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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 첫 에세이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사노 요코 첫 에세이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내용보기
지금까지의 사노 요코 작가 에세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책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사노 요코 작가의 첫 에세이집인데다가 40대라는 나이에서 볼 수 있는 나름 젊은 감성이 담긴 글이었어요. 2010년 암으로 사망 이후 국내 출간된 에세이가 많아서인지 그동안은 사노 요코 할머니가 바라본 인생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그녀의 유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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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사노 요코 작가 에세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책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사노 요코 작가의 첫 에세이집인데다가 40대라는 나이에서 볼 수 있는 나름 젊은 감성이 담긴 글이었어요. 2010년 암으로 사망 이후 국내 출간된 에세이가 많아서인지 그동안은 사노 요코 할머니가 바라본 인생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그녀의 유년 시절 에피소드를 많이 만날 수 있답니다.

 

감성적이다가도 철학적 사유가 느껴지고 그러다 가끔은 방정맞은 경험까지. 이번 책에서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지긋한 나이대가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여유는 덜하지만, 한편 불안과 고민이 뒤섞인 40대의 이미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노 요코 작가는 4차원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낯선 거리에 내리는 눈은> 편에서는 외국 생활할 때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던 한 가지가 남자의 뒷목이었다고 합니다. 볼 때마다 움찔했다니.

음식에 관한 에피소드도 재미있어요. 처음으로 선명하게 '행복'을 자각한 때는 일곱 살의 어느 날 떡을 배 터지게 먹었을 때였다고 하면서 음식이 행복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한편 친구의 실연을 함께 아파하면서 "미친 듯이 날뛰는 식욕이 슬픔의 깊이"가 되는 위로의 음식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꽃은 아름다운 걸까요> 편에서는 흔히 말하는 꽃의 아름다움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들려줍니다. 창포를 보다가 무서워했는데, 요염한 창포가 모여있을수록 꽃밭이 고요해지더라는 그 느낌이 섬뜩했다고 해요. 하나의 존재가 수없이 모여 있을 때 정적도 깊어진다며 오싹하게 받아들인 그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합니다. 부끄러움을 감추지 않고, 부족한 점을 덮지 않으며 돌직구 화법으로 유명한 사노 요코의 입담이 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 에세이집의 원제는 목차 중 하나인 <내 고양이들아, 용서해줘>였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제목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가 이 에세이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랑 더 잘 맞는 제목이었어요.

사노 요코 작가의 대표작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림책 때문에 고양이를 무척 사랑하는 성격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니 어렸을 땐 정말 싫어했었다고 합니다. 키울 생각도 전혀 안 했다가 아들이 너무 좋아해서 키우기 시작한 거더라고요. 게다가 그녀가 어렸을 때 오빠와 함께 벌였던 장난도 있었고, 못생긴 고양이는 무시하고... 고양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겠더군요.

 

 

 

나는 세상이 좁아진다는 표현을 처음 들었다. 내가 아는 세상이 아닌 세상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내게 세상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막연하게 나를 둘러싼 것으로 조금은 진부하고, 조금은 나를 방해하는 것이어서 걷어차버리고 싶은 존재였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세상이란 한 사람 한 사람 살아 있는 인간의 연결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 사람은 말을 하니까 편.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책에서 고백하는 어린 시절부터의 에피소드는 어른이 된 사노 요코를 만든 바탕이 된 것들입니다. 왜 개방적인 여자가 되었는지, 왜 말이 많아졌는지. 자각 없이 허물어버리기도 했던 유년시절의 경험들은 타고난 기질에서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말할 정도로 그녀를 변화시켰습니다. 남들은 성장이니 뭐니 할 텐데 그녀는 이번에도 반항적인 뉘앙스를 풍기더군요.

어쩌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어서 하고 있을 뿐이라며 인생의 테마 같은 건 없었다고 하는 사노 요코. 그러다 이 에세이를 쓰면서 고민해봅니다. 그림책을 만드는 일, 여자로서의 인생 등 현재의 나를 만든 것들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조금은 독특한 사고방식과 화법이 매력적인 사노 요코 작가의 까칠한 끼가 가장 강하게 나타난 에세이집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묵직하면서도 무겁지는 않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쏙 든 에세이집이기도 합니다.

 

 

l****5 2016.11.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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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강하지만 부드러운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강하지만 부드러운" 내용보기
앞만 보고 달리다가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나이는 언제일까. 누구나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40대가 넘어가면서 현재나 미래보다는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많아진다. 단순히 후회의 돌아봄은 아닐 것이다. 옛추억들을 떠올리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일이 많아진다. 그때는 창피하고 숨기고 싶었던 일들도 상처가 단단해진 탓인지 지금은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강하지만 부드러운" 내용보기

앞만 보고 달리다가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나이는 언제일까. 누구나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40대가 넘어가면서 현재나 미래보다는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많아진다. 단순히 후회의 돌아봄은 아닐 것이다. 옛추억들을 떠올리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일이 많아진다. 그때는 창피하고 숨기고 싶었던 일들도 상처가 단단해진 탓인지 지금은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수 있다. 상처라고 생각했던 일들도 보듬어 줄 수 있는 나이가 되서일까. 아니면 시간이 흘러 그 상처의 아픔이 무뎌진 것일까.

