쯔강을 경계로 화북, 화중, 화남으로 나뉜다. 가뭄과 메뚜기떼 습격 등으로 화북의 밭농사 지역은 대규모 기근에 시달리곤 했다. 땅덩어리가 큰 지라, 삼천만명 아사도 순식간이었다. 인구부양력이 높은 벼농사 지대인 화남에서 도대체 이들을 어떻게 구조했을까,에 대한 의문도 있었는데, 이는 화북지역의 계절거지에 대한 부분을 읽고 나니 풀렸다.

 

그리고, 중국 근대사에서 위안 스카이의 백일 황제 즉위시에, 도대체 어떤 어용조직이 그렇게 많이, 그렇게 빨리 황제청원을 서명 제출했을까, 하는 의문도 풀렸다. 바로 거지조직이었다. 돈을 받고 거지 왕초가 일사분란하게 서명을 받은 것이었다. 이런이런,,,

 

마지막으로 작년에 개봉한 주성치의 영화 <장강7호>에 엿보인 중국 농민공의 문제도 이 거지문화사의 맥락에 닿아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가졌던 의문에 답이 채워지는 즐거운 경험을 주는 책이었다. 

 

중국 민중의 문화사 :

 

중국의 거지는 단순히 구걸이나 구경거리 제공으로 먹고 산 것이 아니라 거지 조직을 만들어 거지세를 걷기도 했고, 지역 주민의 관혼상제를 거들기도 했으며, 경찰 대신 순시하고 시체를 치우기도 했다. 결국 국가에서 구호하지 못한 부분을 지역사회가 떠맡아 부양한 셈이다. 어떻게 보면 인도에서 최하층의 수많은 카스트가 세분해서 담당할 일들을 중국은 그 지역의 거지들이 다 떠맡아 한 셈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거지들의 다양한 금전 획득 과정을  읽다보면 중국 민중의 문화사를 읽게 되는 셈이다. 더군다나 거지들이 동냥하면서 이백의 '강남봉이구년'이란 시를 인용하는 등 거지문화가 하층문화와 상층문화가 섞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렇듯 오래된 중국민중의 의식과 문화에 거지문화가 기반을 두고 있기에, 마오 쩌뚱 시기에 대도시에서 사라졌던 거지들이 요즈음 경제개방과 함께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 같다.

 

강호를 떠도는 와호장룡 거지들 : 

 

문공 한신 주원장,,,, 중국사에는 거지출신 - 그들 말로는, 강호를 떠돌며 기회를 기다리는 - 위인들이 많다. 그랬기에 거지짓을 하나의 직업으로 관대하게 봐 주었다. 이는 우리의 전통과 매우 다르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 나라보다 중국이 태생에 따른 계급 고착이 덜 되어 인생역전이 가능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중국이나 일본사를 읽다보면 서자출신이라든가 하층계급 출신이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부 무인들이나 중인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더군다나 명태조 주원장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1인자에 오른자는 전무하다. 실리를 우선하는 중국이기에, 동냥질로 처첩을 거느린 부자 거지들이 큰소리치고 사는 것이 가능했지 않았나 싶다.

 

지도 보며 주석 보며 :

 

편집체제 중 마음에 드는 점은 책 앞에 중국지도가 수록되어 있는 점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읽을 때는, 본문 내용에 언급된 지명이 이해되고 실제 인물이 활동한 역사의 공간이 다가오지만, 도대체 이 넓은 중국 지역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 책은 앞에 중국지도가 있어서 본문을 읽으며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안 그랬다면 안후이성의 푸양이라는 거지마을을 다른 지도책 찾아 가며 읽느라 고생할 뻔 했다. 이래저래, 지도 보며, 뒤의 주석 보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단, 본문 도판이 흐릿하게 나온 것은 옥의 티이다. 

 

나는 왜 이리 쪼잔하고 거지같을까 :

 

이 책은 초판치고 오타가 거의 없는 편이다.

단 363쪽 참조 주석에, '맺는 말'이 '결론'으로 잘못 나왔다. 이 책 본문에도 목차에도 '맺는 말'로 나와 있는데 말이다. 아,,, 나는 왜 이런 거만 보이는 거지?

m******n 2009.03.07. 신고 공감 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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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지들의 뻔뻔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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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지들의 뻔뻔한 삶       1980년대 이후 서양에서는 신문화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연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한 대표적인 작품이 프랑스 혁명의 밑바탕을 장인 밑에서 일한 노동자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거나 전래동화에서 농민들의 혁명적인 생각을 읽어낸 <고양이 대학살>이다. 신문화사를 통해 심층적이며 다양한 대상을 살펴보는 역사학은 동양에서도 물론 적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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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지들의 뻔뻔한 삶

 

 

  1980년대 이후 서양에서는 신문화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연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한 대표적인 작품이 프랑스 혁명의 밑바탕을 장인 밑에서 일한 노동자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거나 전래동화에서 농민들의 혁명적인 생각을 읽어낸 <고양이 대학살>이다. 신문화사를 통해 심층적이며 다양한 대상을 살펴보는 역사학은 동양에서도 물론 적용 가능하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에서 처음 발간한 인문학 서적인 <중국 거지의 문화사>는 중국의 후기 제정에서 공화기 말기까지의 거지들의 삶을 다루었다. 그리고 모택동 이후에 다시 나타난 거지의 문화를 정리했다. 저자는 사회의 축소판으로 거지들의 다양한 삶을 조망했다. 거지는 거리의 연예인이기도 하고, 일꾼이기도 하며, 경찰이 될 수도 있고, 도둑이 될 수도 있었다. 그들은 떠돌며 구걸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착하여 풍족한 삶을 영유하기도 하였다. 이를 위해 저자인 한차오 루는 미국에서 사회생태학적 통계, 정부 보고서, 목격자 진술, 개인의 회상, 선교사 보고서, 문헌, 그리고 물론 거지 자신들의 말과 노래를 포함한 다채로운 자료를 살펴봤다.

