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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속의 인형, 속의 인형,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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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뻤다. 이 책을 읽게 되어서. 아돌프 비오이 까사레스. 그의 글에 대해 더 많이, 더 깊이 알고 싶다. 마치 러시아 전통 인형 마뜨료쉬까처럼, 작가는 몇 겹의 꺼풀 뒤에 본질을 숨겨놓고 이야기를 짜나간다. 환상 속에 현실을 구성하는 그의 힘과 뒤통수를 톡 치는 장난스러움, 기발함과 섬세함 그리고 작가가 지니고 있는 내적 통찰이 그의 글을 진정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었으리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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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뻤다. 이 책을 읽게 되어서. 아돌프 비오이 까사레스. 그의 글에 대해 더 많이, 더 깊이 알고 싶다. 마치 러시아 전통 인형 마뜨료쉬까처럼, 작가는 몇 겹의 꺼풀 뒤에 본질을 숨겨놓고 이야기를 짜나간다. 환상 속에 현실을 구성하는 그의 힘과 뒤통수를 톡 치는 장난스러움, 기발함과 섬세함 그리고 작가가 지니고 있는 내적 통찰이 그의 글을 진정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이 책에는 짧은 단편이 모여있다. 표제작인 러시아 인형은 뛰어난 단편이다. 물론 결말을 예상해내는 건 어렵지 않으나, 결말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힘은 실로 뛰어나다. 익살스러움과 냉혹함, 거짓과 진실, 사실과 환상, 현실과 꿈이 독자의 가슴에 뒤섞여 들어온다. '카토', '우리들의 여행(일기)', '물 아래에서 등도 좋은 단편'. 세편의 작은 환상작품이라는 부제로 묶여나온 '마르가리따 또는 철분 플러스의 힘', '어떤 냄새', '패배한 사랑'도 좋다. 작가의 여성에 대한 생각도 꽤 재미있다. 여성은 삶이고 지옥이며 기쁨이고 슬픔이라. 짐이자 안락처이며 없으면 외롭고 있으면 괴로운 삶의 동반자일지니...여자라는 이름의 마물이여, 라고 외치는듯 하달까.
o*****4 2003.11.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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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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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내에서 '남미 환상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고 있는 보르헤스와 마르께스와는 다른 느낌의 글을 보여주는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의 단편집입니다. 비오이는 18세 부터 55년 동안 보르헤스와 문학적 동반자로서 활동했고 공동작품도 여러 편을 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기부터 노년에 이를 때까지 그와 함께한 보르헤스의 그림자는 비오이의 작품 곳곳에 서려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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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내에서 '남미 환상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고 있는 보르헤스와 마르께스와는 다른 느낌의 글을 보여주는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의 단편집입니다. 비오이는 18세 부터 55년 동안 보르헤스와 문학적 동반자로서 활동했고 공동작품도 여러 편을 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기부터 노년에 이를 때까지 그와 함께한 보르헤스의 그림자는 비오이의 작품 곳곳에 서려있습니다. 보르헤스의 존재는 비오이를 뛰어난 작가로 만들어줬지만 위대한 작가가 되는 것은 막은게 아닌가 합니다. 비오이의 글은 아예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버리는 보르헤스의 엄청난 규모에 비해 매우 소박하고 현실적입니다. 분명 그 역시 환상적인 요소를 이용해서 글을 써내려가지만 그 배경은 쉽게 그려볼 수 있는 현실이고 등장하는 인물들도 매우 실제적입니다. 그리고 그 환상의 요소라는 것도 일상의 환상성이 아니라 일상에 뛰어든 환상입니다. 정말 비오이가 미국에 태어났다면 X-FILE을 집필하는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가 구사하는 글 속의 환상성은 환상문학이 되기 위해 만들어낸 환상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외계인이나 유령을 다룬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말이 너무 심했지만 그가 일상을 죽 그려놓고 특이하고 이상한 걸 하나 넣어서 환상문학이다라고 외치는 사기꾼은 절대 아닙니다. 아주 짧은 분량의 "어떤 냄새"같은 작품만 훑듯이 읽어봐도 이 작가가 여러 명의 인물을 배치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는 혀를 내두를 정도니까요. 무엇보다 현실에 던져지듯이 등장하는 환상적 요소는 툭 떨어지는 느낌보다는 원래 있던 현실과 두루뭉실하게 붙어버리는 경향이 짙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붙어버리는 환상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글속의 현실에 더 깊게 집중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해줍니다. 