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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악마의 산』은, 주유소 좀도둑들에 의해 아들을 잃은 코사족 흑인 '토벨라 음파이펠리', 알콜중독과 범죄 세상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니 그리설', 세 살짜리 딸 소니아를 둔 콜걸 '크리스틴 반 루옌' 등 세 사람의 시점을 오간다. 공간적 배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다양한 인종으로 이뤄진 국가이며 소설 속 크리스틴과 그리설은 아프리카너 백인이다. 소설은 남아공의 민낯을 집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의 마약 운반 통로로 활용되는 지정학적 특성을 열변한 크리스틴의 고객 '카를로스'의 이야기가 현실이라는 점과, 영아강간이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다는 무지한 믿음으로 2004년까지 5년 동안 3만 5천 명의 영아들이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통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너무도 극명한 차이를 보여 끔찍함을 넘어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인종 간의 갈등, 빈부격차를 위해 흑인 우대 정책으로 내놓은 소수자 우대 정책, 극심한 빈부격차, 공권력의 부패와 비리 등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주유소를 턴 좀도둑들 총질에 의해 아들 파카밀레를 잃은 '토벨라'는 불완전한 사법체계의 한계점을 알고 범인을 직접 응징하고자 나서지만 그들은 탈옥한다. 마침 그의 분노는, 뉴스에 보도된 유아 성폭행 피해 사건으로 옮겨가고 아이 목숨을 잃게 한 못된 어른을 직접 제거하기에 이른다.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함이라는 나름의 명분이었다. 과거에 고도의 훈련을 받은 군인이었던 그가 시신에 남긴 흔적은 아프리카 전통 창인 1미터 30센티의 '아세가이'이다. 한편, 알콜중독으로 6개월 금주를 명령받고 집에서 쫓겨난 강력계 형사 '그리설'은 케이프타운에서 벌어지는 아세가이 연쇄살인 사건을 총지휘하게 되는 가운데 콜롬비아 거대 마약상인 '카를로스'와 콜걸 '크리스틴'의 사건에 휘말린다. 표면적으로는 세 살인 크리스틴의 딸아이에게 흑심을 품은 소아성애자 카를로스가 증거인멸을 위해 딸아이를 죽이고 시체를 은닉한 것이지만 속사정에는 한 사람만 아는 거짓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설의 딸이 납치된 것이다. 적들의 요구는 그리설이 토빌라를 잡아와서 딸과 교환하는 것이다. 과연, 그리설의 딸은 무사할 것인가? 그렇다면, 토빌라는 사법체계를 대변할 국민들의 영웅이 맞는가?
소설에 등장하는 그리설, 토벨라, 크리스틴은 모두 매력적이고 인간적이다. 그리설은 콜걸과 예기치 않은 잠자리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고, 여전히 아내와의 화해와 신뢰를 회복하길 소망한다. 토벨라는 비록 살인병기로 변모하지만 정의 구현을 위해 집념과 의리를 지키는 사나이다. 크리스틴 역시 엄마 세대와 자신의 역할이 구차한 되물림을 이어가지만 딸 소니아만은 무풍지대를 세우고 싶은 모성애 강한 여인으로 분한다. 소설은, 인종 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폐지 이후의 현실을 조명하고 있다. 국가 자체가 최악의 문제점을 떠안고 있기에 그들의 현주소가 소설이 될 수밖에 없는 소재였다.
<이 리뷰는 몽실서평단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내맘대로 작성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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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우스]로 처음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낯설었다. 들어보지도, 가보지도 못한 지명들과 싸워야 했고 익숙하지 못한 아프리칸 이름들에 어려워했다. 그런 디온 메이어가 돌아왔다. 새로운 주인공 형사 베니와 함께 말이다.
첫작품에서 다소 뭉뚝하게 여겨졌던 글들은 날을 갈고 세우고 벼루어서 날카로움을 추구했다. 전작에 비해서 훨씬 더 세련되어진 느낌이랄까. 미국 스릴러다운 맛도 있어진 듯 하지만 여전히 독특한 지명과 사람들로 인해서 작가 특유의 독창성은 잃지 않았다. 그러므로 더욱 읽을 맛을 안겨다준다.
