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인지는 기억에 없는데, 여행 에세이를 많이 읽다보니 접하게 된 책 <온 더 로드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지금은 4개의 여권에 500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은 저자이지만 전세계를 여행하기 이전인 그당시에는 카오산 로드에서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가 활보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낯선 길 위에서 만난 여행자들을 통해 그들이 왜 여행을 떠나고, 그 속에서 어떤 즐거움을 느끼는가를 책 속에 흥미롭게 써 놓았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로는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책이다. 무심코 책제목만 보고 고른 <여행자의 미술관>은 오랜만에 만나게 된 '박준'의 책으로 '길 위에서 만난 여행같은 그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길 위를 떠돌면서 만난 그림 이야기 그리고 여행 이야기.... 나 역시 여행을 떠나면 꼭 들리게 되는 곳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다. 그곳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우리나라에서 기획전으로 열리는 어떤 전시회에서도 볼 수 없는 많은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어떤 작품 앞에서는 넋을 놓고 황홀한 기분에 들뜨게 되니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1994년부터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글을 써 왔다. 그는 " 그림을 보는 순간은 여행과 닮았다" (p. 5)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래 전에 난생 처음으로 뉴욕의 MoMA 에서 그림을 보던 옆 사람의 황홀한 표정을 이야기한다. 그런 황홀한 표정은 어떤 작품 앞에서 나도 느꼈었기에 이해가 간다.
흔히, 여행과 미술관를 소재로 한 책들은 어떤 한 나라의 미술관을 찾아 다니면서 미술관을 먼저 소개하고, 전시된 작품들을 몇 점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미술관 전체를 설명하기 보다는 어떤 미술관에 있는 작품을 한 작품 씩 소개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고흐의 작품 중 <낡은 구두>, <별이 빛나는 빔>
슈투트가르트 미술관의 <마르타의 초상화> 오버하우젠 가소메터의 <빅 에어 패키지> 이런 식으로 어떤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명도 소개하지 않고 그냥 설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책 속에 소개되는 미술관은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미술관' 아니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많은 미술관' 이 소개된다. 미술관에서, 작품 속에서 여행, 또는 여행자와의 연관성을 찾아 보기도 한다.
책의 목차는, 1장. 미술관에서 꾼 꿈 2장. 미술관에서 만난 사람 3장. 길 위의 미술관 미술관이 아니라도 찾아갈 수 있는 미술과 관련이 있는 곳들. 초상화를 많이 그린 모딜리아니, 그의 초상화 속의 여인들은 눈동자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가 모딜리아니를 만나기 위해서 간 곳은 미술관이 아닌 파리의 페르라세즈 묘지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기차역이 미술관으로 변신한 곳이 있다. 그 중의 한 곳인 함부르거 반호프 현대 미술관. 독일의 촐페라인의 루르 박물관은 이 지역이 탄광이 있던 곳이기에 수직 갱도 7번 석탄 세척장에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독일의 오버하우젠 가소메터는 가스탱크가 거대한 갤러리로 변신한 경우이다. 이곳에서 단 하나의 작품인 <빅 에어 패키지>를 보게 된다.
이런 변신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게 되는가? 저자는 미술관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만을 찾아 가는 것이 아니다. 섬마을의 작은 목욕탕, 파리의 작은 카페, 거리의 그래피티, 아이 러브 유 목욕탕, 요하네스버그의 거리....
