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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파리의 허름한 북 호텔을 인수한 르쿠브뢰르 부부는 희망에 가득차 호텔 운영을 시작한다. 4층 60개의 객실을 깨끗하고 안락한 호텔을 운영해보겠다는 생각은 호텔 운영에 들어가는 엄청난 노동력에 질리면서 꺽이게 된다. 호텔이라고는 하나 간신히 침대 하나 놓일 만한 쪽방에 투숙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난하고 허세많고 갈 곳 없고 비밀 많은 파리 노동자들. 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가운데 북 호텔엔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고 넘쳐 나게 된다. 애인에게 버림받은 하녀, 혁명을 꿈꾸는 선동가, 은밀히 여장을 즐기는 과자점원, 아내가 친구와 바람난 것도 눈치 못채는 경찰 , 불행으로 묶여있는 노처녀 자매, 아이를 잃은 뒤 매춘으로 나서는 시골 처녀, 끊임없이 기침만 하다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폐병쟁이, 그가 죽었다는 소식에 유산을 챙기려 달려온 가족들등... 북 호텔엔 파리 하층민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끊임없이 흘러 넘치는데...
저자의 부모가 북 호텔을 경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소설이다. 작가가 관찰한 사람들을 근거로 쓴 소설이라 등장인물들에 작위성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긴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특별난 것이 없다는 점이 결국 지루함을 가져왔다. 하긴 바람둥이 애인에게 버림받는 하녀 이야기가 뭐가 특별나겠는가? 오히려 버림을 안 받았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겠지. 동성애자가 분명한 여장남자, 인내심 하나로 여자를 후리는 노동자, 아내가 바람 난 것을 본인만 눈치 못채는 남자의 이야기등이 당시엔 쇼킹한 소재였을지도 모르나 이젠 흔해빠져 진부함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가 된걸 어쩌겠는가? 그렇다면 시대 탓을 해야 하는걸까? 아니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걸작들은 시대에 상관없이 여전히 신선함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저 시대를 뛰어넘을 정도의 대단한 글발이 아니었을 뿐이다. 좋은 소설이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