전작에서도 활약한 전직 가드 토벨라, 전직 콜걸 출신 크리스틴, 그리고 알콜중독으로 인해서 고통받고 있는 형사 베니가 주축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형사들의 삶이 고되다는 것은 알겠으나 형사=알콜중독은 이미 형사 '해리들'에게서 많이 보았던 설정이 아닌가. 차이점은 물론 있다. 해리는 술을 마신 가운데서도 일을 할 수 있고 미친듯이 자기를 혹사시켜 일을 하지만 베니는 가족이 있고 아이들이 있다.
술을 마시되 적당히 마셔야 하는 환경이라는 소리다. 그런 그가 술에 취해서 사람도 못 알아보고 부인에게는 폭력을 행사하고 아이들에게는 막말을 하는 아버지가 된다면 그 누구라도 이혼장을 들이밀 수밖에 없다. 그는 이제 6개월 시한부다. 그동안에 술을 끊지 못하면 이혼하고 아이들과도 못 만나게 생겼다. 아직도 그는 자신의 부인인 안나를 사랑하고 아이들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건과는 별도로 자기 자신을 추스릴 시간이 더 급한 베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토벨라. 그녀의 아들을 자신의 아들로 삼아 이제 겨우 행복하게 살려는 이때 주유소에서 그런 아들을 잃는다. 자신의 아들로 만들기 위해서 서류작업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그게 인정되자마자 날벼락같은 일이 떨어진 것이다. 그들은 의도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아이가 죽었다.
그러나 그들은 풀려났다. 이제 그는 도저히 저들을 두고 볼 수 없다. 자신의 손으로 이 모든일을 바로 잡을 셈이다. 존 그리샴섬의 [타임투킬]이 연상되는 장면이다. 자신의 딸을 죽인 놈들이 풀려나자 자신의 손으로 죄값을 치루기로 하는 아빠. 토벨라는 과연 자신의 뜻대로 아들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까.
목사님과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크리스틴의 이야기.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박스 하나를 앞에 두고서. 그저 평범하게 자랄 수 있었던 그녀는 어쩌다가 성을 사고 파는 세계로 접어든 것일까 어떻게 토벨라와 베니와 엃히게 되는가. 평행선만 유지될 것 같은 이야기는 베니와 토벨라가 접점을 이루고 그곳에 크리스틴이 합류함으로써 드디어 한곳에 모이게 된다.
한 곳에서 모인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가느다란 세 가닥의 실이 하나로 뭉쳐서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마지막을 향해 줄기차게 달려나갈 일만 남았다. 베니는 술을 끊고 사건을 해결할 수 있으며 토벨라는 자신의 아들의 원수를 갚고 크리스틴은 자기에게 닥친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저마다의 삶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안타까움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토벨라가 주인공이었던 [프로테우스]나 [오리온]을 읽을때 들었던 의구심은 형사 베니 시리즈로 인해서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누구가 추천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마음이 조금씩 풀려져 가는 순간이다. 다음 이야기인 [13시간]도 슬슬 궁금해지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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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출신 작가가 아프리칸스어로 쓴 소설이라기에 보았다. <악마의 산>, <13시간>을 같이 구입했는데 3부작인 줄 알았던 형사 베니 시리즈가 5권까지 나왔음을 알게 되었다. 3권인 줄 알았던 <페닉스>은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 베니 상관이 주인공. 이 책을 살 때만 해도 작가도 흑인이고 주인공 베니 그리설도 흑인일 거라 생각했다. 이름이나 성이 꼭 토속적일 필요는 없지 않나. 응구기 와 시옹오가 시간이 흐른 뒤 자기 이름을 되찾은 것처럼. 아무튼 아프리칸 스릴러라기에 인종간 갈등, 세대와 계급적 갈등 속에 고군분투하는 열혈 형사를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프리카 대륙 전사의 피를 이은 캐릭터...라기엔 형사 베니는 대부분의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전형이다. 혈기왕성하던 시절을 지나 PTSD에 시달리는 삶. 동료들로부터는 낙오자 소리를 듣지만 그에게 의지가 되는 옛 동료이자 상관의 조력. 가족들의 지지. 줄거리를 잠깐 보자. 마흔 셋 경위에 머무르는 베니는 심각한 알코올중독이라 집에서 쫓겨난다.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고 아들에게 폭언을 했음에도 기억조차 못한다. 변명과 자기 연민으로 가득 찬 그는 경찰서 내에서도 구제불능 술꾼으로 손가락질 당한다. 하지만 술을 끊겠다는 의지와 함께 베테랑으로서 실력을 발휘하여 연쇄살인범을 잡고, 그 공로로 인해 새로운 사건도 지휘하게 된다. 아이들을 다치게 하는 이들을 처단하는 연쇄 살인사건이다. 이야기는 크리스틴이라는 성매매 여성, 형사 베니, 아이를 잃은 아버지 토벨라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챕터별로 바뀌는 게 아니라 어떤 때는 두세 문단마다 바뀐다. 