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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작가들의 이력을 들여다보게 되면 부러울 때가 있다. 우리나라는 무슨 대학 무슨 과를 나와서 어떤 루트를 통해 등단을 해야만 작가로서의 길을 걷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외국 작가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이다. 팝콘 파는 점원, 쇼핑센터 점원, 베이비시터, 보석가게 점원, 프리랜스 카피라이터, 광고 일러스트레이터를 거쳐 나이 육십세에 작가로 데뷔한 것이다. 평생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살았다고 하는데, 결국 그 꿈을 이룬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좀 더 창의적이고 기발한 작품들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작품은 요리사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작가의 아버지가 유명한 이탈리아 요리사였다고 하니 작가가 어렸을 때부터 접했을 거라 확신이 드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작품에 생기를 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요리사와 관련이 있다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요리 이야기는 아니다. 과거에 종교지도자나 귀족들이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유지하기 위해 일반 백성들의 생각을 통제하고 억압한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통제 방법은 바로 '책'이라는 것을 이단으로 간주하여 일반 백성들은 문자도, 책도 접하지 못하게 했던 것이었다. 오로지 책은 선택된 자들에게만 허용되었던 필사본의 형태로만 전달되었고 종교지도자나 권력을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제 아무리 그 어떤 방해공작을 한다고 하더라도 르네상스에서 비롯된 여러 사상과 이론들이 서서히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바로 그러한 사상의 수호자들이 다름아닌 궁정의 요리사들이었다는 가정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요리사들이 조리법이 담긴 요리책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전혀 의심이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식의 수호자로 임명된 요리사들은 새로운 사상이나 전파할 가치는 있지만 아직 때가 되지 않은 생각들의 보존을 위해 지식을 요리법으로 교묘하게 위장하여 보관했던 것이다.
소재는 굉장히 흥미롭고 호기심이 발동할만한 것이지만, 아쉽게도 스토리텔링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이야기의 전개가 수호자로 활동하고 있는 페레로 주방장이 루치아노를 수호자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진행되었더라면 훨씬 흥미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거의 끝나갈때까지 루치아노는 '수호자'라는 글자 이외에는 글도 읽지 못한 채로 페레로 주방장과 헤어지게 되고 그 이후의 사건들은 루치아노의 회상으로만 간략하게 묘사되고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페레로 주방장의 목숨까지 앗아갔던 '비밀이 담긴 책' 해프닝이 루치아노가 베네치아를 떠난 후 10년동안 자연스레 잠잠해졌다는 것으로 마무리 되버리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그녀의 다음 이야기에서 이런 부분이 좀 더 보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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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MB 정권에 읽어야 할 매혹적 팩션인가?
“방송법은 우리의 일자리입니다”라는 카피에 환하게 웃고 있는 청년들의 광고판을 본 적이 있는가? 며칠 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가 위와 같은 한나라당의 지하철 광고판을 보고 참 어이가 없었다. 보수언론 조중동과 재벌 밥그릇 챙겨주는 걸 일자리를 늘리는 길이라고 사기를 쳐대다니. 저 광고에 속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분명히 있지 않은가! 노동자들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불가사의한 일이 지금도 현재진행중이 아니던가.
“루치아노, 나는 가끔씩 연금술에 대한 소문이 이 수플레에서 시작된 건 아닌지 생각해보곤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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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인의 회고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처음 장면부터 심상치 않다. 베네치아 총독이 한 농부를 살해한 뒤 그의 입에 무슨 물약같은 것을 흘려 넣는 장면을 보게 되는 베네치아 총독의 요리사 페레로 주방장의 수습생이 된 소년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그 소년의 이름은 루치아노, 유곽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거리의 부랑아로 자란 아이다. 그런 아이를 석류를 훔쳤다는 이유만으로 페레로 주방장은 자신의 수습생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같은 거리의 부랑아로 자란 소년들의 삶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진다. 마르코는 여전히 거리의 부랑아로 남고 도밍고는 생선장수 밑에서 일을 배우게 된다.