 

 

동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저자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에서는 그림책이 아닌 에세이로 만난다. 나이가 들어 돌아보는 자신의 삶은 후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고 성공하지 못하고를 떠나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의 일들을 담담하게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때로는 숨기고 싶은 일들도 있을 것이다. 누구도 모르는 일이니 포장을 하고 들려줄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느낌들이 없다. 바람이 부는대로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들이 다가온다. 우리 주변에 있는 할머니들이 자신의 일을 이야기하듯 우리들에게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작가가 아니라 어린시절부터 40대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특별하다기보다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이니 행동들을 보여진다. 가난했던 시간들이 지겹고 힘들게 다가오기보다는 그 시간들을 즐기며 일어설수 있는 시간들로 만들어 갔다는 느낌이 든다. 그 세대들이 가진 가난은 지금과는 물론 다를 것이다. 그런 가난을 창피해하거나 유난히 힘들어하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부정의 의미로 다가올수도 있었겠지만 작가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삶의 흔적들을 보면서 공감할수 없을때도 있다.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와 미화되거나 포장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글들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누구보다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공감하게 된다. 결혼이나 임신했을때의 심정들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수 있을까가 아니라 그럴수도 있고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일들이다. 이처럼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마주하면서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이야기화 함께 만나는 삽화이다.예에쁘고 귀여운 고양이는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수 있는 고양이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삽화만으로도 이야기의 느낌이 전해진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저자의 모습을 만날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n******e 2016.11.1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그것은 위로일까 저주일까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그것은 위로일까 저주일까" 내용보기
어제는 몸이 안 좋아서 광화문 촛불집회에 못 나가고 집에서 쉬었다. 올겨울 추위에 대비해 새로 산 양모 이불을 덮고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누워 책을 읽는 기분이 편치만은 않았다. 편치 않은 기분으로 집어 든 책은 일본의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수필집 <느낌을 팝니다>였는데, 여러모로 의외인 점이 많은 책이지만 중간에 사노 요코의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움 반, 놀라움 반(사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그것은 위로일까 저주일까" 내용보기

어제는 몸이 안 좋아서 광화문 촛불집회에 못 나가고 집에서 쉬었다. 올겨울 추위에 대비해 새로 산 양모 이불을 덮고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누워 책을 읽는 기분이 편치만은 않았다. 


편치 않은 기분으로 집어 든 책은 일본의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수필집 <느낌을 팝니다>였는데, 여러모로 의외인 점이 많은 책이지만 중간에 사노 요코의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움 반, 놀라움 반(사노 요코가 암으로 여명 이 년을 선고받고 돌아오는 길에 재규어를 구입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니 최근 사노 요코가 쓴 첫 번째 수필집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를 읽고 서평을 쓰지 않은 게 생각났다. 


사노 요코는 한국에서는 수필집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등이 잇달아 출간되며 최근 몇 년 유명해진 작가이지만, 일본에서는 1990년대에 이미 수필가로 인기를 끌고, 그전에는 <100만 번 산 고양이>라는 동화책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림책 작가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는 사노 요코가 40대에 처음 발표한 수필집으로 작가의 불우했던 유년 시절과 다사다난했던 학창 시절, 유학 시절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린 내가 저지른 무수한 실수, 어른들이 내게 한 많은 질타와 비난을 나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어쩌면 부모님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내게 혀를 찼을지도 모르고, 나도 들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여름 초저녁, 수박을 깬 내게 혀를 찬 삼촌이 싫지는 않았다. 내게 보이는 것은 덜렁거리다 수박을 깬 혐오스러운 아이인 나였다. 나는 삼촌 눈에 비친 나를 혐오했다. (50쪽) 


저자는 학창 시절 고향인 시즈오카를 떠나 도쿄에 있는 이모 집에서 하숙을 했다. 어느 날 아침, 창을 여니 눈이 와 있었고, 가난한 집 부유한 집 할 것 없이 지붕마다 새하얀 눈이 쌓인 것을 보며 저자는 <마쿠라노소시>를 쓴 세이 쇼나곤을 떠올렸다. '가난하고 지저분하고 추접스러운 집에 눈이 내려 운치가 나는 것은 건방지다.' 라고 '너무나 솔직하게' 감상을 밝힌 세이 쇼나곤을 저자는 좋아했다. 