시점 전환이 노련하지만 전자책이라 문단 띄어쓰기가 안 된 부분들이 있어서 주춤할 때가 종종 있었다.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어떤 문화의 독자가 읽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원제는 <인판타>. 소설 후반에 가면 인판타가 지명임을 알 수 있다. 2000년 출간된 소설인데 현 남아공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으리라 본다. 신문기사 형태로 제공되는 정보들은 남아공 내 소아성애자가 늘고 있는데, 이런 범죄는 줄어들기 보다는 오히려 늘고있다고 한다. 영아와 관계하면 에이즈가 치료된다는 속설 때문이라는데 정말 역겨웠다. 소설 속 전문가 말에 따르면 소아성애자는 결코 치유될 수 없단다. 감옥에서 최하급, 최악의 취급을 당해도 출소하면 똑같고 갱생의 여지가 없다고 한다. 언젠가 루이 C.K의 SNL 모놀로그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이 떠올랐다. 에이즈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후진국 병으로 꼽히는 이 병이 왜 2020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늘어나고 있는 걸까. 며칠 전 기사화된 이유때문은 아닐까. 포털사이트 실검 1위와 기사 댓글들을 미루어 짐작해볼 뿐이다. 남아공의 부패는 등장인물들 모두에 속속들이 녹아 있다. 소수자 우대 정책 때문에 백인들이 차별받는 한편, 담장을 높이 세워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어 살고 있는 백인들이 있다. 남아공 전체에 도사리는 폭력과 범죄, 마약 때문에 사각지대로 몰려나는 여성들과 아이들이 있다. 소설 속에서는 백인들 시점 위주로 진행되지만 토벨라의 시점에서도 생각해본다. 조국의 자유를 위해 해외를 돌며 방첩활동을 한 토벨라는 사랑하는 여인과 그 아들과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농장은 텅 비고 만다. 사법체계에 따라 아들의 살인자들을 단죄하려 했지만 부패한 나라의 시스템은 빠져나갈 구멍들이 너무 많다. 담당 검사는 살인범들이 탈옥을 했다고 직접 알려주러 찾아오고, 담당 형사는 거래를 통해 관련서류를 넘겨준다. 이쯤 되면 남아공 실태에 대해 확신이 선다. 아 이 나라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뒤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지는게 인물들의 신세타령이 너무 많다. 서사를 끌어갈 토벨라 파트는 충분하지만 나머지는 속도감을 위해 좀 쳐내야 하지 않았을까. 마지막 챕터는 할 말이 없다. 현실이 소설보다 더하고, 범죄의 세계에서는 상식대로 진행되지 않으리라는 것도 예상할 수는 있다. 요즘 영화들에서도 느끼는 작가도 남자고 주인공도 남자고 이른바 남자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어서 그럴까? 여성 작가가 쓴 여성 변호사가 등장하는 토라 시리즈는 아직 읽지 않아서 비교가 힘들지만, 여성 형사가 등장하고 그 아들이 범죄의 표적으로 나오는 형태로 말이다. 남성 작가 비외르크의 소설 속에서는 여성인 미아 크뤼거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해결이라는 점이 겹치지만 이런 찝찝함은 없었다. 서사를 위한 필요 이상의, 도구적 희생이 싫었다. 이어지는 베니의 사적 복수. 사법 체계의 필요성에 대해 소리치던 그가 토벨라와 겹쳐지며 일종의 영웅을 연상시키는 장면에선 실소가 터졌다. 함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세련되지 못했다. 특히 한 손엔 혈육의 체온을, 다른 한 손으론 처단식을. 무너진 체계 안에서 개인적 차원의 복수가 행해지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방법은 굳이 그런 식이 아니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상황은 잔인하고 방식은 촌스럽다. 캐릭터들의 관계 역시 유기적이지 못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 배치시켜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남아공의 실정이 소설 속보다 더 잔인하리라는 생각에 그 평가를 돌아보게 된다. 인상깊었던 장면은 토벨라가 예전에 할아버지에게서 들었던 전사들 이야기다. 창을 들고 백인들을 습격한 땅의 아들들, 소리없이 다가온 그들에 혼비백산한 백인들이 쓰러지고 있을 때였다. 사냥꾼 출신이 이끄는 정찰부대가 돌아왔을 때 판도가 바뀐다. 사냥감처럼 쓰러진 전사들. 응구기 와 시옹오의 <한 톨의 밀알> 속 전설같은 이야기들과 사르코지의 오만한 다카르 연설이 겹쳐진다. 후속권을 마저 읽고 이 시리즈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이 작품이 다른 형사소설들과 다르다고 한다면 실제 남아공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일 것이다. 나머지 구도는 거의 유사하다. 장르적 특성이 그런 것이지만서도... 현실의 고통을 허구의 세계로 가져올 때의 부담이 흥미 본위로 읽힐 때는 경계해야 할 것이란 감상이다. 