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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 켄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약한 건축’은 관심을 갖게 되기보다는 지나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어쩐지 제목 때문에 지나치지 못하고 눈에 들어와 손에 쥐게 되었고 생각 이상으로 인상적인 내용들로 가득해서 단숨에 읽어버리게 된 것 같다. ‘약한 건축’이라는 제목은 곧장 반박과 물음을 갖게 한다. 과연 건축이 약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하지만 (당연히) 실질적이거나 혹은 물질적으로 약한 건축을 말하는 것이 아닌 견고하고 완고한 고집스러운 태도에 대한 비판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거대해지기만 하는 규모에 대한 비판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읽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저자의 약함 의미에 대해서 여러 방식으로 생각해보면서 그걸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단단하고 일관된 논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기분으로 건축에 관한 여러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려고 하는, 그렇다고 아무런 주제 없이 이런 저런 생각들을 말하는 것도 아닌 느슨하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건축에 대해서 여러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는 ‘약한...’은 쿠마 켄고가 단순히 뛰어난 능력의 건축가 이상으로 생각할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건축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과 주관을 어떤 식으로 말하려고 하고 있으며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건축에 관해서 그 시대에 머물고 있기만 한 것이 아닌 시대의 한계와 시대의 의미 또한 잘 이해하는 것 같다. 설득력 있게 자신이 생각하는 건축을 읽는 사람이 이해하고 동의하도록 하고 있다. 저자는 건축에 대해서 말하려고 할 때 아주 오래된 과거부터 건축을 말하려는 것이 아닌 20세기 근대 건축에 대해서 (그리고 그 이후의 건축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고 있고, 국가와 사회정책과 그 정책이 갖고 있는 목적 그리고 그에 대한 건축가들의 대응을 설명하고 있고, 경제정책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케인스가 주장한 경제정책의 장단점을 말하면서 현재까지 주도권을 잡고 있는 건축에 대한 입장과 생각들에 대해서, 어떤 고정관념으로 되어버린 건축에 대한 입장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기를 권하고 있다. 과거와는 분명하게 다른 입장과 전망을 갖고 있었던 흔히들 말하는 “모더니스트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와 미스 반 데어 로에를 통해서 어떤 식으로 과거와는 분명하게 다른 새로운 건축을 그들이 제시했으며 그들이 자신들의 건축을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압도했는지를 알려주고 있고, 건축에 대한 입장과 생각보다는 형이상학적 논의라고 말할 수 있고 철학적인 논의라고 생각할 수 있을 일종의 세계관에 관한 논의라고 말하게 되는 형식과 자유, 추상, 현상학, 컴퓨터로 인해 20세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조건과 환경을 만들게 된 기술발달과 전환, 공급자와 수요자의 관계 등 건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때 잘 생각해보지 않거나 주변으로 밀려날 수 있을 논의들을 간략하게라도 다뤄낸 다음 일본의 건축에 대해서 말하게 될 때 무척 중요하게 다뤄지게 되는 안도 타다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그의 건축을 직접적으로 다뤄내는 것이 아닌 그를 둘러싼 공공의 건축과 개인의 건축이라는 큰 흐름의 변화 등 여러 환경 및 조건의 변화와 그 변화 속에서 건축가들이 어떤 곤란함과 난감함을 느끼고 있는지를, 어떤 식으로 각자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건축의 큰 흐름과 변화를 되새겨보면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고 잘못이 있었는지를 진단하고 있고, 지금 현재의 흐름에서 잘못된 점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는 등 기본적으로는 비평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하고 있으며, 사회적 경제적 환경과 조건 속에서 각각의 건축가들이 어떤 식으로 그 시대의 한계를 알아채고 나름대로의 대안과 돌파를 제시했는지를 또한 살펴보며 대표적인 건축과 건축가들을 저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설명하고 있다. 이후의 논의는 사그라지고 주목받지 못했던 혹은 실패한 흐름과 시도라고 평가되기도 하는 여러 건축적 흐름과 그에 반해 성공하고 이겨낸 혁명적인 흐름과 시도들에 대해서, 건축 자체만이 아닌 건축을 좀 더 인상적이고 도드라지게 만드는 효과들에 대해서 등등 다양한 짧은 글들에서 저자의 여러 관심과 생각들을 확인하게 되기도 하고, 건축을 생각할 때 쉽게 놓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20세기 건축의 큰 흐름을 다뤄내고 있으면서도 여러 세부적인 논의들도 놓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박식함과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폭넓은 관점은 무척 인상적이고 감탄하게 된다. 별다른 생각 없이 집게 된 책이었지만 건축에 대한 책 중에서 무척 돋보이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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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작년(2010년)이었다.(왜 2번째 읽는 책도 처음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나의 뇌세포 저장능력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직하면서 전 사무실에서 있었던 모든 것이 포맷되었나?)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돌아온 류팀장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이런 저런 일본 건축이야기를 하다가 ‘일본의 요즘 젊은 건축가들 보다는 옛날 건축가들이 나랑은 잘 맞더라고, 최차장도 한번 읽어보면 재밌어 할 것 같은데’라면서 추천해준 건축가가 쿠마켄코였다. 1954년 생이시니 나랑은 20살 차이. 추천을 받고 그의 ‘약한건축’과 ‘자연스러운 건축’을 읽어보았다. ‘약한 건축’은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프롤로그에서부터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는 평소 궁금해하던 왜? 유럽의 주거문화에서 아파트의 포지션은 대한민국과 정반대일까에 대한 고민을 한큐에 날려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그의 주장을 100% 신뢰하지 못하고 언젠가 내 손으로 직접 검증해보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1차대전 이후 유럽의 주거정책과 미국의 주거정책의 차이가 노동계급을 향한 정치철학 및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명쾌한 주장은 너무 시원하고 간결한 답변이라 의심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1930년대 케인지학파 이후 지금 대한민국의 4대강까지 우린 강성건축의 시대를 살아왔으며 앞으론 지는건축, 약한건축을 하자는 그의 주장은 왠지 개도국에 65층, 40층 짜리 오피스며 주상복합을 설계하겠다고 덤벼드는 나를 조금은 초라하게 만들었다. (결국 내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이기는 건축, 강한 건축, 주목 받기 위한 건축이니깐, 4대강 반대를 외치면서 나만 아니면 되라고 발뺌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쿠마켄코의 홈페이지 http://kkaa.co.jp/ 참조) 그의 학문적이고 논리적인 이론서로써 ‘약한건축’도 좋았지만 행동하는 건축가였던 사무엘 막비 교수의 루럴스튜디오 이야기 ‘희망을 짓는 건축가 이야기’가 나에겐 더욱 큰 울림을 주는 책이었고, 다시 한번 천천히 읽고 실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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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공부하는 건축학도에게 일본은 여러가지 색깔을 가진 무지개 같다. 건축에선 한국보다 앞서 가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기에 미래의 모습을 보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쿠마 켄고라는 건축가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약한 건축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