당시에는 진귀했을 독특한 소재들, 감자와 러브애플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심지어 마약까지 가지고 있으며 루치아노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페레로의 정체가 궁금하게 만들고, 그는 젊은 시절 루치아노처럼 이마에 반점이 있는 아들을 잃었다고 하는데 루치아노와의 관계를 고민하게 하고, 도대체 페레로가 루치아노를 그의 후계자로 삼은 이유가 만약 핏줄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생각하게 하면서 인간의 역사는 정말 누군가의 희생 위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역사서를 대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의문을 다시 한번 마지막에 품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 책은 요리사가 주인공이지만 요리에 대한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요리의 책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맛있는 음식, 진귀한 음식이 많이 등장하니까. 또한 루치아노라는 한 소년의 성장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고, 한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이기도 하다. 거기에 16세기 베네치아의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서이기도 하고, 그 모든 것을 담고도 남는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불멸의 방법이 있고 금을 만드는 연금술을 알려주고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내는 내용이 담기 비밀의 책을 찾는 사람들과 그것을 믿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의 진정한 정체를 아는 이들이 죽음도 불사하고 지키려는 진실을 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매독으로 죽어가는 총독은 그 책을 간절히 원해서 포상금을 내걸로 그 책을 찾는다. 십인평의회의 란두치는 그것이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더 큰 포상금을 걸로 로마의 교황 보르자도 포상금을 건다. 그들은 사람을 마구잡이로 고문하고 죽이며 책의 행방을 찾는다. 사람들은 두려움과 공포속에서도 그 책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저마다의 욕심으로 책을 찾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를테면 마르코같은 거리의 부랑아는 헤어진 쌍둥이 여동생을 찾아 신대륙으로 가서 잘 살기 위해 그 책을 찾는다. 또한 루치아노가 사랑한 프란체스카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을 원한다. 작품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금서란 무엇인가? 금서를 만들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금서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험난한 고행 속에서 금서를 지켜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또한 이야기하고 있다.
루치아노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동시에 요리가 사람을 어떻게 조종할 수 있는 지를 알려주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누구나 문득 어떤 음식이 간절하게 먹고 싶기도 하고 음식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기도 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으니 맛있는 요리는 사람들에게 불멸이라는, 연금술이라는 이름으로 과대포장되어 전해진 것일 수도 있겠다고 페레로 주방장의 말에 수긍이 간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그들이 진정 그 오랜 세월 지키려고 한 것이 지식의 전달과 제대로 된 역사의 진실이었을까 하는. 그것보다는 인간에 대한 믿음의 실천을 행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페레로가 루치아노를 가르치고 루치아노가 또 다른 아이를 가르치듯이 인간이 인간에게 따뜻한 마음과 올바른 성품을 전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금서란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이다. 역사적 진실은 알아도 그만이고 몰라도 그만이다. 새삼스레 안다고 해도 변할 것이 변하지 않고 불변하는 것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서를 만들면 만들수록 사실은 더욱 왜곡되고 그 부작용은 너무도 심각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금서를 만들지 말라. 권력을 위해서 욕심을 위해서 그 무엇을 위해서라도 인간의 생각을 억압하려 하지 말라는 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그럴수록 인간은 더욱 그것을 지키고자 애를 쓰게 되고 그것을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게 되니까. 죽음이라는 배수진을 친 이들보다 무서운 이들은 없다. 이것이 평범한 팩션, 평범한 요리책에 대한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었을 이 작품이 내게 속삭인 비밀의 레시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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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재미있기만 해서는 상품 평가를 후하게 주는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비밀의 요리책'에 대해서는 내용과 편집/구성 모두에 별 다섯개를 주었다. 우리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주로 바라본 역사를 배우며 그것이 당연하게 사실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에 비하면 미시적 관점에서 보는 역사관은 틀을 잡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요리사의 관점에서 본 역사란 무엇일까? 우연히 거리의 소년이 주방장의 눈에 띄어 성주의 주방에 들어가게 된다. 그 소년이 주방장의 잃어버린 아들을 닮았다는 것, 다른 소년들에 비해 심성이 착하고 똑똑하다는 것 그런 것들보다는 운명에 의해 선택됐다는 말이 더 옳을 것이다. 