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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장을 자세히 보면 포스트잇이 책마다 형형색색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내겐 맛있는 문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에 흔적을 남기는 방식이다. 가끔씩 책을 넘기다보면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 마련. 때론 한줄 문장에 하루 온종일 넋을 놓을 때도 있다. 가령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인생'에 등장하는 임팩트 있는 문장처럼.
작가를 요리사로 비유하면, 문장은 그만의 레시피이고, 손맛이라 할 수 있다. 파닥이는 생선을 날선 사시미로 회를 뜨듯, 살짝 데친 시금치를 주물주물 무치든... 상대를 위한 요리는 정성이 들어간다. 이렇게 완성된 음식을 우리는 눈으로, 코로, 입으로 만끽한다.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은 2007년 5월부터 2008년 4월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 집배원'을 맡아 매주 뛰어난 문장들을 배달한 것을 묶은 것이다.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 그이기에, 52편의 작품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며 그가 찾은 문장들은 그야말로 성찬이었다. 총 4부 구성으로, 계절과 당대상을 고려한 안목이 돋보였으며, 작가군 또한 고대의 작자 미상에서부터 박완서, 이문구, 루트비히 판 베토벤, 빠블로 네루다, 한창훈, 박민규, 천명관, 이기호, 이혜경 등 스펙트럼이 광범위하다.
반가웠던 것은 동질감이랄까. 가령 이기호와 박민규, 백가흠의 소설을 읽으며 내가 표시해놓은 부분이 그대로 실렸다는 점. 2~3페이지의 압축된 문장들이지만 '맛있다'란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임팩트가 있다는 점. 성석제의 짧은 감상이 함께 어우러졌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뒷부분에 작가들의 약력을 실어놓아 독자들을 한껏 배려한다.
찾은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음과 같다. 심연섭 선생의 '건배'(중앙M&B, 2006)에 실렸던 원자마티니 1이다. 성석제 작가는 헌책방에서 선생의 '술,멋,맛 주유만방기'를 처음 접했다고 한다. 김중혁의 '펭귄 뉴스'(문학과 지성사, 2006)에 실린 '무용지물 박물관'도 인상적이다. 딴 게 아니라 편집디자인 회사에 다니고 있는 내가 심히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 '지금 예술하냐?'란 핀잔을 자주 듣던 나로서는 더더욱.
전혜린 작가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민서출판사, 2004)에 실린 '마지막 편지'도 내게 울림을 준다. 불꽃처럼 살다간 한 인간의 처절한 외로움과 간절함이 가슴으로 전해진다.
그외에도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성찬은 계속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코스 요리처럼 다양한 풍미를 자랑하는 문장들의 향연은 막혀있던 내 머릿속에 청량감을 전해준다. 문득 헤르타 뮐러의 언어, 신경숙의 묘사, 박민규의 호흡, 김훈의 치열함을 두루두루 맛본 느낌이다. 마지막 표지 뒷편에 실린 문학집배원 성석제 글은 깔끔한 뒷맛을 전해주는 디저트다. 비록 1년이 안된 시간동안의 집배원 활동이었지만, 그의 활동이 다시 한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아~ 참~ 맛나다.
저는 저수지 가득한 잘 익은 술과 같은 아름다운 빛깔의 문장이 많은 사람의 가슴과 머리로 흘러갈 수 있도록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일을 잠시 맡았습니다. 문장에는 아름답고 슬프고 즐겁고 힘찬, 인생 희로애락애오욕의 모든 특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장이 냇물과 도랑을 따라 흘러갈 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십시오. 냇가를 따라 달리셔도 좋고 도랑에 발을 담그셔도 좋습니다. 문장으로 푸르러진 마음의 풀밭에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시든가요. 저수지의 물로 세수를 하고 둑 위에 서서 얼굴에 묻은 물을 바람에 말리던 때를 떠올립니다. 수문 반대편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에 바람이 집을 짓던 것처럼 모든 문장은 자연스럽게 깃들이는 법이니 이 자연스러움에 흔연히 함께해주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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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 '문학집배원'이라는 표현이 붙어있다. 편지를 배달해주는 사람을 우편집배원이라고 한다면, 책에서 명문장을 골라 전달해주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성석제 작가는 지난 2007년 5월부터 2008년 4월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사무국의 '문학집배원' 프로그램을 통해 매주 목요일 좋은 작가의 맛깔스런 문장을 온라인 독자들에게 '배달'했다. 그 중에서 52편을 가려뽑아 이 책 '맛있는 문장들'에 담았다.