결말에 이르는 과정 역시 작가로서는 어쩔 수 없었으리란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화려한 타이틀이 붙은 이 작품의 특별함이란 (지금으로선) 그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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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물은 자칫 스포일러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독후감을 정리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줄거리를 끌어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악마의 산>은 남아프리카 출신 작가 디온 메이어의 베니형사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미 읽은 <13시간>과 함께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는데, 읽는 순서가 거꾸로 되었습니다. 아직 소개되지 않은 <세븐 데이즈> 등과 함께 형사 베니 시리즈 4권을 이룬다고 했습니다. 시리즈물이기는 해도 각권이 개별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읽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아마도 주인공 베니형사의 신변에 관한 이야기만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보니 베니형사의 신상문제가 처음 등장하게 됩니다. 케이프타운의 강력계 형사 베니 그리셜경위는 중독수준의 주정뱅인데다가 급기야 술김에 아내에게 손찌검까지 하는 바람에 집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래도 아내에게 일말의 사랑이 남아있었던지 ‘6개월 안에 술을 끊지 않으면 이혼’이라는 말미를 얻었습니다. 술주정뱅이이지만 사건 하나는 깔끔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강력사건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그가 마흔 넘도록 경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파르트헤이트가 종료된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차별의 결과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강간, 마약, 납치, 인신매매 등 온갖 범죄의 전시장이 되고 만 남아공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릴러물이니 형사 이외에도 범인이 또 다른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 토벨라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가 만들어낸 비틀어진 인물상입니다. 반(反)아파르트헤이트의 투쟁 요원으로 활동하던 토벨라는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이후에는 범죄의 세계에 잠시 몸을 들였다가 은퇴한 상태입니다. 첫사랑이 남긴 아들을 입양할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던 중에 고작 주유소를 털던 잡범이 쏜 총에 아들이 눈앞에서 죽는 참변을 당합니다. 문제는 그 범인이 풀려나 행적이 묘연해졌다는 것입니다. 토벨라는 범인을 추적하는 한편, 아동 대상 범죄자들을 줄루족의 전통 무기 아세가이로 살해하기 시작합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두 명이면 집중하기는 쉬우나 자칫 이야기가 단촐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을 보조할 주인공급 등장인물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투톱이니 포톱이니 하는 것 같습니다. <악마의 산>에서는 두 명의 주인공급 인물이 등장합니다. 고급 콜걸 크리스틴과 그녀에게 집착하는 콜롬비아에서 온 마약상 카를로스가 있습니다. <13시간>에서도 그렇습니다만, <악마의 산>에서도 이야기는 베니 그리셜, 토벨라, 크리스틴 등 세 사람의 삶이 따로 시작되지만, 이야기가 정점으로 치닫는 순간 하나로 만나 엮이게 됩니다. 즉 카를로스가 크리스틴의 딸을 납치하고, 이 사건을 아동대상 범죄자를 처단하는 범인을 체포하기 위한 미끼로 사용하는 작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베니 그리셜이 술에 빠진 사연은 강력계 형사라는 직업이 주는 중압감 때문입니다. 사건 현장에 들어가면 쓰러져있는 희생자가 죽어가면서 질렀을 비명소리를 듣게 되는데, 비명소리가 머릿속에 붙박인 것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부검의로 일할 때는 부검이 끝난 뒤에는 코끝에 배여 있는 피남새를 지운다는 핑계로 술을 마시곤 했던 적이 있습니다. 모두가 술을 마시기 위하여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 과정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짜임새 있게 전개됩니다. 