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판타지를 꿈꿔왔지. 그건 모든 걸 가능하게 했거든. 샤갈의 그림처럼 하늘을 둥둥 떠 다닐수도 있고, 집들도 모두 물구나무 서듯 거꾸로 보이는 안되는 것도 없고 맘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그러나 현실은? 언제부터인가 판타지는 만인의 연인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언제부터인가? 늘 위인전과 과학책만 권해 주던 부모님이 어느날 건네 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래 바로 그 책이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앨리스는 나였고 언제나 난 노래를 불렀었다. ‘도마뱀 도마뱀 무슨일이든 척척해낸다.’ 후훗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 하지만 난 분명히 알고 있었다. 책장을 덮으면 다시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것을. 이 책 델토라 왕국은 어른이 된 내게 그런 현실과 환상의 차별성을 ‘확’ 깨어 준 책이다. 얼마든지 현실이 환상과 분리되지 않을 그런 판타지. 가능할까?
그런데 난 이책을 보고 그런 판타지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 숨겨진 보석의 또 다른 의미, 그리고 나와 책을 읽은 이만 알 수 있는 암호, 아리송한 수수께끼들은 책을 읽는 내내 만족과 희열을 가져다 준다. 보석찾기!!! 흥 또 시시껄렁한 보물찾기인가? 라고 의심할 사람은 내 말에 좀더 귀를 귀울였으면 한다. 난 충분히 그런 사람들을 이해한다. 이제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한 판타지에 웬만한 사람들은 감동이나 환상에 빠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문학상 수상을 의심할 수없는 완벽한 스토리에 정통 판타지 공식을 갖추고, 게다가 보석 하나하나에 새겨진 의미는 수첩에 적어놓게 된다. 토파즈는 영혼을 맑게 한다. 루비는 행복을 상징한다. 라고 이 책은 전편에 흐르는 기운이 모험과 어렵고 험란한 퀘스트를 헤쳐나가는 스릴이다. 그러나 그것을 읽어내는 코드는 읽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모험담과 글자를 거꾸로 읽어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고, 영상매체에 길들여진 청소년과 어른들은 이걸 영화로 만들면 하는 영상이미지적인 환상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철학을 전공한 내게는 모험이 그저 단순한 모험이 아니었으며 여기서 말하는 벨트 역시 단순한 벨트가 아니었다. 내가 찾아가고 이뤄나가는 것들. 그것은 이 책 델토라 왕국 7개의 험란한 퀘스트에 숨겨진 벨트의 보석과도 같아서 이루기 힘들고 가다가 몇번을 포기하고도 싶지만 한 번 이루면 그 어떤 것보다 내게 있어 힘이 되는 바로 나 자신이 판타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었다. 읽고 오늘의 나와 충분히 매치 시킬수 있고 그래서 용기와 힘이 되는 판타지. 현실에서도 가능한 판타지. 그래서 난 이책에 오랜만에 별 다섯을 주었다.
[인상깊은구절] ''곰을 깨워 두려워 말고''
자리드가 엔돈에게 다가갈 때 풀었던 암호!
그들의 어린 시절 불렀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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