  첫 번째 장인 ‘강호에서’는 현실과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거지가 겪는 모순적인 여러 환경과 거지의 정의를 다루었다. 거지는 전체적으로 시골 출신이 많았지만 이 직업은 도시용이었다. 시골의 거지는 도적떼가 되기 쉬웠다. 한편 재능 있는 자들은 ‘자유’, ‘규칙에 얽매이지 않음’ 등의 이유로 거지가 되었다. 그들의 방탕함은 중국에 온 선교사들을 애먹이기도 했다. 두 번째 장인 동정심 대 혐오감은 거지를 바라보는 사회의 상반된 시각을 다룬다. 천민이지만 천민을 뛰어넘는 직업이기도 했던 거지의 존재는 “가난은 비웃어도 매춘은 비웃지 못한다”는 타락한 사회를 견제하는 윤리적 배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거지는 주민들에게 세금을 거두어 가기도 하였다. 부유세, 재산세, 원앙세 등 그들은 번화한 거리의 잘 차려 입고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국가의 정식 세금보다 더 잘 돈을 지급받았다.

  세 번째 장인 ‘전설의 탄생’에서 중국인들은 왕, 재상, 장수, 문인, 승려, 사상가 등 거의 모든 신분 속에서 거지를 찾아내고자 한다. 심지어 가난은 축복 받았고 그들의 떠돌이 삶 때문에 얻게 된 우연 혹은 필연적인 지식들은 세상에서 추앙받았다. 하물며 그들이 비록 빌어먹는 고통을 겪지만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점 때문에 그들은 아이들의 이상적인 ‘보호자’였다. 가난보다 생명이 더 중요하였기에 그들은 삶의 막다른 곳에 다다른 가난을 새롭게 승화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전설은 변덕스러운 인간관계에서 기인한다. 안회는 “이 세상에 풍족한 건 사람이지만 부족한 것은 올바른 사람입니다. 사람은 돈을 빌릴 때 기뻐하고 그 돈을 갚을 때 짜증을 냅니다.”라는 말로 이를 꼬집었다.

  네 번째 장의 ‘거렁뱅이 처리하기’는 우리가 생각했던 거지에 대한 사회통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청 나라의 보갑제나 구빈원, 거지들의 자체적인 소굴인 거지회 등 거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거지를 사회 구성원으로 수용하는 과정이 나타나 있다. 5장에서는 ‘거리의 지배자’인 거지의 계급화를 그려낸다. 거지는 그들만의 계급과 문화로 그들의 공간을 확보해서 활보했다. 각 거지들의 우두머리인 왕초는 그들만의 내규를 만들어서 서열을 형성하고 세금을 거두는 권력을 지녔다. 결국 국가에서도 이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6장에서는 ‘동냥의 지혜’로써 거지들이 돈이나 식량을 얻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그들의 적나라한 은어나 끈질긴 심리전은 매우 고차원적이다. 특히, 246쪽에서 소개된 ‘변소에 죽치고 앉아 있기’는 웃기기도 하지만 나라도 어쩔 수 없이 돈을 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끔 했다. 7장에서는 6장을 성 역할로 분화하여 다루었다. ‘남자의 사지와 여자의 입’에서는 뱀을 이용한 남자 거지들의 동냥 수법을 보여준다. 여성들도 몸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입을 통해 노래를 하거나 말을 잘하여 동냥을 받았다.

  이러한 거지들의 수법은 8장 ‘마오쩌둥이 거지를 혹평하다’에서 제지당한다. 마오쩌둥은 생산을 하지 않는 거지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시대의 거지 출신으로 보란 듯이 성공하여 사회에 일조한 ‘우순 이야기’에 반대한 마오쩌둥의 억압적인 방식에 중국 사회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는 않았다. 저자는 루쉰의 말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희망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그런게 아니라 땅 위에 깔린 길과 같다-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로 다니다 보니 생겨난 것이다.” 중국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빈 틈을 저절로 채웠던 거지들은 중국의 자유와 희망을 생기게 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글로벌 시대에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을 원한 역자의 소원은 충분히 이루어 질 것으로 본다.

