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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우리나라의 중심지가 된지 대략 600여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렀다. 세계사에 유래없이 장수한 조선왕조의 몰락과 일제강점기를 거쳐 반쪽짜리이지만 한나라의 수도로서 서울은 우리와 같이 희노애락을 같이한 그런 도시이다. 특히 지금의 서울은 대한민국 경제, 교육, 문화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이책의 별미중에 하나는 국사당과 조계사편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은 극히 유교적인 도시이다. 지금이야 그 빛이 많이 퇴색했지만 500여년을 유교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에 유교를 제외한 그 어떠한 종교는 배척당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선건국초기에 설립된것으로 알려진 국사당의 내력을 보면 무교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의식도 확인 할 수 있다. 흔희들 비과학적이고 혹세무민한다는 이유로 집권층으로부터 외면당했던 무속신앙은 불교와 함께 우리 민족의식 깊은 속에 자리잡고 있는 유일한 종교이자 한민족과 그 맥을 같이한 유일한 전통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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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대해서는 그래도 왠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 동안 잘못된 착각을 하고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었던 건 수박 겉핥기식에 불과했었고..그래서 더 놀라웠다. 그동안 수없이 가봤던 장소들이 작가의 설명을 통해 그래서 나와 같이 서울에 대해선 왠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전통, 역사에 대해서 바로알고, 깨우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서울의 의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서울의 많은 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경북궁, 남산, 북촌, 창덕궁, 성균관, 인사동, 홍대까지...등등.. 찍은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서울의 매력에 푹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직접 발로 돌아다녀 보고 싶은 충동까지 생기게 된다. 실제로 내가 책속에 소개되어 있는 장소들을 눈으로 훑고,
라는 생각에만 머물러 있었을 텐데.. 새로운 정보들을 알게되고, 배우면서...
사실, 처음에 이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만해도 교과서처럼 딱딱하거나 어렵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서술되어있어서 ..마지막 장을 넘길때까지..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나서 서울 답사를 해보는 것도 더 의미있고, 뜻 깊은 경험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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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20% 이상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수도권 지역의 인구까지 합치면 그 비율은 더욱 증가한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성립 이래 수도로서의 역할을 해온 서울. 500년의 역사를 지닌 조선의 수도이기도 했으니 그 역사가 퍽이나 깊다. 아니,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백제의 온조가 도읍을 정한 곳도 한강 유역이었으니 서울의 역사가 2000년도 더 된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만의 특징으로 언급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여느 도시보다도 높다란 건물이 많고 각종 소비문화의 공간이 널려 있는, 그렇지만 유구한 역사와는 어딘지 모르게 동떨어진 게 사실이다. 역사는 마치 물의 흐름과도 같아야 하거늘 무 자르듯 단절된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부족하지만 서울에도 역사를 맛볼 수 있는 공간들이 꽤 많다. 한 나라의 수도로서 기능을 수행했던 만큼 궁을 비롯하여 각종 중요한 것이 밀집해 있는 곳이 옛 한양, 지금의 서울이다. 변모하는 와중에서도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은 전통이 남아 미약하게나마 옛 추억을 떠오르게 만들어 주는, 그렇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추억에 잠기는 데에 급급해 전통을 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정체성이오’라며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것들이 끊임없이 사라지고 있다. 외국의 여타 다른 도시에 비해 화려한 맛이 덜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사실 서울만큼 명당도, 잘 기획된 도시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케케묵은 이론이라고들 하지만 풍수지리설 덕에 수도 서울은 수려한 경관을 갖추게 되었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것마냥 수풀이 우거진 공간에 들어서게 되는 경험을 서울 아닌 다른 곳에서 어이 할 수 있을지… 게다가 서울 시민의 젖줄이라고도 하는 한강과 예로부터 도심의 노폐물을 거르는 역할을 했을 내수(內水) 청계천까지, 경치가 매우 훌륭하면서 동시에 살기에도 편리한 곳이 바로 서울이었다. 한 나라의 궁을 동물원으로 격하시킬 정도로 일본 제국주의는 폭력적이었다. 