이런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도 멋진 예술작품, 훌륭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길 위를 떠돌면서 만난 그림과 삶의 이야기는 어떤 미술관 이야기, 어떤 미술 이야기 보다도 멋진 여행자의 삶과 예술 이야기라 할 수 있다. |
|
박준 작가는 여행이 전문이다. 여행도서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나는 두가지를 떠올린다. 하나는 실용도서에 속하는 여행가이드북, 또 하나는 개인적인 여행 경험을 담은 책. 후자에 속하는 책들은 넘쳐난다. 블로그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정도로만 올릴법한 상투적인 감상글이 전부인 책들도 있고, 내가 그 곳을 가게 된다면 꼭 가져가고 싶은 책들도 있다. 지금까지 접해본 박준 작가님의 책은 단순한 여행도서를 조금 벗어난다. 늘 여행에 무언가 하나를 보탠다. 여행에 책을 더하기도 하고, 아니, 책에 여행을 더했가? 여행에 영화를 보탠 책도 준비 중이라 한다. 이번 <여행자의 미술관>은 여행에 예술 작품을 동행한다. 그렇더라도 이 책이 미술작품이나 미술관에 관한 책은 아니다. 여행자로서 예술 작품이나 장소에 관한 느낌적 느낌을 기술한 정도라고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 예술작품을 보면서 이게 누구 그림이었더라, 어느 시대, 어느 사조를 대표했더라..라는 숙제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내가 그 작품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자. 그러면 내가 어느 새 저자 대신 그 작품 앞에 서있게 된다. 내가 가보지 않은 곳인데도, 내가 한번도 보지 않은 작품인데도, 내 마음 속 어딘가를 헤집고 들어오는 무언가와 마주하게 된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미술관이 오버하면 예술가도 우스워진다" (p283) 엄청나게 멋진 작품인데도, 진짜 유명한 작품인데도, 그것을 감상하는 관람객 중심이 아닌, 작품의 관리 중심으로 되어있는 미술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감상자가 내 맘대로 감상할 자유를 주지 않는, 감상자를 주눅들게 하는 미술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작가의 기억 속 미술관은 감상자를 전혀 주눅들게 하지 않는, 그림 앞에서 몽상에 빠질 넉넉한 시간을 주는 편안한 미술관이다. 책을 읽고 나면, 여행 중 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열심히 셔터를 눌렀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컴퓨터 어딘가 깊숙히 저장해놓고 한번도 열어보지 않은 폴더를 찾게 될 지도 모른다. 저자만 미술관에서 본 그림의 기억으로 자신만의 미술관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닐터, 나도 한번 그렇게 해보자는 생각이 불쑥 들지도 모른다. 여행자의 기억으로 만든 미술관이라니, 정말 근사하지 않은가? |
|
'이 책은 미술관에서 그림 속으로 떠난 몽상 이야기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미술관에서 떠나는 여행이다. 당신을 나의 미술관으로 초대한다. 내가 길 위에서 만난 그림들이 당신을 기다린다.' 책이 시작하는 프롤로그에서 저자의 말이다. 그는 전 세계 미술관을 돌아보고 인상적인 작품들을 자신의 감상과 함께 들려준다. 단지 미학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소개하기보다는 작가가 작품을 보고 느꼈던 감정들이 책을 읽는 내내 더 인상적이었다. 책 속의 작품들은 많이 봤던 작가의 작품부터 잘은 모르지만 익숙한 작품, 처음 보는 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하다. 어느 가을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저자는 자신이 죽고나서야 자신의 작품이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팔릴지 몰랐던 고흐의 자화상을 보고 그의 눈빛에서 인생의 고독과 비애를 느낀다. 또 예술가지만 존 레논의 아내로 더 유명한 오노 요코의 작품 <물의 이야기>와 <절반의 방>을 보면서 불완전한 인생에서 반쪽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기도한다. 그리고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에서 흑인아이 모형을 보고 씁쓸해한다. 2010년 이스라엘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이 400명을 추방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미술관에 거대한 흑인 소년 조각상을 전시하는 이유는 뭐람. 예술은 때로 액세서리다. (p.45) 그 당시 작가의 상황이나 마인드는 작품 속에 그대로 깃들어있다. 그래서 도대체 이 그림은 어떤 의도로 그려진걸까 궁금하다가도 작가의 관한 에피소드나 그의 삶을 조금이라도 알게되면 작품에대한 이해가 더 넓고 깊어진다. 이 책은 단지 작품의 해석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작품을 이해할 수있고 흥미를 가질 수있도록 배경지식이 되는 정보들 또한 곁들어 설명하고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단순한 감상이 아닌 작품에 나를 투영하기도 하고 내 삶을 돌아볼 수있어 참 유익했던 책이었다. |
|
여행은 무수히 많은 방랑의 시간을 오롯이 자신의 곁으로 끌어안는 행위이지만 여권에 3백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자에겐 여행이 삶과 저자의 여행길 2008년 6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자신의 여행길에서 마주한 미술로의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
발길 닿는 대로 각처의 미술관, 박물관을 들르는 건 여행자의 특권입니다. 강대한 권력자는 정치 투쟁의 정점에 선 후 거대한 건축물, 조형물을 짓지만, 풍요의 탑을 쌓은 시민들은 경기 활황의 끝에서 (이상하게도) 예술가의 산고가 낳은 작품의 전당을 찾아 그 기교와 분투의 혼에 경배하곤 합니다. 덕분에 타지를 찾은 이방인은 지친 혼을 달래기에 적합한 객잔을 이런 미술관에서 마련하기도 합니다. |
|
