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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비애극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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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출판된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17세기 독일 바로크 시대의 문학 이념을 다룬다. 발터 벤야민은 서양 문학사를 역사철학적 관점으로 재구성하여 서양 드라마에 각인된 비극과 소설과 비애극이 각각 대표하는 구원사상을 논한다. 여기서 구원의 의미는 서양의 현대문명의 전반적 위기를 구원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비극, 소설, 비애극은 단순히 문학장르상의 구분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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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출판된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17세기 독일 바로크 시대의 문학 이념을 다룬다. 발터 벤야민은 서양 문학사를 역사철학적 관점으로 재구성하여 서양 드라마에 각인된 비극과 소설과 비애극이 각각 대표하는 구원사상을 논한다. 여기서 구원의 의미는 서양의 현대문명의 전반적 위기를 구원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비극, 소설, 비애극은 단순히 문학장르상의 구분이 아니라 사람과 세계와의 관계를 바라보는 세 가지 현상학적 관점이다. 신과의 연결고리를 끊은 뒤에 인간은 스스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가? 과거와 현대의 관계문제, 전통과의 단절과 연속의 문제를 다룬다. 이 논문은 비극과 비애극 그리고 알레고리 형식에 대한 철저한 역사철학적 비평으로, 바로크 시대의 비애극을 통해서 서양의 모더니즘과 현대성의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구제할 방도를 마련하고자 한 야심찬 논문이다. 물론 17세기 독일문학양식이 르네상스적이 아니라 바로크적이라는 벤야민의 전제에 우선 동의해야 한다. 

 

벤야민은 인식비판적 서론에서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근거한 문예 방법론을 전개한다.그의 예술철학과 문헌학의 방법론은 베버의 이념형을 연상케한다. 벤야민에게 이념은 진리를 탐구하는 유일한 창구가 된다. 그는 형상과 모자이크의 비유를 들어 진리와 이념의 관계를 말한 바 있다. 이념의 질서를 묘사하는 철학이야말로 위대한 철학으로, 플라톤의 이데아론, 라이프니츠의 단자론, 헤겔의 변증법 등이 그러하다. [구원의 미학(An Aesthetic of Redemption)](1994)의 저자 리처드 울린(Richard Wolin)은 벤야민의 방법론을 '부정의 인식론'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벤야민의 말을 따라 '성좌로서의 이념론' 또는 '단자 예술론'이라 명명하고 싶다.

 

"한 이념의 재현에 사용되는 일군의 개념은 이념을 그 개념들의 성좌로서 현현한다. 왜냐하면 현상들은 이념들 속에 동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상들은 이념들 속에 내포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이념들은 현상들의 객관적이고 잠재적인 배열이고 현상들의 객관적 해석이다. 이념들은 현상들을 자신 속에 동화시켜 내포하지도 않고, 스스로 기능들로, 현상들의 법칙으로, '가설'로 증발해 버리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현상들에 도달하는지 하는 물음이 생겨난다. 이에 대해서는 현상들의 재현 속에서라고 답할 수 있다."

 

"이념은 단자이다. 요컨대 모든 이념은 세계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이념의 재현을 위해서는 다름아닌 이 세계의 이미지를 축소판으로 그려내는 일이 과제로 주어져 있다."

 

발터 벤야민은 비애극(Trauerspiel)을 비극(Tragodie)과 엄밀히 구별한다. 비극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비극에 국한되고, 그 이후 생겨난 드라마 유형은 비애극과 소설로 변별한다. 벤야민은 먼저 그리스 비극과 고전비극시학 가운데 인간과 신의 평화로운 공존의 기술을 분석한다. 이러한 기술이 실패한 뒤 현대 비극철학은 다시 이러한 조화의 상태를 회복하려고 하지만 실패로 그치고 만다. 현대비극철학은 신과 인간의 화해의 가능성을 부정한다. 다음으로 소설이 역사시의 전승과 단절관계를 분석하고 소설을 가지고 구원을 진행하려는 노력의 실패를 분석한다. 이로써 다시금 화해하는 또다른 극단, 즉 철저히 신에게서 도피하고 신을 망각하는 가능성을 부정한다. 마지막으로 벤야민은 바로크 비애극에서 발견한 제3의 길을 발견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신과의 화해를 포기하고, 다시 세속가치에서 신과 새로운 화해를 확립하고 또한 전통과 단절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관련되어 있는 새로운 현대를 확립할 수 있는 방법을 분석한다.