세이 쇼나곤의 글과 마찬가지로 저자의 글도 '너무나 솔직하'다. 어린 시절 정원에 피어 있던 달리아의 목을 꺾었을 때 아버지가 "너도 그렇게 해줄까" 하고 팔을 비틀었던 일, 저자의 오빠가 죽은 후 어머니가 웃음을 잃고 남은 자식들에게 구박과 학대를 일삼았던 일, 전학 간 학교에서 '때려도 울지 않는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남자아이들한테 얻어맞았던 일, 대학 시절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으나 짝사랑하던 남학생에게 일을 미루고 농땡이를 부렸던 일 등 부끄러운 일, 감추고 싶은 일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왜 어린이 그림책을 그리는가. 내 결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내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나는 객관적인 어른으로서 어린이를 관찰하고 이해하고 어린이에게 말을 거는 게 아니다. 나는 어김없이 내 속에 있는 어린 시절의 나를 향해 얘기하고 있다. 나는 소처럼 삼켰던 것을 되새기고, 되새긴 것을 삼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내가 어린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어린이 속에서 어린 나를 발견했을 때뿐이다. (153쪽) 


저자는 가난하고 무능력했던 아버지와 어린 자식들을 구박하고 학대했던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는다. 울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를 정당화했던 아이들, 자신을 여자로 봐주지 않았던 남자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다만 저자는 자신을 질타하고 비난하고 무시하고 혐오했던 이들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을 기억한다. 사랑받고 싶었던 상대에게 사랑받지 못한 나, 사랑받을 수도 없고 사랑받으려고 애쓰지도 못한 나를 향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저자가 어린이 그림책을 그리게 된 것도 같은 이유다. 저자의 오빠는 그림을 잘 그렸다. 그림을 그릴 때의 오빠는 뭔가에 빙의된 것 같았다. 열두 살이 되던 해에 오빠는 죽었고, 저자는 오빠가 남긴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미대에 입학하고 그림책 작가가 되었지만 "그림 그리는 일이 사실은 오빠 같은 사람에게만 허락된 일이라는 환상"을 오랫동안 지우기 어려웠다. 저자는 일찍 세상을 떠난 오빠와 오빠만 그리워하고 자기는 예뻐해 주지 않았던 부모를 탓하지 않는다. 다만 오빠보다 오래 산 나, 끝내 오빠 같은 자식은 될 수 없었던 나를 생각한다. 그것은 위로일까, 저주일까.

j****y 2016.1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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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번산고양이 작가 사노요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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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익숙한 느낌이라 자연스럽게 눈이 갔다. 이 고양이 그림체는 제일 좋아하는 동화책 '백만번산고양이'그림체였다..! 작가를 보니 같은 작가가 맞았다.어릴적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에 얼마나 반가웠던지. 약력을 보고 1938년생이라는 것과 2010년에 돌아가셨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반가워서 삽화속 고양이들에게 인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이미 돌아가셨다니...게다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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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익숙한 느낌이라 자연스럽게 눈이 갔다.

이 고양이 그림체는 제일 좋아하는 동화책 '백만번산고양이'그림체였다..! 작가를 보니 같은 작가가 맞았다.

어릴적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에 얼마나 반가웠던지.

약력을 보고 1938년생이라는 것과 2010년에 돌아가셨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반가워서 삽화속 고양이들에게 인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이미 돌아가셨다니...

게다가 그녀의 첫 에세이를 작고하신다음에야 읽다니...기분이 묘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는 사노요코가 40대에 쓴 첫 에세이집이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이구나.

그림책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수필가.

마흔이 되어 돌아본 유년시절, 사춘기시절, 대학시절, 유학시절, 출산과 현재까지 추억들을 모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내 추억에 빗대어 멋대로 이 책은 뭔가 위로를 주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내용일거라고 추측했다.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 같은 내용일 거라고. 두 분다 전쟁을 겪으셨고 연령대도 비슷하고...

하지만 첫장 '꽃은 아름다운 걸까요'를 보고 아리송해졌다.  전혀 그런내용이 아니네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따분해서 장미꽃을을 입술에 붙였다가 아이들이 웃는 바람에 선생님께 혼난 일.

그는 아이들이 왜 웃었는지 궁금해서 오랜 시간이 흐른뒤 꽃잎을 붙이고 거울을 본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사람에게만 어울린다.'

 가끔 이렇게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하고 내리까는 문장이 종종 등장한다. 무섭게 자신을 파악하고 있는 건지...

일본만의 감성일까...하고 생각하게하는 편도 종종있다. 기묘하면서도 아름답고 뭔가 비틀려있는 듯한.

다만 사노요코는 참 시크하고 무뚝뚝한 사람이었구나라는 것은 내가 잘 알겠다.

 

 

유학하러 독일로 떠나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이 나라는 나를 반기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너무나 독일과 맞지않아서 반년만에 떠나고 만다. 배웅하는 분이 이렇게 기쁘게 떠나는 사람은 처음봤다고 했을 정도로.

눈이 오는 장면이 떠오른다. 산책할 때마다  이웃집 창가에 그림처럼 앉아있던 할머니의 실루엣. 사노요코는 떠나는 순간까지 그녀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한다.