a******9 2009.03.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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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지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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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전공이 사회복지학인지라 이번 책은 내게 획기적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학계 동향이 거시사 또 편년체 위주의 연구를 했지만 중국 거지의 문화사는 책 제목에서부터 전체인구 대비 적지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소외받는 계층으로 치부된 거지를 초점으로 중국역사와 시대상을 재조명하는, 이른바 미사사 연구를 했다. 요즘 들어 미시사 연구가 한창 활기를 띄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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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전공이 사회복지학인지라 이번 책은 내게 획기적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학계 동향이 거시사 또 편년체 위주의 연구를 했지만 중국 거지의 문화사는 책 제목에서부터 전체인구 대비 적지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소외받는 계층으로 치부된 거지를 초점으로 중국역사와 시대상을 재조명하는, 이른바 미사사 연구를 했다. 요즘 들어 미시사 연구가 한창 활기를 띄고 있는 시점에서 양민이었으나 그들보다 더 곤궁했던 이들을 연구한 책은 훗날 사회복지사의 길을 걸어갈 내게 좋은 교양서 역할을 해줘 너무 고맙다. (개인적으로 소외받은 차상위계층과 아동복지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거지하면 보통 노숙자나 부량자를 떠올리며, 그들은 사회에서 하나의 골치거리로 여겨진다. 또한 거지들은 구체적인 조직계를 구축하지 않고 유유자적으로 살아가며, 가난은 개인의 무능력으로 인해 생긴 것이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런 가난이 개인이 아닌 사회적책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최초로 선언한게 베버리지의 보고서의 영향을 받은 "엘리자베스 구빈법"이다. 그 이전엔 대부분의 거지들은 가뭄에 콩나듯 하나의 공적, 선정을 위한 제왕들의 선전효과로 일시적인 기부(원조)를 받았다. 그런점은 다른나라의 거지사와 비슷했으나, 중국만의 특별한 거지사도 책속엔 상당 수 나온다.

 

  일부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양민들은 파종기와 추수기가 있는 봄~가을 시기를 제외한 춘궁기와 농한기때 하나의 부업처럼 거지행세를 했다. 문제는 거지의 상당수가 자신들이 사는 농촌보다는 도시로 나와 거지일을 했던 것이다. 서로 먹고살기 힘든 농민들에게 구걸을 해봤자 죽 한그륵 얻어먹는게 전부지만, 도시에서의 구걸은 보통 쌀밥에 때론 고깃국을 얻어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에 그들은 고향부터 머나먼 도시까지 수백에서 수천리를 이동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양민들의 구걸을 정부에서 합법화 해준 사실이다. 정부에서는 농한기에 구걸을 하는 양민들의 어려운 사정과 선처를 부탁한다는 발급서를 뿌렸다. 이것이 화근이 되어 거지들은 반강제식으로(심지어 협박으로도 보일수 있는) 구걸을 했다.

 

 또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누구나 마다할 가난에 대해 중국은 이상하리만치 가난을 숭배하기도했다. 그리하여 위안의 부랑자 친구를 내세우는 식의 조롱글이 성행하기도 했다.(정확히 말해 그들은 안빈낙도와 청렴백결을 미화하기위해, 혹은 탐관오리들과 아첨꾼들을 호되게 질책하기 위해 가난을 무기로 제시했다.) 이러한 글들은 우리나라 문학에서도 종종 등장하며 동아시아권의 하나의 가치관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점은 내가 읽은 중국 거지의 문화사중 극히 일부에 해당되는 정보이다. <<중국 거지 문화사>>를 통한 중국의 역사와 또 소외받는 계층에 대한 재인식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인드를 환기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k****y 2009.03.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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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지의 문화사]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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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의 배경을 갖고 있는 학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들 대다수는 실지로 역사학에 대해 일종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역사학은 이런 성격이어야 한다는 정형화된 틀을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인데, 그 틀에 의하면 역사학은 국가나 민족, 혁명이나 전쟁, 노동과 계급투쟁 등과 같은 거대하고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서술하면서 맥락을 잡아주고 미래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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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사의 배경을 갖고 있는 학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들 대다수는 실지로 역사학에 대해 일종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역사학은 이런 성격이어야 한다는 정형화된 틀을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인데, 그 틀에 의하면 역사학은 국가나 민족, 혁명이나 전쟁, 노동과 계급투쟁 등과 같은 거대하고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서술하면서 맥락을 잡아주고 미래를 위한 전망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조한욱 지음 /책세상).

 

    읽으려고 구입해두고 아직 머리말밖에 읽어보지 못한 문고판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그런 "정형화된 틀을 이미 갖고 있"긴 나 또한 마찬가지라 [중국 거지의 문화사]라는 제목을 들었을때 의아함과 호기심이 한꺼번에 생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거지의 문화사라.. 대체 거지에게 문화라고 할 만한 것들이 있으며, 거기에 덧붙여 "史"로 기록될 만한 어떤 요소가 있기나 한 것일까 하는 의문.

 

