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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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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할 때 인터넷에서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창이 열리지 않는 것처럼 처음부터 잘못 들어선 길이라면 그 일이 더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아이디,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습니다.'하는 말과 함께 숫제 화면도 열리지 않는다면 비극적 운명 앞에서 좌절하거나 지난 일을 후회하는 일은 더이상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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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할 때 인터넷에서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창이 열리지 않는 것처럼 처음부터 잘못 들어선 길이라면 그 일이 더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아이디,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습니다.'하는 말과 함께 숫제 화면도 열리지 않는다면 비극적 운명 앞에서 좌절하거나 지난 일을 후회하는 일은 더이상 없을 테니 말이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츠바이크의 중편소설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이다.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아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색했던 그의 소설은 언제나 탁월한 심리묘사가 일품이다.   한때 3대 전기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명성을 떨쳤던 츠바이크는 체게바라 역시 그의 작품을 자신의 도서목록에 포함시킬 정도로 광범위한 독자층을 형성하였지만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그가 망명했던 브라질의 리우에서 그의 아내 로테와 함께 동반자살한다.  작가의 비극적 운명을 예견이라도 하듯 이 소설은 한 남자를 열렬히 사랑했던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을 다루고 있다.

"저를 전혀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
이따금 눈앞이 캄캄해지곤 합니다. 어쩌면 이 편지를 끝내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게 남은 힘을 다해서 일생에 단 한번 당신에게 보내는 이 편지를 써내려 가고자 합니다.  저를 전혀 알지 못하시는 당신에게"
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어린 시절, 옆집에 살았던 한 작가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여인과 여인의 편지를 유서로 읽는 중년의 작가.  그들의 엇갈린 운명은 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삶과 죽음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으로 승화된다. 

자식의 주검 옆에서 쓴 여인의 편지는 편지의 수신인, 즉 여인이 그토록 사랑했던 작가 R이 발신인이 없는 편지를 읽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종의 액자소설이라 말할 수 있는 이 소설은 편지를 읽는 순간과 다 읽은 후의 묘사 부분을 제외하면 모두 한 여인의 편지가 그 주를 이룬다.
 
일찌기 명성을 얻었던 작가 R은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그를 따르는 많은 여인과 교제하며 여행을 즐긴다.  그런 그를 지켜보며 첫눈에 반한 여인은 엄마의 재혼으로 2년여의 시간 동안 잠시 떨어져 있던 시기에도 그를 잊지 못한다.  결국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남자의 곁으로 돌아온다.  직장을 다니며 남자의 곁을 맴돌던 여인은 한 순간의 유희를 좇는 남자의 성격을 잘 알면서도 그의 청을 수락한다.  여전히 남자는 그녀가 어린 시절 옆집에 살던 소녀였음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의 성적 욕구만을 채운다.  그 후 남자는 여행을 떠나고 여인은 잊혀진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인은 남자의 눈을 피해 아이를 낳게 되고, 언제든 자신의 품에 안을 수 있는 그 아이를 통하여 상실의 고통을 잊는다.  여인에게 있어 아이는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이의 분신이요, 삶의 목적이었다.  여인은 그런 아이를 먹이고 가르치기 위해 사창가의 여인처럼 몸을 팔아 그 비용을 감당한다.  여인의 주변에는 많은 남자들이 기웃거렸고 청혼도 하였지만 여인은 모두 거절한다.

"그러나 당신께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무엇에든 구속되기를 원치 않았으며, 언제고 당신이 부르시면 기꺼이 달려갈 수 있는 자유로운 상태로 남아 있고자 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로부터 한 여자로서 눈을 뜨게 된 이후까지 저의 전 생애는 오로지 기다리는 것, 당신이 불러주시기를 기다리는 것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였습니다." 