그녀와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며 "검은 마음"이라고 반복해서 말했던 하숙집 할머니. 검은 마음은 나쁜 마음은 아니다.

그러나 마음이 검은 사람은 똑같이 마음이 검은 사람을 알아본다고 했던 할머니.

사노요코는 자신은 그 말을 수긍할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고 이미 알고 있었다고한다.

고작 반년이지만 사노요코가 떠날 때 할머니는 엉엉 울었다고한다.

 

그녀는 가난했고 아빠와 엄마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읽어보면 결코 좋은 부모는 아니었다.

엄마는 계모라고 생각할 정도로 쌀쌀맞았고 아빠는 뭐랄까...검은 마음? 상냥하지 않았고 그녀를 무시했던 것같다.

그러나 내가 행복한 유년시절은 아니었을거야, 라고 감히 단정지을수 있으랴.


항상 같은 옷을 입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녔고 유학을 가고 옆에 있어주던 친구와 결혼을 하고...

아이들 낳고 그 아이가 나중에 늙어서 고독해질 것을 생각하며 엉엉 울기도하고.....

평생을 부지런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그녀의 에세이는 자신의 삶을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 보는 사람이 살짝 불편할 정도로 가감없이 드러냈다.

센 언니나 시크함 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사노요코.

전쟁을 겪는 일본 어린아이의 당시 생활을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다행이 만화'맨발의 겐' 같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먹을 것 없는 궁핍한 나날이었다. 

전쟁은 늙은 사람이 하고 고통은 젊은이들이 겪는다는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사노요코가 행복을 처음 자각했을 때는 떡을 배터지게 먹었을 때.

나는 언제였을까.

아마 서점에서 엄마가 아즈카반의 죄수까지나온 해리포터를 전권 사줘서 마법사의 돌 상편을 읽었을 때 같다.

너무너무 재밌는데 아직도 더 읽을 시리즈가 저렇게 많다니!


사노요코에 대해서 그녀가 낸 '백만번 산 고양이'라는 작품밖에 몰랐었는데

에세이'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를 읽으니 살아계셨다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혼자 맘속에서 내맘대로 친해져서 술도 먹고 베프도 맺었는데 그사람을 영영 볼 수 없다니. 

죽은지 오래된 작가들의 책들을 읽었지만 에세이는 잘 읽지 않았더니 유독 여운이 남고 아쉬운 듯하다.

YES마니아 : 로얄 s*******l 2016.11.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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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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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100만 번 산 고양이, 사는게 뭐라고, 거짓말투성이 등 독착적이고 매력적인 그림책, 동화책, 수필들을 남긴 사노 요코40대의 사노요코의 지금까지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에세이그리고 15점의 원작 삽화를 만날 수 있는 책 원제는 "내 고양이들아 용서해줘'이다.책을 읽고나니 원제가 이해된다.여러가지중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고양이를 내가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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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100만 번 산 고양이, 사는게 뭐라고, 거짓말투성이 등 독착적이고 매력적인 그림책, 동화책, 수필들을 남긴 사노 요코


40대의 사노요코의 지금까지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에세이


그리고 15점의 원작 삽화를 만날 수 있는 책









 


원제는 "내 고양이들아 용서해줘'이다.


책을 읽고나니 원제가 이해된다.


여러가지중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고양이를 내가 키워주겠어라고 결심했지만 결국 파양시킨 에피스도도 있다. 


유럽에서 유학하면서 만났던 각국사람들의 이야기, 


주변분위기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그녀의 성격


초등학생때 한 선생님을 만난 후 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주장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바뀐 성격


그림을 잘 그리던 오빠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녀에게온 비싼물감


여러 에피소드들이 마음으로 다가오는...


그녀가 40대에 뒤돌아본 에세이집이라 나같은 40대일줄알고 읽었는데 ㅜ.ㅜ


이미 72세의 나이에 유방암으로 돌아가셨다고하니 오래된이야기들이었네 


시집을 가려면 직업이 있어야한다며 디자인이 괜찮겠다고 추천하셨다는 아버지


첫사랑?? 처음사귄남자와 결혼한 그녀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키워 했던 그녀에게 생긴 아들


그리고 아들이 늙어 죽을걸 상상하며 눈물을 흘릴만큼 지극한 사랑을 보여준다.


2년이라는 시한부를 선고받은 후 그녀는 외제차를 사고 지금껏보다 훨씬더 즐겁고 유쾌하게 살았다고한다.


