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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우리가 사랑했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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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순간들이 있다. 젊은 날의 시절, 그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열렬히 사랑했고 헤어졌고, 아파했던 때가 있었다. 사랑은 현재 진행형도 아름답지만, 이별을 겪은 후 그리움과 추억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게 아닌가 싶다. 왜냐면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늘 애틋한 사람으로 남게 되므로. 돌아갈 수없는 시간에의 그리움으로 남게 되므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알랭 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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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순간들이 있다. 젊은 날의 시절, 그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열렬히 사랑했고 헤어졌고, 아파했던 때가 있었다. 사랑은 현재 진행형도 아름답지만, 이별을 겪은 후 그리움과 추억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게 아닌가 싶다. 왜냐면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늘 애틋한 사람으로 남게 되므로. 돌아갈 수없는 시간에의 그리움으로 남게 되므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알랭 드 보통과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하는 작가라고 해서 내게는 더 궁금한 작품이었다. 그렇잖은가. 우리가 익히 알고 즐겨 있던 작가가 좋아하는 책이라고 하면 궁금함에 꼭 찾아보게 된다. 제프 다이어의 책도 그래서 더 읽고 싶었다. '사랑에 취한 청춘들의 연애담'이라고 하는 홍보문구는 차후의 문제였다. 과연 섹시한 연애담일까. 철학적인 삶에 대한 성찰일까. 궁금함에 책을 펴들었다. 

 

낭만적인 제목을 가졌다.  파리가 낭만적인 도시임에는 틀림없지만, 이처럼 제목에 써있으면 더 낭만적인 소설이 될것 같다. 청춘들은 늘 무언가를 꿈꾼다. 미래의 삶이든, 사랑에 있어서든. 삶과 사랑을 동시에 꿰찰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많은 청춘들이 휘청일때가 있다. 소설속 인물은 루크와 알렉스의 삶과 사랑이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영국 청년인 루크. 그는 소설을 쓰겠다고 파리로 이주했다. 글은 써지지 않고 삶은 버겁다. 그는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든 창고에서 물건 포장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일하는 알렉스를 만났다. 알렉스 또한 영국에서 온 남자였다. 루크는 창고에서 일하다가 한 여자를 알게 되었다. 베오그라드에서 온 니콜이라는 여자였다. 루크는 니콜과 데이트를 시작했고, 이어 알렉스도 샤라라는 여자를 만나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루크와 니콜, 알렉스와 샤라는 종종 함께 모였다. 함께 여행을 갔고, 파티에 참석했고, 술집 혹은 누군가의 집에 모여 술과 음식들을 먹었다. 함께 모이게 되면서 다른 커플의 애정행각을 보기도 했고, 누군가의 애인을 가만히 바라보기도 했다. 그 시선들이 조금 불안하게 여겨졌지만, 커다란 사건 같은 건 생기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삶은 어쨌든 계속 이어진다. 견딜 만한 삶과 견딜 수 없는 삶, 감당이 되는 삶과 감당이 되지 않는 삶이란 양 극단 사이의 어디쯤을 오가며 그렇게 말이다.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하루의 어떤 리듬, 몸의 리듬에 관한 이야기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쓸쓸함이 얇은 담요처럼 그를 덮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그것도 그 리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31페이지)

 

 

 

두 커플들의 8년간의 기록을 쓴 글인데, 정작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들은 찾을 수 없다. 그저 창고에서 일을 할 뿐이었다. 미래의 삶에 대해 생각을 깊게 해야 함에도 그들은 그저 함게 모여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혹은 약을 하는 모습들 뿐이었다. 그들의 젊은 날이 늘 취한 상태였다고 봐야 했다. 술과 혹은 마약류에 취해 있었다. 그들은 왜 미래의 삶을 생각하지 않을까. 그저 창고에서 일하고, 루크가 쓰려고 했던 글은 쓰기는 하는 걸까. 니콜이 루크에게 그의 삶에 대해 질문할 때마다 루크가 답답했다. 아니 니콜의 답답한 마음이 보였다. 그럼에도 니콜은 루크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 때로는 포르노적으로. 여태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사랑했고 또 사랑했다.

 

소설을 보면 3인칭 시점으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에 보면 1인칭 시점이 되어 있었다. 누가 화자인 걸까? 루크의 이야기를 자세히 하는 걸 보면 루크의 주변 인물일텐데. 혹시 알렉스인가. 알렉스가 자신들과 루크 커플들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알렉스와 샤라의 이야기보다는 루크와 니콜의 이야기에 더 집중되어 있었다. 우리들 혹은 나로 보여지는 것들은 내가 바라보는 시선과 별도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고 싶었는지도. 돌아갈 수 없는 시간, 그리웠던 시간들을 추억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런 뜻일까? 그이에 대한 작은 것들을 세세하게 구분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하지만 그 목록은 늘 미완성이고, 절대 완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더해진다. 전에는 한 번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들, 매우 본질적인 어떤 모습으로 밝혀진 새로운 모습들. (333페이지)

 

끊임없이 행복에 대해서 말했으면서. 루크는 현재의 행복에만 치중하고 싶었을까. 오로지 니콜을 바라보는 것. 니콜과 함께 있는 것. 니콜의 모든 것이 바로 자신의 행복이었으면서 그는 왜 더이상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아니 노력이라고 하기 보다는 더이상의 행복을 포기했던 것일까.