소년은, 친구의 꼬임에 의해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주방장에 대한 믿음을 끊임없이 시험받고 독자가 보기엔 뻔히 보이는 속임수에 넘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소년의 순수함 때문에 답답해 하면서도 계속 책을 읽게 되면서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술술 넘기게 된다. 소년의 스승은 사실은 숨은 위대한 역사가이고, 세상의 탄압을 피해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책장에 보란 듯이 전시해 놓은 요리책에 적어 놓은 지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신선하고 새로운 재료를 갖고 있으며 당시 유럽에서 먹으면 독이 있어 죽는다고 생각했던 악마의 식물 토마토를 정원에 키우며 채취하여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 요리계의 선구자 이기도 하다. 소년은 항상 그런 스승이 자신의 지식들을 조금씩 알려주는 것을 참지 못한다. 하긴, 나라도 새로운 것들이 담긴 보물주머니가 있는데 거기서 일일이 보물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어 준다면 답답해 미치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작가가, 요리책에 역사의 비밀들을 숨기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 또한 요리사로 설정해 놓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누가 과연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작가들은 정말 상상의 천재이다. 나는 언제 이들을 따라 잡아 더 이상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하긴,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 책을 읽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지 못 할 테지. 당신이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된다면 콜럼버스가 신 대륙을 발견하는 현장에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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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고유한 존재이고, 성장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지. 네 안에 있는 가장 좋은 것을 개발해야 해. 우리가 그것에 성공할 때, 인류가 진보하는 거란다"(343) 비밀의 요리책은 나의 식상한 상상을 넘기며 재미를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신앙인으로서는 글 사이사이에 얼핏 드러나는 반종교적인, 특히 반가톨릭적인 언급에 대해서는 썩 유쾌하다는 느낌을 가질수는 없었지만 그걸 상쇄할만큼 책의 내용 자체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중세를 배경으로 수호자인 요리사를 선지자나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부분이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것을 너무 정직하게 표현한 부분이 좀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문학적인 애교로 봐줄수있는 정도의 즐거움일뿐이고.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고 또 이야기 전개가 무척 흥미로워서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때로는 마음이 너무 급하게 앞질러가기를 원해서 행간을 꼼꼼히 읽지 않고 서둘러 이야기의 흐름을 잡았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 콜콜이 읽기도 할정도였다. 도대체 뭐가 그리 재미있었냐고? 비밀의 요리책,이라는 제목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요리에 담긴 인생철학과 인생의 신비와 진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 움베르토 에코가 장미의 이름에서 중세의 수도자들이 금기시했던 것이 '웃음'이라는 뜻밖의 전개를 보여준 것과 같은 느낌으로 중세의 연금술, 생명불사의 비밀이 담겨있는 마법의 책이 바로 요리책이라는 이야기의 전개는 치밀한 이야기 구성과 함께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더구나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요리법은 저자의 상상이라고 하지만 그 음식들을 만드는 과정이나 완성된 요리의 시식을 하는 장면 묘사는 요리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조차 요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할 만큼 훌륭하다. 저자의 아버지가 요리사이며 음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인생의 비밀을 설명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그녀의 작품에 담겨있는 요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밀의 요리책은 단지 흥미를 끌기위해 중세의 영생을 담은, 금을 만들어내는 연금술을 담은 마법의 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요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진리의 수호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종교적인 영향력 아래 진리가 어둠에 묻혀버렸던 시대에 목숨을 걸고 진리를 지켰던 이들에 대한 은유이기도 할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요리 하나에 인생의 신비가 담길 수 있음을 깨닫는 놀라운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요리 하나에 세상의 진리와 과학이 담겨 있으며, 요리 하나로 세상의 평화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 모든것이 직설적인 표현이 아니라 문학적으로 주인공 루치아노의 삶을 통해 표현되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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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레드박스
