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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시"를 참 좋아했던 것 같다. 동시를 읽는 것도 좋았고, 또 종종 일기장에 시를 써보기도 했으니까.
자라면서는 글쎄..... 시를 가까이 해 본 적이나 있을까. 교과서에서나 간간히 접하던 시는 내게 "시"가 아니였다. 우리는 시를 이리 뜯어보고 저리 살펴보며 '시험문제'로 훑어보기에 바빴지, 시 한 편을 온전하게 감상해 본 적도 없었다. 우리 말로 쓰인 시가 그럴진데, 하물며 한시는 더 말할 나위가 있을까. 한문 시간에 잠시잠깐 오언이네, 칠언이네 하는 것만 들어보았을 뿐이다.
한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사실 부끄럽게도 만화책때문이었다. 시대물인 만화작품의 컬러 일러스트에 적힌 한시가 너무 아름다워서 좀 더 찾아보니 "당시" 중 한 작품이었고, 당시를 서정시의 절정이라 칭하는 문구가 눈에 띄어 이 책을 집어들었다.
서정시의 황금시대라는 "당"대의 시 40수를 한글과 원문으로 실어놓은 저자는 친근한 해설과 어구풀이를 통해 어려운 한시가 우리에게 쉽게 닿도록 해준다. 한글로 적힌 시 역시 시적 감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한자를 잘 몰라 원문을 감상하기 어려워도 시 본연의 풍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시와 시인에 얽힌 이야기가 담김 해설을 통해 더 깊이 시에 빠져들 수 있다.
많은 시를 맛보지는 못하지만 당시의 정수를 탐해 볼 수 있으며, 아무래도 좀 더 깊은 정취를 느끼게 하는 애정시가 적은 점이 아쉽다. 편집 부분에서도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만- 시의 한글 해석 부분에 시의 느낌이 잘 담겨 좋은 편이고 책의 뒤쪽에 부록으로 당시에 대한 설명과 시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장한가 원문이 실린 점이 만족스럽다.
한시에 담긴 예전 사람들의 정서가 피부에 와닿는 듯 감성이 풍부해지는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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