물론 반전에 반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덤으로 알게 되는 것도 수확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동 강간 사건의 40퍼센트는 아동과 성관계를 맺으면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다는 미신이 퍼져있다는 것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 마약상들이 몰려드는 곳이라는 것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이 범죄조직과 결탁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덤은 <악마의 산>은 케이프타운의 뒷배경이 되는 테이블마운틴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서쪽으로 올라선 봉우리이며, 다음 작품 <13시간>에 등장하는 시그널 힐과 함께 케이프타운의 좌청룡 우백호가 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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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 소설을 처음 접해보았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다소 부담감을 느꼈지만, 아프리카 소설가에 대한 궁금증과 이미 소설 좀 읽는다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저자 '디온 메이어'의 소설이 궁금해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소설에 몰입하게 되는 요인은 등장 인물들에게 느끼는 공감과 인간적인 면모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소설『악마의 산』은 몰입도가 뛰어나고 시선을 잡아두어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본능적인 피의 현장과 대혼란을 묘사한 대담한 범죄 소설.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고 절대 멈추지 않는다. 간결한 대화에 녹아 있는 유머가 중용의 선을 지킨다. -선데이 인디펜던트
이 책의 저자는 디온 메이어. 195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 주에서 태어나 포체프스트룸 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아프리칸스어 일간지《디 폴크스블라트》의 기자로 일했다. 이후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드렉터 등으로 활동하며 소설을 집필하다가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2015년까지 '형사 베니 시리즈' 4권을 출간하여 명실공히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형사 베니 시리즈 중『13시간』,『악마의 산』,『세븐 데이즈』가 숀 빈 주연의 3부작 영화로 제작에 들어갔다. 전 세계 2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디온 메이어의 작품들은 매번 영화화가 거론될 뿐 아니라 해외 문단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기에 먼저 이 책의 '옮긴이의 말'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 작품으로 바로 뛰어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곳의 현실을 알고 읽는다면 더욱 폭넓은 시야로 현실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무지개의 나라'라는 별명이 있는데,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한 정신적 지주인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만든 별명이라고 한다. 아마 다채로운 민족 문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아픈 역사 위로 무지개 같은 평화와 화합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다고 옮긴이는 말한다. 『악마의 산』은 아파르트헤이트 폐지 이후 오늘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함이 있다. 토벨라 음파이펠리에게 사건은 어느 토요일 느지막한 오후, 캐스카트의 한 주유소에서 시작되었다. 주유소에서 보닛을 열려고 픽업트럭 앞쪽으로 다가서는데, 그때, 첫 번째 총성이 울렸다. 권총을 든 남자 두 명의 총격에 아들 파카밀레는 피범벅이 되었다. 파카밀레는 토벨라의 피가 섞인 아들은 아니었지만 사랑했던 여자의 아들이니 그의 아들이나 마찬가지라며 입양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사건은 이미 일어났고 아들을 잃었다. 재판에서 토벨라의 과거 직업을 들먹이며 교묘하게 빠져나가려고 했고 결국 탈주하고 말았다.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사실적인 묘사에 시선이 간다. 총격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토벨라, 성매매 여성으로 살아가는 자괴감에 비밀스러운 자해를 시도하는 크리스틴, 알코올 중독으로 밑바닥까지 추락한 베니 그리설…. 전혀 연관 없는 듯한 세 사람이 크리스틴 딸 납치 사건으로 연결되며 소설의 이야기는 하나로 이어진다. 세 명의 등장 인물은 마음에 묵직한 돌덩이 하나씩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건에 휘말려 고통에 몸부림치기도 하고, 알코올 중독의 나약한 마음 상태가 지극히 인간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이들에 대한 공감이 다소 긴 이야기에도 시선을 뗄 수 없는 힘이 있는 것이다.
