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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8년(1575년) 인순왕후
사후 선조는 자신의 정치를 시작한다. 이제 20대 초반이었다. 조선에서 정비의자식인 대군(大君)이 아닌 군(君)으로 처음으로 임금이 된 선조였다. 더군다나 직전 임금 명종은 선조에게 왕위를 물려준다는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
인순왕후의 도움으로 왕위에 오를 수 있었으며, 불안한 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인순왕후의 죽음은 선조가 통곡할 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후 선조는 자신의 정치를 시작한다.
그런데, 바로 이해에 동서분당이 비롯된다. 즉, 사림(士林)이 동인과 서인으로 분화한 것이다. 중종 시기 조광조의 등용 이후 비참한 최후 이후 사림은 조금씩 세력을 넓혀 인종과 명종을 거치면서 선조 대에
이르러 정부의 주도 세력이 된다. 언관, 즉 홍문관, 사헌부, 사간원을 장악하면서다. 훈구
세력(이 책에서는 훈척이라 쓰고 있다)에 대한 도덕적 우위를
명분 삼아 이루어진 일이었다.
동인과 서인의 분당은
심의겸과 김효원의 대립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위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인사권에 있어서 막강한
권한을 지닌 이조 전랑 직을 놓고 둘이 다투면서 벌어진 일이다. 한양 동쪽에 산 심의겸에 가까운 사람들을
동인이라 부르고, 한양 서쪽에 산 김효원에 가까웠기 때문에 서인이라 불렀다고 한다. 프랑스 혁명 시기 좌파, 우파의 명칭이 생겨난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그러나 좌우가 이념적 대결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면, 동서의 구별은
상당 부분 중심 인물과 관련한 친소(親疏)와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대립을 해결하고자 나섰던 것이 우리가 잘 아는 율곡 이이였다. 그는 동인의 인물들과 더 가까운 배경을
가진 인물이었으나 동서의 분당을 인정하고자 하지 않았다. 그는 선조에게 개혁을 압박하기 위해서 사림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위해서 동인과 서인의 화합을 도모했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끝내 실패하고 이이나 조정을 떠난다.
선조 16년 계미삼찬이란 사건이 벌어진다. 자신의 정치를 도모하던 선조가
비로소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다. 서인을 계속해서 탄핵하던 동인의 세 사람을 귀양보내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이이에게 맡기게 된 사건이다. 그러나 이이는 동서 양쪽에서, 특히
동인 강경파에게 시달렸고, 갑작스레 사망하고 만다. 그리고
정권의 축은 동인에게 기운다. 그 이후 벌어진 사건이 바로 정여립의 모반 기도를 빌미로 벌어진 선조 23년의 기축옥사이다.
기축옥사로 동인 세력이
몰락하고 다시 정철과 류성룡 중심의 서인이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되는데, 이 책은 바로 이 기축옥사에서
이야기를 맺는다. 이 사건 이후의 역사는 임진왜란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선조 8년의 동서분당에서 선조 23년의 기축옥사까지 단 15년의 역사를 자세히 풀어 쓰고 있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이, 정철, 류성룡, 정여립, 이산해 등의 낯익은 이름도 등장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잘 아는 인물들이 아니며, 아예 처음 듣는 인물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그 역사를 모두 꿰뚫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물론 그렇다면 더욱 좋겠지만).
저자가 그 역사를
길게 쓴 이유는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 인물들의 정치가 어떻게 조선의 가장 위태로운 시기를 맞게 하였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림은 훈구 세력의 탄압에 맞서 도덕성으로 무장했던 세력이다. 심경(心經) 등을
통하여 마음 수련을 강조했고, 반대 세력을 탄핵할 때도 가장 중요한 공격 지점은 부도덕함이었다. 스스로 자신들의 도덕적 우위를 확신했고, 그랬기 때문에 반대 세력을
거침없이 탄핵했다. 분열은 필연적이었던 셈이다. 그들이 정말
도덕적이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도덕성을 무기로 한 공격이 가져온 폐해는 탁상공론이었고, 그 탁상공론은
조선의 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선조는 그러한 분열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개혁에는 눈을 감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특정 인물들을 내세워 상대 세력을 탄핵토록 했다. 정치적 힘은 얻었으나 책임은 지지 않았다. 임금의 무책임한 정치
행태는, 비록 정치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그 결과는 비참한 국가였다.
정치 세력의 분화는
필연적인 것이다. 정치가 고고해야 한다는 것은 이상이지만, 다다를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치는 현실에 발 딛고 있어야 한다.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는 독단과 독선은, 동인도 서인도 마찬가지였다. 한
정치 세력의 승리는 도덕의 승리가 되어버렸고, 도덕의 승리는 반대편의 부도덕, 나아가 폐륜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되어 버렸다. 그 결과가 처절한 살육이
되어 버렸다.
역사가 많은 걸 이야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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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당쟁을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최고의 책입니다.
강추 드립니다.
(다만 당쟁에 대한 이해가 크지 않거나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고른 독자라면 통독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是非에서 正邪로~
시대의 정치를 이해하게 만드는 최고의 키워드. 조선뿐 아니라 이 글을 읽다 보면 오늘날의 정치까지도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됩니다.
왜 이정철이란 작가를 이제야 알게 됬는지가 안타까울 정도로 좋은 글을 읽게 되어 작가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에서 다룬 선조 초중기 당쟁을 보다 이해하기 위해서 추천드리고 싶은 책은,
신정일 저 / 다산초당 / 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취향의 필체는 아니지만 시대사를 이해하는 대 큰 도움이 됩니다.
