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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받은 첫 시집이 황동규의 삼남에 내리는 눈이었습니다. 지금도 소유?하고 있구요^^
- 어느 초밤 화성시 궁평항 : … 기다릴게 따로 없으니/ 마음 놓고 무슨 색을 칠해도 좋을 하늘과 바다/ 그리고 살아있는 이 냄새,/ 밤새 하나가 가까이서 끼룩댔다/ 쓰라리고 아픈 것은 쓰라리고 아픈 것이다!/ 혼자 있어서 홀가분한 이 외로움,/ 외로움 아닌 것은 하나씩 마음 밖으로 내보낸다…
- 늦가을 저녁비 : 잿빛 소리로 공기를 적시며 비 내리는 저녁/ 늦 산책에서 돌아오다 만난 이층집 미니 뜰/ 서로 기대거나 넘어져 누운 줄기들 속에/ 혼자 고개 쳐들고 서있는,/ 안개처럼 자욱이 내리는 잿빛 음성에/ 붉은 입술 붉은 혀 내밀고 있는 장미 한송이…
- 겨울밤 0시5분 : 별을 보며 걸었다/ 아파트 후문에서 마을버스를 내려/ 길을 건너려다 그냥 걸었다/ 추위를 속에 감추려는 듯 상점들이 셔터들을 내렸다/ 늦저녁에 잠깐 내리다 만 눈/ 지금도 흰 것 한두 깃 바람에 날리고 있다/ 먼지는 잠시 잠잠해졌겠지/ 얼마만인가? 코트 여며 마음 조금 가다듬고/ 별을 보며 종점까지 한 정거장을 걸었다…
- 냉한 상처 : … 문득 생각나/ 머릿속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지난날 젖은 모포처럼 무겁게 덮쳐와/ 숨 고르느라 밤잠 영 못 이루게 했던 이름/ 떠오르지 않는다/ 잠 대신 술로 채워 흐릿해진 뇌 속에 뜨던 얼굴도 가물가물하다/ 아픈 기억도 겨울 풀처럼 마르기도 하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