이런 점 때문에 그의 글은 펄프픽션에나 실릴 천박한 환상문학의 느낌을 주면서도 오히려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을 읽는 듯한 즐거운 착각 속에 빠뜨립니다. 이런 글읽기의 즐거움에다가 비오이의 해박한 지식과 넓은 시각은 덤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국내에 번역된 이 책은 독자를 과잉보호하려는 과도한 주석으로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보르헤스의 책과 달리 적당한 주석에 읽기도 아주 수월합니다. 보르헤스를 타넘고 그와 필적한 유일한 작가라는 세간의 평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훌륭한 작가라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PS) '트리스트럼 샌디'보다 소설의 인지도는 떨어지고, 아폴리네르나 하인리히 하이네보다 작가의 인지도도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 중에 이 책이 가장 많이 나가는 것은 "환상문학"과 "러시아 인형"이라는 두 개의 단어가 불러일으키는 시너지 효과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d******e 2003.05.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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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비오이 까사레스의 러시아 인형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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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탐정, 추리소설에 그리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 읽기를 끝내면 안개 속을 빠져 나온 듯 하고, 안개 속으로 들어간 것도 같은 환상에 빠진다. 환상 소설이지만 끝에 이르기 전까진 현실세계란 확신 속에서 소설은 읽힌다. 다 읽고 나서야 환상세계란 사실을 알게 하는 독특한 힘이 있다. 단편들을 보자. 이 작품에 대한 찬사에 동의할 수 없다. 결과론 적으로 말하면 주인공 마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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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탐정, 추리소설에 그리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 읽기를 끝내면 안개 속을 빠져 나온 듯 하고, 안개 속으로 들어간 것도 같은 환상에 빠진다. 환상 소설이지만 끝에 이르기 전까진 현실세계란 확신 속에서 소설은 읽힌다. 다 읽고 나서야 환상세계란 사실을 알게 하는 독특한 힘이 있다. 단편들을 보자. <러시아 인형=""> 이 작품에 대한 찬사에 동의할 수 없다. 결과론 적으로 말하면 주인공 마세이라는 여주인공 샹딸과 결혼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한 꼴이 오히려 그녀에게 이용당한다. 그러나 마세이라는 호텔 여주인 과 결혼하는 꿩 대신 닭을 선택한 행운을 얻지 않았는가. 비극적인 이야기도 아니다. 희극적 이야기도 아니다. 나는 명작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제목을 러시아 인형이라한 이유는 무엇일까. 큰 인형 속의 작은 많은 인형들. 한 개의 인형이 망가져도 다른 인형들이 얼마든지 대체된다는 뜻일까. 희망은 얼마든지 있으니 실망하지 말라는 뜻일까. <로취에서의 만남=""> 나는 경매 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후안 피스의 농장으로 가는 길이다. 비가 내리는 진창길, 자동차는 쉴새 없이 물웅덩이에 빠진다. 마음에 들지 않는 동행자 - 철새씨는 눈치코치 없이 지치지도 않고 떠들어댄다. 나는 그를 깔보기도 하고, 능멸하기도 한다. 기어이 차는 물웅덩이에 빠졌다. 내 능력으로 차를 꺼낼 수 없다. 외부에서 도움을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늙은 철새 씨에게 기대를 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운도 시험해 볼만하지 않겠느냐고 철새씨가 우겨 행여나 하며 운전대를 맡기니, 기적같이 차가 웅덩이에서 빠져 나온다. '체인을 풀어 공구상자에 넣고 보니 철새 씨는 차안에 없다. 이 헐벗은 들판에서 숨을 곳이라고는 없었기 때문에 나는 당황했고 얼이 빠져 그가 정말 사라져버린 것인지 의구심마저 들었다.'로 끝난다. 철새 씨는 누굴까. 경매의 날이 크리스마스다. 그는 천사일까. 그는 "믿어라 그러면 볼 것이다"라고 말하지만 '구름 사이에 신을 보았느냐'라는 말에 거침없이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신일까. 해설에서는 독자들이 얼마나 황당해 질 수 있는가 라는 시험이라 말한다. 환상적 소설이라고도 말한다. 나는 망연자실 읽기를 끝내고 멍하니 하늘을 쳐다본다. 수필은 쓸 수 없을까. <카토> 카토는 연극 배우다. 언제나 시대는 변한다. 독재에 대항하여 자유와 민주를 부르짖으며 전복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 와중에 씨저와 맞서 싸우는 자유를 갈망하는 카토의 자살이 압권인 연극은 민중을 자극하기에 알맞다. 그는 시대가 변할 때마다 이용당한다. 그는 시대가 변화하는 것에 관심 없다. 누가 집권을 하던 상관없다. 오직 연극만을 사랑하며 연극에 목숨을 걸 뿐이다. 급기야 급진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과의 마찰 사이에서 연극 도중 권총으로 살해된다. 극중 카토가 자살하는 순간에. 