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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득한 트렁크 / 안토니오 타부키
"사람들이 가득한 트렁크 / 안토니오 타부키" 내용보기
안토니오 타부키는 페르난두 페소아에 미친 작가였다. 이탈리아 사람이지만 페소아의 고국 포르투갈을 사랑했고, 포루투갈 사람을 아내로 맞았으며, 많은 시간을 포르투갈을 위해 살았다. 그리고 페소아의 도시 리스본에서 운명했다. 타부키가 쓴 이 책은 그가 평생 흠모했던 페소아에 대해 쓴 글 모음집이다. 광기어린 『불안의 책』에 대한 해설은 물론 페소아에 대해 어느 정도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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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타부키는 페르난두 페소아에 미친 작가였다. 이탈리아 사람이지만 페소아의 고국 포르투갈을 사랑했고, 포루투갈 사람을 아내로 맞았으며, 많은 시간을 포르투갈을 위해 살았다. 그리고 페소아의 도시 리스본에서 운명했다. 타부키가 쓴 이 책은 그가 평생 흠모했던 페소아에 대해 쓴 글 모음집이다. 광기어린 『불안의 책』에 대한 해설은 물론 페소아에 대해 어느 정도 궁금증을 풀어준, 말하자면 '타부키와 함께 읽는 페소아'다.

 

타부키는 20세기에 나타난 위대한 시인으로 페소아를 꼽기에 주저 않는다. 그가 사후에 남긴 트렁크에는 옷이나 여행에 필요한 물품 대신 "원고 뭉치에 서로 다른 서명을 해서 노끈으로 묶어 잘 포장한 수많은 자기 영혼을" 꽁꽁 감추듯이 넣어두었다. 이 트렁크가 발견되기 전까지 페소아는 창작자이기보다는 포르투갈 문화계의 지성인으로 알려져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타부키를 통해서야 겨우  페소아는 20세기 인간을 냉정하게 분석한 혁명적 시인이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페소아 안에 함께 살고 있던 수많은 인물들에 대해서, 『불안의 책』을 읽을 때 느껴지는 모호함과 우울, 광기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함께. 페소아에게는 '광기'라는 것이 평생 함께 있었다. 광기는 다른 말로 하면 천재성이라고도 부른다. 페소아의 광기는 외로움의 다른 말이었고, 이 외로움을 치유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것이 70명에 달하는 허구의 인물들이다.

 

타부키는 이 책에서 페소아가 만든 여러 인물들을 페르난두 페소아와 대등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페소아에게 탄생과 죽음이 있었던 것처럼 페소아가 만든 허구의 인물들에게도 똑같은 삶이 부여되었다. 페소아의 스승으로 나타났던 알베르투 카에이루, 조선공학자 알바루 드 캄푸스,브라질로 망명한 의사 히카르두 헤이스와 그의 사촌 프레데리쿠 헤이스, 그리고 '리스본'의 회계원인 베르나르두 소아르스, 그리고 이 밖에 더 많은 인물들......

 

타부키가 쓴 베르나르두 소아르스는 '불안하고 잠 못이루는 사람'이었다.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며 타인의 삶을 탐색하는 사람. 그리고 창문 안 쪽에 서있는 자신의 내면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쓴 내면일기인『불안의 책』을 쓴 사람. 여기서 이 책의 장르를 명확하게 정의해주는 말이 있다. 『불안의 책』은 페소아가 쓴 단 하나의 서사 작품이라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인물의 사건 없는 자서전'이라는 서사가 담긴 소설.

 

페소아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아르스처럼 광기어린 회계사가 아니라 계획적인 작가이며 시인, 극작가, 소설가였다. 그러나 내면은 소아르스처럼 소심하고 소박했으므로 페소아 자신이 소아르스를 가리켜 한 말 "그는 바로 분별력과 애정이 없는 나"라는 말이 맞는 셈이다.

 

이 책에는 페소아의 시와 더불어 그가 평생 단 한 번 했던 연애의 편지도 소개되고 있다. 연애편지에는 너무나 애정스러운 글귀들이 있어서 이것이 정말 페소아가 쓴 편지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애교가 넘쳤다.

 

이 책을 읽고나니  『불안의 책』을 쓴 페소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한 작가를 작품으로만 이해하고 싶었는데 페소아의 작품이 워낙 평범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타부키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평소에 99%의 노력을 믿는 평범한 사람인데 페소아나 타부키 같은 작가의 글을 만나면 1%의 재능이 어떤 면에서는 99%를 능가한다는데 수긍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의 광기를 지닌 페소아를 소개받을 수 있어서 기쁘다.

t******e 2017.04.25. 신고 공감 7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