'MB정권 시대에 읽어야 할 위험하고, 불경하고, 비밀스런 요리책!'라는 글을 읽는 순간, 피식 웃고 말았다. 이미 MB정권은 막을 내리고, 말많고 탈많은 박근혜정권~에 접어들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11장 '란두치의 書'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인권이 메말라버린 시대를 만나게 되고, 정권을 진 마페오 란두치 같은 상류층에게는 하찮은 존재로 보이는 우리네 삶이 비참스럽게 느껴져서 작은 분노마저 일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요리사 아버지를 둔 작가의 배경을 볼 때, 아주 적절한 소재를 삼은 듯 싶다. 미국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성장한 배경과도 상통하는 면이 엿보이고, 특히, 시대 배경을 16세기로 삼았다는 점이 신선해 보인다. 16세기의 베네치아, 제목대로 비밀스러워 보이고, 고전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좋다~ 부모를 잃은 후 거리에서 소매치기를 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던 루치아노는 어느 날, 베네치아 공화국 총독의 전속 주방장 아마토 페레로의 눈에 띄어 요리사로 발탁된다. 아마도 루치아노 이마의 모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루치아노가 페레로 주방장의 친자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거니와 또한, 밝힐 수도 없는 비밀로 묻힐 듯 하다. 루치아노의 출생과 관련된 인물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이고, 유전자 검사를 할 수도 없는 시대이니... 그리고 그 진실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끈끈한 인연 내지는 떼어놓을 수 없는 정은 진실 여부를 떠나 이미 처음 만났을 때 싹튼 것일테니까 말이다. 여러 사건을 겪으며 요리사가 되어가던 그는 어느 날, 총독이 사람들을 상대로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불멸의 약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루치아노의 친구인 마르코와 도밍고를 둘러싼 격변의 상황이 전개된다. 동서양의 온갖 지식을 요리에 암호화해 넣은 아주 위험한 요리사에 대한 팩션. 부모에게 버림받아 거리를 떠돌던 고아 소년, 루치아노가 의심의 벽을 거두고 스승인 요리사 아마토 페레로에게 정신적 감화를 받아 훗날 그의 뒤를 이어 진정한 지식의 수호자인 요리사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1499년 총독의 죽음과 이어 불어닥친 란두치의 폭정! 진실과 관계없이 희생양이 되어버린 페레로 주방장과 마르코의 죽음. 이야기의 전개와 무관하게 베네치아에서 벌어지는 전반부의 분량이 너무 많고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요즘 즐겨 읽고 있는 추리소설들과는 재미 면에 있어서는 떨어지는 감도 있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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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는 예년처럼 많은 책을 읽지는 못 했다. 많은 변화가 있었고,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은 나로 하여금 진득하게 책을 들고 있을 기회를 빼았았다. 그러던 와중에도 순식간에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 있다. 바로 엘르 뉴마크의 <비밀의 요리책>이다. 마치 한 때 나를 사로잡았던 <장미의 이름>처럼, 이 책이 나의 한 때를 지배할 것임을 나는 예감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현실의 불편함, 어려움 복잡함과 어수선함을 잊고 중세의 부엌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금도 그 부엌의 향긋한 냄새와 도마질 소리와 나직한 말소리가 들린다. 그 안에서 은밀히 눈길을 주고 받으며 소명을 실천하는 수호자들이 만족한 한숨을 내쉰다.
소설의 배경은 화려하고 흥성했던 베네치아.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거리의 도둑 루치아노는 하루하루를 연명하기 위하여 구걸을 하고 음식을 훔친다. 그에게는 거리의 생활을 이끌어주는 친구 마르코와 거리에서 우연히 보고 반해버린 견습수녀 프란체스카, 아름다운 그녀가 있었다.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총독의 주방장이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요리 솜씨의 주인공 페레로이다. 석류를 훔쳐 달아나던 루치아노를 성의 주방으로 불러 일을 시키고 세상을 가르친 그는 루치아노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다. 그에게 있어 요리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하나의 메시지였다. 단단히 닫힌 마음을 열고, 연민을 품게 하면서 세상이 나아갈 바를 가르치고 싶어한 그는 너무 일찍 온 르네상스의 선구자였다. 선대로부터 내려온 진리의 책을 지키기 위하여 수호자의 길을 걷는 그에게는 후계자를 찾아내어 진리를 전달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거리에서 곰팡이가 핀 빵이 아닌 정성을 들여서 까먹어야하는 석류를 훔치는 루치아노를 보고 그는 이 아이가 존귀한 덕성을 배울 수 있는 아이라는 것을 본다. 이 아이라면 자신이 평생을 걸고 지켜온 진리를 배우고 이해하고 그리고 지켜낼 것임을 알아본다. 또한 그리고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목숨을 걸어야하는 일임을 안다. 당시의 사람들은 그 비밀의 책이 불로장생과 연금술을 품고있다고 생각했고, 은 권력자들과 가난한 이들까지도 혈안이 되어서 그 책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루치아노는 자신이 선택된 알고 운명을 받아들인다.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가 그 진리를 후세에 전달해야함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안다.
루치아노가 수호하는 진리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을 사랑함이다. 부와 권세와 명예가 아닌 사람 그대로를 사랑해야함이다. 위대하신 분들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 가르치신다. 인간은 너무나도 이기적이어서 자신이외의 사람을 사랑하기를 어려워한다. 그 본성을 거스르고 나 이외를 사랑해야하는 것이 인간이 평생에 걸쳐서 혹은 인류가 전 생애를 걸고 배우고 다가가야할 진리일 것이다.
