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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남은 이별을 전제한다. 인생이 드라마라면 그 내용은 다름아닌 만남과 이별로 점철되어 있는 사건들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고, 노아와 앨리가 만나고, 신문기자가 왕녀를 만나고……이처럼 피어나는 인생의 시작이 만남이고 그 마무리가 이별이다. 영화를 보면 남녀 주인공이 거리나 지하철에서 눈길 한번 돌리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그들은 역사를 창조할 기회를 아쉽게도 놓친 것이다. 사건의 부재는 언제나 아쉬운 법. 어제의 만남이 바로 내일의 역사가 아닌가. 이런 만남은 필연적 우연이란 말로 흔히 치장되기 쉬운데, 그 때 그 자리에 두 사람이 조우했다는 것은 우연과 필연 중에서 어느 쪽일까. 우연이란 없다.
이 책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는 역사적 실존인물의 우연한 만남으로 빚어진 대하드라마적 풍경들을 보여준다. 무수한 역사적 그림들이 만화경처럼 내 눈앞에 다가왔다 재빨리 사라진다. 만화경은 기원전 540년경 스파르타 300 용사들로부터 악명 높은 조지 부시에 이르기까지 연대순으로 역사적 조우의 명장면 100선을 소개한다. 그러니까 어림잡아 200여명의 실존인물이 등장하는 파노라마다. 영국작가 에드윈 무어Edwin Moore가 역사적 만남에 적용한 원칙은 크게 세가지. 첫째는 당사자들이 모두 유명인사이고, 둘째는 우연히 잠깐 마주치고, 셋째는 그런 짧은 만남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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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라는 제목을 보고 어떤 순간에 역사가 움직였다는 말인가 라는 의문과 함께 그리고 그 역사와 함께 변화되거나 그것으로부터 낳은 결과가 무엇인지 궁금해졌기에 책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작은 문구로 나의 생각과는 다른 짐작을 가늠하게 만들었다. ‘세계사를 수놓은 운명적 만남 100’ 이라는 거창한 소제목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렇다. 이 책은 세계사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남’ 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서로가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 만남을 가져야 할 경우가 있는 반면, 한 사람은 알지만 한 사람은 모르는 만남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두 사람 혹은 서로 간에 알고 있는 상태에서 만남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생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아는 사람들과 만남을 가진다. 이를테면, 친구나 친구의 친구 혹은 친구의 소개로 가지는 만남들.
이 책에서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닌 ‘세계사를 수놓은’ 사람들의 만남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리고 ‘고대·중세의 만남들’, ‘16~17세기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만남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만남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만남들’, ‘1차 세계대전에서 2차 세계대전까지의 만남들’, ‘1946년 이후 현대의 만남들’ 로 파트로 나누어 그들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내 눈길을 사로 잡은 한 문장이 있다. 바로 ‘어제의 만남은 내일의 역사가 된다.’ 라는 문장이었다. 맞는 말이라는 생각과 함께 어떠한 만남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것이 역사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구를 보면서 그들의 만남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1812년, 독일의 시인이고 ‘문학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인물들인 여자들을 좋아했다. 어느 날 괴테의 딸이 아니었나 하는 추측되는 ‘베티나 브렌타노(Bettina Brentano)’ 라는 젊은 여성은 ‘괴테’와 ‘음악계’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친구였고, 그녀로 인해 두 거장은 만남을 가지게 된다. 이들 세 사람은 보헤미아 지방의 유명한 휴양지 테플리스에 있을 때 에피소가 하나 전해져 내려온다. 베토벤과 괴테가 서로 팔을 끼고 산책을 하던 도중 오스트리아 왕비와 일단의 공작들이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마주쳤다. 하지만 베토벤은 신분보다 천재성을 타고난 인간이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괴테에세 팔을 풀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괴테는 궁중 가신이었기에 팔을 놓고 절까지 하며 길을 열어 주었다. 그리고 괴테가 올때까지 기다리며, 괴테의 높은 정신 세계를 존경했기 때문에 기다려 준 것이라고 말하고, 귀족들에게 절을 한 괴테를 질책한다. 이 이야기는 <테플리스 사건>이란 제목의 그림에 묘사가 되어 있다.
