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아무리 A4의 크기로 한페이지에 9~14 칸으로 그렸다고는 해도 50여 페이지로 만화를 그리기엔 다소 버겁지않을까 생각되는 추리물이고, 오히려 내용을 다 알고있기에 (음, 딴건 기억해도 정말로 편리한건지 불편한건지 모르게 추리소설의 엔딩과 범인은 잊어버리지만) 더 이 만화작품이 뛰어나다고 느껴진다.
우연히 아마존 US에서 보긴 했지만, 가격도 비싸고 이미 컬렉션은 다 모았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만화로 한 작품들 중에서 평점도 들쭉 날쭉하는터라 그냥 보고 말았는데, 지난주엔가 예스24에 입수된 것을 우연히보고 (아이참, 요즘엔 너무 조용히 일한다. 새로 입수된 건 좀 팍팍 좀 화면에 띄우지..) 시험삼아 3권을 주문했다. 근데, 욕심이 조금 생기기 시작하려는게 약간 불길하다 (그외 시리즈는 수입업체가 취급을 한한다는 답변은 결코 장애가 될 수는 없다).
너무나 유명한 이 이야기는, 사건을 목격하고 포아로와 같이 수사에 참여한 의사 Sheppard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Almost five in the morning, I reread my manuscipt for the last time. It all started with the death of Mrs Ferras on the night of 16 September.
King's Paddock에 사는 과부 Mrs. Ferras는 일년전 남편이 죽은 뒤 Roger Ackroyd과 약혼설이 나돈다. 그 이야기가 결실을 이루기도 전에 Roger의 형제와 결혼하여 사별한 이와 딸 Flora가 캐나다에서 돌아오면서 약간 소원해지기 시작했고, 또 언제나 말썽을 피우는 Ralph의 일도 있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Ferras부인이 약물과다중독으로 사망한 것이다. Sheppard는 이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을 현명하게 비켜갔지만, 어느날 마주친 Ackroyd의 방문요청을 받는다.
Ferras부인이 남편을 독살했으며, 이를 협박하는 이가 있으며, 그녀가 편지를 나중에 보내는등 신중을 다한 것으로 보아 그 협박자는 자신의 주위에 있을 거라는 것.
말로도 인물을 소개하는 것이 어려운데, 그림으로 그리는 것으로도 또한 어려울 듯 싶다. 다소 톤 다운된 색채를 사용하여 분위기와 인물, 그리고 역시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하므로,,,눈여겨보라는 듯 갑자기 다른 색깔로 칠해놓은 몇가지 물품 들을 주의하면서 이야기를 따라나가게 된다.
대체로 앞서 읽은 [소문]처럼 살인사건에 대해 이를 수사하는 형사보다는 독자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시작한다. 그건 마치 형사 콜롬보의 어설픈 외모와 질문으로 똑똑하다고 자만하는 살인범이 실수를 저지르며 결국 뒤잡히는 것마냥, 어느 순간부터는 독자는 형사의 수사를 따라가게 되는데. 이 작품의 유명한 설정 때문에 독자는 맨처음부터 감춰진 진실에 대해 엔딩에서 불공평함을 주장하게 된다. 그렇지만, 곰곰히 따져서 읽어본다면 사실을 말하는 화자의 목소리에서 긴장과 아슬아슬함을 느낄 수가 있다.
근데, 갑자기 든 의문...포아로가 원래 땀 나는 것을 좋아했던가? 그는 언제나 따뜻하고, 온도조절 철저히 되는 곳을 좋아했는데....생각보다 포아로가 그런대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매력에 있서 비호감적으로 보여지긴 하지만 (하긴 이 작품은 의사의 나레이션으로 보여주는 것이니...많은 이들이 의사는 그냥 안내해줄 뿐 실제로 보는 것은 우리라고 착각했고, 그떄문에 펄쩍 놀란것이지), 독자에게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탓에 이 만화작품은 보다 더 공정한 대결 - 작가와 독자간 범인을 좇는 - 이 이뤄진다.
만약 원서를 손대기 약간 헉겁하시다면, 이 책을 대신 들어도 좋을 듯 싶다. 사실 영어야 문어체영어가 대세이고, 내용과 분위기 또한 충분히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을 제대로 잘 살리고 있다.
![]()
(액션위주의 미국만화가 아닌 인물들이나 상황묘사, 대사 전달에 신경을 쓰는 유럽식 만화, 포아로가 완전 찰리 챈처럼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