『악마의 산』에는 천재적인 수사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히어로도, 범죄스릴러에 흔히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구조의 문제를 포착함으로써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고찰한다. 유럽 독자들이『악마의 산』에 열광한 이유는 묵과해선 안 될 제3세계의 현실에 대한 훌륭한 사실주의인 동시에 수많은 토론거리를 던져 주기 때문이다. (571쪽)
소설 속 장면은 시작부터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듯 선명하게 보인다. 소설을 읽을 때에 구체화된 영상이 눈앞에 아른거리면 몰입도가 뛰어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당연히 영화화 될 소설이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형사 베니 시리즈 첫 번째 책인데, 다음 권이 궁금해지고 저자의 소설을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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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산
이 책은
범죄 추리 소설로, 형사물이다, 형사 베니 그리셜이 주인공이다.
책에 밝히기를 이 책은 <형사 베니 시리즈 1>이라 한다.
형사 베니를 주인공으로 하여 시리즈가 이어지는 것이다.
그 밖에 아들을 범죄로 잃은 토벨라 음파이펠리, 창녀 크리스틴이 있다.
이렇게 세 사람이 주요 등장인물이자, 주인공이다.
상처받은 사람들
그런 인물을 소개하는데, 벌써 상처의 냄새가 풍겨난다.
아들을 잃은 토벨라, 창녀가 된 크리스틴이니 어찌 사연이 없으리요.
토벨라는 범죄로 아들을 잃게 되고, 잡힌 범인이 재판정에 서는데, 그들이 탈옥을 하는 바람에 그들을 쫓게 된다,
크리스틴은 대학교 시절에 원치 않은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그 아이를 키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몸을 파는 일에 들어서게 된다.
형사 베니 역시 날마나 피비린내 나는 범죄 현장을 누비고 다니다 어느새 알콜 중독자가 되어 버리고, 그것을 못 견디는 아내 안나로부터 6개월의 기한을 통보받고 집에서 쫓겨난다.
그렇게 상처입은 세 사람, 형사 베니, 토벨라, 크리스틴의 활동반경에서 각각 일이 진척이 되다가 드디어 세 명이 만나는 시간이 되는데, 그게 이 소설의 종착역이 된다.
배경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우리가 읽는 외국 소설은 대개 배경이 유럽 아니면 미국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생소한 곳이다.
주인공 이름부터 뭔가 다르다, 토벨라 움파이펠리.
화폐 단위도 생소하다. 랜드.
덕분에 가보지도 못한 나라 한 곳, 이것저것 챙겨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그야말로 앉아서 여행한 셈이라 칠까
왜 그냥 자기 마음대로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이 책의 주인공 세 명, 모두 자기가 하고 싶은 일 – 심지어 몸파는 일이라 할지라도 –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는 자리에서 마음 편안하게 살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것이 인생인가 보다.
여기 이 소설에는 아동 학대, 소아성애자라는 변수가 등장하여 세 사람 인생을 흔들어 놓는다.
그 변수 때문에 그들은 결국 만난다.
토벨라는 아동학대범죄를 저질렀지만, 법의 허점 때문에 처벌받지 않는 범죄자들을 단죄하기 위해 나서고, 결국 살인으로 마감하는 토벨라를 잡기 위해 형사 베니가 나서고, 카를로스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 크리스틴이 카를로스가 소아성애자라는 것을 이용해서 그 손에서 빠져나오려다가 결국은 등장인물 세 명이 한꺼번에 만나게 되는 것이다.
정교하게 짜여진, 이야기 한 판
마음이 조였었다, 마지막에 가서 토벨라가 죽었을 때,
그러나 작가는 뭔가 안다, 독자들이 주인공 인생이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서는 안된다고 바라는 것을, 그래서 끝에 이런 설정을 해 놓는다.