작가의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했겠지만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은 대부분 (제목 그대로 표현하면) 맛있다. 대부분 한국 작품에서 발췌한 것들이어서 감칠맛이 난다. 외국 작품을 어설프게 번역한 문장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것들이다. 밑줄을 친다면 모든 문장을 새까맣게 칠해야 할 정도다. 황순원의 '별'에서 따와 이 책에 실은 문장은 이렇다.
"도로 골목을 나오는데 전처럼 당나귀가 매어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그러나 전처럼 당나귀가 아이를 차지는 않았다. 아이는 달구지채에 올라서지도 않고 전보다 쉽사리 당나귀 등에 올라탔다. 당나귀가 전처럼 제 꼬리를 물려는 듯이 돌다가 날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는 당나귀에게나처럼, 우리 뉠 왜 죽엔! 왜 쥑엔! 하고 소리질렀다. 당나귀가 더 날뛰었다. 당나귀가 더 날뛸수록 아이의, 왜 쥑엔! 왜 쥑엔! 하는 지름소리가 더 커갔다. 그러다가 아이는 문득 골목 밖에서 누이의, 데런! 하는 부르짖음을 들은 거로 착각하면서, 부러 당나귀 등에서 떨어져 굴렀다. 이번에는 어느 쪽 다리도 삐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의 눈에는 그제야 눈물이 괴었다. 어느새 어두워지는 하늘에 별이 돋다났다가 눈물 괸 아이의 눈에 내려왔다." (88~89쪽. 황순원 '별' 문학과지성사 1996)
저자는 각 작품에서 뽑아낸 문장들을 펼쳐놓고 독자가 음미하도록 유도한다. 그 문장 뒤에 작가의 설명을 달았다. 문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추억이 있는지, 생각할 점은 무엇인지를 한 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글로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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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성석제가 내놓은 주옥같은 문장들 ‘ 환상의 문장 하모니 ’ 문학집배원 성석제가 전달하는 맛있는 문장은 과연 무엇일까? 문학을 접하는 나에게 새로운 문장도 있었고, 낯익은 문장들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 ' 글맛 한번 참 좋다' 라고 누구나 느낄 것이다. 맛있는 문장들, 살이 되고 뼈가 되는 토대로 한 문장들, 그 중에서 주옥같은 문장들이 장르를 망라하고 들어있으니 이 어찌 이토록 맛있는 문장들일까? 그냥 한군데를 펼쳐서 무심결에 보아도 흩날리는 문장 속에서 주옥같은 것만 발췌하였으니, 이 봄날 성석제가 배달 해주는 문장 맛을 음미하는 나는 '맛있게 문장을 섭취하는 여자' 일 것이다. 소설가 성석제가 말하고자하는 문장들을 보면, 성석제 작가님의 글을 보지 않아도 대강 어떤 스타일 이겠다라는 생각이 통밥으로 나오게 된다. 섬세하면서, 서민적이면서, 온정적이며 …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 봄날의 따스함. 봄잎처럼 따스한 , 대단히 온정적인 느낌이 들어 있다. 제 1부 내 이럴줄 알았지 라는 문단 안에 든 나에게 친숙한 김유정 봄봄이 들어있었고, 웃기면서도 교훈이 담겨있었던 한창훈 삼도노인의 제주여행기 역시 인상깊게 읽었으며, 웃기기는 첫 번째로 웃긴 현진스님의 방귀수좌도, 작가미상의 놀부 심술보 역시 참 맛깔나는 문장이였다. 