 

젊은 날의 초상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에 허우적거리느라 자신의 미래를 뒷전으로 미루고 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길이 불행의 시작이더라도. 사랑에 빠졌었던 파리, 그곳에서의 기억들이 상실의 시간이었더라도 우리는 문득문득 지난 날의 사랑을 떠올린다. 이들처럼.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6.11.14. 신고 공감 13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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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그들은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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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Trance: A Romance by Geoff Dyer 이 소설의 원제이다. Trance는 ‘내가 없는 무아의 경지에 이른 황홀함’ 또는 최면상태와 같은 가수 상태를 뜻하는 단어이다.   이 소설은 저자 자신조차도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 또는 무엇에 취해서 쓴 듯 하다.  그래서 소설 속의 화자가 1인칭과 3인칭을 오가기도 한다.   소설 속의 네 주인공, 루크와 니콜,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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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Trance: A Romance by Geoff Dyer

이 소설의 원제이다.

Trance내가 없는 무아의 경지에 이른 황홀함또는 최면상태와 같은 가수 상태를 뜻하는 단어이다.

 

이 소설은 저자 자신조차도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 또는 무엇에 취해서 쓴 듯 하다.

 그래서 소설 속의 화자가 1인칭과 3인칭을 오가기도 한다.

 

소설 속의 네 주인공, 루크와 니콜, 그리고 알렉스와 사라는 서로 사랑했다. 이들의 황홀한 사랑, 그러나 현실적이며 몽환적인 사랑의 1년을 제프 다이어는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그렸다.

 파리, 낭만적인 도시이지만 막상 거기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혹독한 현실이었다.

 

'유배 중인 삶'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위해 런던에서 파리로 온 루크는 티에리 골목에서 축구를 하다가 지나가는 아름다운 니콜을 보게 된다.

 

루크는 니콜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고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지 몇 주후 그녀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이들은 몸은 지저분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정신은 마치 파리와 술과 마약과 사랑에 취한듯 그렇게 살아간다. 이들은 파티를 즐기고 클럽을 즐기며 젊음을 누린다.

 

루크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그는 니콜과 사랑하며 늘 행복을 꿈꾼다.

네 사람은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아무 것도 가지지 못 했고, 아무 것에도 구속받지 않는 그런 삶.

그런 삶이 과연 행복한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이들은 이 제프 다이어의 소설 속에서 행복했다.

 

 

어떤 운명은 분명히 드러나는 것과는 정반대로 진행되는 것 같다. 말하자면 안으로 자란다고 할까.

그렇게 숨은 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심지어 힘으로 느껴지지도 않는 그 운명은 흙 속에 묻힌 씨앗이 빛을 향해 움직이게 만드는 어떤 과정 혹은 본능처럼 작동한다. (344쪽)

 

 

그리고 그렇게 사랑과 행복에 취해있던 삶을 현실을 다 버리고 갑자기 루크가 떠난다.

 

그리고 8년후 알렉스와 루크가 런던에서 다시 만났을 때, 루크는 파리에서 보았던 그 루크였다.

옷차림이나 아파트라는 현실은 루크를 현실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루크는 그 낙오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그래서 어쩌면 루크 자신은 행복한 것이다.

 

반어적으로 사랑과 행복을 다 버림으로써 행복하다고 할까.

 

사랑이나 행복은 타인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므로..

 

독특한 소설이었다.

 

웬지 방황하는 젊음, 그러나 행복해 보이는 이들, 사랑에 능동적이면서도 적극적이고 솔직한 삶은 어쩌면 파괴적이기도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행복한 삶이었다.

 

제프 다이어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이렇게 무언가에 취해서 현재에만 사는 삶이 부럽지 않았을까. 그래서 마치 의식의 흐름같이 이들의 삶과 사랑과 혹독한 현실을 그렸는지 모르겠다.

 

사랑스러운 여자, 니콜..니콜과 루크의 격정적인 사랑의 행위들 그리고 그런 삶조차도 거리를 두는 루크의 삶.

 

영국에서 전형적인 문학가의 길을 밟은 작가의 글이었지만 전형적인 영국 소설과는 다르고 독특하고 신선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도달했다. 이제 더 이상 땅은 없었다. 멈췄다. 경계에 이른 그들은, 더 나아갈 수 없었다. 눈부신 아지랑이 속에서 하늘과 바다도 지워지고 없었다. 거리도 방향도 없이, 있는 것은 그저 아무런 무게도 없이 흐르는 빛 뿐이었다. 물질에 대한 감각 - 땅, 무게. 질량-은 모두 사라지고 마치 그들이 맨 처음 창조의 순간, 있는 것이라곤 빛과 대기가 뒤섞인 상태뿐이던 그 순간 안에 있는 것만 같았다. (385쪽)

 

어쩌면 우리 인생은 무엇에 취해서 사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 행복하다는 생각, 또는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생각. 가족과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 그리고 때로는 모든 것에서 떠나고 거리를 두고 싶다는 허황된 희망..