여인은 우연한 기회에 그 남자를 만나 그의 집에서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남자는 여전히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여인은 다음날 아침 자신의 모자에 놓인 지폐 몇 장을 보고 좌절한다.  아이를 키우며 오직 한 남자의 사랑을 갈구했던 여인.  비록 그 남자의 의식 속에 없는 애닯은 사랑이었지만 그의 생일이면 매년 꽃을 보냄으로써 언젠가 있을 사랑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아이가 죽고만 지금, 그녀 역시 자신의 분신이자 핵심이었던 운명적인 애정을 어디에서도 다시 찾을 수 없기에 그녀는 모든 희망을 잃는다.  그러나 자신이 스러짐으로써 가치를 잃게 될 그녀의 사랑이 그 남자를 통하여 끝없이 이어지길 바라며 편지를 쓴다.  어쩌면 작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무명인의 소중한 사랑, 누군가 기록하지 않으면 쉽게 잊혀질 수많은 사랑의 본질적 가치를 아쉬워 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저는 하나님을 믿지 않으며, 미사 또한 믿지 않습니다. 저는 오로지 당신만을 믿고, 당신만을 사랑하며, 당신 속에서만 살아가려 합니다. 아, 1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그 때처럼 조용히 당신 곁에 머물 수 있도록, 사랑하는 이여, 부디 그렇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당신께 드리는 제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입니다...... 다시 한번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내 사랑, 부디 안녕히......" (P.132)

자신에게는 없는 밝고 명쾌함 그리고 자유로움,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된 첫사랑의 기억을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놓지 못했던 한 여인의 편지를 읽는 남자.  그가 느끼는 것은, 희미하게 떠오르는 이웃집 소녀에 대한 기억과, 어느 낯모르는 처녀에 대한 기억과, 술집에서 만났던 어느 여인에 대한 기억들이 한데 뒤엉킨 것이었다. 그것들은 불명료했고,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마치 흘러가는 강물의 밑바닥에서 형체 없이 반짝이며 떨고 있는 돌멩이와도 같이.

"그는 한 여인의 죽음과, 자신을 향한 그녀의 불멸의 사랑을 느꼈다. 그의 영혼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허물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한 여인의 모습을 애틋한 마음으로 그리기 시작했다."(P.133)

s*****l 2011.08.31.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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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존재에 무관심한 사람을 사랑하는 고통...
"나의 존재에 무관심한 사람을 사랑하는 고통..." 내용보기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란 말은 뼈아픈 의미가 숨어 있다. 한 여인, 아니 어쩌면 수많은 여인들에게 철저히 무관심했던 이기적인 한 남자와 그 남자만 바라보며 불을 향해 뛰어 드는 나비같은 삶을 일관했던 가엾은 여인의 삶의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사실, 짝사랑을 하는 것 자체보다 그것에 기대를 거는 것이 어리석다. 만족하지 못함으로 해서 불행이 시작되니까. 마
"나의 존재에 무관심한 사람을 사랑하는 고통..." 내용보기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란 말은 뼈아픈 의미가 숨어 있다. 한 여인, 아니 어쩌면 수많은 여인들에게 철저히 무관심했던 이기적인 한 남자와 그 남자만 바라보며 불을 향해 뛰어 드는 나비같은 삶을 일관했던 가엾은 여인의 삶의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사실, 짝사랑을 하는 것 자체보다 그것에 기대를 거는 것이 어리석다. 만족하지 못함으로 해서 불행이 시작되니까. 마음을 비우고 시작하면 그리 괴롭지 않은 것도 짝사랑이다. 짝사랑에만 만족하는 보기 드문 별종타입이 있고, 짝사랑으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속하는 타입도 있다. 전자의 타입은 인간관계에 대한 귀차니스트로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들은 살아가면서 완전한 끝을 이루는 사랑보다 자유분방한 연애, 혹은 편한 짝사랑을 오히려 즐기지만 그것으로 인한 절망이나 슬픔을 겪진 않는다. 살아가는 것이 조금 무미건조하겠지만. 이 소설의 여자 주인공은 그녀 스스로는 부정하겠지만 후자의 타입에 속하며, 남자 주인공은 브리짓 존스가 정의하는 의미의 '정서 장애자'라고 볼 수 있다. 감정의 상호교환을 원하는 경우에 있어서 짝사랑의 시작은 달콤해도 그 끝은 매우 쓰다.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로 혼자서 몰래 그의 아들을 낳아 기르는 상황은 내 이성으로는 공감하기 매우 힘들었다. 내가 만약 주인공의 입장이어서 고백해 봤자 소용없고 혼자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인연임을 안다면 감정만 바치는 선에서 한계를 그엇겠지만 이 주인공의 사랑은 무분별한 순정의 극치를 보여준다. 짝사랑의 상대를 향한 여자의 태도는 이기심과는 거리가 멀고 욕심없는 희생으로만 비칠 수도 있겠지만, 그녀 또한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그에게 알리고자 하며 알아주길 바라는 은밀한 욕망이 숨어 있음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그녀는 그를 원망하진 않는다고 편지에서 거듭 되뇌이지만 그녀가 편지에 남긴 기구한 사연과 그의 분신으로 존재했던 아들의 죽음이 그에게 죄책감을 불러 일으킬 것은 예상하지 못했을까? 대답없는 혼자만의 가슴앓이가 스스로 가엾고 억울한 끝에 펜을 들었을진 몰라도 이렇게 진실한 사랑을 품었다면 끝까지 그가 모르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을까? 여자를 사랑의 대상이 아닌, 일시적 성적 욕망의 배출구로만 여기는 바람둥이라면 제아무리 사회적 신분이 고매해도 순정파인 한 여자에게 그토록 오랜 기간 순애보적인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지 조금 의심스럽다. 짝사랑이란 증세에 잘 걸리는 여성이라면 첫눈에 반하는 환상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함으로 인한 불행을 조심해야 할 듯 싶다.

