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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걷다>의 여파로 백석 시인의 <사슴>을 구입하며 임화 시인의 <현해탄>도 함께 사들였다. 우선 시에 대한 감상은 뒤로 하고 책만 놓고 보면 너무 마음에 든다. 외국 작품의 초판디자인은 번역이 나와 맞지 않아서 고민하다 결국 포기하곤 하는데 국내 문인들의 작품은 그런 고민이 없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어서 좋다. 우선 이 정도 재현이면 만점을 주고 싶다. 서류봉투 같은 재질의 커버도 그렇고 인쇄된 글씨체와 읽어나가는 방향까지 그 시대 때 출간된 시집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다. 그와 더불어 구입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마리서사>라는 이름의 문예지까지 함께 랩핑되어 왔는데 뜻하지 않은 부록인데다가 임화 시인의 잘생긴 얼굴이 표지를 채우고 있어서 보는 순간 바로 기분이 좋아진다. 마리서사는 박인환 시인이 낙원동에 차린 서점이었는데 당대 문인들을 비롯한 예술가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고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알려주었다. 그러고보니 얼핏 다른 책에서 읽은 것도 같다. 펼쳐보면 노천명,윤동주,김기림,채만식의 작품 외 기획으로 실린 '모던 생활강좌'라는 게 있는데 인쇄상태가 그닥 고르지 못한데다 옛날 말이라 읽기 불편한 글들이 간혹 보이지만 읽으려고 맘 먹으니 그런대로 읽히고 웃긴 글도 있어 자잘한 재미가 있다. 문예지 자체는 신문이랑 비슷하다. 광고면도 그렇고. (죄다 일본군 모병광고 아니면 기계공 모집 혹은 유도 검도 관원 모집광고 등의 구인광고다) 그건 그렇고 시인님 얼굴이 잘나셔서 그런가 시어들도 다 아름다워 보이고 전에는 머리에 쥐가 나고 전체페이지 수부터 세게 됐던 산문시조차 짧게 느껴지고 아쉽기까지 하다. 참 이 놈의 외모지상주의는 낫질 않아 큰일이다. 불치병인가? 하지만 나는 윤동주 시인이 추남이었어도 사랑했을거다. 그건 분명하다. 아무래도 이번에 산 시집들은 필사를 하며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글자들을 읽어내는데 힘을 쏟다가 문장들을 놓칠 것 같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잘못 산 거 같다고 했던 BOOKK에서 만든 임화시인 시집이 이번에 쓰임이 생겼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1938년도 초판디자인을 따른 것이기에 한자를 혼용하고 있는데 그 수가 꽤 많고 읽어내기 어려운 한자어도 제법 있기 때문이다. 읽다가 모르는 한자어가 나오면 BOOKK 시집을 펼쳐야겠다. 그리고 어떤 영문인지 이 시집과 BOOKK시집에 실린 시들이 차례까지 똑같은데 BOOKK에는 <현해탄>에는 실리지 않은 시가 두 편 더 있다. BOOKK의 새로운 발견. 아마 그 두 시들은 <현해탄>으로 발표하지 않은 작품들인 거 같다. 그래서 제목도 <조선의 랭보 임화 詩집>인듯. 이제 필사할 예쁜 스프링노트를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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