 

웬지 공허한 삶인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이들 두 커플은 아름답게 어울렸고 그들만의 세상에서 나름대로의 현재의 행복을 느끼고 추구하고 누리며 그 감정에 푹 빠져서 지냈다. 그러다가 문득 또 떠나고.

 

내가 전혀 살아보지 않은 청춘이어서 신선했다. 완전 모범생처럼 제대로 된 일탈이라고는 해보지 못한 내 젊은 시절과 비교되어 그런지 탐닉하듯이 읽었다.

 

파리에는 출장으로 여행으로 여러번 갔었는데 마치 파리의 뒷골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생하게 보는듯한 제프 다이어의 묘사가 좋았다.

 

몇몇 영화들의 장면들이 떠올랐지만 여기서는 쓰지 말기로 하자.

오늘은 그냥 이 소설에 푹 빠져서 지내고 싶다.

 

 

 

 

 

 

 

 

 

 

 

b*****k 2016.11.21. 신고 공감 8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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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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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TRANCE    Geoff Dyer  잠이 오지 않았던 루크는 등을 대고 똑바로 누워서 생각들 사이를 떠다녔다. 그런 때가 오겠지, 라고 생각했다. 오늘 밤을 되돌아보게 될 날.                                                       (156쪽에서)  1998년에 발표된 작품을 지금 읽는 것은 어쩐지 뻘쭘한 면이 없지 않다. 제프 다이어의 초창기 소설인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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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IS TRANCE

 

   Geoff Dyer

 

 잠이 오지 않았던 루크는 등을 대고 똑바로 누워서 생각들 사이를 떠다녔다.

그런 때가 오겠지, 라고 생각했다.

오늘 밤을 되돌아보게 될 날.

                                                      (156쪽에서)

 

 1998년에 발표된 작품을 지금 읽는 것은 어쩐지 뻘쭘한 면이 없지 않다. 제프 다이어의 초창기 소설인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는 20대 청춘들의 파란만장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것은 여타의 다른 로맨스 소설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첫 번째 채프터를 읽으면서 나는 이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었다. 아마도 영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해서 였는지 모르겠다.

 

 글을 쓸 계획이긴 하지만 딱히 집착하는 건 아니었던 영국 남자 루크는 스물 일곱살에 파리에서 살게 된다. 여느 이십대 청춘처럼 연애를 성사시키기 위해 소소하게 애쓰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의 운명적인 상대가 나타난다. 스물 두살의 니콜. 그녀는 보스니아에서 와서 공부를 하고 있다.

 

루크와 같은 영국 출신이어서 친해지게 된 알렉스 또한 애타게 인연을 찾아 헤매다가 아름다운 여인 사라를 만난다. 그녀는 당당하고 신비로웠다. 알고보니 사라가 아니라 샤라가 이름이었던 그녀는 쉽사리 틈을 내보이지 않는다.

순수한 루크와 니콜 커플은 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부터 1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알렉스는 애간장을 태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라이벌인 프랑스남자가 등장해 샤라를 두고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의도한 건 아닌데 '상실의 시대'가 많이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그건 아마도 20대의 청춘 남녀가 등장하고 사랑에 빠지고 방황하고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여서 인 것 같다. 그런데 상실의 시대보다 내게는 더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예술영화를 비롯해 당대에 히트를 친 숱한 영화들이 주인공들의 수다 속에 녹아져 있었으므로.

 

소설을 읽으면서 미소를 자주 짓는 일은 내게는 드물기에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었다.

거기에다가 웃음을 터트리게도 해서 방에서, 카페에서, 다른 독서의 장소에서 마구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결말은 정말 뜻밖이었다. 에상 밖의 결론이 나서이기도 한데, 그 엔딩이 예상한 인물이 아니어서 더더욱 그랬다. 아주 특별한 사건이 있는 연애소설은 아니었고,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서 무수히 본 연애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제프 다이어의 수려한 묘사력 덕분에 감탄하며 읽을 수 있었다.

 

기발한 대화들, 재치있는 표현들, 아름다운 문장들이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

 

 애정하는 영화 <500일의 섬머>에서 느꼈던 애잔한 연애 심리를 소설로 마주한 느낌을 주었다.

다만 500일의 섬머가 해피엔딩의 유쾌함으로 남았다면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는 쓸쓸한 정서가 진하게 남는다.