[인상깊은구절]
다만 저는 당신이 제 사랑의 비밀을 눈치채고 행여 놀라시지 않을까. 그 점이 두려웠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가벼운 것, 유희적인 것, 단순한 것에만 흥미를 느끼시고, 심각하거나 복잡한 일에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운명적인 것을 꺼려하셨습니다.
v******9 2003.02.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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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때문에 살고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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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의 모습들은 각각 다르다. 그리고 그 사랑의 정도도 모두가 다르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우리들에게 큰 의미를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사랑 때문에 살고, 누군가는 사랑 때문에 죽게 된다. 우리가 만나는 많은 이야기들이 사랑 이야기인 것도 바로 그 사랑이 갖고 있는 특별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 이야기만큼 사람을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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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의 모습들은 각각 다르다. 그리고 그 사랑의 정도도 모두가 다르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우리들에게 큰 의미를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사랑 때문에 살고, 누군가는 사랑 때문에 죽게 된다. 우리가 만나는 많은 이야기들이 사랑 이야기인 것도 바로 그 사랑이 갖고 있는 특별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 이야기만큼 사람을 웃고 울며 화나게 하는 감정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사람이 하는 일들 중에서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이 바로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만나는 선택의 순간에 사랑 이야기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된다. 사람들이 하는 많은 바보짓 중에 하나가 바로 사랑 때문에 벌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이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는 바로 그런 사랑 이야기 중의 하나를 들려준다. 그것도 가장 잔혹한 외사랑의 이야기를 만나게 한다.
   어느 소설가에게 전해진 편지에서 시작이 되는 이 책은 오롯이 한 여인이 자신이 평생을 사랑했던 사람에 관해 쓴 고백의 편지로 되어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이들은 남자와 여자 상관이 없이 그 여인의 마음에 동화가 되어 그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어쩌면 이 책 속에서 그 편지를 읽는 당사자인 소설가도 바로 그러한 감정으로 그 편지를 읽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여인에게 감정적으로 동화가 된 상태에서 그러면서도 마치 편지를 받은 소설가가 된 것처럼 이 책을 읽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소설가와 여인의 이야기에서 우리들은 여인의 사랑을 받았고, 몇번의 이어짐이 있었음에도 평생을 타인으로 살아간 소설가의 마음에서 그 여인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찬가지의 이유로 여인의 그 소설가에 느꼈을 사랑의 감정과 함께 어떤 풀리지 않는 그리고 외면을 받는 기분을 함께 느끼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는 입체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사랑들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사랑을 하는 사람의 감정과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오롯이 한 사람을 사랑했지만, 그 사랑을 받는 사람에게는 세 번에 걸친 다른 사람과의 사랑이었다는 조금은 아픈 사랑의 감정을 이 책에서 우리들 모두는 절절하게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사랑을 이야기하는 여인의 모습은 의외로 담담하다. 한 번도 제대로 된 사랑의 보답을 받지 못했음에도 여인은 그 사랑을 모두 소중한 사랑의 기억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은 사랑 때문에 죽음을 맞는 여인의 모습은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분명하게 느끼게 한다.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사랑의 모습을 이 책에서 우리는 분명하게 만나게 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m******d 2015.07.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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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으로 수만번도 더 쓴]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마음속으로 수만번도 더 쓴]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내용보기
내가 쓴 글을 읽는 사람의 반응은 어떨까? 정말 궁굼하기 짝이 없다. 어떻게 반응할까, 어떤 생각을 할까하는 기대없이 편지를 쓸 수 있을까? 혹시 답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우편함을 수시로 확인해보지는 않았는지?   이 소설은 한 여인이 죽고 난 뒤 사랑하던 남자에게 배달된 편지의 이야기 이다. 주인공은 처음과 끝에 잠깐 등장하고, 이야기의 대부분은 주인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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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글을 읽는 사람의 반응은 어떨까? 정말 궁굼하기 짝이 없다.

