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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처음으로 만난 조바니노 과레스키의 세 번째 책이다. 전후 이탈리아 작가 중에서 유머와 해학의 마술사로 불린 과레스키는 2차 세계대전 후 좌우가 극렬하게 충돌했던 이탈리아의 정치상황을 빗대서, 돈 카밀로 신부와 공산당 패포네 읍장이라는 기가 막힌 캐릭터들을 대중에게 소개했다. 전후 이탈리아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기독교 민주당을 대표하는 돈 카밀로와 반파시스트 강령을 앞세우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최우선시 했던 이탈리아 공산당을 상징하는 패포네(주세페 보타지)의 대결을 그린 예의 “돈 카밀로” 시리즈들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이 두 쟁쟁한 캐릭터의 격돌은 과레스키 특유의 유머와 해학 속에 녹아들어, 치열했던 정치적 대립들을 순화시켜 주고 있었다. 그들은 정치는 물론이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삶의 부분에서 충돌한다. 각자 다른 정치적 성향 때문에 고민하는 선남선녀들의 애틋한 사랑은 말할 것도 없고, 부활절 축제 심지어는 밧사 마을의 카드놀이 대회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각을 세운다. 실제로 정치적으로 우파로서 좌파 공산당들을 비판했던 과레스키의 경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러시아 방문기에서 공산당으로 가장하고 중립적인 측면에서 공산주의 러시아의 허구성을 비판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하지만 책의 제 3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등장시켜 항상 중용을 유지하는 미덕을 보여 주기도 한다. 모름지기 하느님이 세상에 창조한 피조물들은 모두 그 존재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모두 26개의 에피소드들이 편집된 <돈 카밀로와 패포네>에는 이미 기존에 다른 책들에 소개된 이야기들이 중복이 되어 게재되어 있다. 읽으면서, 어 이 에피소드는 그전에 다른 책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하는 기시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코모> 이야기에서 부유한 미망인의 사후 벌어진 유산 상속 과정에서 고인의 생전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조카들이 등장해서 상속권을 주장한다. 돈 카밀로 신부와 패포네 읍장이 공증인으로 나서게 되는데, 이들의 욕심은 고인의 모든 것들을 나누고 나서 하나 남은 코모(이탈리아식 장롱)에까지 미친다. 결국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은 이들이 톱으로 예의 코모를 썰어 나누게 되는데 여기에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다.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었지만 읽으면서, 괘씸한 조카들에 대한 통쾌함이 느껴질 정도로 후련했다! 도농 간의 갈등과 밧사 마을 사람들의 도회지 출신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젊은 의사의 지혜>는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감동을 전해 주고 있었다. 중병을 앓는 마을 주민의 수술을 위해 대도시로 갈 것을 줄기차게 권유하지만, 보호자가 들을 체도 않자 결국 대도시 밀라노에 있는 자신의 스승에게 전화 연결을 해가면서 집도를 하는 신참내기 의사의 휴머니즘에 대한 우회적 묘사는 과레스키 작품 중에서도 특히나 일품이었다. 아울러 대도시로 떠나려는 그를 주저앉히는 돈 카밀로 신부의 은근한 권유 또한 멋졌다. <스코파 게임>에서는 다시 한 번 돈 카밀로 신부와 패포네 읍장의 대결을 그리는데, 종목은 다름 아닌 스코파라는 카드 게임. 술집에서 벌어지는 카드 게임에서 패포네 읍장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고 하면서 사제의 신분으로 차마 술집에는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 창틀에 서서 게임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니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게다가 돈 카밀로 신부는 패포네 읍장을 이기기 위해, 치졸한 속임수마저 사용하지 않는가. 물론 나중에 십자가의 예수님에게 혼이 나지만 말이다. 조바니노 과레스키의 “돈 카밀로” 시리즈는 이렇게 정치적인 사건들뿐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루면서 전 세계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 같다. 책은 물론이고 영화와 텔레비전 시리즈로까지 제작이 되어져서 많은 인기를 끌었었다. 마치 프랑스의 아스테릭스와 같이, 아마 이탈리아 사람들에겐 그렇게 친숙한 캐릭터들이 아닐까? 책을 읽는 내내 왜 우리에게는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이런 캐릭터들이 없는 걸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돈 카밀로 신부와 함께 하는 시간은 정말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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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노 과레스끼...
국내에는 신부님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작가. 지금까지 이 사람의 책은 한번도 날 실망시킨 적이 없다.
사소하게 지나치는 작은 일상들을 때론 코믹하게, 때론 날카롭게 스며드는 감동을 담아 글을 쓴다고 할까...
인물들 모두 살아있는 이웃들 같이 생동감이 느껴지며, 작가의 관찰력이 돋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