씩씩한 사노요코의 40대를 만났던 책


언제나 시크했던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s****1 2016.11.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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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세이 :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사노 요코)
"일본에세이 :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사노 요코)" 내용보기
언젠가부터 꿈이 뭘까 생각하면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것, 이라는 답이 튀어나왔다.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자기가 잘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손에서 놓지 않고, 세월의 무게만큼 타인에게 너그러워지고, 편협한 경험에 갇히지 않은 채 변화하는 사회에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노인이 되어야지. 손자 손녀가 친구들에게 우리 할머니 진짜 멋있어, 자랑할 수 있는 사람
"일본에세이 :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사노 요코)" 내용보기

   언젠가부터 꿈이 뭘까 생각하면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것, 이라는 답이 튀어나왔다.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자기가 잘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손에서 놓지 않고, 세월의 무게만큼 타인에게 너그러워지고, 편협한 경험에 갇히지 않은 채 변화하는 사회에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노인이 되어야지. 손자 손녀가 친구들에게 우리 할머니 진짜 멋있어,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런 꿈을 떠올리다 보면 자연스레 함께 생각나는 사람이 사노 요코였다.

   그러나 이 에세이집은 사노 요코가 아직 할머니가 되기 전, 중년의 나이에 썼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그러니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에서 만날 수 있는 사노 요코는 멋진 할머니가 아닌 멋진 아줌마, 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린시절을, 가난하고 외로웠던 유학시절을, 그리고 아들을 낳고 엄마가 된 순간을 돌아보며 특유의 재치와 진솔함을 버무려 써내려간 글을 나는 한 편 한 편 소중하게 읽었다.

   에세이를 읽었으면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마땅한데 어쩐지 사노 요코의 에세이를 읽은 후에는 늘 작가 그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만다. 어쩌면 글 한 편 한 편이 작가 그 자체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노 요코의 글에는 자기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다 가장 중요한 감정들만 끄집어내어 투박하게 빚은 뒤 부끄러움 없이 내놓은 듯한 티 없는 솔직함이 있다. 작가가 베를린에서의, 또는 밀라노에서의 유학 생활을 회상할 때면 어느새 나도 그 공간에 머물러 작가와 더불어 외로워하고 아파하고 있음을 느낀다. 오직 사노 요코만이 발견하는 일상 속의 작은 해학에 나도 열중하여 같이 소리 죽여 웃게 되고,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중년의 마음을 가늠하며 내 남은 세월을 생각한다. 그리고 점점 줄어가는 페이지가 아쉬워진다.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많이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런 생각 속에서 책을 덮는다.

   사노 요코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녀의 글도, 일러스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녀는 부족함을 당당하게 내보일 줄 아는 사람이고, 또한 당당하지 못한 순간에는 그 부끄러움조차 가감없이 보여주는 사람이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자비가 없는 만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주변 사람들의 작은 말과 행동에도 쉽사리 놀라고 상처받는 만큼 섬세한 마음으로 그들의 모습을 아우른다. 그래서일까, 사노 요코의 글을 읽고 나면 위안이 된다.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등 사노 요코의 에세이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년의 모습을 한 글들이다. 그만큼 다르고, 또 여전히 사노 요코답다.


   "친구들의 위로와 격려에서 수험이라는 일상으로 돌아와 이젤 앞에 앉아, 올해야말로 합격해야지, 하고 다짐했다. 비어 있는 옆 의자에 평소 얘기를 나눈 적이 별로 없지만, 얼굴을 마주치면 짧게 인사도 하고, 역까지 함께 가는 정도인 친구가 앉았다. 그는 잠시 침묵하고 있다가, "많이 힘들었지" 하고 한마디 건넸다. 나는 그 한마디가 진심으로 고마웠다."


   "정말로 건강한 아이가 태어났다. 43킬로그램이었던 내가 63킬로그램이 되고, 가슴은 1미터 4센티미터나 되어, 으앙 하는 아기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나는 모성애의 화신이 되었다. 내 젖을 빠는 원숭이 같은 생물은 빛나는 천사였다. 필사적으로 젖을 빠는 아들이 여든 살이 되었을 때, 그 고독을 어떻게 견딜지 생각하니 벌써 눈물이 났다."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도, 태어날 때부터 줄곧 여자로 살아왔으니 남자는 어떤지 모른다.

어떤지 모르기 때문에 나는 남자를 좋아한다. 좋아하니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이 나이에 뭘 어떻게 할 건 아니고, 남몰래 세로로 보고 대각선으로 보고 뒤집어 보고 하는 것이 무한한 즐거움이다. 그 정도는 신도 허락해주리라."