일제 치하에서 서울의 주요 문화재가 파괴와 반출을 경험하였던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문제는 그 막중한 피해가 나라를 되찾은 후에도 회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정궁 경복궁은 수많은 건물이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어딘가 모르게 허해 보인다. 우리의 전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이 분명한 무교의 경우엔 과학적이지 못하며 미신적인 속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표면으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전통 역시 말끔히 보존되고 있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그나마 전통적인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인사동 거리는 매년 상업화가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북촌에 몰려 있는 900여 채의 한옥들도 실상은 1930년대에 지어진 게 다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청와대 뒷산 이름을 묻는 질문에 대다수의 학생들은 틀린 답을 했단다. 서울에 살지만 서울의 역사를 도통 알지 못하는, 그렇기에 우리에게 서울은 생산과 소비의 공간일 뿐 역사와 문화의 공간이 아니다. 하지만 세계 속에 한데 어우러져 살아남기 위해서는 동화 못지 않게 정체성도 중요하다.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남들에게 부러움을 살 만한 물건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뿌리에 정통한 것이 제 가치를 진정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이다. 서울을 알면 한국이 보인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비록 잘못된 것이긴 하나,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능이 서울에 쏠려 있다. 표면의 화려함에 비견되는 내면의 튼실함까지 갖추어진다면, ‘서울을 통해 한국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면 ’이라는 신나는 상상을 해 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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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올라온 지가 만 20년이 넘었다. 청주에서 담임 목회를 했던 2년을 빼곤 서울에서 생활했었다. 20대 초반에는 서울의 도시적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 지금에서야 내가 자라왔던 고향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알게 되었지만 그때 당시 내게는 서울이 최고였다. 이화여대 한국학 교수인 저자가 학생들에게 "청와대 뒷산 이름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고 물어보면 대개 그 산의 이름을 모를 뿐만 아니라 관심도 없다고 얘기했다. 그 산의 이름은 백악산이다.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지금이야 정확히 말할 수 있지만 나 역시도 그 산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서울은 '새로운 땅'이라는 뜻이란다. 이것부터 시작하여 모르고 있는 것이 정말 많았다. 서울시민인 것이 자랑스러웠던 나였지만 서울시의 입장에서 볼 때 자랑스럽지 못한 시민의 한 사람에 불과할 것이다. 부끄러웠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풍수지리설을 이해하고 평가하면 세계 어디에도 서울만한 곳이 없다고 저자는 단언하고 있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런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서울이 조선왕조 500년의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현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도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오히려 탐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서울문화순례'라는 책 제목과 책의 두께가 독자로 하여금 부담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기행문처럼 쓰여져 읽기에 부담이 없다.
서울의 궁, 얼마나 알고 있나?
경복궁은 제 1궁(정궁), 창덕궁은 제 2궁이다. 경복궁에 있는 사정전에서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가 기록되었다고 한다. 창덕궁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는데, 15세기 말 일본의 침략으로 전소되었던 경복궁과 달리 창덕궁은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있어서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두번째 궁이긴 하지만 왕실의 사랑을 받았던 궁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건축가는 한국에 오면 꼭 창덕궁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는 한국인들도 자신이 한국인임을 잊지 않으려면 일 년에 서너 번씩 꼭 창덕궁에 가야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복궁은 십수년전에 가보긴 했지만 그 역사적 배경과 가치를 알고 있지 못했기에 별 의미가 없었고, 부끄럽지만 창덕궁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각 궁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듣고 그 가치를 인식했으니 조만간 시간을 내어 가족과 함께 궁궐 순례를 해봄직하다. 그날은 아빠인 내가 1일 관광가이더로서 훌륭하게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문화재 훼손에 대한 책임, 일본에게만 있는가?
