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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의 삶을 통해 인생을 느끼게 해 주는 세 여인
"단 하루의 삶을 통해 인생을 느끼게 해 주는 세 여인" 내용보기
'디 아워스'란 동명의 영화를 통해서 처음 접했던 마이클 커닝햄의 이 소설은 영화에서 느꼈던 감동 이상의 것을 내게 안겨주었다. 물론 메릴 스트립, 줄리언 무어, 니콜 키드먼이라는 기라성들이 연기한 영화 '디 아워스' 역시 범작의 수준을 뛰어넘는 작품이라는 것을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원작에서는 영화에서 느껴 볼 수 없는 세 여인들의 감성을 더욱 절절히 느껴볼
"단 하루의 삶을 통해 인생을 느끼게 해 주는 세 여인" 내용보기
'디 아워스'란 동명의 영화를 통해서 처음 접했던 마이클 커닝햄의 이 소설은 영화에서 느꼈던 감동 이상의 것을 내게 안겨주었다. 물론 메릴 스트립, 줄리언 무어, 니콜 키드먼이라는 기라성들이 연기한 영화 '디 아워스' 역시 범작의 수준을 뛰어넘는 작품이라는 것을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원작에서는 영화에서 느껴 볼 수 없는 세 여인들의 감성을 더욱 절절히 느껴볼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디 아워스의 세 주인공 중에서 가장 심정적으로 와 닿았던 이는 1949년 LA에서 거주하고 있는 로라 브라운이었다. 그저 독서를 좋아하는 평범한 여자에 지나지 않는 로라는 그러나 남편의 생일날,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된다. 왜,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는 남편의 생일을 챙겨주면서 안살림꾼으로서의 자리를 지켜야만 하는 거지? 라고 자문하게 되는 그녀의 그 하루는 결국 그 삶을 도피하기 위한 자살 기도에까지 이어지고 만다. 비록 그녀는 자살에 실패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고 말지만, 결국 그녀는 둘째 아이를 낳는 즉시 가정을 떠나버리고 만다. 나중에 레너드가 죽은 후에 클라리사를 만나서 하는 말에도 나와 있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없었기에 후회할 수 조차 없는 그런 삶을 살았던 로라의 모습과 마주치게 되었을 때, 쉽게 일상의 억압을 벗어나지 못한 채 힘겨운 삶을 살게 되는 보통 사람들의 한 사람으로써 그녀를 미워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동명의 영화가 크게 성공했기 때문에 비록 퓰리처상을 받은 좋은 작품이지만, 덩달아 원작까지 빛을 보게 된 것이 사실이다. 나역시 그런 순서로 원작을 보았고, 그 덕분에 영화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것들을 책을 보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몇가지를 예로 들자면, 우선 세 여인의 삶 전반에서 흐르고 있는 동성애적 코드이다. 세 연기자의 눈빛 연기를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명민한 관람객이라면 괜찮겠지만, 아둔하고 눈치없는 나로서는 로라의 키스를, 클라리사의 키스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책에서는 로라와 클라리사의 심리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줄어든 레너드와 루이스, 샐리의 심리까지 읽어낼 수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이야기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소설을 읽는 데 재미있는 포인트를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클라리사가 레너드에게 아침에 꽃을 사러 가는 장면을 들 수 있다 클라리사가 레너드에게 가면서 우연히 유명한 스타를 거리에서 먼 발치로 보게 되는데 그 사람이 누굴까? 다름아닌, 클라리사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이다. 전반적으로는, 남성 작가의 손으로 쓰여졌으면서도 여성으로서 느끼는 감수성을 적지 않게 녹여내어 자연스럽게 주인공들로부터 심정적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b*****l 2004.01.1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