제 2부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에서는 강희맹 도둑의 교훈과 로얼드 달의 맛을 개인적으로 인상 깊이 읽었다. 제 3부 나는 박물관에 간다에서 개인적으로 김애란 나는 편의점에 간다를 인상깊게 읽었고 제 4부 모두 잘 먹고 잘 살았다에서는 박지원 열녀 박씨의 죽음을 인상깊게 읽어보았다. 이 책을 다 펼쳐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골고루 맛있는 문장들을 속속들이 넣어둔 것을 볼 것이다. 보면, 우리나라 문호의 박지원이 나올 것이고, 빠브로 네루다도 나오고,소설가 이청준씨 소설도 보인다. 이 모든 사람들이 지어낸 소설과 문장들이 한데 어울러져 한 가지 양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름다운 하모니의 ‘맛있는 문장들’ 맛있게 섭취하면 무척 좋을 문장들이다. 나도 읽으면서 행복하게 읽었다. 중간 중간 보라색 표지 안에 설명들로 어려웠던 문장들을 이해시켜주는 글 문맥 맛은 참 좋다. 이러 저러한 생각들. 그리고 문학작품 안에서 깊게 들여다 보지 못했을 문장들을 발췌해서 엮어서 한데 모여드는 환상의 문장 하모니! 재밌게 읽었던 것들도 많고, 밤에 잠이 안 올때 한번 슬쩍 훑어보아도 책의 맛있는 문장에 풍덩 빠지는것 같다. 책을 덮고 나면 맛있는 문장을 잔뜩 섭취한 것같은 포만감에 슬쩍 뿌듯해진다. 문학 집배원의 깔끔 소박한 문장들을 섭취해서 무척 고마운 책 이였다. 앞으로도 이런 책이 많이 나와서 또 다른 맛있는 문장을 섭취하고 싶어진다. 맛있는 문장, 맛있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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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기차안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일에 치여 머리가 복잡하던차에 서울로 가서 교육받을 일이 생겨서 기차타는 그 시간 동안 읽을 책으로 읽지도 못하고 쟁여놓은 책들 사이에서 이잭을 골랐다. 눈에 익은 제목들사이에서 그래도 이문장들을 책의 첫머리에 놓은 이유가 있겠지싶어 읽기시작하다가....풉~~ 조용한 기차안에서 커피를 내 뿜을 뻔했다. "야이 느므 색긔...... " 를 시작으로 남도의 사투리가 그렇게 리얼하게 묘사된걸 본적이 없다 ^^ 이부분을 폰으로 캡쳐해서 친구들에게도 보내주고 집에 와서는 남편에게도 읽게하고 군에 있는 아들하고도 즐겁게 공유했다. 참 재미지고 멋진 우리말이다. 참 구수한 남도 말이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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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유쾌하고 즐겁고 꼬인 데 없이 깔끔하고 맑은 느낌의 작가 성석제가 이번엔 우리 문학의 좋은 문장들을 찾아 배달해주는 문학 집배원이 되어 돌아왔다.
문체가 시원스럽고 황당한 이야기도 시치미 뚝 떼고 술술 풀어내는 글발로 봐서는 말발도 시원, 유창할 거 같았는데, 실제로 강연을 들어본 성석제는 어찌나 수줍어하면서 주저주저하면서 말을 이어가던지 살짝 안쓰럽기도 하고 심지어는 조금 실망이 될 정도였다. 그건 사실 <소풍>에서 입가에 검은 소스를 잔뜩 묻히고 정신없이 자장면을 먹는 소년 같은 모습이기도 해서, 곰곰 생각해보면 맑은 소년 같은 얼굴의 아저씨라고나 할까. 내게 성석제는 그런 편안한 느낌의 작가였다. 그런 옆집 아저씨가 내게 문학 편지를 배달해주는 집배원이 된 거다.
