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원칙과 상식을 위한 선택, 그래서 우리는 촛불을 든다.
"원칙과 상식을 위한 선택, 그래서 우리는 촛불을 든다." 내용보기
벌써 10년도 훌쩍 지났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2002년 겨울의 모습이다. 몹시도 추웠던 어느 날, 나는 중국 출장을 가기 위해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공항버스를 타려고 걸어가고 있었다. 사거리엔 열댓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곳엔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가족끼리 몇 번 식사도 같이했던 아줌마(?)도 있었다.
"원칙과 상식을 위한 선택, 그래서 우리는 촛불을 든다." 내용보기

  벌써 10년도 훌쩍 지났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2002년 겨울의 모습이다. 몹시도 추웠던 어느 날, 나는 중국 출장을 가기 위해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공항버스를 타려고 걸어가고 있었다. 사거리엔 열댓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곳엔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가족끼리 몇 번 식사도 같이했던 아줌마(?)도 있었다. 나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으면서 계속 춤을 추고 있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 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사람들이 스스로 노란 웃옷을 걸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신명 나게 놀고 있었다.

 

  2002년 대통령선거 당일 날 난 중국에 있었다. 가능하면 선거일에 맞추어, 그전에 일을 끝내고 돌아 오려고 생각하였으나, 일은 생각대로 그렇게 쉽지가 않았다. 비록 출퇴근 때 아파트단지 입구나, 큰길 사거리에서 율동에 맞추어 신명나게 춤추던 사람들 틈에 끼이지는 못했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나 자신도 그곳에 같이 있는 양 흥겨워지곤 했던 것 같다. 당연히 이기리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있었는데, 선거당일 아침에 tv에서 전하는 뉴스는 심상치가 않았다. 후보단일화가 상대편후보의 의해 깨졌다는 뉴스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난 귀국 비행기표를 구하여서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 늦게 투표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는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었지만.. 오래된 그 때의 일이 생각나는 것은 아마 그 후에 대통령을 한 사람들이 무뇌충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이 책 [선택의 순간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대한 기록이다. 16대 대통령선거에서 어떻게 승리했는지, 그리고 왜 사람들은 노무현을 돕고, 또 그에게 열광했는지를 후보를 도운 사람들이 구술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당시 민주당의원이었던 정치인들, 그리고 보좌진, 민주당 밖에서 그를 지원한 개혁당과 노사모들이 가까이서 혹은 멀리서 지켜본 노무현을 이야기하고 당시를 증언하고 있다.

 

  노무현은 철저하게 비주류였다. 민주당내에서는 영남출신이라 비주류였고,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인사여서 비주류였고, 동교동계가 아니라서 비주류였고, 민주화운동시절 서울에서 하지 않았기에 비주류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대통령후보가 되니까 주류 전체가 들고 일어나서 경선자체를 뒤엎을 생각들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는 민주당 경선기간 중에도, 후보시절 당내에서 모두들 외면할 때도 사람들을 달래기 위해 원칙에 어긋나는 약속은 한적이 없다고 구술자들은 말한다. 또한 대통령후보가 소속당 의원들에게 협박수준의 질책을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공동정부를 구성하자는 단일화대상 후보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하면서도 그가 믿는 것은 원칙에 대한 소신이었다고 한다. 구술자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당시 정치인들이 바라는 것은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주류가 당선되기 보다는 차라리 지더라도 주류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 해방 이후부터 남과 북 사이에, 그리고 여와 야 사이에 이어져 온 적대적 공존관계를 생각나게 만든다.

 

  내가 처음 노무현이란 정치인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은 1990 3당합당 때였다. 당시 3당합당에 화가 났던 것은 앞으로 아이들에게 할 말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짓을 해도 되느냐는, 자신이 지금까지 지켜오던 원칙을 저버려도 되느냐는 물음에 답을 할 수 없게 만든 것이 3당 합당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패배가 뻔한 부산에 출마하는 그를 보면서,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에게 빠져들었던 것 같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서 개혁당을 만들었다는 유시민과 문성근의 구술, 그리고 노무현이 대통령으로 당선됨과 동시에 조용히 사라진 노사모들의 구술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구술자 열두 명 모두가 기적이라고 말하는 2002년 대선, 아마 앞으로 그런 드라마는 다시 연출되지 않을 성 싶다. 시민이 공유한 시대정신을, 모든 정치인이 외면하는 가운데 후보가 시민들과 같이 공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말이다.

 

  보좌진이었던 이광재는 '노대통령이 걸어갔던 길은 시대정신을 가지고 가장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서, 가장 전면에 서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것'이라고 구술한다. 그리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이 바로 후계자가 될 수 있으며, 친노와 싸우는 사람들은 고스트와 싸우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우리는 노무현이 추구하던 가치가 바로 우리들이 추구하던 가치였다는 것을 너무나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렇게 비참하게 나타나기에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촛불을 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k*****1 2016.11.30. 신고 공감 3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Again 2002!
"Again 2002!" 내용보기
2017년 대선 사전투표가 26%가 넘는 투표율로 끝이났다. 이제 남은건 5월 9일 본투표다. 이 시점에서 다시 이 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기적적인 승리를 12명의 구술자를 통해 다시 구성해 보는 책으로, 이번 대선을 맞아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는 책이었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정몽준과의 단일화, 단일화가 깨진 선거 당일, 당선까지 역사적인 순간들을
"Again 2002!" 내용보기

2017년 대선 사전투표가 26%가 넘는 투표율로 끝이났다. 이제 남은건 5월 9일 본투표다. 

이 시점에서 다시 이 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기적적인 승리를 12명의 구술자를 통해 다시 구성해 보는 책으로, 이번 대선을 맞아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는 책이었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정몽준과의 단일화, 단일화가 깨진 선거 당일, 당선까지 역사적인 순간들을 정치인, 보좌진, 개혁당, 노사모 이렇게 4파트에 있었던 사람들의 구술을 통하여 다시 구성해 본다. 기억을 다시 살리다보니, 부정확한 사실이 있기도 하지만 이것들은 자세한 주석으로 다시 바로 잡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문성근이 밝히는 "노무현의 눈물"을 만들어 낸 그 연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한다. 여러가지 비화들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2002년을 보게 만들어 준다. 이런 기적이 다시 필요하지 않기를 바라는 2017년 대선, 본선이 이제 4일 남았다. 

s******6 2017.05.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