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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에서는 누구나 드라마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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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책행시를 듣는데 어느날 월요일 초대손님으로 작가가 나왔었다. 지방 방송국 아나운서 일을 몇년간 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아나운서 일도 경험을 쌓기 위해 했던 거라 몇 년후 글을 쓰기 위해 미련없이 그 일을 그만두었노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거리낌없이 그만둘 수 있는 사람, 내내 작가가 꿈이었던 사람이 쓴 책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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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책행시를 듣는데 어느날 월요일 초대손님으로 작가가 나왔었다. 지방 방송국 아나운서 일을 몇년간 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아나운서 일도 경험을 쌓기 위해 했던 거라 몇 년후 글을 쓰기 위해 미련없이 그 일을 그만두었노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거리낌없이 그만둘 수 있는 사람, 내내 작가가 꿈이었던 사람이 쓴 책은 꼭 읽어줘야 하는 게 아닐까, 무엇보다 그의 책이 궁금했다.


고은주 작가,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임에도 책은 매끄럽게 술술 읽혔으며 전개 과정도 자연스럽고,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증을 자아내어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나와 엇비슷한 나이의 주인공과 그녀의 잘나가는 친구들의 이야기, 갱년기를 맞이한 그녀가 사춘기의 자녀와 빚어내는 일련의 일들이 지금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 공감하며 읽었는지도 모른다. 나이들어가며 느끼는 감정은 다 비슷하구나 싶어서 반가웠고 거기다 "살면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일은 지금의 내 나이"란 구절은 처음부터 나를 완전히 그녀의 편으로 만들어 버렸다.


책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였던 서미주와 정유채, 그리고 화자 김은하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들이 친하게 된 계기부터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어른이 되어 동창회를 시작하며 다시 만나게 된 옛친구들의 이야기, 첫사랑, 틈틈이 은하와 그녀의 가족 이야기가 씨줄날줄처럼 과하지 않게 얽혀있다. 마흔 후반, 딱 그 나이여야만 공감할 수 있는 롤러장이나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끝없이 수다를 떨었던 카페, 도와주는 사람없이 힘들게 육아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제목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듯 하다. 보통의 아줌마들처럼, 드라마를 좋아하는 주인공이라서 드라마 퀸이기도 하고 우리의 일상이, 우리의 삶 자체가 드라마이고 그 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주인공을 맡고 있어서 드라마 퀸이라고 붙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야무지고 공부도 잘했던 똑똑한 서미주와 부유한 집에서 자란 섹시하고 발랄한 정유채, 그 사이에 완전 평범해 보이는 김은하가 처음엔 어울리지 않았고 주목받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며 딸들은 자신처럼 살지 않길 바라며 어떤 일에든 공부공부하는 김은하, 거기다 남편과도 데면데면, 사춘기 딸과도 좋은 사이가 아닌 김은하를 왜 작가는 주인공으로 발탁을 한 것인지 내내 궁금했다.


오십 언저리가 되면 과거에 공부를 잘했건, 예뻤건, 잘나갔건 그런 것들이 더 이상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모두의 삶이 다 비슷비슷해지고, 큰탈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성공한 삶이라고 볼 수 있어진다. 타인의 삶이 부러워보일 때도 있지만 들여다보면 상처없이 사는 사람도 없고, 그냥 그렇게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사는 게 최고의 삶이 아니겠냐고 작가는 말하는 듯 하다.


?

해피엔딩이고, 평범한 김은하가 마땅히 주인공이 되어 기분 좋은 결말인듯 한데, 다 읽고 난 후 내 기분은 내내 영 별로다. 까닭을 따져보자면, 불합리하게 느껴져서일까?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는데, 결국은 드센 팔자로 끝나버린 서미주를 보면서, 그렇다고 노력도 없이 경제적 안정을 찾아 만난, 아버지 같은 남편과의 김은하의 삶이 정녕 제일 부러움을 살만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젊었을 때 최고의 가치라고 여겨지는 것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별 게 아닌 것이 되어버린 것은 그나마 나이들어 좋은 점인 것 같긴하다.


http://blog.naver.com/hjseo72

h*****2 2017.01.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몬순(Mo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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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이른 아침 세면대 앞에 마주선 피곤한 일상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덜 데워진 물에 오들거리면서 샤워를 하고, 주말 사이 거뭇해진 수염을 성의없이 밀어내고 나서,  무난한 취향의 에프터쉐이브를 바르면서 시작하는 일상(日常) 말이다.'이 소설'은 문학사상(文學思想)의 소설이다. 나는 여러 출판사의 소설중에서도 '문학사상'의 소설을 가장 좋아한다. 이상(李箱)의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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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이른 아침 세면대 앞에 마주선 피곤한 일상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덜 데워진 물에 오들거리면서 샤워를 하고, 주말 사이 거뭇해진 수염을 성의없이 밀어내고 나서,  무난한 취향의 에프터쉐이브를 바르면서 시작하는 일상(日常) 말이다.


'이 소설'은 문학사상(文學思想)의 소설이다. 나는 여러 출판사의 소설중에서도 '문학사상'의 소설을 가장 좋아한다. 이상(李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마도 소설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소설들을 주로 취급해서일 것이다.


'小說'. 루카치(G. Lukacs)는 소설을 '석양의 부둣가에서 지친 일상을 뒤로 한 채 담배 한 모금을 빨고 있는 성숙한 남자의 장르'(Die Theorie des Romans)라고 했던가. 이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지친 일상과 성숙함을 소외(疏外)시키는 기존의 비본질적 소설들과 구분되어 보인다.


'이 소설'은 '일상에 지친 남자들'과 '그 주변의 성숙한, 또는 미성숙한 여자들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루카치의 소설이 망원렌즈로 클로즈업한 인물사진이라면, 고은주의 소설은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사진이랄까.


'이 소설'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리얼리티를 유려하고 정갈한 문장으로 매우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이 주는 또 하나의 묘미는 익조틱(exotic)한 사투리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이 소설' 속의 사투리는 아주 오래전 왕가위(王家衛)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떠올린다. 습하고 끈적거리는 홍콩의 공기가 느끼지던 광동어 풍의 남녀 간의 대화처럼 말이다. 


'이 소설'은 얼마 전 '교통방송'의 북리뷰를 듣고 선택하게 되었다. 오랜 만의 신작이라 놀라움 반, 의구심 반의 심정으로 읽기 시작했다. 문자만이 줄 수 있는 깊이가 느껴진다. 지금은 출퇴근 전철 안에서 읽고 있지만, 이 소설을 다 읽게 되는 그때 쯤이면 이국적인 억양 가득한 '그 도시'에서 바다냄새나는 '날 것'들을 한껏 만나 보고 싶다.

b******n 2016.11.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