따라서 연극 배우들이 갈구하는 극중에서 죽어가기를 바라는 염원을 이룬다. 비오이는 진정한 연극인 - 예술인을 쓰고자 한 것일까. <여행자가 자기의="" 조국으로="" 돌아가다=""> 나는 유럽에서 생활하는 인도인이다. 가끔 캄보디안 학생을 본다. 지하철에 앉아 더럽고 무성한 머리칼에 수염은 3, 4일 깍지 않은 꾸벅꾸벅 졸고 있는 웃음 , 낮은 목소리로 자기 자신과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입술을 빠르고도 부드럽게 움직이는 만족스러워 보이는 그가 한심스러워 보인다. 그리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항상 대사관 앞에서 수위는 늘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나가라고 푸대접하는데 화가 난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 거울을 들여다보니, 내가 캄보디아 학생의 몰골이다. <물 아래에서=""> 압권이다. 나는 호수가 있는 친구 톰슨의 집에서 요양을 한다. 호수가에 연어 박사와 아름다운 그의 조카 딸 플로라가 살고 있다. 플로라는 이미 60대의 윌리라는 연인이 있었다. 박사는 연어를 연구하던 중 연어에서 회춘의 분비선이 있어 분비선에서 회춘 물질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때에 연어는 바다로 나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60대 윌리를 회춘시키고자 수술을 한다. 수술은 성공했다. 그러나 윌리의 폐는 오그라들고 피부는 비늘이 생기고 아가미가 생긴다. 그는 물고기가 된 것이다. 윌리는 호수에 산다. 윌리는 연어 박사에게 플로라를 수술해 주기를 원한다. 당초 플로라는 나, 마르뗄리와의 사랑이 윌리 보다 강하다면 호수를 버리고 나와 살기를 원했지만 그녀는 윌리와 나와 그녀가 동시에 수술을 받아 호수 속에서 살기를 바란다. 나는 약속한다. 나의 사무실의 잔무를 마치고 돌아와 수술을 받기로. 그러나 사무실의 사정이 있어 1주 이상 늦었다. 돌아와 보니, 모두 사라졌다. 플로라의 편지에 삼촌과 윌리의 다툼으로 삼촌을 죽고 플로라는 수술을 받았다. 나는 호수를 들여다본다. 플로라와 윌리가 물 아래서 이별의 손을 흔든다. 보르헤스와 비슷하지만 주석없는 이해하기 쉬운 글이다. 그는 보르헤스와 만나고 15세 연상의 여인 실비나 오깜보와 결혼한다. 그리고 그들과 공동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도 한다. 놀라운 일은 50년전의 글이건만 성관계가 연령에 전혀 구해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며 이렇게 문란할 수 있을까. 저자 비오이 카사레스의 15살 연상의 여인과의 결혼은 이해 불능이다. '물 아래서'의 윌리와 플로라의 관계, 동시에 읽은 스위스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법' 또한 친구의 딸을 집단으로 강간하며, 여자 또한 능멸 당하기를 원하지 않는가. 우리 나라는 아직도 성에 관한 한 성스러운 곳이다.
x*****k 2003.02.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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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의로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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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 어쩌면 마술적인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는 중남미 작가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 그의 책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는 것에 참으로 안타까웠다. 더군다나 보르헤스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도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맴맴 돌았다. 사실적이지만 실제로 일어나기는 어려운, 실제로 일어난 일임에도 상상속에서 뽑아낸 것만 같은 아리송한 느낌이 드는 단편들. 그 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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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 어쩌면 마술적인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는 중남미 작가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 그의 책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는 것에 참으로 안타까웠다. 더군다나 보르헤스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도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맴맴 돌았다. 사실적이지만 실제로 일어나기는 어려운, 실제로 일어난 일임에도 상상속에서 뽑아낸 것만 같은 아리송한 느낌이 드는 단편들. 그 단편들을 읽게 되면서 현실과 상상속의 구분이 어려워졌다. 대체로 짧은 글들 속에 녹아 있는 이 작가의 의도를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읽어보았던 글. 그리고 작가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다시 읽어보았던 글 등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모든 것들은 어쩌면 제대로 읽히기에는 처음부터 그 방향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주지 않고 그저 읽는 사람의 상상속에 맡기는 글이었을지도, 어쩌면 그렇지 않았다 해도 나는 그렇게 읽어버렸다.