y******0 2016.11.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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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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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사노 요코의 첫 번째 에세이가 나왔다. 한 작가의 에세이가 인기를 끄니 번역되지 않았던 처음 에세이를 소개하나 보다. [사는 게 뭐라고/ 죽는게 뭐라고] 에세이는 노년에 죽음을 앞두고 쓴 것이라 고집불통 할머니 같은 인상이었는데, 40대에 쓴 사노씨의 글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200쪽 남짓 얇은 책이지만 이번에는 양장본에 두꺼운 종이로 엮어져 있다. 그 겉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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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사노 요코의 첫 번째 에세이가 나왔다. 한 작가의 에세이가 인기를 끄니 번역되지 않았던 처음 에세이를 소개하나 보다. [사는 게 뭐라고/ 죽는게 뭐라고] 에세이는 노년에 죽음을 앞두고 쓴 것이라 고집불통 할머니 같은 인상이었는데, 40대에 쓴 사노씨의 글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200쪽 남짓 얇은 책이지만 이번에는 양장본에 두꺼운 종이로 엮어져 있다. 그 겉모습이 나의 소장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이 책에도 가족이야기, 특히 오빠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집안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오빠였단다. 오빠는 심장이 오른쪽에 있었고 몸도 약했다. 그래서 늘 그림을 그리며 여가를 즐겼다. 그래서 사노씨는 오빠처럼 특별한 사람만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반면 자신은 그저 열심히 할 뿐 재능이 있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잘난척에 익숙하지 않고 자신에게 너무 엄격한 사노씨다.

베를린 유학시절 이야기도 나와 있다. 하숙집 할머니가 사노씨에게 우리는 검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검은 마음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사노씨는 그런 하숙집 할머니가 자신과 잘 통한다고 봤다. 그리고 6개월 만에 그 하숙집을 떠날 때 검은 마음을 가진 할머니가 울어주었다. 베를린에 있을 때 만났던 미스터 리 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는 언제나 프록코트를 입고 있으며 과거에 사업으로 큰 돈을 가졌지만 지금은 그저 빈털터리 아저씨일 뿐이다. 그러나 언제나 집 앞에 사소한 것을 사러 나갈때도 프록코트를 입고 나갔다. 나중에 북파공작원 김현희 씨가 아버지처럼 보이는 남성(김승일)과 함께 대한항공 여객기를 폭파한 사건이 터졌을 때 사노씨는 그 아버지인 남자가 미스터 리 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세상은 정말 좁다는 것을 소름끼치게 느꼈다.

아들을 막 낳았을 때 이야기도 있다. 아기를 갖는 것은 자신의 자유를 뺏기는 것 같아 싫었지만 막상 낳고 보니 너무 사랑스러웠단다.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붙잡고 자랑하고 싶은 지경이었다. 독특한 사노씨지만 그녀도 다른 어미와 다름없이 제 자식을 사랑했다.

씩씩하고 기운넘치는 40대 사노씨를 만난 것 같아 즐거웠다. 그녀가 시크한 건.... 할머니가 되어서가 아닌가 보다. 젊을 때 쓴 에세이에도 시크한 그녀가 숨어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7 2016.11.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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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삐딱함에 용기를 얻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11-8. 삐딱함에 용기를 얻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내용보기
삐딱함에 용기를 얻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사노 요코의 에세이로는 두 번째 만나게 되는 책이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는 만년의 사노 요코가 쓴 에세이라면, 이 책은 사노 요코의 첫 번째 에세이로 40대의 그녀를 만나볼 수 있다. 마냥 젊다고만은 할 수 없는 40대의 나는 어딘가 정체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든다. 꽤 자주 멍하고 꽤 오랜 시간 아무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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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함에 용기를 얻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사노 요코의 에세이로는 두 번째 만나게 되는 책이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는 만년의 사노 요코가 쓴 에세이라면, 이 책은 사노 요코의 첫 번째 에세이로 40대의 그녀를 만나볼 수 있다.

마냥 젊다고만은 할 수 없는 40대의 나는 어딘가 정체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든다.

꽤 자주 멍하고 꽤 오랜 시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뭐랄까...인생이 심심하고 휑한 기분.

사노 요코의 어린이 그림책에서 본 고양이는 왠지 반항적이었다.

거칠고 무서울만큼 자유분방했던 고양이가 결국엔 100만번이나 사는 동안 진정한 사랑이 뭔지를 깨우쳐 간다는 내용이었는데.

어린이책이 이래서 되나? 아이들한테 읽혀도 될까?

싶은 생각을 하는 나를 보고, '나도 꼰대가 다 됐네.'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기억이 난다.

귀염성이라곤 전혀 없는 줄무늬 고양이의 지나친 솔직함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때, 작가 사노 요코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는데

일전에 읽었던 그녀의 에세이로 그에 대한 갈증은 조금 해소한 셈이다.

40대의 사노 요코는 좀 더 거침 없고 지나치게 솔직하고 다소 삐딱하다.

마음 속 생각들을 그대로 내뱉는 것이,

스스로를 위한 일기장을 누구의 눈도 의식하지 않은 채 써내려가듯이 담백하다.

가족의 이야기도 일절 과장 없고,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과정도 거리낌 없다.

'뭐 어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하는 듯이 .

여전히 '나'를 스스로의 자아 찾기 위주로 보지 못하고 '타인이 보는 나'를 신경 쓰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텍스트다.

내가 지금 나만의 일기를 쓴대도, 이렇게 직설적이고 자유롭게 쓰지는 못할 것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나만의 본질을 스스로 파악하며 살아야 할 텐데.

