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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 학교 다니던 시절 국사 시간과 미술 시간에 배운 우리나라의 화가이다. 그동안 한국화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작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박물관 100주년 행사를 했는데 거기서 정선의 소나무 그림을 보았다. 너무 인상적이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소나무 한그루에서 뿜어 나오는 묵직한 카리스마를 느꼈다. 정선의 그림들을 언제 한번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읽을 때는 아이들을 위한 책을 먼저 읽어 보는 것이 부담감이 없다. 요즘 서양화에 대한 책도 아이들을 위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데 어렵게 쓰여진 성인용 책보다는 도움이 많이 된다.
책에 소개된 그림들은 산수화가 대부분이다. 그러고 그림들이 커서 보기에 좋다. 다른 동양화를 소개한 책들은 그림들이 작게 인쇄되어 있고 설명위주가 많아 지루하기 쉽다.
그런데 같은 산수화도 자세히 보면 그 화법이 정말 다양하다. 같은 사람이 그렸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정말 다양하다. 한사람의 화가가 바로크와 고전주의 낭만 주의 그림을 다 아우르고 있는 것 같다.
산수화를 많이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신사임당 그림풍의 꽃과 동물 그림도 인상적이다. 산수화를 그릴 때는 대담하게, 꽃과 동물을 그릴 때는 섬세하게 그렸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책에서 보았던 '비온뒤의 인왕산(인왕제색도)의 커다란 도판이 반갑다.
정선의 간략한 일대기와 그림에 대한 해설이 쉽게되어 있다. 역시 그림은 그 배경에 깔려진 '이야기'를 알아야 이해하기 쉽다. 각 화첩에 담겨진 의미를 알고 그림을 보니 이해하기가 쉽다. 특히 산수화는 그림 만 보아서는 그 의미를 알아내기 힘들다. 80세가 넘어서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던 정선의 치열한 프로의식이 부럽다.
언제한 번 정선의 그림을 많이 가지고 있는 간송 미술관에 가 보아야겠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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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육 지음 / 아이 세움 출판
학교 다닐 때 인왕제색도(비 온 뒤의 인왕산)를 보고 이상한 상상을 했던 적이 있다. 마치 인왕산이 죽어가는 남자 아들을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 같은 모습으로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작품으로 처음 정선이라는 사람에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태어나고 살고 있는 지명과 같은 이름이어서 애착이 갔는데, 점점 그의 작품을 알아 갈수록 대단한 미술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품명품에 ‘겸재’라는 그의 호만 나와도 그림 값이 솟구쳐 오르는 것으로도 알 수 있지만, 이 책을 통해 그의 생활과 작품 활동을 보게 되면 어째서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하나같이 칭송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정선은 14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과거공부를 하지 않고 일찍이 그림의 길로 들어선다. 물론 나중에 그림으로 종 2품에 이르는 벼슬까지 오르지만, 초기에 정선에게는 재산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많았다. 영의정을 지냈던 김수항의 6아들 즉 ‘6창’이라 불리던 사람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연잉군(후의 영조)이 그의 집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었던 것이다. 이 때 부터 이름을 날리면서 그는 갈수록 좋은 작품을 내게 되는데 84세를 살면서 끊임없이 붓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그는 그의 작품에서는 금강산이 많이 나오는데, 그 금강산으로 인해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그려냈다. 그의 작품에는 남종화 방식도 나오지만, 독특한 점은 그 그림안의 사람들이 모두 조선인이라는 것이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중국의 영향의 받아 자연스럽게 중국인의 모습을 그려오던 것이 관례였는데, 정선은 이것을 깨뜨리고, 조선의 진실 된 모습을 그리기 위해 고심한 결과이다. 또한 중국풍은 사실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정선에게 있어서 그림은 사진과 같이 똑같이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따라 여러 가지 사물을 재배치하기도 하고, 과감하게 과장, 생략해 버리기도 했다. 이전가지의 실경 산수화와 이런 점에서 차이가 나서 정선을 ‘진경산수화의 선구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정말 마음 편하게 살아왔는데, 정선이야 말로 마음을 비우고 자기가 하고 싶었던 그림 그리는 일을 팔십 세까지 해오면서 살다갔으니 삶에 복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그렸던 금강산, 인왕산 등지에 한번 가보고 싶다. 비록 문방사우를 제대로 다루진 못하지만, 부벽준, 미법준, 피마준 등의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니 나도 직접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화가의 입장에서 조선의 금수강산을 조선의 기법으로 그려낸 작품이 내 마음을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비단 내 마음 뿐만은 아닐 것이다. 끝까지 겸손하게 그림을 그렸던 정선, 부단히 노력했던 화가 정선, 인지상정을 알고 창작의 감동을 쏟아 부울 수 있었던 열정을 가진 정선... 조영석이 정선이 죽었을 때 한말이 있다. “살아서도 이름을 떨치고, 죽어서도 이름을 떨칠 터이니 이는 죽어도 썩지 않는 것과 같다” 정말 그는 죽었지만, 그의 그림들이 남아서 그의 이름을 한국인의 가슴과 머리에 영원히 심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