 

인간의 고독과 그 고독을 채워줄 수 있는 환상의 마법을 뿌려대면서 읽는 사람을 내내 붙잡아두게 만든다.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서 나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버리는 그 패턴도 더욱더 당황스럽게 만들었으며 갑자기 끝나버리는 이야기 또한 하는 수 없이 다음의 글을 읽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또 어떻게 나의 뒷통수를 치고 저멀리 달아나버릴 수 있겠는가, 라는 심정으로. 사랑, 그 흔한 이야기지만 진부하지는 않은. 고독, 쓰라리지만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그리고 기억, 담고 살아갈 수는 있지만 잊어버리기는 너무나 힘든 그런 이야기들이 이 글들 속에 녹아버린 것만 같았다. 그렇게 모호하고 애매하게, 그렇지만 글에 대한 감정만큼은 아주 확실하게 가슴 속에 박힌 것 같은 이야기들.

 

애초에는 단편이란 것에 흥미가 없었다. 짤막한 이야기가 아주 긴 장편보다 더 임팩트가 강할 수도 있겠지만 중간은 없고 그저 처음과 끝만 있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 덕에 단편에 흥미가 없었지만 이 아돌포의 글은 그 어느 장편보다도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작가가 쏟아내고자 했던 이야기가 나의 감성에 맞아 떨어진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것보다 생소하게 접한 이 환상문학이라는 측면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는 짧아야만 매력이 더 살아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그 속에 담겨 있는 나의 상상과 실제의 일. 그 누가 판단할 수 있겠으며, 심지어는 판단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서도 안된다. 그저 여기쯤이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과 추측으로 읽어내려가는 이 글은 그만큼 매력적이다. 가끔은 황당할만큼 생소한 문체와 그 글의 소재로 놀라게도 만들지만 그 모든 것을 안고 가기에 충분하다. 지금도 상상을 해본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 생각들이 상상이면서 동시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앉아서 하고 있는 실제의 일에 들어가는 것인지를. 모든 건 애매하기 마련이다.

a**********2 2009.03.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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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를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매력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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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가 보르헤스와 55년간 절친한 문우(文友)였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을 구매하는 데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끼어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본인 또한 그 열렬한 독자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같은 시리즈에 대한 어느 정도 대안적인 의미로서 발간되고 있는 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 역시 구매욕을 부채질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일단 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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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가 보르헤스와 55년간 절친한 문우(文友)였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을 구매하는 데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끼어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본인 또한 그 열렬한 독자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같은 시리즈에 대한 어느 정도 대안적인 의미로서 발간되고 있는 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 역시 구매욕을 부채질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일단 질렀다. 먼저 외양적인 면을 보면, 명백한 오역 혹은 주술불일치와 같은 문법적 오류가 몇 군데 발견된다. 내용 이해가 어려울 정도로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전반적인 번역 수준 또한 아무래도 국어답지 못한 느낌이 많지만, 그야 뭐 영어권 문학의 번역과 비교해서는 안 될 문제이니까, 넘어가기로 한다. 보르헤스만큼의 상상력의 지평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읽는 재미와 문학적 완성도는 갖춘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환상문학이라는 표제와는 달리 상당히 사실적인 성향의 단편들이지만, 환상과 현실과의 경계를 아무렇지도 않게 (때로는 유머까지 섞어가며) 드나드는 까사레스의 수사(修辭)는 분명 대가의 능력이라고밖에 부를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또한 보르헤스보다는 인간적이다. [물 아래에서]가 너무나도 가슴 절절한 러브 스토리로 읽혀지는 것은, 단지 내가 ‘마술적 사실주의’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보르헤스의 [울리카(Ulrikke)]가 비교대상으로 떠오르지만, 이 경우에는 [물 아래에서]가 한 수 위다. 결론짓자면, 보르헤스에 국한되어 있던 중남미 환상문학계에 대한 시야를 넓혀 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소중한 작품집이라 하겠다. 환상소설 내지 경계소설 애독자라면, 분명 재미있게 읽을 책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보르헤스를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지만, 보르헤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찾는 것으로 만족했으면 한다. 끝으로, 대산문화재단도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 많이 소개해주시길 바란다.(05-7-22 필유)
r****a 2005.07.2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