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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의 명수라는 소개글만 보고 읽어 봤는데 정말 그런 이름이 붙기에 손색이 없는 작가였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데 어떻게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보통 소설이라는 게 작가가 잘 쓰는 자신만의 강점 분야가 있고 그래서 비슷한 주제가 변주되기 마련인데 사키는 예측하기도 힘들 만큼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데도 모든 단편이 재미있다는 게 정말 신기한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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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라는 이름만으로는 이 사람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를 유추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을텐데, 이 작가의 본명은 헥터 휴 먼로(Hector Hugh Munro)이다. 영국인이지만 영국령 버마에서 태어났고, 엄격한 청교도 집안에서 자라났지만, 성인이 된 뒤에도 해외 특파원으로 발칸반도나 러시아, 폴란드, 파리 등을 넘나들며 산 것을 보면, 영국인이기는 하지만 '영국인'으로만 한정지을 수는 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그의 필명인 '사키 역시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하이얌의 시집에 나오는 술 따르는 미소년의 이름이라고 하니, 그 스스로도 그의 정체성을 영국에 한정짓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제국주의로서 영국이 다른 나라들을 끊임없이 침략하고 식민화했던 것과 달리, 그가 영국을 벗어나는 방식은 타자를 공격하고 침략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외연을 넓히면서도 자신의 경계를 지우는 방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넘나드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그의 스타일과 삶의 방식이 그의 글들에도 고스란히 묻어나는데, 그런 점이야 말로 사키만이 가지는 특징이자 그의 문학의 정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조리와 위선으로 가득한 인간을 향한 풍자와 위트, 블랙 유머는 그가 발을 딛고 살었던 영국과 영국인데 대한 그의 시선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도,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한없이 영국적이면서도 영국적이지 않다. 그런 단편들의 향연이 70편이나 이어지니 이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