 

바로크 드라마 형식의 본질들을 파악하기 위해 주권론, 역사철학, 세속화, 멜랑콜리, 알레고리 등 다양한 주제들을 깊은 철학적 성찰을 통해 다루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비애극과 비극을 역사철학적인 관점에서 구분한 점, 바로크 드라마를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이론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한 점, 독일 바로크 비애극에 나타나는 군주의 우유부단함을 밝힌 점, 바로크 비애극에 내재해 있는 감정상태인 멜랑콜리를 구체화한 점, 알레고리를 단순한 예술적 처리방식이 아니라 예술적 표현형식으로 규정하고 그것이 지닌 미학적인 차원을 복원시킨 점, 바로크 비애극에서 멜랑콜리와 알레고리가 내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을 해명한 점 등이다. 

 

알레고리는 현대주의의 표현방식이다. 역사의 무대에서 알레고리가 드러내는 것들은 폐허, 시체, 사망의 이미지들이다. 알레고리 비평은 구원의 능력과 직결된다. 고전비극은 신화를 기초로 하고 영웅의 희생제의를 표현하지만, 바로크의 비애극은 역사를 기초로 하고 인간의 비참한 처지를 전시한다. 이러한 전시는 세속적이고 속세적이고 육체적이다. 영웅은 없고 다만 폭군과 열사만이 있을 따름이다. 벤야민의 눈에는 17세기는 20세기와 흡사하다. 전쟁의 폐허 이미지는 30년 전쟁과 세계대전으로 검증된다. 루카치의 고전주의 원칙인 전체성과 완전성에 반대되는 현대주의 원칙으로 알레고리적 파편화를 강조한다. 또한 상징과 알레고리간의 차이점을 부각시킨다. 상징이 이성에 근거한 고전주의의 미학범주라면 알레고리는 직감에 근거한 현대주의의 미학범주이다.

 

"철학적 비평의 대상이 입증해야 하는 것은 예술형식의 기능이 모든 중요한 작품의 근저에 놓인 역사적 사실내용을 철학적 진리내용으로 만드는 데 있다는 점이다. 사실내용을 진리내용으로 변형시킴으로써 세월이 흐르면서 작품이 지닌 이전의 매력적 요소들이 감소되어가는 영향사적 쇠락현상이 새로운 탄생의 토대로 태어난다. 이 새로운 탄생 속에서 일시적 아름다움은 결국 모두 사멸해버리고 작품은 폐허로 자신의 위치를 굳히개 된다. 바로크 비애극의 알레고리적 구조 속에 구제된 예술작품의 그러한 폐허와 같은 형식들이 예전부터 분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z***a 2010.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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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비애극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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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벤야민은 『독일 비애극의 원천』으로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교수자격 신청을 했지만 당시 철학부 교수들에게 ‘이해할 수 없음’ 같은 미달 평가를 받고 본인이 스스로 교수 자격에 철회하기에 이른다. 그만큼 당대엔 그의 사유와 문체의 난해함 같은 특징적 부분이 전체인 마냥, 그리고 그것이 오로지 철학적 사유의 부재를 증명하는 마냥 매도당하고 외면당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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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벤야민은 『독일 비애극의 원천』으로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교수자격 신청을 했지만 당시 철학부 교수들에게 ‘이해할 수 없음’ 같은 미달 평가를 받고 본인이 스스로 교수 자격에 철회하기에 이른다. 그만큼 당대엔 그의 사유와 문체의 난해함 같은 특징적 부분이 전체인 마냥, 그리고 그것이 오로지 철학적 사유의 부재를 증명하는 마냥 매도당하고 외면당했으나 벤야민이 이후 끼친 영향과 반향은 분명 무시할 수 없다. 강원대 교수 김유동의 서문에 따르면 본 저서는 8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가진다. 

a. 비애극과 비극을 역사철학적인 관점에서 구분한 점

b. 바로크 드라마를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이론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한 점

c. 독일 바로크 비애극에 나타나는 군주의 우유부단함을 밝힌 점

d. 바로크 비애극에 내재해 있는 감정상태인 멜랑콜리를 구체화한 점

e. 알레고리를 단순한 예술적 처리방식이 아니라 예술적 표현형식으로 규정하고 그것의 미학적 차원을 복원시킨 점

f. 바로크 비애극에서 멜랑콜리와 알레고리가 내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을 해명한 점

g. 엠블럼과 바로크 드라마의 연관성에 주목한 점

h. 바로크 드라마의 특성을 종파적인 맥락에서 밝힌 점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인식비판적 서론」과 본론으로 이루어져 있고, 본론은 다시 1부 「비애극과 비극」, 2부 「알레고리와 비애극」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에 대한 설명은 강유동이 서문 21쪽에 상세히 구분하고 있기에 생략하기로 하는데, 다만 『독일 비애극의 원천』의 중요 지점 중 하나인 바로크 드라마를 “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그늘, 혹은 그의 시학론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있다는 진단은 중요해 보인다. 이는 본론부에서 벤야민이 비애극과 비극 사이를 구분하는 태도에서부터 선명한 의의가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y*****0 2022.08.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