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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소리를 수집하는 인공위성이 있다. 1990년 대구 직할시에서 아빠 해관(이성민)이 딸 유주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동네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던 그의 시야에 비로소 어린 유주가 들어온다. 아빠와 엄마가 애타게 찾는지도 모르고, 언니들이 아이스크림 먹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해관은 유주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주며 집 주소와 아빠 휴대폰 번호를 묻는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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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소리를 수집하는 인공위성이 있다. 1990년 대구 직할시에서 아빠 해관(이성민)이 딸 유주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동네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던 그의 시야에 비로소 어린 유주가 들어온다. 아빠와 엄마가 애타게 찾는지도 모르고, 언니들이 아이스크림 먹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해관은 유주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주며 집 주소와 아빠 휴대폰 번호를 묻는다. 유주는 정확히 대답한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해관은 오늘처럼 또 길을 잃어버리면 여기로 오라고 말한다. 이 아이스크림 가게가 아빠랑 유주의 비밀 본부라고 말이다. 세월이 흘러도 비밀 본부는 그대로다. 하지만 아빠와 딸은 점점 어긋난다. 성장한 유주는 아빠 대신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유주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되어도, 아빠는 딸이 길을 잃은 것 같아 기다린다. 10년이 흘러도 유주는 나타나지 않는다. 해관은 동네뿐만 아니라 전국을 헤매고 다닌다. 어느 섬에서 봤다는 제보에 섬까지 간다. 그곳에서 유주 대신 인공위성을 만나게 되는데..

 

『로봇, 소리』는 두 문장으로 설명되지 않을까 싶다.

“보호는 고마운 것입니까?”

“고맙습니다. 보호해 줘서.”

 

해관은 위성이 유주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다. 아무래도 몸집이 큰 위성이 사람들 눈에 띄자, 해관이 옷을 사 주려고 한다. 급한 대로 아무거나 골라 주려고 하는데, 위성은 자신이 원하는 옷 앞으로 간다. 결국 원하는 옷을 입은 위성 앞에 해관은 네가 옷을 아냐며 투덜거린다.(위성이 고른 옷이 하필 신상품이라 비쌌기 때문이다) 위성은 옷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설명을 이어 나간다. 그러면서 이 옷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냐고 묻는다. 해관은 그렇다며, 이럴 때는 그냥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때 위성이 묻는다.

“보호는 고마운 것입니까?”

나중에 해관이 위험한 세상에서 딸을 보호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자, 또 같은 질문을 한다. 해관은 두 번 다 대답을 못한다. 대신 두 번째 질문에서는 위성의 이름을 묻는다. 위성이 긴 이름을 늘어놓자, 해관은 무슨 이름이 복잡하냐며 세상 소리를 다 들으니까 ‘소리’라는 이름을 지어 준다. 딱 중간점인 시점인데, 소리는 더 이상 위성이 아니다. 자연히 소리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는다. 그래서 마지막에 해관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맙습니다. 보호해 줘서.”

단순히 해관과 소리의 이야기로 들리는가. 소리는 유주의 목소리를 들려 주기도 하지만, 점점 해관의 딸처럼 보인다. 아마도 해관도, 소리도 그런 마음이었기에 함께했던 곳을 더듬는 것은 아닐까. 보호는 해관이 소리의 옷을 사 준 것처럼 하면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 물론 옷 자체가 필요 없다고 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문제지만 말이다. 영화는 딸이 실종된 이유를 감춘다. 그러나 병원이 나온 순간 왜 사라졌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참사가 일어난 날 친구들과 여행을 갔었는데, 모두의 휴대폰이 빗발쳤다. 혹시 대구에 간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의 전화였다. 그래서 잊을 수 없는데, 그래도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영화 덕분에 기억할 수 있었고 많이 미안했다. 이 좋은(보면 볼수록 더 좋아진다) 영화를 지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e******i 2018.05.05. 신고 공감 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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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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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나오지만 로봇,소리는 거창한 SF물을 지향하지 않는다. 2003년 실제 있었던 대구 지하철 참사라는 한국형 참사를 배경으로 지극히 보수적인 아버지와 뜻이 다른 자식간의 갈등, 그리고 뒤늦은 해후라는 한국적 정서와 이야기를 끌어왔다. 영화는 전형적인 휴먼 드라마로 흐르지 않고 귀엽고 엉뚱한 매력의 로봇과 무뚝뚝한 해관 사이의 로드무비로 가닥을 잡으면서 참신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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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나오지만 로봇,소리는 거창한 SF물을 지향하지 않는다. 2003년 실제 있었던 대구 지하철 참사라는 한국형 참사를 배경으로 지극히 보수적인 아버지와 뜻이 다른 자식간의 갈등, 그리고 뒤늦은 해후라는 한국적 정서와 이야기를 끌어왔다. 영화는 전형적인 휴먼 드라마로 흐르지 않고 귀엽고 엉뚱한 매력의 로봇과 무뚝뚝한 해관 사이의 로드무비로 가닥을 잡으면서 참신함을 얻었다. 일상성 짙은 연기를 설득력 있게 보여온 이성민의 공이 크다. 거창한 움직임 대신 동작은 단순하되 귀엽고 잔망스러운 목소리를 가진 로봇 소리를 지켜보는 것도 거슬림이 없다. 국가적 차원의 감청과 그 무책임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의성 있는 대사들도 귀에 들어온다.

 

s*******s 2022.11.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