 아주 오래전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 때의 묘한 여운을 전달하는

 수작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였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런 뜻일까? 그이에 대한 작은 것들을 세세하게 구분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하지만 그 목록은 늘 미완성이고, 절대 완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더해진다. 전에는 한 번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들, 매우 본질적인 어떤 모습으로 밝혀진 새로운 모습들.

 (333 page에서) 

 

YES마니아 : 로얄 b********5 2016.11.20. 신고 공감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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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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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너머에는 안개가 있었다. 아침에 잠에서 깬 니콜이 커튼을 젖히자, 창에 작은 물방울들이 맺혀 바깥 풍경이 흐릿했다. 물기를 닦아내도 전망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깥에도 물기가 가득했다. 안개였다. 알렉스가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논쟁을 했다. 그는 안개는 수증기가 액화된 게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그럼 안개가 도대체 뭐냐는 질문에 확실히 대답을 못 했기 때문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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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너머에는 안개가 있었다. 아침에 잠에서 깬 니콜이 커튼을 젖히자, 창에 작은 물방울들이 맺혀 바깥 풍경이 흐릿했다. 물기를 닦아내도 전망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깥에도 물기가 가득했다. 안개였다. 알렉스가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논쟁을 했다. 그는 안개는 수증기가 액화된 게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그럼 안개가 도대체 뭐냐는 질문에 확실히 대답을 못 했기 때문에, 다들 액화된 게 맞다는 니콜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제프 다이어, 웅진 지식하우스 258쪽.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는 제프 다이어의 장편소설이다. 아마 한국에서도 꽤 많은 독자층을 보유한 작가일 것이다. 제프 다이어는 서머싯 몸 상, E.M. 포스터 상, 전미도서비평가 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알랭 드 보통과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하는 작가라고 하는데, 이러한 사실은 처음 알았다.

 

사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그가 대단한 명성을 갖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라는 건 오래전에 알고 있긴 했지만, 2013년 겨울에 처음 그의 소설을 읽었다. 사실 한 편의 장편소설만으로 작가의 역량을 온전히 파악하긴 어렵다.

 

하지만 2013년에 읽었던 하루키의 소설은 솔직히 나의 취향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뒤로 하루키를 잊고 있었는데, 하루키가 제프 다이어의 소설을 좋아한다고 하니 무언가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하루키는 제프 다이어 소설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 것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고 해야할까? 하루키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어떤 내용일지 왜 궁금한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하루키가 좋아하는 작가여서 호기심이 생겼던 건 사실이다. 그렇게 나는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를 읽기 시작했다.

 

"붙어 다녀야겠어." 루크가 금방 사라졌다 나타난 것에 놀란 니콜이 말했다. 그들은 계속 걸었다. 가끔 오르막이나 내리막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런 경사 이외에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 그저 회색 사이로 더 짙은 회색의 나무들이 있을 뿐이었다. 루크는 길을 잃었으면 하는 바람도 조금 있었다.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제프 다이어, 웅진 지식하우스 260쪽.

 

이 장편소설은 <선데이 타임스>에서 언급되었듯, "아름다운 청춘들의 에로티시즘이 넘쳐흐르는 환상적인 작품. 그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멜랑콜리함까지 전달된다. 제프 다이어는 20대의 사랑, 그 우여곡절을 훌륭하게 해부한다"라는 찬사가 정확히 어울리는 작품이다. 사랑과 낭만, 그리고 사랑 속에 함몰되어 살아가는 듯 보여도 결국 실존적인 문제에 도달해야만 하는 아픈 청춘들의 이야기가 이 소설 속에서 펼쳐진다.

 

루크와 니콜, 알렉스와 샤라. 이 네 명의 청춘들이 펼쳐나가는 이야기가 과연 청춘들만의 이야기일지도 의문스러웠기 때문에, 더욱 더 소설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20대의 사랑은 서툴기 짝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등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사랑에 익숙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연령대나, 어느 성별대의 사람이나 사랑은 낭만적이고 행복한 감정을 주는 동시에 외로움과 아픔도 준다. 그래서 나는 루크가 느꼈던 외로움, 공허함과 그러면서도 사랑에 빠지고 싶은 감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루크는 우연한 사랑을 만나기 위해 늘 같은 장소를 걸으면서 배회했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훌륭한 소설이다.

 

"이제 뭐 할까?" 알렉스가 말했다.

"여기 좀 더 있자." 샤라였다.

"29번 버스 탈까?" 루크가 말했다. "그래, 일요일만 아니면 29번 버스 타면 딱인데."

"그 영화는 언제 찍을 거야, 루크?"

"<29번 노선>. 오늘이면 딱 좋았을 텐데, 이 빌어먹을 29번이 일요일엔 운행을 안 하네."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제프 다이어, 웅진 지식하우스 325쪽.

 

담백하고 담담하지만, 왠지모르게 아픈 소설인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예쁜 책 표지만큼 소설의 내용도 달콤하고 환상적이었다. 여담이지만, 비교문학을 전공한 김현우 번역가의 번역도 참 좋았다. 제프 다이어의 소설도 좀 더 찾아서 읽어보아야겠다.

