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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범죄, 미스터리, 프로파일링 관련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법의학자인 마르크 베네케와 범죄심리 전문가인 리디아 베네케가 함께 쓴 『신은 나를 이해한다고 했다』를 보자마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책이 시리즈로 이어지는 작품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를 자랑한다. 도서관에서 빌려왔을 때만 해도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읽으려고 하면 몸이 너무 피곤해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한동안 미뤄두었다가 읽기 시작했는데, 한번 몰입하니 생각보다 훨씬 흥미롭게 읽혔다. 이 책은 범죄를 ‘나쁜 사람이 저지른 나쁜 행동’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법의학과 범죄심리학의 시선으로 범죄자들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하며, 왜 이런 범죄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프로파일링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느껴졌다. 특히 저자들이 도덕적인 판단을 앞세우기보다 사건과 범죄자의 심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목차만 봐도 강렬하다. 히틀러의 치아, 소아성애, 키워서 아내로 삼다, 강간범과 섹스 살인범의 내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시간증, 유희 살인 등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주제들이 가득하다. 실제로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소아성애와 납치 관련 이야기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끔찍했지만, 동시에 현실에서도 비슷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무서웠다. 특히 미제로 남은 사건들을 읽을 때는 답답함이 컸다. 당시 수사 방식의 한계 때문인지 현장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거나, 증거를 여러 사람이 건드리는 경우도 있었고, 경찰이 처음부터 가족만 범인으로 의심하며 수사를 진행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읽는 내내 “왜 저 부분을 의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가족보다 전 남자친구가 훨씬 유력한 용의자처럼 느껴졌는데, 수사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물론 책에 등장하는 범죄들은 불쾌하고 끔찍하다. 읽다가 눈살이 찌푸려지는 부분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범죄가 실제로 존재하고, 누군가는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한다고 해서 그들을 용서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죄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해해야 예방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신은 나를 이해한다고 했다』는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다. 그러나 범죄심리와 법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충격적이었지만, 동시에 인간의 어두운 면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