     "글을 시작하며"에서부터 종종 등장하는 "본 연구는~"이라는 표현 때문에 솔직히 겁을 잔뜩 먹고 읽기 시작한 책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학술적이라 못 알아들을 이야기만 잔뜩 실려있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하지만 그런 걱정 때문에 이 책 펼쳐들기를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걱정 할 필요가 없는 책이라고 미리 얘기해주고 싶다. 글쓴이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무척 흥미로워서 역사에 대한 별반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중국의 "거지"문화 전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특히 "19세기 초부터 1949년 인민 공화국이 건립될 때까지"(p19)의 기간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거지"는 비단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밥을 빌어먹고 사는 사람을 지칭하는 데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말이 아니다. "거지"를 중국사회의 하류를 형성하고 있는 고정적이거나 일시적인 "유랑민"을 지칭하는 좀 더 넓은 의미를 갖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전체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거지의 문화를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온갖 경멸을 받지만 중국에서 직업으로서 국걸의 역사는 아주 길다. 특히 도시에서 더 그러하다."(p41).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추측했을 때 거지로서의 생활은 불편하고 자존심이 상하는 얼른 벗어나고 싶은 상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2년만 빌어먹으면 현령하고도 안 바꾼다."(p60)는 어떤 거지의 발언이나, 일반 근로자 이상의 수입을 벌어들이곤 했다는 거지들의 이야기를 볼 때 꼭 그렇지만은 아닌 듯. 오히려 책을 통해 본 중국의 거지들은 조직에 의해 뒷받침되는 막강한 권력(거지로서의 권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그닥 비참해보이지도 않으며 스스로가 비참하다고 여기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상황에 떠밀린 마지못한 거지들도 분명 존재했지만 자발적인 거지가 상당수였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또한 "다른 직업들처럼 거지 또한 조상신"(p100)이 있었으며, 그런 조상신으로 여겨지는 인물들은 중국사에서도 꽤나 유명한 진 문공(중이), 송 태조 조광윤, 복수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오자서, 명 태조 주원장 등이라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꿈보다 해몽이라던가...?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히고, 그 몸을 지치게 하고, 그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곤궁하게 해서는 행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니라, 이것은 그의 마음을 담금질해서 참을성을 길러주어 일찍이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p109)라는 맹자의 말에 감화를 받았다는 중국 거지들의 낙천적인 태도는....?!

 

    거지로 오랜 세월을 보냈지만 만년에는 거지생활로 모은 돈으로 학교를 세웠다는 중국 거지계의 모범적이고 신화적인(?) 인물 우순의 이야기(p283)는 오히려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의 사후 제작되었다는 그의 전기적인 영화와 마오쩌둥의 문화혁명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버린 역사의 물줄기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고...

 

   "현재 하고 있는 이 작업이 무명인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역사에 남게 하는 대과업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p9)는 글쓴이의 바람은 다른 사람들에겐 몰라도 최소한 나에게만은 전달되었음을 알리며. 흥미롭게 읽은 책 잠시 덮어둔다.

 

  

 

 

 

h****i 2009.03.01.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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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국 거지의 문화사 ★★★★☆
"[문화] 중국 거지의 문화사 ★★★★☆ " 내용보기
한차오 루 저/김상훈 역 | 수북(subook) | 원제 Street Criers : A Cultural History of Chinese Beggars (2006) | 2009년 01월 | 페이지 367 | 672g | 정가 : 18,000원 어렸을 때 철원에 있는 외할머니댁에서 밥 먹은 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밥때를 넘어선 시간에 거지들의 방문을 받곤 했었다. 어떤 때는 여러명이 때를 지어 다니며 쩔렁거리는 소리와 노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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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오 루 저/김상훈 역 | 수북(subook) | 원제 Street Criers : A Cultural History of Chinese Beggars (2006) | 2009년 01월 | 페이지 367 | 672g | 정가 : 18,000원


어렸을 때 철원에 있는 외할머니댁에서 밥 먹은 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밥때를 넘어선 시간에 거지들의 방문을 받곤 했었다. 어떤 때는 여러명이 때를 지어 다니며 쩔렁거리는 소리와 노래소리가 어우러져 멀리 서부터 등장을 알려주곤해서 할머니는 언니와 나부터 방으로 숨겨 놓고 부엌에가서 반찬과 밥을 한그릇에 담아 들고 서 있다가 거지가 문 입구에 오자마자 주곤 했다. 가끔은 문둥병환자가 오기도 했는데, 너무나 조용히 집안에 들어서는 바람에 마루에 앉아서 놀고 있다가 내려앉은 콧잔 등을 보고 놀라기도 했었다. 거지와 문둥병 환자가 아이를 잡아간다는 소문이 있어서 할머니는 언제나 우리부터 방으로 숨겼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군인이 집에 물을 얻으러와도 우리는 방으로 숨겨졌다. 그래서 그 당시의 내 기억에 거지나 문둥병 환자 그리고 군인은 도망가거나 피해야할 사람들로 인식되었었다.

 

