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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활예술유람기 리뷰_문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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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팅 팟(melting pot)’으로 불리는 뉴욕은 그곳에 거주하는 다양한 인종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장소성이 존재하는 도시다. 보석으로 말하자면, 동시에 여러 색을 내뿜는 오팔이랄까. 타임스퀘어나 소호, 월스트리트과 같은 거리가 있는가하면 할렘, 브루클린이 있고, 유명 미술관, 갤러리, 도서관, 음식점, 편집숍에서부터 도시를 가르는 거대공원과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대학교에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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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팅 팟(melting pot)’으로 불리는 뉴욕은 그곳에 거주하는 다양한 인종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장소성이 존재하는 도시다보석으로 말하자면동시에 여러 색을 내뿜는 오팔이랄까타임스퀘어나 소호월스트리트과 같은 거리가 있는가하면 할렘브루클린이 있고유명 미술관갤러리도서관음식점편집숍에서부터 도시를 가르는 거대공원과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성이 겹쳐있다때로는 잘 익은 석류처럼 알알이 먹거리볼거리로 넘치고때로는 드라이한 와인처럼 묵직한 진지함을 자랑한다따라서 이 도시는 한마디로 수식하기 쉽지 않고다양한 면면들을 살펴봄으로써만 다가갈 수 있다.


이런 뉴욕을 산책하듯 걸으며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해당 도시에서 7년간 거주했던 저자는 자신의 생생한 체험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냈고이 글들을 모아 단행본으로 엮었다Fresh Art New York-뉴욕 지금 미술』의 차기작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책은 개별 전시들에 집중해서 전개됐던 전작에서와 달리공간에 보다 집중한다크게 ‘뉴욕 도시 체험 ‘뉴욕 미술 체험’, 두 장으로 구성되는데전자에서는 주로 미술 관련 기관들후자에서는 미술 관련 이벤트들을 다룬다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저자의 전공이 ‘미술비평과 글쓰기였고 국내의 다양한 잡지에 미술관련 기고를 지속해왔던 만큼책 전반에서의 관심사는 ‘미술이다.


워낙에 미술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도시인지라 뉴욕과 미술을 다루는 것이 다소 평이할까 싶지만과감한 글의 전개방식과 공간들을 기점으로 그리는 심도 있는 고찰은 독자들을 한눈에 사로잡는다각 에세이 내에서 저자는 자신의 사적 경험과 공간의 공적 기억을 교차시킨다예컨대 그의 기억을 따라 뉴욕 현대미술관(MoMA, Museum of Modern Art)나 뉴뮤지엄(New Museum)을 함께 방문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독자들은 그 공간이 지닌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 맥락을 경험하게 된다이야기는 소포를 잃어버렸다든가집주인이 세를 올렸다든가하는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되지만이내 뉴욕미술계에서 자본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어떤 방식으로 미술지형도를 변경하는지 등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이야기꾼다운 면모를 자랑하는 저자의 필력 덕에 장소의 다양한 층위가 지닌 이야기들은 생동감 있게 눈앞에 펼쳐지고독자들은 뉴욕 미술계와 뉴욕의 큰 역사적 흐름까지도 언뜻 엿볼 수 있다중간중간 위치한 인터미션 페이지에서는 먹거리를 소개하거나 갤러리스트의 동향들을 다루는데이러한 이해를 도우면서도 분위기를 가볍게 환기시킨다.


책이 겨냥하고 있는 대상은 분명해 보인다. “뉴욕에서 새 삶을 꾸려보고자 하는 사람은 물론잠깐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는 저자의 말처럼뉴욕에 가려하거나 다녀왔거나 뉴욕을 간접체험하려는 이들이다특히나 미술계에 몸담고 있다면뉴욕을 이해하는데 이 만큼 도움이 되는 책은 없을 것 같다현장감 있는 묘사에 책장은 빠르게 넘어가며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는 언제든 들고 다니며 읽기 쉽다어디에 있더라도이제 뉴욕을 맛볼 수 있다.


-문선아 (독립 큐레이터)

YES마니아 : 플래티넘 n*******6 2016.1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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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생활 예술 유람기 리뷰_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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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활예술유람기 리뷰 written by 강영주수년 전, 이나연 작가를 맨해튼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나는 워싱턴에 오랫동안 거주했고, 뉴욕을 자주 방문했다. 그날, 긴 몸에 레인부츠를 신은 그녀는 여러 블럭을 한참 걸어왔다고 했다. 그녀의 얼굴은 옅은 땀에 젖어 있었고, 바삐, 열심히, 오랫동안 걸어온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생동감으로 가득했다. 그로 부터 수년이 지난 지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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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활예술유람기 리뷰 written by 강영주수년 전, 이나연 작가를 맨해튼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나는 워싱턴에 오랫동안 거주했고, 뉴욕을 자주 방문했다. 그날, 긴 몸에 레인부츠를 신은 그녀는 여러 블럭을 한참 걸어왔다고 했다. 그녀의 얼굴은 옅은 땀에 젖어 있었고, 바삐, 열심히, 오랫동안 걸어온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생동감으로 가득했다. 그로 부터 수년이 지난 지금, 나는 제주시의 길거리를 걸어가는 이나연 작가를 종종 본다. 몇 년 사이, 그녀의 거처가 뉴욕에서 제주로 바뀌고, 작가, 비평가, 전시기획자, 출판사 사장 등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그런 것과 상관 없이 그녀는 늘 거리를 바삐 걷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하는 모든 일이란 걷지 않고는 안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음, 그녀가 운전을 안(못)해서 꼭 그런건 아닐 테니까.   _강영주


<생활 예술 유람기 Refreshing New York Days>를 통해 이나연 작가는 맨해튼에서 6년 넘게 걸어 체험한 미술관과 갤러리, 길거리와 뉴욕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낌 없이 내어준다. 넘쳐나는 소셜미디어의 사진 업로드를 통해 단편적이고 이미지에 기대는 단상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이와 달리 미술비평을 공부하며 뉴욕을 관찰한 이방인이자, 그래서 더 뉴요커다웠던 저자의 뉴욕 이야기 모음집은, 미술과 사회 사이 관계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여러모로 읽어볼 가치가 크다.

