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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고판, 그리고 영어 매스마켓 페이퍼백 (그냥 페이퍼백이였어도...)을 잡은 뒤에 들었더니 책이 너무 무거웠다. 꽤 멋진 흑백의 소묘화 (그러나 의외로 이 책의 젠지바의 구조와는 안맞는거 같았다)를 펼치고 들면서 문득 웃긴 생각을 했는데... 스릴러는 책이 가벼워야 한다는 법, 아니 규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ㅎㅎ. 그게 아니면 책의 내용의 무게와 책의 무게와는 비례했으면 좋겠다고. 다 읽고나서 다시 생각하니, 이 책은 평균의 스릴러보다는 조금 무거운게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를 요약한다면, A급은 안되는, 아니 멋진 배우들을 쓴다면 흥행에는 성공했을, 그러나 평론가들은 좋아하지않았을 그런 스릴러영화와 다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챕터마다 가끔 그 장과 맞아떨어지는 술의 이름으로 장식된 것 (근데, 리뷰들을 보니 그게 의외로 호불호의 원인으로 사람들이 지루해했던 것이기도 했다)이 분위기를 만들며, 보통의 스릴러보다는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에 집중하며, 어쩌면 저스틴이나 애니 (온갖 멋있는 인테리어와 사상은 저스틴에게 주었지만, 나는 애니에게 매우 끌렸다. 그녀는 누군가에게는 slut 이겠지만, 보여지는 것과 다른 진실과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그녀의 얼굴에 어떤 흉터가 생기든 내가 남자라면 옆에 있고 싶은 스타일이었고, 또 그녀가 편지 속에서 '섹스가 없어요'라고 알아차리는 부분도 멋졌다) 에게는 성장소설이였을지 모를, 스릴러치곤 다소 느린 템포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다. 가끔은 밑줄을 긋고싶을 문장들도 있었다. 여기 한 청년이 있다. 저스틴 체이스. 잘보면 잘생기고 괜찮은, 머리가 긴 이 20대 청년은 부유한 사업가 아버지 매켄지와 시인인 어머니 엘리너, 그리고 무뚝뚝하나 그런대로 다정한 형이란 가족에서 자라나 명문대를 졸업하곤 명문 로스쿨도 잘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6년전 집에 돌아와 피를 흘리고 죽어있는 어머니를 발견하곤 모든 것이 다 바뀐다. 아버지가 정부를 두고있었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던 그는, 검사 미아 돌턴에게 이를 말했고, 학창시절의 아버지 친구 플린이 맥켄지가 '무언가'를 할 '누군가'를 찾고있었다는 증언을 함으로서, 어머니의 살인범으로 아버지가 체포된다. 그리고 그는 로스쿨을 마치고도 변호사시험을 치지않고, 누군가 건내준 '티벳 사자의 서'를 간직하고 바텐더가 된다. 5년 동안 아버지 면회를 가지않고, 단골그룹을 이끄나 그 누구에게도 거리를 두고, 어떤 이야기도, 어떤 감정적 동요도 허락하지 않은채. 그런 어느날, 냄새나는 노인이 나타나 그에게 자신이 그의 어머니 살인범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가 사주했는지 알아낼 것 같으니 그 사람을 죽이고 싶으면 만달러를 내라고 말한다. 이제 그는 그동안 평화로웠던 감정의 혼동을 애써 안정시키려고 노력을 하면서도, 아버지가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 의문은 매력적인 리를 거부하고, 아버지의 정부였던 애니 오버마이어에게 끌리면서, 평온스러웠던 모든 것들을 흐트러버린다. 이야기는, 화자가 바뀌면서 좀 늘어진다. 저스틴 체이스의 시점 (그러나 그가 결심을 하고 행동을 하기 까지도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어 한쪽만으로의 집중력을 가지게 된 데릭이 그를 이용하는 인물들을 거쳐 누군가들을 살인해왔던 것을 보여주며 그의 시점을 (음, 좀 말투가 달랐다면 더 멋졌을거 같은데....), 그리고 애니의 시점을,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행동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던 검사 미아 돌턴의 불면증의 밤을 보여주며 그녀의 의문과 그 의문을 뒤집는 의문들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였을까,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결혼생활은 아버지의 불륜 이상의 다른 양상이었던 것일까, 어머니에겐 다른 남자가 있었고 그의 아내가 사주한 것일까, 돈을 달라고 나타난 이 노인은 사기범인걸까 아님 진짜 킬러였던 걸까. 화자가 다른 점은, 나중에 각각이 언급한 인물이 겹쳐지며 놀라움을 일으키고, 하나의 시선으로 판단되는 인물이 그 이상, 아니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다시 보여주며 다소 지쳐가는 머리에 스파크를 일으킨다. 그리고 엔딩에서 다시 한번 곱씹으며 다시 읽어가며 마침내 범인이 누구인지를 (이제까지 범인찾기를 했으면서, 범인을 언급하고 그의 동기를 이야기하는데 있어 갑자기 작가는 흥미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깨달으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칵테일의 베이스는 대체로 몇개로 겹치지만, 다른 맛과 컬러를 넣으며 새로운 맛으로 변신하듯, 등장하는 인물들은 살인사건의 후던잇, 즉 범인찾기의 이상으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 깨닫는다. 꽤 괜찮았고, 2015년 에드가상 페이퍼백 오리지널 최종후보작품중 하나였던데 (스티븐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가 베스트노블상을 탔던 해다, 여하간, 페이퍼백부문 수상은 Chris Albani의 [The secret history of Las Vegas]였다. Goodreads의 반응을 보니, 음 심사위원들은 뿌듯했겠다) 좀 아쉽기는 하다. 작가의 문장이 꽤 마음에 들어서 보니 검사출신으로 꽤 드라이한듯 하면서 힘있는 글을 쓴다. Scott Turow도 생각나고, 그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p.s: 윌리엄 래시너 (William Lashner)
- Victor Carl 시리즈 Hostile witness 1995 Bitter truth 1997 Fatal law 2003 Past due 2004 Falls the shadow 2005 Marked man 2007 A killer's kiss 2008 A bite of strawberry 2013 Bagman 2014
- 논시리즈 Kockroach 2007 Blood and bone 2009 The accounting 2013 바텐더 The barkeep 2014 Guaranteed heroes 2015 The four-night run 2016 A filthy business 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