이 책은 그런 거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학술적인 내용으로 다루고 있음에도 충분히 재밌다. 읽다보면 먼지 풀풀 날리는 '강호'의 무협인들이 걸어다니는 무협지나 무협영화를 만나는 기분도 들고, 거지들의 그 뻔뻔한 모습이나 조직적이고 거리의 질서를 지키는 모습은 놀라웁기까지 했다. 조직화된 거지와 구역, 그리고 공무의 일부분을 수행하고 거지세를 당당하게 걷어내는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거지와 다르게 거지도 하나의 직업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와 행동력은 공권력이 무능할때 가난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살아남는지를 보여준다. 구빈원보다 훨씬 효과적인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유지하고, 힘있는 자와 손을 잡는 것은 그냥 빌어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거지생활을 했던 위인들을 수호신으로 모시고, 위인들도 자신들이 어려운 시기에 거지였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거지들의 조직은 마을의 경조사에 동원되어 일꾼이 되기도 하고 거리의 어렵고 더러운 일을 처리하는데 일손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을 잃거나 삶이 어려워 거지가 되기도 하지만 자발적으로 거지가 되기도 하고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그 세금만 내면 절대로 해를 입히지 않고 지켜지는 약속들도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그 거지들도 밥때가 끝났을 때 나타나 식은 밥들 받아갔던 것 같다. 꼭 멀리서 소리를 내어 준비하도록 했었던 것도 그들의 규칙이었을까? 중국의 거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나 어렸을 때도 많았던 한국 거지에 대한 문화사도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 상태는 평범한 양장이나, 책 속에 있는 이미지들이 너무 흐려서 설명을 보고도 알수가 없다. 원본의 문제인지 참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살짝살짝 보이는 오타들은 초판에 비해 애교정도로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k******m 2009.03.08. 신고 공감 0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가난과 국가, 그리고 인간사에 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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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그들이 행했던 것들이 예술등의 문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나를 살펴본다고 생각했었다. 다방면에 재능을 갖춘 거리의 진정한 연예인 거지라는 말을 통해 마치 우리 나라의 남사당패 같은 모습을 담은 책이라 여겼다.   아니었다. 그런 내용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해일뿐 책의 내용이 제목에 부족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책의 제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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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그들이 행했던 것들이

예술등의 문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나를 살펴본다고 생각했었다.

다방면에 재능을 갖춘 거리의 진정한 연예인 거지라는 말을 통해

마치 우리 나라의 남사당패 같은 모습을 담은 책이라 여겼다.

 

아니었다. 그런 내용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해일뿐

책의 내용이 제목에 부족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책의 제목이나 선전 문구가 책의 내용을

다 담아내지 못할만큼 내용과 주제가 폭넓다.

 

글을 시작하며 저자가 말한

무명인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역사에 남게 하는 대과업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

은 정말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거지에 대한 사실들이 아니라 그 속에서

인간사를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중국 거지의 문화사』

 

19세기 초부터 인민공화국이 성립되기 전까지를 다룬 이 책은

강호에서라는 다소 무협스러운 제목으로 시작해

다양하고도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거지에 대해 가벼운 역사적 고찰을 거쳐

거지에 대한 대표적 인식인 동정심과 혐오감,

거지들의 숭배대상을 통해 거지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

가난에 대한 국가의 무능한 대응과

민중들이 일구어 낸 거지회라는 조직의 실체,

다양한 동냥의 수법과 성별 비교 뿐만 아니라

이 책의 시대배경 직후의 

마오쩌둥의 혁명의 시작과 결과에 대해서까지.

 

아쉬운 점을 물론 있지만

秀북을 통해 정말 거지라는 소재를 통해 가난과 국가,

그리고 인간 세상사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멋진 책을 만났다.

 

방대한만큼 책이 다룬 영역을 모두 언급할 수는 없기에

인상에 남는 단상을 리뷰로 대신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이 알게 된 거지라는 존재는

무능한 국가에 대한 민중들의 대답이라고도 생각된다.

거지가 중국 사회에서 한 역할이나 모습에 대해 가장

구체적이고 극적으로 다룬 5장 거리의 지배자에서

바로 그 의미를 말한다.

 

「장사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사회질서 유지마저도 법이나 행정체계가 아닌 상인 자신의 지혜에 의지해야 하는 이런 상황은, 국가가 이미 가난으로 인해 커져가는 사회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걸 보여준다. 」 중국 거지의 문화사 5장 거리의 지배자 中...

 

국가가 해야하는 역할을 국가의 묵인하에 거지들이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지가 경찰서장의 역할을 하고 국민들은 그 세금을 국가가 아닌

거지에게 납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중은 역시 언제나 역사 속에서 생동감있게 살아있었다.

 

그 속에서 이미 거지는 단순히 구걸을 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조직을 갖추고 기관의 인정을 받는 우두머리가 존재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사회의 시공무원의 역할과 광대의 역할, 조직의 하위에 속한

거지들에 대한 생사여탈권, 지위의 세습을 넘어 거지에도 황족과 민중이 공존하는등

또 다른 하나의 인간사를 연출한다.

 

또 하나,

 

역사는 언제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만들어낸다.

 

이 책에서 다룬 거지는 사실상 도시의 거지들이다.

비주류의 지방에서는 이 책에서 다룬 거지들 자체가 존재할 수 없거니와

도시에서 구걸하는 것이 더 낫다하여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한 존재들에 대한 거지들이 주인공이다.

상대적으로 역시 주류의 역사를 다룬 것이다.

또한 거지들 사회 역시 황족의 거지가 있어 황색을 사용하고

민중 거지가 있어 청색을 사용하고 있다.

그 안에 우두머리가 있고 세습을 하며 권력을 휘두르고 착취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거다. 정도의 차이나 영역의 차이가 있을 뿐

세상사는 어디든 비슷하게 일어난다.

거지는 사라졌는가

 

본인도 한 두번 해보았지만 연고제라는 특수한 기간에 행했던

기차놀이가 어찌 보면 거지들이 구걸했던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본인은 동행들과 나름 지신밟기도 하고 덕담도 해드리고

손님들이 볼만한 꺼리를 제공하며 복을 빌어드려 죄책감이 덜했다;;)

단골로 드나드는 학생과 상점 주인간의 정을 돈독히 하리라던 기차놀이가

우리 덕에 먹고사니 이런 날 공짜로 한번 쏘시오. 라는 의도가 명백한 연고제의 기차놀이는

이제 구성원마저도 거부하는 안티 연고제를 만들 정도로 횡포가 된지는 이미 오래.