민족적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남산에 신궁을 짓고, 경복궁 자리에 조선총독부를 건축했던 일본. 어디 이 뿐인가? 이름있는 산들마다 박혀진 수많은 쇠막대기들. 강화도 마니산에 갔을 때 봤던 그 현장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일본인들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가져가고, 가져갈 수 없는 것은 훼손시켰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일본에 대한 정죄보다는 이상하게도 나 자신을 향한 책망의 마음이 더 많았다. 단편적인 지식으로 국사시험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민족문화유산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 절로 고개숙여졌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가치있는 것을 가치있게 여기지 않았던 나의 생각 자체가 문화재 훼손의 또 다른 일면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다
청주에 살았을 때 가족들과 함께 고인쇄박물관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직지심경)에 대해 박물관 직원으로부터 친절한 안내를 받았다. 마음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저자의 간결하면서도 자세한 안내가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해주었다. 우리 민족은 외래 문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독자적인 고유문화를 계발하였다. 자연과 어우러져 만들어진 건축물의 양식과 배치는 자연을 정복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자연과 사람, 건축물을 하나로 보는 수준높은 환경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적어도 서울시민은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다시 한번 더 갖게 해 준 이 책을 꼭 읽고 자녀들과 함께 서울문화순례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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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변하는 문화지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글, 팔만대장경, 불국사, 태권도, 김치, 청와대, 경복궁, 서울대, KBS, 조중동, 대장금, 난타 등을 비롯해서 많은 인물과 문화텍스트 그리고 역사적 공간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수 이용의 노래와 함께 자연히 떠오르는 수도 서울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항 속의 물고기가 물이란 존재에 제일 둔감한 생물이듯, 서울에서 살아가는 서울사람들은 서울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잘 모른다. 서울을 대변하는 문화지표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자 최준식은 남산, 북촌, 국사당, 성균관, 인사동, 경복궁, 창덕궁, 종묘, 조계사, 홍대앞 이 10가지 문화키워드로 전체인구의 20%가 살고 있고 2000년 역사를 가진 서울의 전통문화를 논하고 나아가 한국인의 문화저력을 입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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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한국에 대한 위상이 높아져 가고 있다. 각종 국제 대회 규모의 대회 개최 등으로 종전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문화 강국의 이미지가 알려지면서, 많은 나라에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도 함께 알고 싶어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문화계 부분에서도 스포츠 스타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여서 우리나라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올라가고, 우리나라를 방문 하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이에 따른 해외 관광객의 눈높이를 맞춘 관광 안내서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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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만큼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나라도 없을지 싶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선조들은 찬란한 문화유산을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 주었다. 물론 우리 후손들은 이러한 문화 유산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우리 후손들은 우리 문화유산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 자신이 알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이라는 것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역사 교과서에서 읽은 활자들이 전부이며, 실제로 답사해 본 것은 수학여행이나 소풍 때 가 본 경주, 그리고 사찰들이 전부다. 이러한 견학들도 바쁜 일정으로 우르르 몰려다니며 '아! 이것이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 보았던 불국사구나. 이것은 무량수전이구나.'하는 정도로 수박 겉 핥기식의 견학이었다. 비단 나의 경우만 그랬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지 싶다. 우리에게는 전통문화나 유적들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배어 있다. 따라서 바쁜 일정 속에 문화유산을 답사할 시간이 없으며 이런 점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문외한인 외국인이나 우리나 거의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일면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큰 우리로서는 치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실생활 가까운 곳에 선조들의 놀라운 문화유산이 숨어 있다고 한다면 무척 당황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가장 현대화 된 도시 서울은 바로 근대화 이전의 마지막 왕조인 조선의 수도로서 현대의 높은 빌딩 숲속에 세계적으로도 자랑스럽고 훌륭한 문화유산들을 많이 숨겨놓고 있다.