"먹는 걸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지." 페레로 주방장은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삶의 신비를 밝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본문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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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쥐고 읽기 시작했을 때 끝까지 읽기 전에는 손에서 놓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고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이 책을 봤을 때 “『향수』에 비견되는 매혹적인 팩션”이라는 문구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 책을 읽게 하는 동기 유발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궁금증... 과연 어떠한 내용이기에 자신감 있게 『향수』에 비견된다고 했을까?
책의 제목을 보면서 요리법과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리란 생각을 했지만 요리책 속에 인류의 비밀을 감추었다는 문구 또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분명 요리라는 음식으로 먹음직스럽게 포장을 한 뒤 그 안에 어떠한 매혹적인 비밀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밀이라는 단어는 동질감이나 동지애를 불러일으켰는데 마치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과 같은 편이 되어 이 책의 비밀을 수호해 나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15세기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가는데 부와 권력을 가진 소수의 무리가 그들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고 자신의 탐욕을 정당화하기 위해 탐욕적인 암투와 타협 때론 살인마저도 정당화 시키는 비인간적인 행태에 맞서 궁중 요리사가 음식을 통해 권력을 가진 자들의 심리를 표현하며 그들의 생각을 늦추거나 혹은 계획했던 바를 수정하도록 하는 마법과도 같은 요리의 향연과 비법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글을 읽으면서 미각을 자극하고 오감을 자극하는 맛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고 있다.
또한 인간이 인간으로서 신뢰와 믿음, 정직을 바탕으로 한 관계에 대하여 그것이 피를 나눈 혈연적 가족이나 공동체는 아니지만 사회를 구성하며 우리의 삶을 윤택케 하는 밑거름이라는 것을 등장인물들을 통하여 잘 보여주고 있으며, 사람이 사람다운 이유는 먹고 마시며 안주하는 것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보다 나은 이상을 추구하고자함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 비록, 거리의 불량자 취급을 받던 인간적 존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하는 소년과 그를 제자로 인정하며 진리의 수호자로 성장케 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스승의 관계는 끊이지 않는 믿음과 희망, 신뢰를 잘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진진함과 긴장감 속에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사랑과 우정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오늘날의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였는데 나 또한 제자들이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을 신뢰하며 최선을 다해 믿음으로 그들을 품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나의 내면의 세계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사실 글의 전개상 재미와 흥미진진함이 압도하지만 그 속에서 인간적인 내면의 모습과 순수한 열정을 바라본다니.... 오버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친구와의 우정과 연인과의 사랑 또한 잘 표현하고 있어 글의 완성도를 탄탄하게 하는 것 같다.
글의 시대적 배경이 중세며 유럽을 지역으로 하여 글이 전개되고 있기에 당시의 카톨릭 교회의 부패상과 교황의 타락 가진 자들의 추함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글의 마지막 부분에 잠시 언급된 마틴루터의 등장은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얼마나 암울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성경적 내용이나 예수를 언급하는 부분은 자칫 정통기독교의 교리나 신학의 주류적인 노선과는 상당히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에 거기에 대한 지식이 없는 독자들은 이러한 내용들이 모두가 사실이며 진실이라 믿게 된다면 허구적인 이야기의 소설이지만 문제는 있다고 생각이 든다.
권력을 가진 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위한 억압과 핍박 지식에 대한 독점권은 민주와 자유, 평등이 보장되는 오늘날도 예외가 아니라니 씁쓸하기만 하다. 대중들이 알아야 하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워하여 언론을 차단하거나 사유화를 정당화 하는 법, 그리고 자신과는 다른 주장을 하는 이들을 향한 무자비한 폭력과 폭행, 감금은 그 정권의 쇠퇴를 단축시키는 어리석은 행위인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던 저자,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유명한 이탈리아 요리사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요리사라는 영향 때문이었는지 요리를 바탕으로 한 생생한 스토리의 전개가 눈부시기만 하다. 저자 또한 아버지로부터의 영향력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요리와 요리법은 책을 읽는 도중 식욕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요리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하였다.
끝으로 어떠한 비밀이이 책에 숨겨졌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그 비밀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하고 싶다. 그리고 루치아노라는 주인공처럼 또한 이 책을 읽었던 독자들처럼 당신 또한 비밀을 간직하고 수호하는 수호자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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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죽은 자들의 뼈 위에 세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