조선 전반의 당쟁을 이해하는 키워드를 제공하는 또 하나의 추천도서는 그 유명한,
이덕일 저 /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입니다. 그리고 나서
이성무 저 / 조선시대 당쟁사 1,2권
을 보면 일반 독자로써 조선시대 정치 역사의 흐름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오늘날의 보수/진보의 정치싸움의 본질을 이해하게 만들어 줍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라는 제목은 책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으나, 책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에겐 다소 어렵지 않나 싶네요. 손이 안 갈 겁니다. 제목때문에 이런 책이 읽히지 않게 될까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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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한창 나라가 산으로 가고 있는 판국에 우리 사회의 나쁜 정치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조선 500년 역사의 향방을 갈랐던 대 격변기 16세기의 조선 사회가 나온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뛰어나고 우수한 인재들로 가득 찼던 이 시대의 수장은 조선 시대 14대 임금 '선조'였다. 연산군을 폐위시키고 반정으로 임금이 된 중종 이후 명종대까지 훈구세력들에 의해 나라가 좌지우지 되며 수렁에 빠져들었을 때 훈구세력이 없는 선조가 새 임금에 오르자 깨끗하고 정의롭고 백성을 위한 도의정치를 표방한 참신한 '사림'이라는 정통 유학자들이 등장했다. 사림은 새로 임금이 된 선조를 도와 함께 새로운 정치를 해보리라 꿈에 부풀어 있었다. 이황, 기대승, 이이, 성혼, 박순, 류성룡, 정철, 이항복..... 이름만 들어도 오오~ 감탄이 나오는 조선의 브레인, 대학자들이 즐비한 시대. 선조는 이처럼 넘쳐나는 훌륭한 인재들로 인해 가장 행복하고 이상적인 정치를 했어야 했다. 아.. 공부 많이 하고 예와 도를 숭상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지식인 그룹인 사림이었지만 너무도 다 잘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저마다 주장하는 바가 크고 세어서 그 뜻을 관철시켜나가고 싶어 했을 게다. 언로가 열리면서 사림들이 쏟아져나오며 과감히 도덕적 확신과 정치적 이상을 드높이 외치던 시대가 되었고 다들 목소리를 높여 주장을 관철시키려 들었다. 조선 최초의 방계 출신 임금으로서의 개인적 콤플렉스를 안고 있어 그랬는지 1575년(선조 8) 인순왕후가 세상을 뜨고 나자 자신의 힘을 갖고 자신의 정치를 하고 싶었던 선조는 사림의 정치를 저울질하며 개인적 감정을 실어 오락가락하였다. 그 어느 때보다 언관의 힘이 막강하여지고 기성관료 심의겸과 신진관료 김효원으로 인한 사림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기성관료측은 동인, 신진관료측은 서인으로 동서분당이 일어나 동인과 서인으로 갈리면서 치열한 당파싸움이 끊이지 않게 되었다. 우리 당이 가장 올곧고 정당하다 여기고 반대쪽 당은 무조건 옹졸하고 그릇되었다는 확신. 이편 아니면 저편이 되어 편을 가르게 강요하고 조금이라도 다르면 상대편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은 엄청나게 위험하다. 부국강병으로 십만 양병을 주장하고 사림의 이상적인 통치를 꿈꾸어 사림의 통합을 주창하였던 율곡 이이는 선조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지만 양당 모두에게 탄핵을 받으며 갑자기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훗날 이이의 제자들이 서인쪽에 포진하여 자연스레 서인으로 평가되었지만 당시 이이는 그 어느 당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두 당을 통합한 이상정치를 꿈꾸었던 것 같다. 저마다 도덕적 확신에 찬 사림들은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치닫고 완전히 갈라져 서로를 해치게 되었으니 굳건히 중심을 잡아주던 이이의 죽음 이후 선조는 나쁜 정치를 바르게 잡아줄 이 없이 주위를 이산해를 위시한 예스맨들로 채우고 동인과 서인 사림들의 당쟁을 부추기며 그 소모전으로 나라가 산으로 가게 만들어버렸다. 정치를 하며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과 변화를 바라지 않고 현실을 그대로 끌고가려는 이들.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지 않으면 끌려가다 내 뜻이 관철되지 못할까 두렵고 싫어서 팽팽히 기싸움 하느라 민생은 나몰라라 하고 찌그락빠그락 하였다. 1589년 (선조 22) 전라도에서 정여립의 모반사건이 일어나자 사림들은 서로 자기 당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상대 인물을 걸고 넘어져 석연찮은 죄명으로 수많은 무고한 인재들이 귀양가고 사약을 받고 옥사를 하고 조상의 무덤마저 파헤쳐졌다. 아무 명분도 없이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도 하였다. 선조시대에 사림의 분열과 당쟁에다가 자신을 모욕했다는 사실에 분개해 공포정치를 하며 1590년(선조 23) 기축옥사를 일으켰던 선조의 태도까지 더해 16세기 말은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내 뜻을 말하겠으니 사관은 기록하라” 정치인들이 이권다툼으로 서로 으르렁대며 한치 앞도 보지 못하고 나라를 돌보지 않아서 약해질 대로 약해진 국력, 아무 준비도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결국 1592년 (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 온 나라가 초토화가 되고 말았다. 역사학자인 저자 이정철은 선조실록과 선조수정실록을 비롯해, 개인문집과 여러 야사에 실려 있던 그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오늘날에도 아는 것 많고 나름 이상정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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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고 골랐다가 실망한 책 1/3정도 읽다가 접은 책이다.
도대체 선하다, 나쁘다는 의미가 뭔지 헷갈린다. 조선시대의 분당정치를 주된내용인데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도통 이해하지 못했다. 나의 어리숙함 이겠지만 이게 선하다는 것인지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건지 누구에게 선하다는 건지 어떤 목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분당정치를 나열하는데 충분한 설명이 없어 내가 따라가면서 이해하기에는 어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