 

h*******5 2016.11.18.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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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금, 여기, 내 앞에서..[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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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무척 강렬했다.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란 제목을 보기 전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남녀가 얼굴이 가까이 하고 있는 표지에 제목까지 얹으니 강렬함이 배가 되었다.그렇게 강렬함으로 다가온 그들은 이야기 속에서도 역시 강렬했다.   루크는 영국에서 파리로 왔다. 글을 쓰려고 왔던 왔던 파리에서 일자리를 얻고 마음이 맞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의 마음을 온통 빼
"바로 지금, 여기, 내 앞에서..[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내용보기

표지부터 무척 강렬했다.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란 제목을 보기 전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남녀가 얼굴이 가까이 하고 있는 표지에 제목까지 얹으니 강렬함이 배가 되었다.

그렇게 강렬함으로 다가온 그들은 이야기 속에서도 역시 강렬했다.

 

 

루크는 영국에서 파리로 왔다. 글을 쓰려고 왔던 왔던 파리에서 일자리를 얻고 마음이 맞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의 마음을 온통 빼앗아 간 그녀 니콜, 그녀완 너무나도 맞는 것이 많아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되고 데이트 첫날부터 함께 밤을 보낸다.

그리고 직장 동료면서 같은 영국인인 알렉스와 알렉스의 그녀 샤라...

그렇게 그들 넷은 어디로 가자는 말이 없어도, 어떤 행동을 하자는 토론이 없어도 늘 함께 어울리고 함께 즐겼으며 함께 시간을 나누었다.

루크는 니콜을 너무 좋아하며 사랑했고 알렉스와 샤라와의 관계도 무척 좋았다. 그렇게 그들의 나눔은 1년이라는 시간을 넘어가고 있엇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루크와 알렉스. 8년이란 시간은 그들의 모습도 관계도 변화를 가져왔다.

 

 

강렬한 사랑이야기이다. 그리고 젋은 그들의 자유로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자유 안에서 그들은 질서를 지켰고 멋진 사랑을 했으며 친절한 우정을 나누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까지도 행복할까?

그건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행복하지만 누군가는 불행까진 아니어도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테니까...

그래서일까? 소설은 화자를 1인칭에서 3인칭으로 다시 1인칭으로 바꾸는 방식을 차용했다. 그래서 글 읽기가 살짝 정신없긴 했지만...소설의 마지막 장을 닫았을 때 그들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적절한 구성이 아니었나 싶었다. 혼란함을 겪었던 루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화자가 그리도 분주히 왔다갔다 하며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 아닐까 싶다.

루크라는 인물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가 하고 싶은 것에서 충분한 행복을 찾으려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 한계가 있고 미래를 어느 정도 계획하지 않으면 언젠간 현재 안에서 낙오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는 간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책에 그 이유가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진 않다. 다만 미루어 짐작할 뿐...

그래서 정작 루크 자신이 글로 담고자 했던 많은 모습들을 알렉스라는 인물이 보여주도 들려주고 있다.

 

현재는 과거가 된다. 그 과거를 후회하면서 모두 보내기엔 좀 아깝긴 하다. 그러니 현재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왠지 책 속에서 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지독한 사랑이야기인 줄 알았는데....이 안에서 인생을 봤다. 왠지 오늘을...지금 현재를 충분히 누릴 수 있기를...

 

k********y 2016.11.21.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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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궁금했던 제프 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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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에서 푸짐하게 선사해 준 상품권으로 책을 고르던 차에 문득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제프 다이어가 생각났어요. 검색을 해가며 그의 저서를 훑다가 바로 이 책 발견~미리보기로 책을 보는데 다음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바로 주문했어요. 몇 시간 전에 책을 받고 지금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후회없는 선택이었네요.오늘 밤 마지막 장을 넘겨야 잠을 이루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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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에서 푸짐하게 선사해 준 상품권으로 책을 고르던 차에 문득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제프 다이어가 생각났어요.
검색을 해가며 그의 저서를 훑다가 바로 이 책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발견~
미리보기로 책을 보는데 다음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바로 주문했어요.
몇 시간 전에 책을 받고 지금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후회없는 선택이었네요.
오늘 밤 마지막 장을 넘겨야 잠을 이루지 싶어요^^