예전에 여행을 하면 꼭 박물관을 일정에 포함시켜서 많은 곳을 둘러본 적이 있다. 대부분 무료인데다 다양한 전시물들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근데 저자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이름도 유명한 미술관에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한 내용을 책으로 썼다. 엄밀하게 말하면 미술관에 대한 것이나 예술 작품에 대한 것이 주인 것 같으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들인 듯 싶다. 워낙에 많은 박물관을 다녀서 이름을 헤아릴 수 없지만 또다른 즐거움은 멋진 작품들을 이 책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는 작품들도 많고 저자가 다녀간 독특한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대로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이 미술관을 들락날락 거리며 여러 곳을 옮겨다니면서 저자가 해주는 이야기에 빠질 수 있는 책이라 개인적으로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어렵지 않고 가벼운 듯 하면서 작품을 남긴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는 미술관에서 보는 작품을 감상할 때면 고상하게 받아들이지만 커다란 지식이 없어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영감에 빠질 수 있다. 국내에서도 작가전이나 작품 전시회가 있으면 틈틈히 찾아가서 감상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도 미술관이나 작품세계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도 읽기 좋은 책이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여행하듯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여행과 미술을 결합한 책도 여럿 있지만 미술관을 위주로 여행하는 저자를 따라서 즐거운 마음으로 예술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으로 여러 작품을 감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어차피 우리는 그 작품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작가의 삶을 들여볼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은가? 가끔 머리가 복잡하고 삶이 무료하다는 기분이 들 때 꺼내어 읽어나가다보면 아직도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많다는 걸 알게 되고 저자처럼 미술관을 여행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
|
여행을 가면 바쁘게 돌아다닙니다. 유명한 관광지 앞에서 인증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유명 음식점들을 찾아다닙니다. 그렇게 우리와는 다른 것들을 즐기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문것 같아요. 런던의 대영박물관이나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한번씩 가보지만 그외 조그만 곳들은 일정에서 거의 고려하지 않습니다. 안그래도 시간이 없는데 한가하게 잘 모르는 그림이나 보고 있을 수는 없죠. 하지만 큰 미술관이나 박물관과는 달리 작은 곳들은 주로 그 나라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이나 역사, 문화를 한눈에 보기에 이곳만큼 좋은 곳은 없는것 같아요. '여행자의 미술관' 은 일년에 수차례 해외 여행을 떠나는 작가가 그곳의 큰 미술관이나 작지만 특색있는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쓴 책입니다. 보통 미술에 대한 책들이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유명 작품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와는 달리 미술관이 주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그곳에서 인상깊게 본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네요. 작품당 3~4페이지 정도라서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없이 시간될때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런던 테이트 모던, 파리 퐁피두 박물관 등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알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들어보는 곳입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에센 촐페라인 탄광, 파리 카페 셀렉트 등 하나하나 읽다보니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네요. 그중에 기억나는 곳이 오버하우젠 가소메터의 하얀 풍선이네요. 원래는 공업 시설이었는데 문을 닫자 이를 개조해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건물 안에 들어가는 거대한 하얀 풍선 딱 하나입니다. 관람객은 하얀색으로 천장, 벽, 바닥 모두 하얀색으로 칠해진 높고 넓은 거대한 공간에 들어가게 되는데 어떤 기분이 들까요. 다들 느낌이나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에센 지역의 촐페라인 탄광도 지역사회와 미술이 결합한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는것 같아요. 예전에는 석탄이 주 에너지원이었으므로 탄광과 그 주변 마을은 검은 황금인 석탄을 캐는 사람들로 활황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석유와 천연가스를 쓰게 되면서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촐페라인 탄광은 이러한 탄광을 그대로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 만들면서 많은 찾는 곳이 되었는데 폐광이 많은 태백 등에서도 좋은 참고가 되지 않을까요.