 

그것을 거지라 해야하나? 이름이 중요한가  본질이 중요하지.

안정을 위해 모든 전국 대학생들이 공무원을 향해 달려가는 이 시대.

 

거지회가 행했던 구걸은 횡포일 때도 있었으며, 경찰이나 공무원이 행했던 일을 하고

받는 정당한 대가일 때도 있었다.(물론 이것은 국가가 담당해야 하는 몫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국민들에게 떠넘겨진 것이다.)

 

알고보면 거지를 목표로 살아가는 시대인건 아닐까.

 

오타나 일부에서 살짝 지루한 나열식의 서술정도의

아쉬운 점은 접어둘만큼 괜찮은 책이었다.

전체적인 흐름도 좋았고 정말 각고의 노력을 통해 얻었다고 생각되는

생생하고 소박한 사료들을 포함한 자료들에 감탄했다.

앞으로도 秀북에 좋은 책들을 기대해봐도 될 듯하다.

 

 

 

d****s 2009.03.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관음보살을 업고 별술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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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이 책의 리뷰를 구상하면서 나는 서양 중세의 소외집단과 비교하는 취지의 글을 쓰고자 하였다. 그렇게 A4 한 장을 다 채웠음에도 책을 덮는 시점에는 원래 계획했던 바를 전면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 거지의 문화사>(이하 본서)에 담긴 내용만 소화하여 일부 전함에 있어서도 이미 장문의 글일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본서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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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이 책의 리뷰를 구상하면서 나는 서양 중세의 소외집단과 비교하는 취지의 글을 쓰고자 하였다. 그렇게 A4 한 장을 다 채웠음에도 책을 덮는 시점에는 원래 계획했던 바를 전면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 거지의 문화사>(이하 본서)에 담긴 내용만 소화하여 일부 전함에 있어서도 이미 장문의 글일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본서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흥미롭고 범상치 않은 주제를 담아내고 있었다. (만일 서양세계와 비교하고 싶다면 아베 긴야,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중세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2.

  어느 사회의 최하위계층인 거지를 연구한다는 것은 단지 영웅, 정치, 연대(年代)에 질식한 소외집단의 역사를 복원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거지집단에 대한 다른 구성원들의 시각으로부터 그 사회의 전반적인 가치와 규범을 도출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서는 매우 만족스럽다. 거지들의 다채로운 활약상을 부각시키는 나머지, 오히려 그들을 예외적인 존재로 그려 다시 한 번 격리하는, 어설픈 문화사 서적들이 쉽게 범하는 우에 빠져들지 않는다. 전근대 생산체제는 자연재해에 무척 취약하였기에 작은 경작지의 최하층과 거지 사이의 경계는 모호한 것이었다. 심지어 본서에서는 농사를 마치면 정례적으로 도시로 옮겨가 구걸을 행하는 봉양(鳳陽) 사람들도 소개된다. 따라서 거지에 대한 인식 또한 모호하고 때론 모순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거지는 단지 “가난할 뿐”이며 “언제라도” 다시 부유해질 수 있기에 창기나 배우, 하인과 같이 천하지는 않다.(비록 현실의 세태는 냉정할지라도) 문인들은 빈한한 거지들로부터 청빈함을 읽어내고 이에 빗대 부정한 세태를 풍자하기도 한다. 민중은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식으로 말하면 “작년에 왔다가 죽지도 않고 또 온” 거지의 놀라운 생존능력으로부터 풍상의 운명에도 굴하지 않는 거지의 강인함에 경도되어 그들을 반쯤 초자연적 존재로 인식한다.


3.

  이처럼 거지는 사회 다른 집단의 인식으로부터 위상을 부여받으며 정체성을 부여받으며 실제로 존속했다. 뿐만 아니라 나름의 사회적 직무도 수행하였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왕조의 입장에서 거지집단은 구제되거나 혹은 부정되어야 할 무리이지만, 현실에 있어 구빈원은 생색을 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했기에 지방관은 거지집단의 자치조직을 묵인하였을 뿐 아니라, 상인에 대한 정기적인 구걸행위(거지세)를 인정하고 이를 기화로 지방행정의 최말단에 거지들을 이용하였다. 거지들은 관리가 위용을 보여야 하는 행차에 동원되었고, 시체 및 분변을 처리하였으며 야경꾼으로 종사하며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수가 되었다. 사실상 왕조는 거지에 대한 부담은 민간에 떠넘기고 거지에게 천역을 맡긴 셈이다. 따라서 당시의 거지집단을 사회의 불안정 요소로 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하지만, 본서에 소개되는 거지자치집단의 위계와 규율, 그리고 나름의 영업윤리(토끼도 제 굴의 풀을 뜯어먹진 않는다)는 여타 다른 집단에 뒤처지는 것이 아니었다.


4.