‘저는 저수지 가득한 잘 익은 술과 같은 아름다운 빛깔의 문장이 많은 사람의 가슴과 머리로 흘러갈 수 있도록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일을 잠시 맡았습니다.
사실 처음에 책을 보고서는 별로 땡기질 않았다. 그냥 뭐랄까. 스테이크면 스테이크, 김치찌개면 김치찌개 또는 라면이면 라면... 한 맛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음식 대신에 왜 잡탕 찌개의 느낌이랄까. 이것저것 마구 때려 넣어서 그 어떤 맛도 아닌, 그저 먹을거리 정도랄까, 그랬다. 그랬는데, 막상 저녁마다 조금씩 읽다 보니 정말 각각의 글이 각자의 맛을 곱게 내고 있었다. 마치 구절판 같다고나 할까. 따로 각각의 맛을 간직하면서도 함께 먹으면 최고의 맛을 내는 구절판 말이다.
왜 아니겠는가. 성석제 집배원이 찾아낸 우리 문학의 최고 문장들이니 말이다. 이문구, 김유정, 이기호, 채만식, 박완서, 황순원, 김구, 로얼드 달, 김중혁, 공선옥, 백가흠, 윤성희, 양귀자, 김승옥, 최명희, 박지원, 김연수, 권여선 기타 등등 또 기타 등등의 작가들이다. 거기에 성석제가 곁들이는 잔잔한 해설 또한 공감 백배다. 이 책은 문학의 햇살과 봄비를 한꺼번에 맞이하게 해준 이 봄의 문학 전령사다.
자신을 둑이라고 고함치던 4만명의 ‘개자식들’에게 헌사를 바치는 빠블로 네루다의 자서전 얘기엔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춘향전>에서 찾아낸 문장을 소개하고 난 뒤의 성석제의 권고는 정말 꼭 받아들이고 싶은 심정이다.
‘소풍을 가십시오.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절, 고운 태도 아장 걸어 소풍을 가십시오. 거추장스러운 옷 훨훨 벗어 걸어두고 답답한 구두 벗어던지고 바람 따라 흔들흔들, 실근실근 해보십시오. 풀잎도 입에 물어보고 꽃향기에 온 인생의 몇초라도 맡겨보고 세상 인물 아닌 것 같은 날 훌쩍 소풍을 나서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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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쓴 글이 아닌, 그저 다른 사람의 글 중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글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라는 친구의 이야기에... 솔직히 그리 구미가 당기진 않았다. 그런 개인적인 선택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고, 짧은 글로 어떻게 전체가 주는 묘미를 느껴볼 수 있을까... 믿지 못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아! 하는 감탄을 하기도 했고, 저자가 선택하고 적어 놓은 문장들을 한번 두 번 읽다보니, 이런 느낌 때문에 이 문장들이 선택되었구나... 싶은 공감을 해보기도 했다. 지금 나의 마음은 단 한줄로 요약해 본다면 이런 마음일 것이다. 우리 말이, 우리 글이 이렇게 감칠맛이 있다니! ‘읽는 맛’ 이 잘 살아 있는 글을 읽다보면, 랩의 라임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의 그 글들에서 리듬이 생기고, 음악이 되어 머릿속에서 연주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두페이지 혹은 그 이상 되는 짧은 글 임에도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래서 전체 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한다. 우리 나라 작가들의 책 속에 이렇게 좋은, 이렇게 맛이 나는 글이 있었나 싶어지기도 하고. 나중에 꼭 찾아 읽고 싶어진다. 물론 전체가 다 그렇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글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저자가 왜 그 문장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후에 덧붙임 형식으로 되어 있는 글을 읽고서야 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대부분의 문장은 그 자체 만으로도 반짝 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말이 주는 아름다움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면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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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성석제가 내놓은 인간풍경 가득한 소설들의 잔치상
Web 2.0은 누구도 지나칠 수 없는가 봅니다. 작가들이 탈고하기 전까지는 가족들에게조차 보여주지 않는다는 자신들의 원고를 매일 매일 블로그에 올려서 Webzine이라는 개인미디어로 거듭나더니, 그들이 즐겨 읽은 책의 리뷰를 엮어 책을 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좋아하는 소설가 성석제님의 책을 소개합니다. 이 분은 이번에 스스로를 '문학집배원'이라 칭하고 자신이 읽은 문학 속에서 즐거움을 준 소설들을 모았고, 그 속에서 정수(자신이 생각한)를 뽑아 소개하고 살짜기 멘트를 넣었습니다. 책 제목은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입니다.