s******1 2016.11.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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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_ 그 찰나 혹은 전부였던 그 때
"[책]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 _ 그 찰나 혹은 전부였던 그 때" 내용보기
“하고 싶은 게 뭐야, 루크?”“무슨 뜻이지?”“인생을 어쩔 거냐고?”“지금 하고 싶은 거 하고 있어.”“나중에 말이야.”“나중에도 계속 이렇게 살고 싶어. 계속 이렇게. 그러니까, 내 인생. 내가 자기 핵심에 닿았다고 했지? 나도 같은 느낌이야. 내 인생의 중심, 핵심에 다가가고 있는 느낌.”           "아.. 어렵다, 사랑."《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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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게 뭐야, 루크?”
“무슨 뜻이지?”
“인생을 어쩔 거냐고?”
“지금 하고 싶은 거 하고 있어.”
“나중에 말이야.”
“나중에도 계속 이렇게 살고 싶어. 계속 이렇게.
그러니까, 내 인생. 내가 자기 핵심에 닿았다고 했지?
나도 같은 느낌이야. 내 인생의 중심, 핵심에 다가가고 있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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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렵다, 사랑."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를 읽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었다. 소설의 주인공 '루크'와 같은 남자를 만난다면. 벌써 머리가 아득해진다. 그는 나와 다른 사람이었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 런던에서 파리로 온 사람은 루크였지만,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에서 루크의 이야기를 쓴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알렉스였다. 사실상 주인공인 루크의 연애의 은밀한 이야기까지 알렉스가 전달했기 때문에 루크의 입장에서 루크의 생각을 알 수 없기도 했지만 이걸 감안해서 보아도 루크는 여러 가지로 다른 사람이었다. (나는 좀처럼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들까지 받아들인) 니콜도 루크와 다른 사람이었다 지금을 바라보는 시각, 앞으로를 바라보는 시야가 루크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하지만 니콜은 스물여섯 살 파리에서 만난 루크를 열렬히 사랑했고, 루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지만, 20대에 파리에서 서로가 만났을 때는 그 차이보다 사랑한다는 감정에 집중했다.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는 소설가 제프 다이어가 쓴 장편 소설이다. 그리고 그가 쓴 유일한 연애 소설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보통의 연애 소설과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는 조금 다르다. 연애 이야기를 하지만 연인 간의 사랑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연인인 두 사람의 삶, 일상도 비슷한 정도로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연애담이기 보다 제프 다이어가 쓴 청춘물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 "내가 스승으로 모시는 작가"라며 제프 다이어를 극한한 사람이 무라카미 하루키라면. 그가 그린 청춘물이 어떨지 조금 더 쉽게 와닿을 것이다.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친구도 책을 읽고 나니 "왜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했는지 알 것 같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두 작가는 오묘한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 오묘함을 읽을 수는 있었지만, 다 이해했는지는 자신이 없다. 그래도 괜찮다. 뭐, 꼭 다 이해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자기를 알아가는 일, 보는 게 아니라 아는 일. 어떻게 다른지 알겠어?”
“그건, 말하자면,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같은 건가?”
“나는 자기 아주 잘 알아, 루크. 그게 좋고, 그게 날 행복하게 해. 복제한 자기가 있다고 쳐봐. 또 한 명의 자기, 완전히 똑같은 자기가 있다고 말이야. 그렇다고 해도 나는 그 복제 자기와 자기의 차이점을 백 개나 천 개쯤 알아볼 수 있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런 뜻일까? 그이에 대한 작은 것들을 세세하게 구분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루크, 알렉스, 니콜, 샤라.
네 사람은 파리로 온 이방인이다.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의 표현을 빌리자면 '유목민'과 같은 입장인 그들은 파리에 온다. 안정적인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확실한 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소설을 쓰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파리에서 보내고 싶은, 그 마음으로 파리에 도착했다. 이루고자 하는 바가 분명했다면, 그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갔겠지만, 그들의 목표는 흐릿했고 자신들의 삶은 불안정했다. 그래서 고민과 걱정을 하면서도,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을 서로에게서 받았다. 고달픈 이방인의 삶이지만, 연인과 함께 있을 때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그 고민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듯싶었고, 꼭 그 고민이 종결되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다.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관계였고, 그 관계를 맺은 곳이 파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관계는 당연히 달라졌다. 각자가 달라져서 일 수도 있고 혹은 원래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렉스도 저자도 분명하게 밝히지 않지만 그들은 서서히 멀어졌다. 모든 관계의 시작할 때 좋았던 이유가 불명확하듯, 멀어진 이유도 불명확하다. (나의 경우에 그랬다.) 아마 천천히 서로의 차이가 한눈에 보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처음에는 그 차이가 작아 보였는데 갑자기 커져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나 둘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으로 바뀌어 싸우게 되는 일이 잦아져 버린 어느 때 관계는 자연스럽게 끝난다. 소설은 분명하게 밝히지 않지만,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루크는 네 사람과 멀어진다.

 

“아니야. 행복.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행복은 우연한 거잖아, 거의 부수적인 거. 하지만 루크는 자기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행복한 삶을 사는 데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어. 다른 부분에서 야심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은 루크와 알렉스가 처음 만났을 때, 루크가 니콜을 만났을 때. 알렉스와 샤라가 만났을 때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 시작의 순간을 기록한 때는 이미 루크와 멀어진 이후다. 그때 그 순간에 집중한 듯 글을 쓰지만 중간중간 루크가 멀어진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들이 나온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생각을 토대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지 말이다. 그 말은 연인이었던 니콜의 입에서 나오기도 했고, 알렉스의 생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행복을 하나의 완성된 형태로 생각하는 건, 그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노력했던 니콜과는 정반대의 생각이었다. 행복의 시선이 현재에 머물러 있었던 니콜과 행복의 시선이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있는 루크. 헤어지는 이유로 자주 꼽는 것이 '성격 차이'라고 하는데. 두 사람의 이별에서도 유효했던 것 같다.