  지금까지 주로 거지집단을 사회와 관계 속에서 살펴본 것에 대해 마지막으로 그들만의 특수성에 기초한 이야기를 몇 가지 더해야겠다. 이는 그들의 독특한 은어에서 두드러진다. 물론 이 은어들은 “보급투쟁”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빗 생선”, “등롱통닭”, “별술”은 그 획득물을 일컫는 것이다. 빗 생선과 등롱통닭이 살점이 거의 다 떨어져 머리빗과 등롱의 뼈대와 같은 생선과 통닭에 대한 비유라면 별술은 보다 고상하다. 연회장에 남은 찌꺼기술을 모아 잔에 따라보니 둥둥 뜨는 기름기를 밤하늘의 별에 빗댄 것이다. 놀라운 문학적 감수성이 아니겠는가. “관음보살 업기”, “호롱박에 불대기” 등은 전략에 해당한다. 전자는 보다 동정심을 얻기 위해 등에 늙은 여성거지를 업는 행위이며 후자는 닭을 훔치다 여주인에게 발각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다소 몰염치한 전략이다. 유추해 보시기 바란다.


  원래 이 글의 2번 문단은 훨씬 길었다. 사회적으로 최약층인 거지가 초자연적 존재로 인식되면서 불거지는 재미있는 일화들을 소개하고 싶었고, 또 거지집단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간략하게나마 담아내고 싶었지만,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잘라내지 않을 수 없었다. 말미를 상투적인 말로 장식하여 안타깝지만 달리 표현할 수 없을 듯하다. 정말 쉽고 재미나면서도 상당히 많은 생각거리를 얻고 또 배워낸 책이다. 아마 동양사 계열에 있어서만큼은 한동안 내게 최고로 의미 있는 문화사 서적으로 남을 듯하다.

b******r 2009.03.06. 신고 공감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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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에 대한 새로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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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는 우리 주변에서 매일 볼 수 있지만, 거지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거지에 대해서 우리가 고민하는 정도는 돈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 정도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동안 소외되어온 거지에 대해서 다양한 방면으로 고찰하였다. 거지를 단순히 구걸만 하는 사람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하고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는 길거리의 연예인으로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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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지는 우리 주변에서 매일 볼 수 있지만, 거지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거지에 대해서 우리가 고민하는 정도는 돈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 정도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동안 소외되어온 거지에 대해서 다양한 방면으로 고찰하였다. 거지를 단순히 구걸만 하는 사람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하고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는 길거리의 연예인으로 바라보고, 그들이 거지가 된 이유 등에 대해서 살펴본다. 거지라고 모두 같은 거지가 아니라 구걸하는 방식도 다르고, 구걸을 하는 이유도 다르다. 여러 종류의 거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자발적 거지라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 동냥을 한다는 거지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거지의 모습이다.

   책 속에서 거지자체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거지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시선이 더욱 공감이 되었다. 보통 사람들의 거지에 대한 감정은 동정심과 혐오심이다. 일상생활에서 거지를 만날 때마다, 나는 동정심과 혐오감을 동시에 느낀다. 더럽고 냄새나는 외양에서 느끼는 혐오감, 굶주리는 불쌍한 모습에서 느껴지는 연민, 일하지 않고 구걸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혐오 등이 공존한다. 특히 거지에 대한 적대감은 그들이 진짜 거지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이다. 거지가 실제로는 거지가 아니라 동냥을 통해 많은 돈을 가졌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이렇듯 책 속에는 거지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그들의 문화를 다루고 있다.

 

 

f*********d 2009.02.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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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중국 거지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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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항상 지배자, 그것도 승자로 남을 수 있었던 소수의 지배자에 의해서, 그 지배자를 위하여 쓰여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대중에 대한 실상은 제대로 된 기록이 없어 잘 알기 힘들고 하물며 하층민을 차지했던 천민의 삶에 대해서는 더욱 알 길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거지의 문화사]는 역사 기록의 수해를 받지 못했던 빈자와 약자에 대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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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항상 지배자, 그것도 승자로 남을 수 있었던 소수의 지배자에 의해서, 그 지배자를 위하여 쓰여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대중에 대한 실상은 제대로 된 기록이 없어 잘 알기 힘들고 하물며 하층민을 차지했던 천민의 삶에 대해서는 더욱 알 길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거지의 문화사]는 역사 기록의 수해를 받지 못했던 빈자와 약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드문 역사서이기에 읽기 전부터 그 내용이 궁금해지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중국에서의 거지의 역사는 뿌리가 깊고 놀랍도록 조직적이었다. 단순한 구걸 행위를 넘어서서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될 정도였으며 구걸은 불법적인 행위였으나 정부의 암묵적인 묵인과 일종의 결탁에 의해 오히려 보호받기도 했다. 마오쩌둥이 통치하던 때에는 잠시 표면적이나마 거지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으나 곧 다시 부활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며 오래 전 존재하던 거지와 모든 면에서 매우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좋아서 거지가 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연재해와 누적된 가난으로 시골의 농부들이 일자리와 좋은 음식을 바라고 도시로 몰려들면서 지금과 같은 거지의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궁핍과 거지 생활 간의 간격이 어찌나 좁은지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 가는 건 아주 순식간” [p57] 이라는 어떤 선교사의 말에서 그들의 실상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거지의 층이 넓어지면서 ‘강호’에서 무용을 펼치는 정의로운 거지, 또는 거지 패거리들도 등장하게 된다. 방탕할 정도로 본인들의 자유로운 생활을 논한 ‘자발적인 거지’도 존재했지만 그것은 여전히 아주 소수의 특별한 거지였고 대부분의 거지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거지가 된 사람들이었다. 또한 동냥을 관대하게 용인해주는 사회의 환경도 많은 거지를 양산하는데 일조를 했다.