<서울 문화 순례>는 국제 한국학회 회장이며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이신 저자 최준식 교수님께서 서울 속에 숨어있는 세계적인 문화 유산 및 서울의 진정한 문화적 의미를 알리고자 쓰신 글이다. 이러한 저자의 의도는 책 머리에 자세히 소개되는데 원래 이 책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위한 가이드 북으로서 영문판으로 기획되었으나, 다시 한국인들을 위하여 한국어판으로 재편집된 책이라 한다. 사실 인천 토박이인 나에게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정치, 경제의 중심지이며 빽빽한 고층빌딩과 아파트, 한강과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의 이미지로만 가득했다. 지금도 지하철을 타면 찾아갈 수 있는 곳도 차를 운전하고서는 같은 자리를 계속해서 돌게 되는 곳이 서울이다. 직장 생활 전에는 중하교 때 올라가 본 남산과 슈퍼맨2을 보았던 대한극장이 서울에 대한 기억이었고, 직장생활 하면서는 명동, 종로, 대학로 등 사람들로 붇적거리고 번화한 거리의 이미지가 서울의 모습이었다. 바로 그 골목, 그 빌딩 뒤에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은 보지 못했던 것이다.
책장을 열면 저자는 본격적인 서울의 문화 순례에 앞서 서울의 역사와 생성원리부터 살펴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의 수도 이전에 백제의 온조왕이 세운 풍납토성이 백제의 최초 도읍지였다고 하니, 이미 2000년 전부터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로서의 위치에 있던 도시였다. 조선의 건국과 함께 조선의 수도로 자리잡게 되는 서울은 친환경적인 우리의 풍수학에 의하여 계획된 도시다. 그 단적인 예가 조선 왕조의 심장인 경복궁에 잘 나타나 있다. 경복궁은 경복궁을 정면으로 바라보았을 때 뒷편으로는 백악산(북:현무), 좌측에는 인왕산(서:백호), 우측에는 낙산(동:청룡), 앞으로는 관악산(남:주작)으로 둘러싸여 있다.(백악산 뒤편으로 우리가 흔히 북한산이라 알고 있는 산은 원 이름이 삼각산이라고 한단다. 북한산이라는 명칭은 일제 때 처음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렇게 간단히 서울의 역사와 생성원리를 살펴보았으면 본격적으로 저자를 따라 서울 순례에 나서보자. 남산, 경복궁, 북촌, 창덕궁, 국사당, 종묘, 성균관, 조계사까지, 그리고 옛 것과 현대가 교차하는 인사동과 새로운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가 꽃피는 홍대까지 저자의 서울 순례는 거침이 없다. 사실 저자가 소개하는 곳은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가보거나 또는 들어본 곳일 것이다. 그래서 '그 곳이야 나도 잘 알지.'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다. 한국학 교수인 저자는 문화사적인 관점에서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조선 무교의 총 본산지인 국사당이 남산에 위치하여 있다가 일제 시대 때 일본인들의 신궁에 의해 강제로 인왕사능로 옮겨진 이야기, 경복궁을 둘러보면서 경복궁의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어디에서 건물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왕의 연회 장소인 경회루에서도 어디에서 바라보아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지, 우리의 자랑스런 한글을 만들어 낸 집현전이 있던 건물 수정전에 관한 이야기, 꽃계단인 화계와 굴뚝의 아름다움, 북촌의 한옥마을의 실제 모습과 온돌이야기, 창덕궁의 진정한 아름다움, 고종과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이야기, 성균관에서 유생들의 하루 일과 등.... 저자가 들려주는 서울 문화에 대한 질박한 이야기에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또한 문화 키워드마다 풍부한 사진들을 첨부하여 독자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보와야 할 교양필독서로서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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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화 순례
이 책에서 무엇인가 엄청난 것을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각박한 세상, 힘들고 찌들어가는 내게 있어, 잠깐이나마 휴식이 되고, 그 휴식이 또한 약간의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방편이 되길 바라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매일을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코스로 출근과 퇴근을 한다. 가끔씩 지하철에서 멍하니 노선표를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신기하다. 왜냐하면, 나는 알지도 못하는 문화재, 소위 '역사와 선조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문화재들을 내가 지하철을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기만 한다면 만날 수 있다는 엄청난 특혜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새로이 보급된 지하철 노선도의 명소 소개는, 그렇게 나에게 동경의 대상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지하철 밖으로 나갈 생각도, 그 문화재들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전혀 궁금해 하지 않았으므로...
문득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항상 지나다니는 이 곳이, 해외 또는 지방에 사는 사람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는 그것이라는 생각에 이르자 더 더욱 무안해지고 말았다.