 

“이보다 더 행복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거야.”
“어떻게 알아?”
“천장이라는 게 있으니까. 한계가.”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재밌다. 눈을 씻고 봐도 천장 하나 없는 이런 곳에서.”
“저 별들이 천장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
둘은 가만히 누워 있었다. 위성 하나가 지구를 맴돌았다. 지나가고, 또 지나갔다.

 

하지만 그 차이가 보이지 않았던 시간이 존재했다. 혹은 그 차이가 수용 가능했던 때가 말이다. 그때를 소설의 마지막으로 작가가 남겨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헤어진 연인이고, 각자 가정을 이루고 서로의 연인 혹은 배우자가 있음에도 말이다. 이미 지나간. 그들의 삶의 한 부분일지 모르는 그때를 강조하듯 마지막으로 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 이유를.

g*****9 2018.06.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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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의미와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책.
"행복의 의미와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책." 내용보기
"나는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 379쪽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랑하는 사람과 한 집에서 한 평생 함께사는 것, 혹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잘버는 것 또는 앞에 두 가지를 모두 가진 삶을 사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행복은 어쨌든 그 대상이 물질이든, 누군가의 마음처럼 비 물질적이것이든 '소유'하는 것이었다
"행복의 의미와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책." 내용보기

"나는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 379쪽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랑하는 사람과 한 집에서 한 평생 함께사는 것, 혹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잘버는 것 또는 앞에 두 가지를 모두 가진 삶을 사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행복은 어쨌든 그 대상이 물질이든, 누군가의 마음처럼 비 물질적이것이든 '소유'하는 것이었다. 제프 다이어의 [내가 널 파리에서 사랑했을 때]는 이 모든 것을 '포기'할 때도 행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런던에 살면서 책을 쓸 목적으로 파리로 건너온 '루크'는 한 눈에 반해버린 니콜과 연인이 된다. 심지어 그 두 사람 사이에는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연인으로서의 '완벽함'이 존재했고 루크의 직장동료인 알렉스는 자신과의 연인 샤라와의 관계에서는 그것이 없음을 깨닫고 동경과도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행복에 집착하는 루크의 모습이 위태롭긴 했지만 니콜이 곁에 있는 한 모든 것이 행복 그 자체로 존재했고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루크와 니콜, 알렉스와 샤라 네 사람은 그 행복한 순간 그 자체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들이 다른 이들과 파티를 즐기고 혹은 네사람만의 파티를 즐기는 모습은 이야기를 읽고 있는 내게까지 전해져 미소가 아니라 낄낄 거리며 소리까지 나는 웃음이 여러번 터져나왔다. 네사람의 행복이 절정에 다다를수록 나의 웃음도 빈번하게 더 커졌다.

 

과거의 일은 그 어떤 것도 가치가 없다. 행복을 쌓아둘 수는 없다. 과거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그걸 생각하며 살 수는 있지만 그 안에 살 수는 없다. 한때 친구와 같은 차에 나란히 앉아서 극장 이름과 영화 제목 맞추기 놀이를 했다는 것, 이제는 이름도 잊어버린 어떤 마을의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는 것을 안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될까? 252쪽

 

추억만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인가에 대해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를 현재로 끌어들여 과거의 사람으로 사는 것이 옳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결국 당사자가 그렇게 사는 삶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규정했다면 타인이 왈가왈부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안쓰러운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돌연 행복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박차고 떠나버린 루크가 연인이었던 니콜에게, 그리고 친구 알렉스와 연인 샤라에게는 일부러 불행해지려는, 마치 강박적으로 행복하려고 했던 처음처럼 안타까운 일이었다. 루크가 떠나던 그 시점에서 세사람 모두 그의 삶이 불행해질 것을 확신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의 운명을 수행해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만 살아야하는 운명의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의 낙오 역시 일종의 승리였다. 346쪽

 