<토벨라 음파이펠리 사망건에 대해서입니다.
무슨 일입니까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경위님, 어제 아침에 음파이펠리를 봤답니다.> (562쪽)
형사 베니가 다른 경찰서의 형사로부터 받은 전화내용이다.
작가는 실컷 독자들의 가슴 졸이게 만들었다가, 이제 풀어 놓아준다.
소설 이야기 전체가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독자의 마음을 쥐락펴락 하면서 진행이 되니, 이야기의 정교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치밀하다. 무릇 범죄를 소재로 하는 형사물은 이래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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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두께감에 혀를 내둘렀다. 571쪽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겁이나서 선뜻 책이 들어지질 않았다. 계속 일이 터지는 통에 책을 잡기까지 정말 오랜시간이 걸렸는데 막상 책을 읽다보니 아프리카계 소설이 처음인데 진짜 새로운 스릴러의 매력을 봤다. 유럽쪽 스릴러가 굉장히 섬뜩하고 잔인함을 어떻게 묘사하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긴장을 풀지 않고 읽게 할 것인가에 주력하고 있다면 디온 메이어의 <악마의 산>을 통해 들여다본 아프리카 스릴러는 조금은 더 따뜻하고 인간에게 맞춰져 인간의 감정선을 따라간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스릴러라는 장르가 따뜻하기는 어렵다. 다루는 것이 살인연쇄사건이 많고 그 현장이 잔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오 메이어의 <악마의 산>이 그 어려운 것을 해낸다. 자꾸자꾸, 아마도 사건보다는 인물에 초첨을 맞춘 스토리 전개 때문일테다. 악마의 산은 3명의 인물이 함께 꾸려가는 이야기다. 알콜중독 경찰 베니 그리설, 콜걸 크리스틴 반 루엔, 아들을 잃은 토벨라 음파이펠리가 글의 중심이 되어 각기 이야기를 진행한다. 1인칭 시점이 아닌 3인칭으로 풀고 있는대도 서술인물에 따라 글의 분위기가 싹 바뀐다. 이야기하는 톤 자체가 완전히 달라서 마치 각기 다른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디온 메이어는 범인이 누구인지 감추는 것으로 이야기를 꾸미지 않는다. 보통의 스릴러가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는 것에 비해 독특했다. 처음에는 이것이 하나의 속임수가 아닐까 싶었지만 디온 메이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연쇄살인사건의 해결을 목적으로 두지 않고 사건 속에 발을 담고 있는 이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아동폭행사건의 가해자를 처벌하는 살인자도 처음부터 왜 그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알기에 그의 선택과 행동을 지지할 수는 없지만 묵묵히 따라가게된다. 살인사건에 조금은 뜬끔없는 콜걸의 과거사가 왜 사건의 진행 속에 자꾸만 불거져 나왔는지도 책을 덮는 순간이 되면 어느 정도는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방황을 하고, 자기독백을 해왔던 베니는 정말 최고의 캐릭터이다. 한때 날렸던 형사가 술주정뱅이가 되어 아내를 때리고 아이들에게 폭언을 일삼는 그저 그런 사람으로 전략했다 아내로부터 끝이다라는 통보를 받고 시작된 고민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차별적인 정책들로 인해 꺽여버린 사건해결에 대한 열의, 좌절감을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음먹자 새 사람이 되는 영웅의 변모가 아니었고 한 발 내딛는 듯하면 새로운 난관에 부딪치고 뒤돌아섰다 가족 생각에 다시 한 번 노력을 결심하는 보통의 모습을 지닌 가장이었다. 그러면서도 사건을 임하는데 있어는 그의 표현대로 형사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처럼 집중하고 카리스마를 내보인다. 처음엔 뚱뚱하고 육덕진 패배자같은 이미지였는데 뒤로 갈수록 베니는 오히려 건장한 체구의 이미지로 변해갔다. 그만큼 그의 변화가 눈에 보이는 작품이다. <악마의 산>이 형사 베니의 첫번째 작품이라는데 두번째 <13시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책을 읽으며 사건이 주는 이야기에 매료되기도 했지만 사건보다 사람에 치중한 스릴러여서 그랬는지 처음 읽는 아프리카계 소설이라 그랬는지 배경에 깔려진 정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아파르트헤이트를 무너뜨리고 소수민족에 대한 배려를 하게되면서 오히려 역차별의 조건 속에 놓인 백인의 입장, 드러내놓지는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차별적 시선, 에이즈 치료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행해지는 영아강간사건들, 말 한마디도 아프리카너인지 아메리카너인지 아님 또 다른 무언가로 구분지으려는 그들의 속성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쩌면 자신의 치부일지도 모르는 이런 것들을 소설 속에 포함시켜 리얼리티를 완성시킨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지 ....