뉴욕을 '아메리카나(미국적인 것, Americana)'의 대명사로 볼 수는 없다. 미국의 예술과 패션의 심장부, 대중문화의 중심지이자 사교계의 놀이터, 그나마 실현된 미국의 총체적 멜팅팟, 힙스터의 본고장(사실 오레곤주 포트랜드이다) 등으로 대표 되는 뉴욕은, 거대한 나라 미국의 다른 여느 도시, 다른 주와는 대단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욕에 한두 번 가 본 이들, 뉴욕 방문을 꿈꾸고 있는 이들, 그리고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생활 예술 유람기>는 누구나 다 알지만, 누가 다 안다 할 수 있을까 싶은 도시를 곰곰이 살아낸 작가가 한 겹 한 겹 쌓아 구워낸 페이스트리 같다. 남에게 권하고 싶고, 보고나서도 또 손이 간다.

이나연 작가가 이전에 펴낸 <Fresh Art New York : 뉴욕 지금 미술>이 뉴욕미술계의 동향을 세심히 짚어냈다면, 이 책은 뉴욕사회의 면면을 예술을 통해 풀어낸다. 평소 미술과 뉴욕 사회에 관심이 많던 나조차 저자가 전하는 새롭고 영양가 있는 정보에 고마울 정도다. 예를 들어, 세련되고 진보적인 뉴욕 미술의 아이콘 MoMA가 모금 운동, 미술관 인수, 대기업과의 교류 등을 발판으로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꾀했음을 차근히 설명하는 부분은 꽤나 교육적이다. 또, 2015년 이사를 마친 휘트니미술관에 방문한 작가는, 자신의 관람기를 통해 그 새로워진 거대 전시공간을 안내한다. 하지만, 온 신경을 쏟아야만 집중이 가능한 도슨트의 설명이 아니라, 퇴근 후 같이 산책 간 친구가 들려주는 바다 건너의 소식처럼 듣기 쉽고 재미있다. 휘트니에 가기 전 그녀의 글을 읽고 간다면, 친절하고 똑똑한 친구가 해 주었던 미술관의 이사 이야기, 새 동네 이야기, 건축 이야기, 작품 이야기 등이 자연히 떠올라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일이다. 뉴뮤지엄의 미약한 시작에서 창대한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소역사 역시, 작가는 동시대의 예술작품을 최대한 대중에게 가까이 전하고자 한 창립자의 믿음이 영화처럼 현실이 된 그 과정을 의미 있게 그렸다.  

작가는 변화무쌍한 뉴욕의 얼굴을 미술관뿐 아니라 더 큰 문화적, 사회적 관점에서 기록하고 이를 열성적으로 전달한다. 한국 미대입시를 위한 미술학원 산업은 당연지사라 생각해도, 미국에도 돈을 내고 누구나 미술을 배우는데가 존재했을 줄 누가 알았을까(디 아트 스튜던트 리그, p.242)? 힙스터/예술가들과 젠트리피케이션의 비상생적 관계와(p.62) 뉴욕 부동산의 징글징글한 실제 모습은(p.102)? 뱅크시의 한 달 게릴라 프로젝트를 깨알 같이 추적한 날들(p.146)이라던지, 미술이 쉽게 값비싼 허튼소리가 될 수 있는 동네에서 진행된 공공미술(그람쉬 모뉴먼트, p.216)의 성공은, "미술이 원활한 정치의 수단이 되"어 어떻게 지역사회와의 순수한 교감을 이끌어내는지를 절절히 보여준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테레사 학경 차를 우연히 따라가게 된 작가의 회상은(p.176) 두 개의 나라와 언어를 동시에 수용하는 이가 운명처럼 겪게 되는 상실과 획득의 연속선상에 있어, 애잔한 마음이 된다. 

책에서 이나연 작가는 "대상의 가치를 떠나, 열정을 쏟을 무언가를 찾아낸다는 건 진부한 인생에 복된 일(p.191)" 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예술에 대한 그녀의 열정 가득하고 재기 발랄한 분석과 이상( 理想)의 제안이다(예로, '투자는 작품 수집으로' p.200). 우리가 마음에 품는 이상은 눈 앞에서 익혀 먹는 고기 한 점처럼 쉽게 형태를 불어넣거나 취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이나연 작가가 이 책을 통해 과연 뉴욕 사회와 미술계를 시간을 들여 응시하고 이해하며 기록한 이 모든 과정이, 그녀의 (혹은 공공의)  이상을 글로써 현실화하는 데 큰 일조를 했다 칭찬하고 싶다. 미술은 분명히 저자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 중 하나일 테다. 그리고 저자는 이에 화수분 같은 열정을 끊임 없이 쏟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삶은 복되고 이 책은 아름답다. 

-번역가 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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