8년이 지난 후 런던에서 알렉스와 루크가 재회했을 때 루크의 행색이나 그가 머무는 아파트가 그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그 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으리란 것을 깨닫게되지만 그가 결코 불행하다고는 말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알렉스의 표현처럼 그의 낙오를 그가 선택했다는 점에서 분명 그는 당연한 결론에 이르면서 승리자가 된 것이다. 다시말해 이것은 타인의 삶을 두고 당사자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심지어 자신의 기준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때 동정심을 갖는 것 조차 상당히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과거의 한 때라고 그렇게 온전하게 '행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만큼 행복한 순간'을 가지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이 질문에 예라고 대답했다면 그 다음 순서는 그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테고, 만약 아니라면 그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반성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YES마니아 : 로얄 i********g 2016.11.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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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파리 청춘의 사랑은 이럴까
"요즘 파리 청춘의 사랑은 이럴까" 내용보기
*알랭 드 보통과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이 광고에 거론되었던 작가의 작품이라 대단한기대를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비교적 읽어 나가기 쉬운 문체에 단문의 대화체는 쉽게 잘 읽혔다, 무엇보다도 방황하는 청춘의 감성을 제법 그럴듯한 사실적 묘사로 어쩌면 작가의 실제적 체험을 바탕으로 소제를 삼아 소설을 쓰게된 것은 아닐까 하는 어떤 추측을 낳게도 했다,  물론
"요즘 파리 청춘의 사랑은 이럴까" 내용보기

*알랭 드 보통과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이 광고에 거론되었던 작가의 작품이라 대단한

기대를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비교적 읽어 나가기 쉬운 문체에 단문의 대화체는 쉽게 잘 읽혔다,

 

무엇보다도 방황하는 청춘의 감성을 제법 그럴듯한 사실적 묘사로 어쩌면 작가의 실제적 체험을

바탕으로 소제를 삼아 소설을 쓰게된 것은 아닐까 하는 어떤 추측을 낳게도 했다, 

 

물론 연애담 속에 등장하는 몇몇 야한 장면과 과도한 섹스씬의 묘사는 어떤 거부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래도 읽히기는 잘 읽혔다, 그러니까 진도가 빨랐다는 이야기다, 언제나 이런 장면은 또한 몰입도가

크다할 수 있었다,왠지,

 

사랑과 연애에 빠져버린 청춘들을 에로틱하게 그려내며 그들의 랩소디가 들려오는 듯도 한데

어쩐지 작품에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어떤 우울감은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요즘 파리 청춘들의 사랑이란게 이런 것일까,,, 음,

 

자유와 낭만이 넘칠 것 같은 세계적 도시, 뭐 요즘은 테러땜에 좀은 불안하지만, 프랑스 파리에서

어쩌다 만나게 된 네 남녀의 황홀하고도 도발적인 연애 섹스담은 훌딱 읽힌다,

 

근데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 제프 다이어(Geoff Dyer 영국 1958~ )를 스승으로 모신다는 작가 하루키와

동시대 작가들 중 가장 좋아한다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의 광고 문구에 다시 시선이 가게 한다,

진짜일까? 혹 그 반대로 이 소설의 저자인 제프 다이어가 그들 작가 하루키와 알랭 드 보통의 열렬한

팬인 것은 또 아닐까,,, 싶기도 했다, 뭐그렇단 얘기, 

 

어쨌든 요즘 청춘들의 연애담, 세심히 읽고 한번 살펴 볼 일이다, 그것도 파리에서의 연애담이라니

말이다, 

 

 

 

 

 

   

 

 

 

j***5 2016.11.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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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파리에서 2
"내가 널 파리에서 2" 내용보기
루크가 알렉스를 창고에서 만나고 (둘은 배송일을 한다.) 그리고 창고 근처 공원을 지나는 니콜을 만나기까지100쪽 정도가 소요되었는데전혀 질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둘이 자전거를 타고 유명한 그러나 둘에게는 무척 지루했던 박물관을 구경하고는니콜의 집에서 식사를 하고 함께 잤다. 이렇게 간단하게 줄거리를 요약하면서도 제프 다이어가 때로 무심하게 때로는 감정을 잘 섞어
"내가 널 파리에서 2" 내용보기

루크가 알렉스를 창고에서 만나고

(둘은 배송일을 한다.) 그리고 창고 근처 공원을 지나는 니콜을 만나기까지

100쪽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전혀 질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둘이 자전거를 타고

유명한 그러나 둘에게는 무척 지루했던 박물관을 구경하고는

니콜의 집에서 식사를 하고 함께 잤다.

 

이렇게 간단하게 줄거리를 요약하면서도

제프 다이어가 때로 무심하게 때로는 감정을 잘 섞어 표현하는 그

하나 하나가 참으로 맛깔스럽다.

 

오늘은 가끔 늦게 작동하는 거울이 내 마음을 끌었고

니콜을 만났을 때는 루크를 위해 축구공을 차는 악당 노릇을 한 동료들이

마음 속에 들어왔다. 그래 '이게 동료고 친구지!'

 

아직 루크와 니콜의 관계는 연애를 막 시작한 사이로 매우 양호하다

그러나 반전이 있을 것이고

곳곳에 복선이 있었으니 기대를 갖고

읽고 있다.

 

토요일에는 서초역을 다녀오면서 지하철에서

오늘 아침에는 버스에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내게도 세세한 감성 표현과 묘사가 이상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나 고전이 아닌데 ……

 

 

 

 

이리뷰는 운좋게 서평단에 선정되어

증정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고 있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j 2016.11.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