이처럼 각 분야에서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하나도 없었던 것이었다. 결국 그러한 만남의 결과는 좋지 못한 결과로 치닫고 말았고, 낭만주의 예술의 천재가 낡은 구시대의 관습을 짓밟은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만남이 있었기에 그들이 지금까지 기억속에 혹은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100가지의 만남의 주인공들은 대단한 인물들이었으며, 그 인물들과의 만남으로부터 이야기가 되어지고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으며, 비록 그 만남이 유쾌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지언정 그들은 역사 속에서 영원히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100가지의 만남 속에서 100 명이 훨씬 넘는 인물들은 만나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그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이 유쾌하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또한 그들의 만남 속에서 일어났었던 이야기들이 지금에서까지 거론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나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어제의 만남이 내일의 역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그 만남이 좋은 만남이든, 그렇지 않은 만남이든 간에 ‘만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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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간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그순간 역사가 움직였다’에서 그런 만남을 소재로 삼았을 것이다. 다만 그 짧은 만남이 과연 역사적으로 엄청난 전환점이 될 지는 확신하기 힘들다. 어쩌면 그런 전환점이 유명하거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간의 짧은 만남만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역사적 현상을 무시하는 것인지 모른다. 다만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그리고 그들간의 만남에서의 개성 표출 등은 좋은 이야기거리이자 책의 유용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풍자와 위트엔 언제나 대전제가 따른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선입견이라고 할 수도 있다. 풍자란 대상에 대한 공격성을 담고 있는만큼 상대에 대한 불편한 느낌을 자아내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자신이 보지 못한 사람들, 혹은 영웅적 인물들에 대해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어조로 상대하고 있다. 아마 영국 저술가들의 공통적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이런 부정적 시선은 영국 사회의 개인적이면서도 인간에 대한 불신이 진하게 깔렸다는 생각을 자아내게 한다. 영국이 근대화와 현대화를 가장 먼저 겪게 되면서 그들은 인간에 대한 신뢰나 믿음과 같은 긍정적 시선들이 영국인들 속에선 사라졌는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평범하고 인간적인, 좀 나쁘게 표현하면 그냥 그런 인간들로 영웅이나 상위계층, 그리고 유명인들을 위치시킨다. 아마도 영국인 전체가 갖고 있는 인식인지 모르지만 저자는 유명한 인물들이나 심지어는 영웅들에 대해서 신격화를 하기 보단 일반적인 인간의 시선으로 그들을 보고 있다. 그것은 엘리트가 사회를 지탱하고 유지한다는 망상을 고발하고, 보다 민주적인 입장에서 사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시종일관 유지되는 풍자적 어조는 민주주의를 점차 벗어나고 있는 현 정치를 비난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도 전혀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유명인들의 사소하고 우연스런 만남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실 그 만남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친절하게 만남 이전의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꼼꼼하게 적고 있다. 어쩌면 만남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내용일 수 있는 이것들은 만남의 가치를 압도한 적도 많다. 어쩌면 그들의 행동이 아니라 행동에 따른 그 여파가 큰 것일 때 역사로저 자리매김한 만큼 그들의 사소한 만남에 큰 감동이나 여운을 기대하긴 힘들다. 번역자 역시 ‘흥미 위주의 편집이며 시시콜콜한 Trivialism의 극치’라고 표현한 만큼 이 책은 아무래도 흥미거리를 모아놓았다고 비평을 한다해도 틀린 것은 아니리라. 하지만 도리어 이 덕분에 그들에 대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그들도 평범한 인간이란 것이다. 대신 그들의 묘하고 기이한 인간성과 선택, 그리고 그들이 남긴 것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가 더욱 넓어지고 내 삶의 이해폭이 훨씬 넓어지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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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의 엉뚱한 만남, 재미있고 별 이야기 없는 그냥 시시한 만남까지 이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던 유명 인사들과 인사들의 만남에 대해 담고 있다. 참 시시껄렁하지만, 흥미롭게 말이다. 책 제목만 본다면, 굉장히 유명한 인물이 어떤 인물을 만나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나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을것이다. 그럴경우에는 낚인거다. 나. 처. 럼. 그렇다고 급 실망하고 짜증을 낼 필요는 없다. 비록 별 볼일 없는 만남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 만남을 이루는 사람들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나 엘리자베스1세처럼 역사를 움직인 사람들이니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의 숨겨진 소소한 이야기를 찾아가는 즐거움이 가득한 책이니, 기대에 어긋나는 실망감은 안겨줄 지 언정, 독자들에게 책에대한 실망감은 안겨주지 않을 것이다. 총 100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는 그 역사적 인물들이 만나게 된 배경이나 경위, 또는 어떤 설명에 대해서는 싹뚝 잘라놓고 그냥 '만났다' 라는 요약본만 있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이나 역사적 경위등을 함께 풀어져 있는 책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다소 쌩뚱맞거나, 무성의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것이다. 거기다 우리나라가 그 시대적 배경이 아닌 이상 외국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완벽하지 않은 나로서는 읽는데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간간이 번역자의 각주달린 설명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월터 스콧이 로버트 번스를 만나 시집이 성공했다는등, 번스가 노예제 폐지론자가 되었다는 등의 이야기는 전혀 알아 들을 수가 없어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고 즐기려면 우선 세계사 부터 제대로 숙지하고 시작하거나, 아니면 인물 대백과 사전이라도 옆에 끼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을 다 알지 못하더라도, 단편적인 지식이나마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게 해주고, 또한 세계의 또 다른 인물들에 관심을 갖게 해준다는 부분에서는 별을 몇개 더 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까지 나를 괴롭히는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아직도 해소가 되지 않았다. 역사적 인물들이 만나면서 세계가 들썩 거릴정도의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 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마음에, 아직도 제목이 참 마음에 안들어 눈에 걸리적 거린다. 그냥 원제 <Brief Encounters> 를 이용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 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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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역사적 만남에 재발견
모든 것을 기록할 순 없다.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한다는 것이 불가능 할 뿐만 아니라 모든 행위가 의미를 지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모든 만남이 의미를 지닐 수 없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분명 의미있는 만남이 존재한다. 여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의미있는(역사적으로 영향을 끼친) 만남 100가지를 소개한다.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에드윈 무어 지음. 이 책의 원제는 Brief Encounter 이다. encounter는 1. (우연히) 만나다, 마주치다 가 첫번째 풀이다. 예정된 만남이 아니란 말이다. 저자 에드윈 무어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 3가지 규칙을 정했다. 첫째는 당사자 모두가 유명인사일 것, 둘째는 양자가 서로의 존재에 대해 깜깜한 상태에서 우연히 마주칠 것, 셋째는 그 만남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것 등이다. 단 약간의 예외는 두기로. 유명한 사람이 서로 별볼일 없을 때 만났다는 이야기도 되고 아니면 크게 인식하지 못하면서 스치듯이 지나쳤다 라는 의미도 된다. 그렇지만 그 만남이 실질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하니 그냥 지나친건 아니다.
