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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중에 클래식이 어려운 이유는 클래식을 처음 만나는 곳이 공부하는 곳, 다시 말해 학교(저자의 머리말 중에서)라는 것에 동의한다. 사실 클래식은 곳곳에 있다. 드라마를 보다가도, 광고를 보더라도 없는 곳이 없다. 나 역시 학교에서는 클래식이란 음악의 역사를 알고, 음악의 이론을 배우는 것으로 알았다.
그렇지만 1999년부터 나는 달라졌다. 이전에는 클래식은 듣지 않았다. 단지 들려오는 곡들이 몇 곡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것은 운명이라고 하면 거창하겠지만 그래도 작은 운명이었던, 낮잠을 깨고 나니 너무나 맑은 머리가 거기에 있었다. 그래서 이유를 알아보니 잘 때 우연히 라디오에서 피아노곡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 나는 3년 동안 라디오의 명연주명음반이라는 프로그램을 녹음했는데 자그마치 360개나 되었다. 평균 1시간만 잡아도 그 곡들을 다 듣는데 360시간, 하루에 2시간씩 듣는다면 반년은 들어야 할 내용이다. 지금도 집의 창고에 그 테이프들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라디오에서 좋은 곡이 나왔는데 다시 듣고 싶은 경우에 시디가 없으면 지하실에 가서 그 곡들 찾아서 듣기도 한다.
인생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일란성 쌍생아도 만나는 사람과 환경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고 하는 것이다. 요즘은 하루에 4시간 정도는 듣는다. 라디오를 듣다가 시디를 주로 듣는다. 이제 나에게 클래식음악듣기는 책읽기에 이어 두 번째 취미로 자리를 잡았다. 책을 읽으면서 클래식을 들으면 어떤 때는 책내용만 파악되고, 어떤 때는 클래식음악만 들리기도 한다. 어떤 때는 그 중간도 있고. 이게 성철스님이 말씀하시는 중도,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중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클래식음악은 들려서는 안 되고 들어야 한다. 영어로 말하면 hearing이 아닌 listening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귀를 기울여야 많이 들리는 것이다. 귀를 기울인다 것은 아마도 식사 중에 한국어로 뉴스를 듣는 것은 hearing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영어뉴스를 듣는 것은 귀를 쫑긋하고 listening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나도 CNN뉴스를 80% 정도는 알아듣지만 그래도 식사 중에 들으려면 아직도 귀를 쫑긋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1991년에 미국에 연수를 갔을 때 하루 종일 영어를 듣다보면 머리가 좀 아픈데 아마도 이러한 쫑긋거림에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나는 음악사도 약간의 책을 통해 읽었고, 작곡가들에 대한 공부도 좀 했으며, 음악이론도 좀 배웠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겠다. 그저 음악 없는 음악을 하면 된다. 들리는 것을 잘 들으면 되는 것이다. 여행이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음악도 ‘아는 만큼 들리기 때문’이다. 그림은 ‘아는 만큼 보인다.’
인생이란 것은 모두 죽음을 향한 전주곡에 지나지 않는다는 라마르틴의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268쪽)고 한다. 맞는 말이다. 사실 인생은 잠시 이 세상으로 온 것에 불과하다. 찰나의 순간을 살면서 내가 너무나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인지 돌아보아야 한다. 탐진치를 생각하면 어떨까.
이 책은 입문서 정도이다. 그래도 내가 산 이유는 이렇다. 여러 사람들이 생각하는 클래식을 알고 싶어서이다. 그저 라디오에서 나오면 아 모차르트 풍이구나, 베토벤 풍이구나 정도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이러한 입문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만남이 책과의 만남, 클래식음악과의 만남이 아닌가 한다.
음악이 중요한 것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협주곡을 들으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면 절대 속도위반을 할 수가 없다. 음악은 이렇게 정신세계를 지배한다. 유아기에 음악을 틀어주라는 내용은 많이 들었고 모차르트 이펙트 같은 내용도 들었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가 아니라 평생 음악을 들으면서 그러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아직 클래식을 모르는 분들에게 꼭 클래식을 들어볼 것을 권한다. 밑져봐야 본전이니 지금 당장 들어보시라는 이야기다. 그저 소품정도로 시작하면 된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나 모차르트의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정도를 들어보면 너무나 클래식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클래식과의 좋은 만남이 인생에 행복을 찾는 길에 지름길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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