성석제님은 책의 시작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장에는 아름답고 슬프고 즐겁고 힘찬, 인생 희로애락애오욕의 모든 특징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장이 냇물과 도랑을 따라 흘러갈 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십시오. 냇가를 따라 달리셔도 좋고 도랑에 발을 담그셔도 좋습니다. 문장으로 푸르러진 마음의 풀밭에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시든가요." 말씀처럼 감성가득한 글들이 가득합니다. 도시의 매연보다는 소똥 내음 그윽한 시골의 한적함을 느끼게 하는 성석제님의 글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개하시는 소설가들은 과거와 지금, 동양과 서양을 에둘러 등장합니다. 현진스님과 채만식 선생, 루쉰과 빠블로 네루다가 눈에 띕니다. 영원한 어머니 박원서님과 유일무이한 애국자 김구선생님, 황순원님의 백미 '별'도 보이고, 결혼관을 흐려준 박현욱님의 '아내가 결혼했다'도 보이네요. 반갑고, 새롭고 흥미로운 글을 만드신 쉰 두 분을 모두 만났습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봄이 올 듯 기분을 붕붕거리게 만드는 글들이었습니다. 소설 하나 속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의 두 세페이지 글을 하나 둘 씩 모아 하나로 엮었습니다.
글 말미에 던지는 성석제님의 해서 역시 프로이트의 꿈해몽을 능가합니다. 인간세상의 모든 상념을 담은 글들에 저마다 어울리는 해설을 놓았습니다. 껍질채 쪄 내놓은 자리돔 이야기를 적은 한창훈님의 [삼도노인회 제주여행기]에서 성석제님은 내면이 중요하다면서도 껍데기에 절대적으로 가치를 둔 우리 현실을 꼬집습니다. '껍데기를 째고 찢고 올려붙이고 꿰매고 깎고 빛을 쪼이고 점을 빼고 주름을 제거하고 향수를 뿌리고 동물성, 식물성, 기능성,한방, 산삼 성분 화장품을 바르고 때로 남의 껍데기를 먹어서' 껍데기와 그 뒤쪽, 안과 밖의 차이가 나날이 커져 표리부동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존재, 바로 우리들 모습을 꼬집었습니다.
이런 책을 앞으로 자주 만날 것 같습니다. 저자의 서재를 소개하는 듯, 좋은 책의 일부를 맛뵈기로 보여주는 듯 한 '책속의 책', 문학에 있어 문외한인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작은 선물입니다. 하지만 성석제님 필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은 것은 한편으로 작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작품에 대한 예의일지는 모르지만, 거침없이 투덜대고 쏴대는 성석제표 '해설'이 더 맛깔지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제가 뭘 압니까? 그렇다는 거죠. 그래도 즐겁게 읽으며 즐겼습니다. 그럼 된 것 아닌가요? 늦은 금요일 밤에 미친 아헤처럼 낄낄깔깔 대가 시무룩했다가 심각해진 몇 시간을 이 책에서 얻었습니다. 산해진미 그득한 잔치상을 한~상 받은 느낌, 이 책을 덮으면서 받은 포만감입니다. 잘 먹었...아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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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는 ... 그러니까 책 께나 읽는다는 것을 루이비통처럼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하던 절에는 외국문학을 좋아했었다. 물론 지금도 번역투가 가져다주는 약간의 어색함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순간부터 문학이란 것 자체를 멀리하고 가볍고 쉽게 읽는 책들에만 집중하게 되었으니. 한국문학에는 손도 제대로 대보지 못하고 멀어지게 된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석제가 뽑은 맛있는 문장들'이란 책은 간만에 문장 그 자체를 오롯이 즐길수 있는 뷔페같은 책이다. 번역투는 도저히 실어다주지 못하는 섬세하고 간결한 말의 맛. 단어의 미묘한 떨림을 짧게 짧게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 물론 이 책을 읽는다하여 문장을 잘 쓸수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수영교본도 물에서 당신을 구할수 없는 것 처럼 읽고 감탄하고 쫄깃쫄깃한 그 맛들을 느끼는데서 진정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 실제로 성석제씨는 맛집순례가로도 유명한걸로 아는데 그래서인가 문장에 대한 식탐도 있는 것 같다. 이런 책을 다 내신것을 보니. 덕분에 맛집 프로보는 즐거움으로 다 읽지 않아도 포만감이 드는 그러나 살짝 감질 나는 책이다.
