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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에 태어난 '겨울아이'다. 샤갈은 겨울에 태어난 사람도 아니고 겨울을 테마로 그림을 그린 사람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샤갈을 떠올리면 겨울이 연상된다. 아마도 내가 느끼는 친근감의 크기 때문일 것이다. 신혼 초에 계획없이 들어갔던 갤러리에서 샤갈의 그림을 본 적이 있다. 미술관보다는 덜 공공적인 장소라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장소도 미술관처럼 크지 않아서 훨씬 사적이고 코지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는데, 거기서 우연히 맞닥뜨린 샤갈의 그림이 아름답고도 경건해서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다. 내가 그 정도로 돈을 벌게 될 리는 거의 없겠지만, 로또라도 돼서 큰 돈을 갖게 된다면 샤갈의 그림을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이었다.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샤갈을 좋아했는데, 어쩌면 그건 당연한 귀결일 수도 있겠다 싶다. 나는 어려서부터 이야기 만들기를 좋아하고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내가 어렸을 때 쓰던 베개는 엄마 오리가 아기 오리들을 데리고 연못가에서 노는 퀼트가 있었는데, 나는 자기 전에 항상 베개를 보면서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뭐든 다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그렇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는데, 샤갈의 그림을 보면 그도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그려낸 풍경은 소박하지만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낭만적 사랑. 아름다운 꿈을 꾸는 듯한 두 남녀 역시 우리 부부를 닮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렇게 가끔씩 우연찮게 혹은 의도를 가지고 샤갈의 그림들을 만날 때마다, 그의 그림이 여전하듯, 나의 일상도 그러하길 바라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니 내가 이 책을 구입한 건 매우 당연한 귀결이다. 나와 비슷하고 나와 닮았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 수 있고,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화집이라는 측면에서도 샤갈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인물 평전으로서나 예술비평서로서나 화집으로서나 모두 손색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