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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없는 건축서. 건축에 관련된 이야기들
"도면 없는 건축서. 건축에 관련된 이야기들" 내용보기
이 책은 참 낯설다. 돔은 건축물의 중심부에 야구모자처럼 봉긋 솟은 한 부분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이 책은 부제를 통해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과 관련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 보다는 돔과 그 돔을 건축한 브루넬레스키라는 건축가에게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책 속에 성당과 관련한 그림이라고는 자그마한 평면도 한장과 단면도 한장만이 실려 있다. 돔
"도면 없는 건축서. 건축에 관련된 이야기들" 내용보기
이 책은 참 낯설다. 돔은 건축물의 중심부에 야구모자처럼 봉긋 솟은 한 부분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이 책은 부제를 통해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과 관련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 보다는 돔과 그 돔을 건축한 브루넬레스키라는 건축가에게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책 속에 성당과 관련한 그림이라고는 자그마한 평면도 한장과 단면도 한장만이 실려 있다. 돔에 대해서는 몇몇 부분적인 구조도와 개념도만 있을 뿐 자세한 도면도 없다. 이 책은 건축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책이 시작되면, 이미 성당의 몸체는 다 지어져 있다. 그저 정말 만들 수 있는 돔의 계획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건축물이 세워지기 위해서는 건축가의 계획이 있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 건축가는 건축을 전공하고 자격증을 소지한 건축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건축물을 지으려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의지를 말하는 것이다. 건축가의 계획이 있다고 해도 중세의 성당과 같은 대규모의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자본가와 성직자, 그리도 관계자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모임이 수학계산처럼 획일적이지 않기 때문에 반대자도 있고 유능한 경쟁자도 있기 마련이다. 산고 끝에 건축가의 계획을 채택했다고 한다면, 정말 그것을 만들 수 있는가, 즉 시공 가능성을 타진해보아야 한다. 특히 성당의 돔과 첨탑 공사의 경우, 특히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같은 세계적으로도 대규모인 돔을 건축하는 경우에는, 시공과정과 시공방법과 관련하여 그 높이에 그렇게 큰 돔을 만들수 있는가에 대한 실제적인 증거가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들 수 있다면, 이젠 그 돔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석공을 비롯한 작업자들이 필요하고, 돔을 만들 재료들이 구비되어 성당에 까지 운반되어야 한다. 또한 성당건축은 도시, 혹은 국가적 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민감하다. 당시의 빈번한 전쟁과 분쟁, 흉년 등이 그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복잡다단한 건축과정을 브루넬레크시라는 천재건축가를 통해 돔에 집중해서 보여주고 있다. 대중을 독자로 한만큼 개략적인 설명에 그치거나 전개가 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40층 높이까지 석재를 옮기기 위해 이전까지 없던 기계를 만들어내고, 몇일씩 걸리는 먼 곳에서 대리석을 옮기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해야 했는가, 또한 돔의 건축 뒤에 숨겨진 비화들과 돔의 엄청난 높이가 천체 연구에도 일조했다는 후담들까지 읽어내려가다 보면, 건축의 문어발식 이야기보따리에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책을 덮으면서 우리에게서도 이런 책이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다. 조선시대 목수, 석수 등의 건축장인들에 대한 민망한 대접이 걸림돌이 되고는 있지만, 현재 건축계의 활발한 연구를 보면 불가능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이왕이면 실존인물이 그 주인공이길 기다려본다.

[인상깊은구절]
시회는 이집트의 파라오가 일평생 쌓아 올린 피라미드 안에 안장되었던 것처럼 필리포의 유해만큼은 그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대성당 안에 묻힐 수 있는 영예를 베풀기로 결정했다.
f******e 2003.04.0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