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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종종 여행지에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그 사람과 내가 이 잠시의 혹은 며칠의 인연을 넘어 좀더 진지한 관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게 친구든 연인이든 무엇이든. 하지만 현실의 나는 낯을 많이 가리고 연락을 이어나가는 데 서툴고 때로는 이 사람이 연쇄살인마는 아닐까 이러다 변사체로 발견되기 십상이지 겁을 먹어 뒷걸음질쳐서 결국 여행지의 인연은 모두 여행지에서 끝이 나고 말았다. 이 책의 주인공 앨리슨은 나처럼 겁쟁이인데다 역시 친구를 사귀는 데도 서툴지만 그런 그녀 앞에 빌럼이라는 남자가 나타났을 때는 왜인지 알 수 없게도 자기 자신답지 않게 행동한다. 그가 나눠준 전단지를 보고 충동적으로 그가 출연하는 연극을 보러 가고('반듯한' 아이라는 평을 받아온 앨리슨이 무려 여행 인솔 책임자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우연히 다시 만난 기차에서 그와 시시덕거리며 아침을 함께 먹은 것도 모자라(아, 낯가리는 이들은 알 것이다, 낯선 사람과 밥을 먹는 일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지), 단 하루 동안 파리에 같이 가자는 그의 다소 무모한 제안에 예스, 라고 말한 것이다. 우연히 만난 남자와 파리에서의 단 하루라니. 그것만으로도 두근거리고 설레는데, 게다가 동행한 이가 잘생긴데다 셰익스피어 연극을 하는 배우다. 소설의 전반부는 누구나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그런 여행지의 환상을 완벽하게 묘사한다. 낯선 도시에 도착했을 때의 설렘. 노천카페에서 점심으로 먹은 크레페. 파리의 아름다운 운하. 그리고 몰래 들어간 아트 스콰트에서 그와 보낸 하룻밤. 하지만 다음날 눈을 뜨니 빌럼은 사라지고 없고, 난생처음 모험을 시도했던 앨리슨은 만신창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설의 후반부는 대학에 진학한 앨리슨이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이 그려진다. 지금껏 앨리슨은 그저 엄마가 짜놓은 인생 계획에 맞춰 살아왔을 뿐 자기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뭐가 하고 싶고 하기 싫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빌럼과 파리를 여행했던 그 단 하루 동안 앨리슨은 태어나 처음으로 자유로움을 느꼈고 자기 자신에게도 솔직해질 수 있었다. 빌럼이 앨리슨을 '룰루'라고 불렀기에 그녀도 여행 내내 다른 사람인 척했지만, 사실 그 모습이 앨리슨의 진짜 모습에 더 가까웠던 것이다. 빌럼을 잃은 슬픔에, 아니 어쩌면 진짜 자기 자신이 누군지 잃어버린 것 같은 혼란함에 방황하던 앨리슨은 결국 그 방황을 끝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시 유럽으로 가서 빌럼을 찾기로, 잃어버린 룰루를 찾기로 결심한다. 개인적으로는, 두근두근한 로맨스가 있는 소설의 전반부도 좋았지만, 앨리슨의 자아찾기를 그린 후반부의 내용이 더 좋았다. 작가가 앨리슨이라는 캐릭터를 워낙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만들어서, 그녀의 좌절과 혼란에 공감하고, 새로운 결심을 응원하며 완전히 몰입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나 자신이 조금은 앨리슨 같아서 더 감정을 이입해서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늘 노, 라고 말하며 제자리걸음을 하는 내가 꼭 앨리슨이라도 된 것처럼 예스, 라고 말하고 다음 단계로, 그게 더 나은 단계든 아니든간에, 나아가는 상상을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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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ne Day 저스트 원 데이 우연히 만난 낯선 이와
낯선 도시에서 시작된 특별한 로맨스의 두근거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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