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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너무 좋아하는 나로서는 다른 사람의 영화평을 읽으면 나대로 영화를 본 느낌이 사라질까봐 그다지 보고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권감수성' 이 다섯 글자에 난 이 책을 꼭 봐야함을 느꼈다. 표지에 나오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가, <E.T>가 도대체 인권감수성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전혀 감이 안 잡혔다.
'인권'은 말 그대로 인간으로서의 권리이다. 장애인, 약자, 소수자 뿐만 아니라 자아를 가지고 있는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또 가져야만 하는 권리. 너무나 인간적인 영화들과 너무나 비인간적인(?) 영화들을 엮어 도대체 무슨 수로 인권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이 책이 소중한 것은 바로 우리에게 그 이야기들을 해주기 때문이다. 단순하진 않지만 어쨌든 남녀간의 사랑을 우선으로 보게되는 그리고 너무 개성있는 인물들이 전부였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도 장애인 여성의 사랑과 삶을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고, SF영화들을 통해서도 독자에게 재미를 묻는 것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물음을 던진다.
책은 영화에 대해 (인물이 아닌) 인간을 중심으로 해석을 해주는 포맷이어서 쉽게 읽히지만, 그 깊이마저 가벼운 것은 아니다. <함께 나눌 이야기>라는 코너의 질문들 중 어느 하나 가볍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없다. 그건 쉽게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것과 글자를 읽는 것은 분명 다르다. 처음에 난 이 책을 통해 글자를 읽을까 염려했던 것이고, 지금 책을 통해 세상을 (단순히 담은 것이 아닌)마음으로 껴안은 영화를 읽었다. 그리고 독자에겐 쉽게 전달했지만 내가 읽을 땐 3번을 읽어도 글자만 읽히던 책들을 참고삼아 힘들게 노력했을 독자를 껴안은 저자를 읽었다. 또 조지와의 만남을 통해 영혼을 회복하고 다시 태어난 아리처럼 나 역시 책을 읽고 한결 마음이 따뜻해졌던 3월 23일을 <제 8요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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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영화를 본다 혹은 봤다고 표현한다. 좁게 한정지어 보자면 영화는 시각적이며 청각적인 영역에만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영화를 읽는다. 라고 표현해보면 어떨까? 생소하고 낯설게 여겨지긴 하지만 의미를 천천히 곱씹어보자. 오히려 본다라는 표현보다 읽는다라는 표현이 영화에 적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순히 영상의 시작부터 끝을 보는 활동이 영화의 다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의 이해를 더한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살펴본다. 미리 감독의 성향 등을 찾아본 후에 감독은 어떤 의도로 이러한 장면, 장면을 연출한 것일까도 생각해 본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우리는 한층 더 재밌게 영화를 읽을 수 있게 된다. 마치 음식에 맛을 더하는 양념을 더하듯.
영화를 ‘읽기’의 시각으로 살펴보자는 이야기를 쭉 해온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윤희윤 교수이다.
[세상을 껴안는 영화읽기]는 이러한 윤희윤 교수의 행보에 딱 걸맞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2004년 비슷한 맥락의 저서 [이 영화 함께 볼래]도 있다. 두 책의 공통점은 영화읽기 개념을 적용해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책을 읽게 될 대상, 독자를 청소년으로 두었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어보면 아주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말을 전하는 표현 하나하나가 따뜻하다. 혹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 때문에 읽기에는 너무 쉽지 않나,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렵고 복잡한 표현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무언가를 설명할 때 설령 그것이 상당히 어려운 주제일지라도 누군가에게 쉽게 설명하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과 설명을 잘 하는 사람은 같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지 않나. [세상을 껴안는 영화읽기]에서 소개되는 영화 목록을 살펴보면 그리 쉬운 영화들이 아니다 하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어쩌면 어른의 시각으로 보았음에도 어렵다고 여겨질 영화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들도 청소년에게 차근차근히 쉽게 설명해 나가고 있다.
책 제목을 다시 되짚어보자. 저자가 주장하는 영화읽기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껴안는다는 표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 그냥 영화를 읽자고 하지 않고 세상을 껴안는 영화를 읽자고 했을까. 이 또한 선정해 놓은 영화목록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 책에 등장하는 영화들은 청소년들이 보기, 아니 읽기 쉬운 영화라고 생각하기에는 힘들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면 이렇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감추고 싶어 하는 불편한 진실들이 있다.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으면 사람들은 꺼려하고 심지어 불쾌해하기 까지 한다. 불편한 진실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대중들에게 나쁜 평을 많이 듣는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매춘과 같은 주제는 비난을 받기까지 한다. 조금은 극단적인 예였을 진 모르겠지만 [세상을 껴안는 영화읽기] 속 영화들을 통해 이러한 느낌을 받았다. 대중들은 재밌고 화려한, 말 그대로 유희만을 추구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청소년들은 더욱더 이러한 쪽에 속할 것이다. 해리포터 시리즈, 애니메이션 장르 등의 영화만을 보면서 자라날 수도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책이 함께 읽자고 제시한 영화들은 모두 인권과 관련된 어쩌면 뼈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하고 싶은 이야기, 불편한 진실 일 수도 있다.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아이들, 나아가 어른들도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직면해 서서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을 연습할 수 있도록 또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나와는 다른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며 제목대로 아이들이 세상을 껴안을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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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에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 중 스스로 선택하는 몇 가지를 꼽자면 책. 음악. 영화 등 일 것이다.책은 작가와 교감하며 머릿속으로 장면을 상상하는 매력이 있다면, 흔히 어려운 영화라고 생각되는 예술영화를 보면서는 감독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해 그저 재미없는 영화라고 치부 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또 반대로 블록버스터라고 불리는 화려함에 감춰줘 거대한 화면 뒤에 숨겨진 감독의 진심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 <세상을 껴안는 영화읽기> 는 앞서 말한 책과 영화의 특징을 한 곳에 묶어 놓은듯 한 느낌을 받았다. 두 가지의 챕터로 나눠있는 이 책은 글을 읽으며 영화의 장면을 상상하는 일. 특히 인권영화를 주로 다룬 ‘지금 여기서 모두를 껴안다’의 챕터는 읽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겉으로 보기에 비장애인인 나에게는 과연 장애가 없는 것인지? 그리고 충격적이었던 영화 ’데이비드 게일’ 한 사형수에 관한 충격적 실화라고 한다.
정신병자로 오인 받아 6년 동안이나 정신병원에 갇혀 산 정상적인 네팔인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무관심과 무지함이 한 사람을 얼마나 절망에 빠트릴 수 있는지에 대한 무서운 이야기다. 그녀가 정신병원에 가게 된 과정을 찬드라의 시선을 통해 가해자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카메라가 찬드라의 눈이 된 셈이다. 그 중 참 기가막힌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은 잊고 있었던 인권 감수성을 되살려 준다. 영화를 배우는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 같다. 책에 소개 된 영화를 보고 작가가 해 놓은 질문들에 하나하나 대답해가며 다시 한 번 정독 해보고 싶은 책이다. 인권에 관한 새로운 생각들을 많이 해 보게 된 교과서 같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