그 유명한 격언 "너 자신을 알라."처럼 말이다.

 

 

책에는 사노 요코 원작 삽화가 15점 수록되어 있다.

하나같이 고양이가 등장하지만 결코 귀엽다거나 사랑스럽다는 느낌은 찾을 수 없다.

어찌 보면 약간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옆으로 치켜 뜬 눈 하며,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선들이 마음 속 불안감을 슥슥 긁어대는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들을 자꾸만 힐끔힐끔 쳐다보게 되고 그림의 이미지가 꽤 오랫동안 기억 속을 돌아다닌다.  어른과 아이의 기묘한 공존이 묘한 엇박자를 이루면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고나 할까.

 

 

 

보통은 활짝 피어난 갖가지 꽃을 보며 찬탄해 마지 않지만 사노 요코는 꽃을 보고도 독기 서린 마음을 품었다고 고백한다.

의외의 문장에서 평소 그녀가 지니고 있던 삐딱함이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이런 삐딱함을 직설적으로 툭툭 내뱉으며 자신을 드러낼 용기가 있다는 사실이

왠지 부럽다.

이렇게 독설을 내뱉으면 좀 '센 언니'로 보일까, 싶어 나 자신을 억누르고 살지 않았나...

버릇 없이 보이는 것만 아니라면, 나도 내 스스로의 속에 담아 놓은 '발칙함'을 조금씩 내놓으면 어떨까...생각해 본다.

 

 

 

나는 싫어하는 말이 많다. 지금 현재는 '삶의 태도', '자유분방하다', '개방되었다', '해방', '여성의 자립' 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특히 여성의 정신 해방이란 말은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르겠다. ...

나는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여자들이 윤리와 역사와 여성의 생리 구조 등을 거론하며 어려운 말로 자기주장을 역설하면 왠지 무서워진다. 너무 어릴 때 아무 자각 없이 자신의 벽을 간단히 허물어버린 나는 의식과 지식을 축적해 '해방'이란 것에 도달한 잘나가는 여자들과 닮은 듯 보이면서도 아주 많이 다르다.-170

 

싫은 것은 싫다고 딱 잘라 말하며

남들과 나의 다른 점을 확실히 들여다보고 인정할 줄 알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이기적일 수 있는 당찬 여자

 

사노 요코의 40대는 그렇게 멋지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기에 더 눈부시게 보일 수도 있다.

솔직 담백하게 일기 쓰듯이 자신의 삶을 써내려가자 그게 또 그것대로

사노 요코의 삶의 철학이 된다.

나의 일상도 멋지게 엮여서 하나의 철학이 보이면 좋겠다.

 

 

 

 

s*******e 2016.11.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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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의 40대는 어땠을까?《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사노 요코'의 40대는 어땠을까?《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내용보기
《사는 게 뭐라고》, 《열심히 일하지 않겠습니다》로 격하게 솔직한 할머니로 알려진 '사노 요코'의 에세이 집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을 읽었습니다. 원래 사노 요코는 그림책. 동화 작가이자 수필가로 《100만 번 산 고양이》가 유명하죠. 고양이를 소재로 많은 동화와 그림을 남겼는데요. 그 독특한 그림 스타일을 쉽게 잊을 수가 없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
"'사노 요코'의 40대는 어땠을까?《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내용보기

 

《사는 게 뭐라고》, 《열심히 일하지 않겠습니다》로 격하게 솔직한 할머니로 알려진 '사노 요코'의 에세이 집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을 읽었습니다. 원래 사노 요코는 그림책. 동화 작가이자 수필가로 《100만 번 산 고양이》가 유명하죠. 고양이를 소재로 많은 동화와 그림을 남겼는데요. 그 독특한 그림 스타일을 쉽게 잊을 수가 없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의 원제는 《내 고양이들아, 용서해줘》입니다. 당시 가난한 유학 시절 평범하지 않았던  대찬 사노 요코의 심경을 공유할 수 있는 에세이인데요. 자신만의 은유와 비유로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시나 수필을 읽었구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글 사이 등장하는 15점의 (글 내용과는 무관할지도 모를) 원작 삽화가 더해져 색다름을 만듭니다. 번역가 권남희 씨의 번역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시간을 본 사람은 없는데, 어떻게 시간이라는 이름을 지었을까. 시간이라는 말이 생겼을 때, 내가 그곳에 있었더라면 도저히 이해하지 못 했을 것 같다. 바람을 본 적이 없는데 어릴 때부터 바람을 알고 있는 것처럼 어릴 때부터 누구나 시간을 알고 있다. (중략) 시간이 딱 적당한 정도로 사람을 따라가는 일은 정말로 드물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시간이 부족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시간은 헐렁한 양복 같을 게다.

