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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데, 내가 그의 글을 왜 좋아하나 생각해 봤다. 나는 유시민 작가의 글도 좋아하고 신형철 평론가의 글도 좋아한다. 신형철 작가의 글은 전문적인 평론 말고 영화평이나 에세이 정도의 짧고 쉬운 글이 좋다. 유시민 작가의 글은 예전 글을 더 좋아한다. 90년대 동아일보에 칼럼으로 연재했던 글들이나 그가 대학 운동권에서 일필휘지로 썼던 감성적인 글들이 좋다. 그가 요새 글쓰기 방법론에 대한 책을 내면서 예전에 썼던 그 유명한 ‘항소 이유서’나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부분적으로 좋지 않은 글의 사례로 들고 있지만, 나는 그의 감정이 그대로 전이되는 듯한 젊고 의기에 찬 글이 좋았다. 유시민의 글은 글도 좋지만 그의 삶의 태도, 살아가는 방식,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좋고 내가 동의하기 때문에 더 좋아진 글이라고 하겠다. 신형철 평론가의 글은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의 단행본은 모두 가지고 있다. 평론은 읽지 않고 책장에서 장식용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그가 씨네21에 썼던 칼럼을 책으로 엮은 <정확한 사랑의 실험>은 가장 유려하고 우아한 글이 뭔지 체험하게 했던 책 중에 하나다. 그를 처음 안 것은 문학동네에서 제작한 팟캐스트 <문학이야기>를 통해서다. 언어를 다루는 데는 1등이 시인이고 2등이 소설가요, 3등이 평론가라고들 한다는데, 신형철의 말과 글은 그야말로 가장 괜찮은 말을 나열해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제일 돋보이는 단어들로만 끌어 모아 조합한 글이랄까. 그런 느낌이다. 언어를 다루는데 시인이나 소설가 못지않다. 나에게는 그 이상이고, 아마 그를 아는 다른 독자들도 그러할 거다. 그는 사랑스러운 글을 쓴다.
이번 책은 10년도 더 된 그의 칼럼을 모은 글인데, 정치적 시의성이 떨어지는 글도 있고, 나와 맞지 않는 그의 생각도 곳곳에 있다. 다만, 특정 이슈에 대해서 그가 정리한 의견은 여전히 나에게 많은 생각 거리를 안겨주고, 그의 재미있고 독특한 표현도 간간이 읽는 재미를 준다. 요새는 뭐하고 지내시는지. 시사인에 썼던 칼럼도 안본지가 꽤 되는 것 같은데, 계속 좋은 글을 생산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