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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친구가 스승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지내는 어린이는 선생님한테 배우지만 수업 시간에 배우는 것 말고는 친구한테 배우는 것이 더 많다. 물론 선생님한테 더 많은 것을 배우는 어린이도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일부 행운아한테만 해당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어린이는 선생님보다 그리고 부모님보다 더 많은 시간을 친구들이랑 보내며 그 속에서 배운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친구들한테 배우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이치이다. 놀면서 배우고 함께 공부하며 배우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엔리코도 친구들한테 배운다. 엔리코가 1년 동안 겪는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담은 이 책에는 배울 만한 친구가 여럿 나온다. 가르로네는 다른 친구들보다 두 살이나 많고 키가 가장 크다. 생각이 깊고 의젓하며 약하고 어려운 친구들을 앞장서서 도와준다. 특히 넬리가 친구들한테 놀림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넬리는 착하고 성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그러나 곱사등이인 넬리는 숨 쉬는 것도 힘들어할 정도로 몸이 약하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는다. 아이들이 놀리면 넬리는 책상에 얼굴을 묻고 소리 없이 운다. 그런데 가르로네가 넬리를 건드린 친구를 한 방 먹인 뒤로 넬리를 놀리는 친구가 없어졌다. 데롯시도 엔리코가 스승으로 삼을 만한 친구이다. 데롯시는 늘 밝은 얼굴에 당당하다. 선생님의 질문에 분명하게 대답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한다. 일등 메달을 놓치지 않는 데롯시의 경쟁 상대는 없다. 데롯시가 전 과목에 뛰어나다는 것은 모두들 인정한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지만 데롯시는 잘난 척 하거나 혼자만 공부를 잘하려고 하지 않는다. 데롯시는 시험 때 친구들의 공부를 많이 도와준다. 선물로 받은 물건이나 그림이 든 신문들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한다. 전학 온 친구한테는 지도를 선물한다. 누구를 경계하거나 편애하지 않으며 신사처럼 미소를 띤 채 모든 것을 준다. 정말 배울 것이 많은 친구이다. 가장 훌륭한 아이는 코레티다. 코레티는 집에서 장작 나르는 일을 돕느라 새벽 5시에 일어난다. 학교에 와서 11시가 되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고개를 자꾸 떨어뜨린다. 그러다가 깜짝 놀라 깨서 목을 주먹으로 치고, 그것도 안 되면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나가 얼굴을 씻고 온다. 아니면 옆의 친구들에게 자기를 꼬집거나 때려서 잠을 깨워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는 그것도 소용 없었다. 코레티는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선생님이 큰 소리로 코레티를 부르셨지만 코레티는 듣지 못했다. 선생님은 화가 나서 다시 부르셨다. (186 - 187쪽) 그래도 코레티가 일어나지 못하자 코레티 옆집에 사는 친구가 코레티가 잠을 잘 수박에 없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코레티의 어려운 처지를 적극 옹호하는 친구 덕분에 코레티는 잠을 더 잘 수 있었다. 이렇게 이 책에는 엔리코가 배울 만한 친구들이 여럿 나온다. 친구들한테 배우는 어린이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아쉬움도 크다. 이 작품이 나온 1886년 당시 이탈리아는 분열되어 있었다. 남부와 북부라는 지역주의로 뭉쳐 둘로 나눠져 있었다. 이런 이탈리아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민족이 진정으로 하나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까닭에 너무 어른스럽거나 지나치게 국가관이 투철한 어린이 모습이 그려져 있다. 시대적 배경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3권 분량의 장편을 한 권으로 압축한 것도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