그렇게 이 책은 가볍게 시작해서, 무겁게 읽었던 책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결코 무거운 내용이나, 어려운 서술로 씌어진 책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결국 애초에 내가 누리고자 했던 휴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었으니까.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한강을 유유히 유람하고, 그 물길을 따라 청계천에 이르면 어느새 사람들로 북적이는 광교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듯 하였고, 그 길로 쭉 대로변을 나서서 서울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남산에 올라 잠시 땀을 식히는 상춘객이 되어 보기도 하였다. 남산을 내려와 경복궁을 거닐며 왕의 생각을 나도 흉내내 보았고, 그 앞 북촌에서는 양반님네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국사당에서는 신명나는 판소리 한자락을 들을 수 있었고, 종묘에 이르러서는 경건한 마음이 되어보기도 하였다. 인사동과 홍대를 오가며, 사람사는 냄새를 맡을 수도 있었다.
마침 좋은 계절에 서울 유람을 나서며 들뜬 마음으로 내가 사는 한 자리, 한 자리를 내가 아닌 타인의 눈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도 숨어 있는 책이었다.
가벼움과 무거움이 공존하는 책! 그러나 결코 가볍거나 무겁지 않은 책!
구경 한번 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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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다고 여겨지던 곳, 그리고 늘 가까이 있기에 더 알아보고자 노력하지 못 했던 우리의 '서울'. 내가 일하는 곳은 을지로이기에 늘 청계천과 남산을 바라보고 청와대의 모습까지 봐왔는데 그곳에 담겨있는 역사와 실제 이름들, 과거의 모습에 너무 무지했다. 가끔 오르는 남산에서도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며 낭만을 생각했지만 남산이 주는 의미, 남산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지리들에게는 약했다. 남산이 답답한 서울에서의 쉼터역할을 해주고 굵은 한강이 서울의 바람쉴 곳을 만들어주는 멋진 수도 서울. 그 곳 서울에도 우리가 봐야만 하는 전통이 어우러진 곳이 많고, 그곳에서 생각해볼 이야기도 많고, 또 여전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있었다.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이자 한국문화에 대한 여러 저서를 펴낸 저자(최준식 교수)는 서울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준다. 외국인에게 우리의 서울을 소개하는 <Seoul, A window into Korean Culture>라는 책을 펴내고 그 책을 한국인에게 서울을 소개하는 책으로 다시 펴낸 게 바로 <서울 문화 순례>이다. 서울의 역사는 조선의 수도가 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또한 서울의 수도로 50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수도이기에 서울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또 그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역사적인 장소 또한 넘쳐난다. 경복궁, 창덕궁에서 조선의 심장에서 왕조의 생활을 엿보고 국사당, 종묘, 조계사를 통해 한국인의 종교를 되볼아 보며 북촌, 인사동을 통해 조선의 양반들의 생활의 흔적을 엿볼수 있다. 비록 그러한 장소들 모두가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부서지고 아직도 복귀의 손길이 부족하지만 가까운 서울에서 이런 장소를 통해 그런 과거를 되볼아보는 시간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오랜 역사를 지닌 수도가 주는 미덕이다.
저자의 글 속에는 강의시간의 꼬장한 교수님의 말투가 녹아있다. 서울을 아끼는 마음, 그리고 아끼기에 때론 더욱 안타까워지는 마음, 그리고 여전히 서울은 아름답다고 인식하는 마음이 있다. 또한 서울을 과거만을 볼 수 있는 유적이 아니라 젊은 서울을 느낄수 있는 장소인 홍대앞을 소개하고자 하는 노력은 서울이 주는 매력을 고지식한 이미지로만 굳히지않아 좋았다. 홍대앞에서 사운드 데이를 체험해보고자 노력했던 젊은(?) 교수님의 노력이 귀여웠다고하면 실례일까. 아직 젊은이들이 역사의 유적에 대한 깨달음이 부족한면도 많지만 교수님처럼 젊은이들이 옛것을 되볼아보고자하는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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