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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구가 서울에서 아내 홍씨와 곱추인 사내아이를 데리고 평사리 최 참판댁으로 들어왔다. 경우가 없다해도 가족이 함께 경우가 없는 경우도 있나보다. 조준구보다 홍씨는 더 한 사람인듯 최 참판댁에 안주인 노릇을 하려 들고, 서희가 묵고 있는 별당에 거하려고 하니 말이다. 그나마, 윤씨 부인의 따끔한 충고로 그들은 조용히 뒤채로 옮겨간다.
"서희는 이 집의 임자니라. 경망하게 어디로 옮기겠느냐? 정 불편하다면 할 수 없는 일, 서울로 돌아가게. 그리고 또 한가지 일러둘 일은, 뒤채로 옮긴 뒤 자네 안사람, 안의 출입은 삼가도록 일러주게. 하인들의 질서가 안 잡히고 서희만 하더라도 한 창 예민할 때이니 만큼, 나는 자네 안사람이 서희 본보기 되길 원치 않네." (p.20) 읽으면서 어찌나 속이 시원한지. 이렇게 바람 막이가 되어주는 할머니가 계시니 서희가 그래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호열자가 웬말일까? 1902년 의주로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콜레라가 하동 평사리에도 불어 닥치기 시작했다. 김서방이 죽어 나가더니, 윤씨부인이, 봉순네가, 용이의 처 강청댁이 호열자가 되어 죽어 나갔다. 길상과 서희 역시 생사에 기로에 섰다가 목숨을 부지한다.
윤씨 부인이 돌아가신 최참판댁에 유일한 피부치인 10살된 서희에게 무슨 힘이 있을까? 조금씩 마을에 인심이 서울 양반 조준구에게 돌아서기 시작한다. 최치수를 죽인 칠성에 아내, 임이네가 최 참판댁을 들락거리고, 조준구는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아들 조병수를 서희와 짝을 맺어 주려고 한다. 아무리 힘이 없다 해도 서희는 최참판댁에 여식이다. 흉년이 들어 다 죽어 가는 사람들을 위해 고방문을 열면서 조준구와 서희에 관계에 골을 더욱 깊어져만 간다. 대흉년이 들어 인심이 나빠진 틈을 타 조준구는 평사리 농민들을 편가르지만, 결국 이일로 마을 장정들의 습격을 받게 되지만, 사당에 숨어서 위기를 넘긴다.
이제 토지 1부에 배경이었던 평사리는 이야기는 끝나간다. 윤씨부인이 돌아가시기 전에 서희에게 준 농발 대신 장롱을 괴어놓은 막대기 두개. 은을 쌓은 이 막대기 두개가 서희를 돕게 될 것이다. 길상을 맘에 두고 있는 봉순과 서희만 바라보고 있는 길상. 평사리를 배경으로 했던 1부에 막은 이들이 간도로 떠나면서 내려진다. 봉순을 제외한 서희, 길상, 용이와 월선, 임이네와 홍이를 비롯한 김훈장과 이상현까지 간도로 옮겨가면서 하동 평사리를 무대로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 참판댁과 그 소작인들의 이야기는 끝이난다. 이제 간도로 떠날 차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까지 우리 민족의 삶을 총체적으로 그려낸 역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토지는 우리의 과거를 보여주고 있다. 하나의 민족이 살아온 지역적 의미를 지니면서도 고향이라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는 토지. 우리를 먹여 살려온 생명의 젖줄인 토지는 이렇게 또 다른 곳에 이야기를 풀어낼 준비를 하고 있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하고 있다. 간도에서에 서희 일행에 이야기가 궁금하다. 오늘밤도 잠을 이루기는 힘들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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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청소년들이 ’토지’를 읽어주기를 열망해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