아무것도 몰랐던 곳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겨난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스릴러였고 조금 길어 긴 호흡이 필요했던 책이지만 후회는 없다. 그만큼 등장인물들에 대한 충분한 공감을 끌어낸 작품이고 글을 흐름 역시 지지부진하지 않았다. 쌈빡한 긴장감은 없지만 책을 덮을 때 다 읽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또 다시 이 작가의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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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산>은 범죄 수사물이라 하여 기대했던 대단한 형사나 촘촘히 짜인 사건 보다는 남아공의 혼란스러운 현주소를 알게 해 놀라게 했다. 마약, 매춘, 에이즈, 영아 강간 등 남아공 사회적 이슈들이 글 안에 녹아들어 있다. 주요 인물은 한가지씩 망가진 모습이다. 알콜 중독에 가정폭력까지 다다라 6개월 금주령과 싸우는 40대 아프리카너 형사 베니, 코사족 흑인으로 의붓아들의 복수 및 정의 구현 위해 아세가이를 든 전직 KGB 출신 토벨라, 미혼모로 딸과의 생계를 위해 선택한 매춘의 자책감으로 자해하는 콜걸 크리스틴이 그 주인공이다. 인물과 사건이 얽히기까지 하드보일드해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이들이 하나의 목적지로 어떻게 관계되어 모아지는지 지켜보는 것도 이 책의 묘미 중 하나다. 끝까지 명확하게 선과 악이 구분되어 지어지지 않고, 우리가 선이라 믿는 경찰조차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는 진실을 보면서 어쩌면 주인공들이 오히려 인간적인 '선'에 가까운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 명쾌하지 않은 엔딩에 더 공감했는지도. 형사 베니 시리즈는 '숀빈' 주연의 3부작 영화로도 제작된다는데, 책을 미리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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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악마의 산』은 주유소 좀도둑들에 의해 아들 파카밀레를 잃은 코사족 흑인 '토벨라 음파이펠리', 알코올중독에 걸린 실력 있는 경찰 '베니 그리설', 세 살짜리 딸 소니아를 둔 콜걸 '크리스틴 반 루옌' 을 중심으로 이 세 사람의 시점이 오고 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배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며, 다양한 인종으로 이뤄진 국가인 것을 엿볼 수 있었고 심한 인종차별이 사회에 녹여져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무지개의 나라'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다채로운 민족 문화를 상징하는 것 같다. 소설 속 크리스틴과 그리설은 아프리카너 백인이고, 토벨라는 위에서 언급했듯 코사족 흑인이다.
크리스틴은 아버지의 죽음 소식을 안 그 날밤 자기 몸에 상처를 낸다. 그리고 상습적으로 자기 몸에 자해를 가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꼈다. 콜걸 크리스틴은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코카인 마약상이고 다혈질의 성격 소유자인 카를로스 상그리네그라를 만난다. 그러면서 크리스틴은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계획을 세운다. 크리스틴은 답답하게 그녀를 옳아내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유년기 때부터 잘못된 결정을 지속적으로 해온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면,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엉망이 되진 않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가 용기를 가지고 지키려고 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나약한 인간이다. 남의 잘못을 우리가 판단하고 정의를 내리기엔 나 스스로도 완전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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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공화국이라는 생소한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좀더 색다른 배경의 낯선 환경을 원했는데 번역 탓인지 원문이 그런건지 배경 자체가 그다지 낯설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주인공 캐릭터와 스토리의 진행이 몰입감이 높아서 하나하나 진행되는 동안 재밌게 봤습니다. 낯선 작가님의 스릴러 물이지만 시리즈 전부 볼 정도로 캐릭터의 매력이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