 거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은 동정심과 혐오감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양극의 시각이 적절히 섞여있었다. 특이한 점은 강도와 도적을 사회계층의 최하층으로 보았고, 그 다음을 매춘부와 배우(광대), 야경꾼, 하인으로 보았고 그 위를 거지로 보았다는 점이다. 그래도 매춘부, 배우, 야경꾼, 하인은 현대에서도 인정받는 직업에 속하고 있고, 스스로 일하여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거지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다니……. 이것은 동냥이 매춘 등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보는 시각에서 비롯되었다. 매춘 등을 한다면 어디서든 먹고는 살 수 있을 테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차라리 어렵게 살아가는 거지가 되는 쪽을 택하는 것을 더 높게 샀던 것 때문이었다.

 중국에서 거지들은 종종 역사와 전설 속에서 추앙 받는 신비의 인물로 그려지기도 하여 그들의 입지를 공고히 했으며 지배층에서도 한번쯤은 거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품게 만들기도 하였다. . 명을 개국한 주원장, 한왕조를 세우는 데 공을 세운 장수이자 모사였던 한신,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오자서는 거지였다가 후에 이름을 떨친 실존 인물들로 그들 모두 그들이 거지였던 시절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드러내고자 했다. 그 외에도 신이 거지로 변장해 인간의 양심과 동정심을 시험해서 어떤 이에게는 복을 내리고 어떤 이에게는 벌을 준다는 전설을 일반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어 동냥문화에 힘을 실어 주었다. 거지문화는 요리쪽에도 변화를 주어 루가오젠, 주통판, 칭통위, 포탸오창, 거지 닭고기의 기원이 되었다.

 정부는 보갑제도와 구빈원 등으로 거지를 통제하려 시도했었지만 턱없는 재정으로 거의 유명무실한 구제책이었다. 그리하여 정부는 거지들 사이에 거지왕이 생기고 거지회가 조직되었으며 고을 상점 등에서 이른바 거지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을 통제하지 못했으며 사실상 암묵적으로 그 권한을 승인하기에 이른다. 세수가 부족한 현에서는 필요할 때 거지들의 노동력을 무임금으로 동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사실상 지방정부와 거지회가 암묵적으로 필요에 의해 서로 결탁하는 형식을 띠게 된다. 거지회 내에서의 규율은 엄격하였으며 서열이 조직적으로 정해져 있었다. 세금을 내는 상점은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았으며 어떤 상점은 더 큰 금액을 상납하고 거지들의 보호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세금을 내지 않는 상점들은 어김없이 거지들에 의해 영업방해를 받아야 했으며 결국은 시달리다 못해 세금을 내게 되거나 가게를 계속하지 못하기도 할 정도로 그들의 실력행사는 막강했다.

 거지들의 동냥 방식에서는 그들만의 지혜가 엿보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혐오스럽기도 했다. 정월 초이틀 날 재물신으로 변장하는 것은 가장 널리 행해진 동냥의 기술이었고 거북이로 변장하여 불운을 대신 끌어 모아주는 적선행위에서는 유독 숫자 8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습성이 ‘팔(바)’이 ‘급등한다’와 동음이의어에서 기인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각설이들도 단골로 찾아갔던 것으로 알고 있는 경조사 현장에의 출몰도 중요한 구걸의 기회였으며, 그들은 종종 구걸 시에 자비를 빌다가 그 다음엔 음탕한 말로 곤혹스럽게 하다가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저주를 퍼붓고 마지막으로 자신들 몸의 이를 옮기는 수단을 동원했다니 똑똑함을 넘어서 교활하기 이를 데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밖에 품위 있는 구걸, 교두보에서의 구걸, 화려한 밤 문화를 이용한 구걸, 변소칸 지키기, 빚 대신 받아주기 등 구걸의 역사가 긴 만큼 그 방법과 방식의 다양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 거지가 뱀을 이용한 구걸과 ‘거지 의사’에서는 신기함이 장애(때때로 거짓장애)를 이용한 구걸과 앵벌이를 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장애아로 만든 것에서는 혐오감이, 여자 거지 편에서는 기발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없는 자들에게 배움의 길을 주겠다는 의지로 30년간 구걸을 하며 자선학교를 건립한 우순의 일화에서는 큰 감동을 받았다. 비록 마오쩌둥에게 ‘수정주의’의 대표로 비판 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가 이뤄낸 행위는 시대와 나라를 떠나서 역할 모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만큼 아름다웠고 현대판 우순이라 할 수 있는 타이중의 실화 역시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그의 회고록 [거지 소년]도 시간을 내어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끝으로 책에서 빈민구제 정책의 방안으로 제시한 글의 일부분을 옮겨 적어 보고자 한다.

 작가인 루쉰은 이렇게 말했다. “희망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그런 게 아니라 땅 위에 깔린 길과 같다-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로 다니다 보니 생겨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베이징 구제소의 사람들처럼 중국 국민 대다수가 박애의 감정을 가질 때 거리의 빈민들에 관한 진정하고 지속적인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p321]

 

p****y 2009.03.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