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 등은 보면서 예술로 납득할 수 있지만 현대 미술 작품은 매우 어렵습니다. 단색으로 칠한 것도 작품이 되고 페인트를 흩뿌린 것도 매우 비싼 가격에 팔립니다. 양철 상자들을 간격을 맞춰 벽에 수직으로 붙여 놓은 것, 자신의 방에 있던 어질러진 침대로 예술 작품이 되어 전시를 합니다. 책에 등장하는 작품들을 보다보면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해설이 없으면 알기 어렵고 해설을 읽어봐도 마찬가지네요. 하지만 새로운 미술로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이고 나중에는 이런 혼란스러운 작품들이 미술의 중심이 될 수도 있겠네요. 미술에 대한 책은 몇 권 읽어봤었는데 누구나 알만한 미술관에 있는 알만한 화가의 작품들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큰 미술관 뿐만 아니라 지역에 숨어있는 작은 미술관의 작품도 소개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이런 미술관도 있었네,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매우 큰 편견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이름도 생소한 아프리카 잠비아라는 나라의 조그만 도시인 리빙스톤에 미술관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 것입니다. 색다른 미술관과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
|
최근 제주도에 조금 길게 여행을 다녀왔는데 루트를 짜기도 했지만 다니면서 즉흥적으로 또는 그곳에서 얻은 정보로 여행지를 간 곳들이 있는데 지금 돌아와 생각해보면 내가 대체로 좋아하고 기억에 남는 장소들이 갤러리와 미술관등이었다. 인터넷으로 보거나 얻을 수 있는 작품들, 작가들을 직접 본다는 것도 의미있지만 사실 그런 곳에서 얻지 못하는 수많은 작품들을 실제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그래서인지 이 책 제목을 보며 관심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 많은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었다. 저자는 여행을 참 많이 다니고 좋아한다는 것을 읽으면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직접 저자가 작품과 여행지를 보고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전달받을 수 있어서 생생함을 느낄 수도 있었고 작가가 가지고 있던 정보나 생각들을 읽을 수 있어서 새롭기도 하고 흥미로웠다. 내용들은 한 작품만 소개할 때도 여러 작품일 경우도 있었는데 작품의 외적인 것에 대한 표현과 사진이 함꼐 실려 있어서 직접 보지 못하더라도 마치 작가와 함께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하고 뭔가 의아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솔직한 느낌도 그대로 표현해주어서 공감이 되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몰랐던 미술관들을 둘러보며 여행하는 느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정말 많은 작품들을 한 권의 책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어렵거나 지극히 주관적인, 작품에 대한 정보나 생각보다 나처럼 모르는 것이 더 많았던 사람들이 보기에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초점이 미술관에만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면에서도 접근한 시각들이 있엇서인지 어행을 하는 듯한 낯설음과 설레임도 느낄 수 있었다. |
|
새로운 시각,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감상법의 매우 유니크한 미술에세이. 오랜 세월 미술관을 순례한 여행자의 기억과 시선이 매우 반갑다. <책여행책>의 저자 박준작가의 문장은 그전부터 나를 매료시켰다. 십여년 전에 책과 여행이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나의 여행을 향한 열망을 자극했던 작가는, 이제 미술관과 예술작품을 가지고 또 다시 내 방랑본능을 들춰낸다. 뉴욕현대미술관에 몬드리안의 그 유명한 그림을 소회하며 글의 말미에 남긴 그 한줄,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뉴욕에 머물 때 매일 밤 꼭 한 두번씩 잠에서 깨게 만든 경찰차의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2년 전 한달간 머룰렀던 나도, 경찰차의 날까로운 사이렌 소리에 잠에서 깨곤했다. 어두운 창밖으로 듬성듬성 및났던 네온사인과 불빛은, 몬드리안의 바로 그 그림과 닮았었다. 프랑스 아를에서 본 사이프러스는 나를 실망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 시절 내겐 여행의 흥분과 사치만 있었을뿐, 고흐가 세상을 바라봤던 찬란한 시선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고흐가 낡은구두 한켤레에서 삶의 황홀경을 세상사람들에게 전달했을 때 나는 고흐의 명성에 기대 그림을 보았을 뿐 그림이 전달해주는 삶의 경외감은 느끼지 못했었다. 지난 봄 루브르에서의 아쉬웠던 경험은 작가가 이 책에서 소회한 심정과 너무 닮았다. 몇백년 만에 찾아온 홍수로 세느강이 범람 위기에 처했다며 파리지엔들은 루브르의 문을 굳게 닫았다. 작품이 피해를 입을까봐.... 큰맘 먹고 수년동안 준비해서 방문한 파리였다. 가기 전에 루브르와 오르세의 도판을 수도 없이 읽었었다. 발에 불이 나도록 루브르를 누빌 작정이었다. 하지만... 루브르는 홍수위기에 굳게 잠겨 있었다. 나는 루브르를 떠나지 못했고, 밤 늦도록 주변 광장을 배회할 수 밖에 없었다. 박준 작가처럼.... 작가는, "늦은밤 유리창에 바짝 눈을 갖다대고 관람객이 한명도 없는 루브를 들여다봤다. 옆에선 한 남자가 연주하는 첼로소리가 울려퍼졌다. 루브르 안이 아닌 바깥에서 루브를 잠깐 힐끔거렸더 그 순간 루브르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 나도 그랬었던 것 같다. 그때도 내 주변에 바이올린 버스킹이 있었고 나는 까치발로 어렵게 창넘어 루브를 힐끔거렸다. 그리고 그날 나는 파사쥬 리줄리 근처 선술집에서 취하도록 와인을 마셨다.