P62-63


​베이징에서 태어나 유럽으로 유학할 당시 느꼈을 낯섬을 알쏭달쏭 한 문체로 담고 있는데요. 아마 사노 요코의 독특한 매력이 이때 완성되었나 봅니다. 주변의 분위기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센 언니, 솔직하고 시원하고 괄괄한 스타일, 덤빌 테면 덤벼보라지 한껏 날을 세운 길을 잃은 고슴도치 같기도 합니다. 시시콜콜한 감정과  가족에 대한 기억부터 미스터 최, 미스터 윤 등 한국 사람을 만나거나 다양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는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 후 관심을 갖고 보니 그 고양이와 비슷한 색의 고양이가 눈에 많이 띄었다. 부뚜막 고양이라고 부르는 모양이었다. 그런 고양이를 볼 때마다 나는 엎드려서 사죄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다음에 그런 고양이가 우연히 집에 오게 된다면 순리에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세 등등하게 못생긴 고양이를 내가 키워주겠어,라고 생각한 게 부끄러웠다.

P 130

​원제 '내 고양이들아 용서해줘' 챕터에서는 유년 시절 고양이의 출산으로 각인된 공포,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던 때, 오빠와 고양이를 갖고 실험 한 경험,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고양이를 키워주겠어!라는 결연한(?) 포부로 시작한 고양이 파양 에피소드 등 부끄러운 기억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독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삼는 작품이 많은 사노 요코. 미안한 마음이 만들어낸 일종의 속죄가 아닐까요.

 

​사노 요코가 예전부터 할머니는 아니었을 테죠. 물론 그녀도 젊었을 때가 있었을 텐데. 우리에게는 할머니로 알려져 있네요. 사노 요코의 또 다른 면을 알고 싶다면, 어쩌다 어린이 그림책을 그리게 되었는지, 40대의 사노 요코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전쟁을 경험한다는 것에 대하여, 조금 더 궁금한 독자에게 권합니다. 색다르고 환상적 문체와 개성 있는 그림은 덤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

d*****9 2016.11.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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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 사노요코의 첫 번째 에세이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 사노요코의 첫 번째 에세이" 내용보기
​ ​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아침에 일어나, 바람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결혼 전에는 늘 5시 30분에 일어나 허둥지둥 출근 준비를 하고 6시 지하철을 타고 한시간 반 거리를 달려 출근을 했었다.   그때 내가 느꼈던 바람은 아침의 공기의 서늘함뿐, 한번도 바람이 부는대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고 느껴본적은 없었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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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아침에 일어나, 바람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결혼 전에는 늘 5시 30분에 일어나 허둥지둥 출근 준비를 하고 6시 지하철을 타고

한시간 반 거리를 달려 출근을 했었다.

 

그때 내가 느꼈던 바람은 아침의 공기의 서늘함뿐, 한번도 바람이 부는대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고 느껴본적은 없었다.

 

 

지금은 9시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선다.

아이 등원 후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은 늘 전쟁이다.

 

아침 바람을 생각할 시간은 커녕, 먼저 출근한 신랑이 알려주는 미세먼지 농도, 기온만 확인하고 후다닥 전쟁같은 하루를 시작한다.

 

 

시간은 돈이다

진리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실적과 타임 차지로 업무 평가를 받는 나에게, 적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은 곧 돈과 연결이 되었다.

 

 

이렇게 살아온지 어느 덧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다.

 

 

 

 

그런데, 뒤돌아서면 느끼는 이 허무함,,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책 제목만큼이나 이렇게 살고 있는 나를 토닥거려주는 책이다.

 

 

 

100만번 산 고양이의 저자 사노요코

 

그녀의 첫 번째 에세이이다.

 

 

첫 번째 에세이라는 말에서, 현재 나와 같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72세에 세상을 떠났고, 이 책은 그녀의 인생 40대에 쓴 첫번째 에세이 라고 한다.

 

 

 

일러스트레이터 답게 그녀만의 삽화가 수록되어 있다.

 

그녀의 그림은 강렬한 듯 하면서도 섬세하다

무거운 듯 하면서도 그녀만의 이야기와 함께 하면 한없이 발랄하고 즐거워보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런 사노요코의 40여년 인생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늘 시간에 쫓겨 살고 있는 나에게 해준 그녀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였다.

 

시간을 아쉬워하는게 아니라 자신을 아쉬워하는 거라고,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금쪽같은 나의 시간,

더 많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이였다.

어쩌면, 나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팍팍하게 살고 있는 나 자신이 아쉬워 더 많은 여유를 누리고자 속내를 감추고 혹독하게 나를 다독거린 것은 아닐련지

난폭한 어머니와, 인테리였으나 따뜻하지 않았던 부모 밑에서

따쓰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사노요코,

그러나 그러면 어떠하리,

어떤 환경에서도 기죽지 않고 최대한 마음 껏 살았던 그녀,

시대가 불행했을 뿐, 자신은 불행하지 않았다는 그녀의 이야기처럼​

가끔은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속내를 마음껏 드러내며 살아보고 싶다.

 

 

h******n 2016.12.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