어떻게 반응할까, 어떤 생각을 할까하는 기대없이 편지를 쓸 수 있을까?

혹시 답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우편함을 수시로 확인해보지는 않았는지?

 

이 소설은 한 여인이 죽고 난 뒤 사랑하던 남자에게 배달된 편지의 이야기 이다.

주인공은 처음과 끝에 잠깐 등장하고, 이야기의 대부분은 주인공을 사랑한, 그러나 주인공은 모르는 여인의 편지로 이루어져있다. 책에서 편지를 쓴 여인은 자신이 죽고나면 편지가 배달될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자신이 죽은 뒤에야 상대방이 편지를 읽을터인데도 편지 속에서 읽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며 글을 쓰고 있다.

이 여인은 자신의 편지를 읽은 남자의 반응이 궁굼하지 않았을까?

 

손으로 쓴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이 언제적 일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나는 인터넷 메일에 익숙해져있다.

손으로 쓴 편지이든, 인터넷으로 쓴 메일이든 읽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즉 편지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읽혀지기 위해 쓰여지는 것이다. 편지란 상대방이 나의 글을 읽은 다음에 어떤 반응을 되돌려주기를 바라며 쓰게 된다.

종이로 보낸 편지이든, 인터넷으로 보낸 메일이든 무언가 감정이 들어간 나의 이야기를 쓴 글을 보내고 나면 상대방의 반응이 궁굼했다. 답장편지가 왔는지 우편함을 들여다보고, 인터넷으로 보낸 메일은 상대방이 수신확인을 했는지 수시로 확인해보곤 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글이 있을까?

일기? 아주 어렸을때 순수한 마음으로 쓰던 일기조차도 일기를 검사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읽을 것이라는 기대하에, 열심히 일기를 쓰면 상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썼던 기억이 있다.

블로그에 쓰는 글 역시 누군가 보아주길 바라며 쓰는 글이다. 그 반응 속에서 나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편지를 쓴 여인처럼 상대방의 반응을 기대하지 않고 글을 쓰는 날에는,

글속의 여인처럼 마음이든, 몸이든 죽음을 기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n***i 2010.11.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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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8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20090118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 내용보기
‘저를 전혀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  이따금 눈앞이 깜깜해지곤 합니다. 어쩌면 이 편지를 끝내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게 남은 힘을 다해서 일생에 단 한번 당신에게 보내는 이 편지를 써내려 가고자 합니다. 저를 전혀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 누구나 이런 편지를 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모르는 여인은 편지에서 두 사람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한 사
"20090118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 내용보기

‘저를 전혀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

 이따금 눈앞이 깜깜해지곤 합니다.

어쩌면 이 편지를 끝내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게 남은 힘을 다해서 일생에 단 한번

당신에게 보내는 이 편지를 써내려 가고자 합니다.

저를 전혀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

누구나 이런 편지를 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모르는 여인은 편지에서 두 사람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한 사람은 열 살정도의 아이고

또 한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저를 전혀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 남기는 편지는 자기가 죽는 순간 붙여질 수 있기 때문에..

섬뜩하지 않은가...


한 소녀가 한 남자를 바라보고, 사랑한다.

그의 생일이면 하얀 장미를 보내 그녀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린다.

세월이 흘러

여자는 우연을 가장해 남자를 만나고 아이를 갖는다.

남자는 욕망을 채우고, 여자는 사랑을 얻지만

남자는 그녀를 알지 못한다.


여자는 마지막 부탁을 한다.

‘당신의 생일날마다 장미를 사서 꽃병에 꽂아주세요.

 1년에 한번은 죽은 애인을 위해 미사를 올리듯이..‘

그는 몇 년 동안 텅빈 꽃병을 바라 보고,

그녀를 분명하게 기억할 수 없었다.....

k***1 2009.02.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