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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토리텔링 개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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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기억이나 추억에 대한 소유욕도 있나 보다. 한 편의 괜찮은 영화를 보고 나면 감상이든, 줄거리든, 무슨 이름으로든 끼적거려 남겨두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하지만 현실은 매번 나를 배신한다.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영화였는데 두서 없이 끼적거리다 보면 이런저런 아쉬움만 추억 대신 남는다. 그래서 찾아 본 결과 만난 책이 바로 이 <영화 스토리텔링>이다. 영화 속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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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기억이나 추억에 대한 소유욕도 있나 보다. 한 편의 괜찮은 영화를 보고 나면 감상이든, 줄거리든, 무슨 이름으로든 끼적거려 남겨두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하지만 현실은 매번 나를 배신한다.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영화였는데 두서 없이 끼적거리다 보면 이런저런 아쉬움만 추억 대신 남는다. 그래서 찾아 본 결과 만난 책이 바로 이 <영화 스토리텔링>이다. 영화 속 스토리텔링에는 무슨 비밀이 있을까 궁금해하며 읽었다.

 

  스토리와 플롯의 차이는 들을 때마다 알 듯 말 듯한 요소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스토리가 시간 순서대로 따른 '원재료로서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플롯은 '가공된 이야기' 혹은 '구성된 이야기'"다. 그런데 영화의 스토리는 '화면상에 나타나는 사건과 관객들이 그것을 보고 추측하는 사건의 합'이라고 한다. 또한 '영화의 플롯은 화면 속에서 시각적, 청각적으로 나타나는 모든 것'이라고도 한다.  영화의 크레딧과 배경음악도 플롯에 포함된다고 한다. 특히 무심코 보아넘기기 쉬운 영화 앞부분의 감독, 등장인물, 작가의 이름과 시그널 시퀀스가 모두 중요하다고 한다. '그것들의 스타일이나 분위기 혹은 제시되는 감독과 배우들의 이름은 ... 영화의 발전 방향과 결말을 암시하기도 하고 주제를 설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의 3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이다. 영화 속의 인물은 소설과 달리 인물을 구현하는 배우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배우와 함께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 점은 내가 그동안 오락가락하며 헷갈려 하던 부분이다. 인물에는 평면적 인물과 입체적 인물이 있는데 "위대한 입체적인 인물은 끝없이 성찰을 요하는 대상"이라고 한다. 입체적인 인물에 대한 비중이 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았다. '사느냐 죽느냐'로 괴로워한 햄릿은 당연히 입체적인 인물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융 심리학에서 나오는 집단무의식과 원형의 개념이 영화 속의 원형적 케릭터를 구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니마와 아니무스, 그림자와 페르소나는 인물 내부의 심리적인 이야기를 만들 때 스토리텔링의 유용한 도구라고 한다. 영화 <매드 맥스>의 퓨리오사 사령관이나 <에일리언>의 리플리 같은 여성전사의 이미지는 아니무스형 여성 인물이라고 한다. 모성과 강인함을 모두 갖추고 불의를 응징하는 모습은 여자가 봐도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다.

 

 사건은 이야기의 시작이다. 사건은 가장 핵심이 되는 사건과 그 사건을 둘러싼 작은 사건들로 이루어진다. 인과 관계에 의해 배열된 크고 작은 사건들의 연쇄가 플롯이다. 이 책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서술(나레이션)'은 작가가 플롯의 특정 효과를 얻기 위해 스토리 정보를 배분하는 방법이자 과정이라고 한다. '스토리 사건들을 플롯의 사건들로 배열하는 방법'이다. 서술 전략을 알아두면 영화를 보다 세심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 서술전략에서 주요 문제들이다.

-- 시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 스토리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관객에게 알려줄 것인가? 대사? 이미지? 언제?

-- 어느 지점까지 보여주고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 아니면 결정적인 순간까지... 미룰 것인가?

-- 닫힌 결말을 만들 것인가, 열린 결말로 만들 것인가?

-- 누구의 목소리로 말하고, 누구의 시선으로 볼 것인가?

이외에도 서술 전략에는 많은 고민들이 있다고 한다.

 

 140페이지 정도로 얇은 책인데 내용이 알차고 빼곡하다. 나처럼 처음 읽는 스토리텔링 초보는 한두 번 이상 더 읽어야 이해가 깊어질 것 같다. 물론 영화를 볼 때 책에서 만난 이론들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할 것이다. 살아있는 한 영화보기는 계속 될 것이기에 그런 노력쯤 감수해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면 영화 감상을 쓰다가 추억 대신 한숨이나 아쉬움만 남기는 일이 차츰 줄어들지 않을까.  

 

a*******5 2017.03.15.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