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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는 한 줄 안에 많은 의미를 고농축해야 한다는 점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無)계절 하이쿠'라는 것이 있기는 하나 극히 한정된 예에 불과하다고 한다. '못자리의 판 보고 있는 숲의 까마귀'라는 하이쿠에 등장하는 까마귀를 보면 춥고 쓸쓸한 이미지가 아닌 따스함과 생명력에 넘쳐 있는 까마귀가 등장한다. 못자리판과 숲의 색깔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검은색은 잿빛의 메마른 들판과 결합된 검은색이 아니다. 많은 읽기 전략들 중 처음부터 찬찬히 읽는 정독보다는 마음에 드는 챕터별로 읽을 것을 권한다. 이해가 안 가더라도 넘겨라. 우리나라의 시조도 이해하기 힘든데 일본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든 하이쿠가 잘 받아들여질 리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