이 책은 저자의 역작力作이다. 아주 유명한 만남들이 아니고 많은 저작물과 기록물을 읽어서 발췌해 낸 것들이다. 누가 간디와 찰리채플린이 빈민가에서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겠는가? 버트란트 러셀의 회고록을 읽어야 레님을 만난 러셀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괴테와 베토벤이 산책하다가 오스트리아 왕비 일행과 마주쳤을 때 고집스레 길을 비치지 않은 베토벤에 괴테가 "불온하다"라는 표현으로 마을 사람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사실도. 미국의 육상영웅과 희대의 독재자 히틀러와의 만남에서 히틀러가 오언스를 무시했다는 기록은 미국측만의 기록이고, 오언스의 증언에서도 "....그는 자리에 일어서서 나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라고 적고 있다.
100번의 만남이면 두 사람이 만나니 200명이 된다. 그런데 여러 번 등장하는 사람이 있어서 200명이 채 못 된다. 대략 200명이라 하자. 그 200명 중에 내가 아는 인물이 100여명 남짓이다. 상식이 평균이상 된다는 착각에 빠진 내가 절반 정도밖에 모른다는 건 익히 알려진 인물들이 아닌 이들도 있단 이야기다.
이 부분에서 옮긴이의 노력을 칭찬해 줘야 한다. 저자의 나라 영국인들이 잘 알지 몰라도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인물들이 제법된다. 이순신(외국에서도 제법 아는) 같은 인물이 아니라 김유신이나 정도전 같은 인물들이 나온다. 비교하자면 그렇단 이야기다. 이런 영국 인물들에 대해 역자는 많은 설명을 붙였다. 이 나라 독자들을 위해 역자는 한 번 더 이 책을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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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이런 특별한 만남도 있었구나]
거대한 흐름을 타고 있어야만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의 한 순간순간이 모여서 개인의 역사가 되듯 세계사에서도 작은 순간이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형성되는 역사의 순간들이 있다. 대부분의 서양사가 통사 위주로 되어있기는 하지만 역사의 한 순간에 머물러진 사건들을 만나보는 것도 나름 흥미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역사적 기록으로 될 만한 거창한 사건이나 만남은 아니지만 역사의 이면에 있는 독특한 만남의 장면을 모아놓은 책이다. 솔직히 역사에 관심이 없거나 혹은 역사를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특정한 순간을 통해서 만나는 것이 때로는 손쉽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만남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던 만남의 순간들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링컨 대통령이 관람하던 연극의 배우였던 존 윌크스 부스는 공연을 통해 링컨과 만났다. 물론 링컨이 그의 공연을 보는 관람객의 입장이었지만, 나중에는 암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된다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또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그리고 이들이 지나간 학교의 학생 대표로 나온 로베스피에르의 만남 역시 특이하다. 비오는 날 두 시간 넘게 왕비와 왕을 기다리던 학생 로베스피에르. 뒤늦게 도착한 마차를 향해 빗속에서 무릎을 꿇고 환영사를 읖는 아이를 향해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난 냉담한 왕과 왕비. 후에 이들은 자신을 위해서 환영사를 읊던 로베스피에르에 의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아마 죽는 순간까지도 이들은 빗속에서 떨며 자신을 기다리고 환영사를 읽었던 소년은 기억하지도 못했겠지.
<베토벤, 괴테를 질책하다>의 만남도 꽤나 흥미진진하다. 자신의 천재성을 최고로 치던 베토벤은 괴테와 팔짱을 끼고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이들 앞에 왕비와 공작들이 다가오자 베토벤은 길을 비키지 않으려고 했고 괴테는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고 한다. 당당하게 걸어가는 베토벤을 향해 공작들은 일제히 길을 열어주었다고 한다. 베토벤은 직위를 떠나 그들보다 훌륭한 천재성을 가지고도 몸을 굽히는 괴테에게 훈계를 했다고 하는데, 이에 관련된 그림까지 있다니 언제 한번 찾아봐야겠다. 역사와 역사 속의 에피소드가 적절하게 섞여 있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만남이 역사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생각하기 보다는 이런 특별한 만남도 있었구나로 받아들이면 한층 편하게 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