너무 임팩트가 강해서 좀처럼 뇌리에서 씻기질 않는다. 하하하 사실 나도 십여년전 이문구씨의 소설을 정말 즐겁게 읽었었는데 다시 읽어봐도 그 진득한 토종 사투리에 살아있는 시골사람들의 캐릭터는 시트콤에서 튀어나온 것마냥 즐겁고 유쾌하다. 소리를 내어 읽지 않으면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진한 사투리가 나오는데 예전에 미국문학을 공부할때 종종 튀어나오는 흑인들의 방언이 생각나게 한다. 그떄는 잘 되지도 않는 영어를 사투리로 읽으려니 재미보다는 진땀을 뺐던 기억만 남았지, 이렇듯 유쾌하게 배꼽을 잡았던 기억은 없는데 이것이야말로 말의 힘이지 싶다. -내 영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 ㅋ - 박민규, 배수아, 김애란, 김연수등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는 신진작가들의 글은 물론이고 춘향전, 열녀 박씨의 죽음처럼 아주 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박완서, 윤후명, 강신재, 이청준등 한때 내 시절들을 채웠던 중견작가들의 글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기도 하다. 스스로를 문학집배원이라고 말하는 성석제씨의 짧지만 강렬한 코멘트가 곁들여져있어 독서낭독회라도 참석한듯 즐거워지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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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을때 마음에 와 닿거나 다시금 되새기고 싶은 문장이 있을 때는 책 귀퉁이를 살포시 접어놓는 나만의 표식 버릇이 있다. 그로인해 책을 애지중지하는 식구들은 못마땅해 하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면서 가끔은 접혀진 부분을 더 눈여겨 펼쳐 보는 경우도 있으니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싶다. 문장을 읽어 내리면서 어느 순간 나와 공감되거나 기억되는 부분이 있는 경우 가슴 뿌듯하기도 하고, 미처 내 자신이 그러하지 못하고 주저하게 되는 부분에서는 대리의 만족과 마음 속 전폭적인 지원을 할때도 있는 것처럼 삶의 여러 부분이 녹아 있기에 모두가 즐거워하는지도 모른다. 정석대로의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항변이 당연해진 지금에 소유하고자 집착하는 것들을 잠시 놓을 수 있는 기회가 아마도 그러한 때이기에 가슴 가득 온갖 행동한 것들을 담아둘 수 있기에 너무도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각기 다른 느낌의 글들이 주는 느낌과 공통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공감이 매력적일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어찌보면 국한되어진 것들에 비집고 들어오는 새로움이 더 많은 맛으로 다가오는데 다소 단편적일 수 있음에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러나 맛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어도 그 글들에 대한 호기심은 생겨나기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아마도 각자가 즐겨 읽게 되는 이유가 그러한 여러 가지일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커지고 넓어지면 아니 좀 더 국한되고 섬세하게 달라질테지만...., 지금은 이 느낌을 잊지 않도록 맛나는 문장들을 과식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