이 책 <여행자의 미술관>은 마치 나의 여행일기 같다. 박준 작가의 미술관 탐사는 내 여정과 참 닮았다. 그의 글은, 어줍잖은 내 짧은 여행 기억들을 슬금슬금 소환했다.
책 속에서 '홀로 존재하는 시간'을 읽으니 오늘 같이 흐린 가을 날 혼자 미술관에 가고 싶어진다.
"미술관은 때로 명상의 공간이다. 여자이건 남자이건, 젊건 나이가 들었건, 직장을 다니건 구직자이건 누구에게나 필요한 장소다. 보고 싶은 그림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은 바로 나 자신이다." _<여행자의 미술관> '홀로 존재하는 시간' 중에서
|
|
여행과 미술, 나에게 예리하게 파고 드는 두 단어. 이 책의 글 한편 한편은 다양한
종류의 여행을 정의해준다. 각 글에 실린 미술관과 소장된 작품들은 예술 특히 여행 중에 대하는 예술의
의미를 사유케한다. 이 책의 구체적인 매력은 내가 다녀 온 미술관들과 그곳에서 만났던 작품들에 대한
떨리는 기억을 되살려준다는 점. 프롤로그의 말미에서 '어제는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지아 오키프의 전시에 다녀왔다'라는 문장을 대하는 순간, 16년 8월 이 곳에서의 나의 시간들이 떠올랐다. 바쁜 여행일정속에서 욱신거리는 발바닥으로 달려갔던 곳. 세인트 폴
성당을 돌아 나와 밀레니엄 브리지로 다가가면서 점점 크게 시야에 들어서는 테이트. 말과 생각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했던 그 순간의 감동이 이 문장과 함께 번득 살아난다.
또한, 이 책은 미래의 여행과 미술을 현재로 옮겨다 준다. 저자의 경험을
쫓아가며 내가 접하지 못한 미술관과 그림들 앞에 직접 서게 될 날들을 확신하며 계획에 돌입한다. 멀고도
멀어 갈 수 있을까 싶었던 뉴욕, 이제는 MoMA 때문에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때문에 꼭 가야 할 곳으로 확정됐다. 특히
MoMA라는 이 거대한 ‘예술의 성(城)’에서 달리 마티스 클림프 피카소 고갱 등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보석들을 어떻게 하면 한 번씩이라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앞서 고민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에드워드 호퍼의 <주유소>는 가까이서, 멀리서, 앞에서, 좌우에서, 앉아서, 그리고, 서서 관통하고 싶다.
또 다른 기대를
불러일으킨 두 미술관이 이 책에 있다.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꼭 갈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매력적인
곳이다. 일본의 '21세기 미술관'이 있는 가나자와. 미술을 넘어서서 공간적 작품이라 할 수 있는 <The Swimming Pool>과 <Green Bridge>가
가장 궁금하다. 또 다른 곳, 나오시마. 안도 다다오의 작품인 '베네세 하우스'는 그 소장한 작품들만큼이나 규모면이나 예술적 면에서 기대된다. 나오시마의
또 다른 대표 미술관인 '지추 미술관'은 모네의 < Water -Lily Pond>가 한 방을 차지하고 있다한다. 이 책의 사진만으로도 이 작품의 유려함에 압되된다.
여행과 미술, 서로를 돋우는 필수불가결적 짝임을 이 책에서 한번 더 발견한다. 미술관은
여행의 신선함과 들뜸을 증폭시켜준다. 여행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미술은 특별함을 갖는다. 모든 이의 여행에 미술과 예술의 터치가 더해져 평생 지속되는 여운과 감동이 남길 바라는 마음, 아마 이 책의 마음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