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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은 절판이 되었고,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이후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에 리뷰를 붙인다. 내가 읽은 책은 171쪽 정도의 분량인데 71쪽은 한국어, 100쪽은 영어 원문과 낱말 풀이이다. 학창시절이나 지금이나 영어 실력이 형편없는 나는 우리말 해석만 읽었다.
바닷가 어떤 마을에 이녹크(지금의 책에서는 이녹아든이지만, 그때는 이녹크 아덴이었다.)와 필립이라는 사내아이와 애니라는 계집아이가 살고 있었다. 이녹크 아덴은 어부의 아들이었고, 필립은 상인의 아들이었다. 셋이서 소꿉놀이를 할 때 유일한 계집애인 애니는 늘 엄마 역이었다. 사내인 이녹크와 필립 중에 한 명은 아빠, 한 명은 아가를 맡아야 했다. 둘은 서로 아빠를 하겠다고 다퉜지만 힘이 센 이녹크가 대부분 아빠를 했다. 어쩔 수 없이 아가가 된 필립이 눈물을 흘리며 울 때마다 애니가 이런 말로 달랬다.
"울지 마. 나는 이녹크의 아내도 되고, 필립의 아내도 될게."
청년이 된 이녹크와 필립은 모두 애니를 사랑했지만, 애니와 결혼한 것은 이록 크다. 애니에게 사랑을 고백하려 갔던 필립은 이녹크와 애니의 다정한 모습을 보게 된다. 슬픔이 컸으나 마음이 착한 필립은 둘의 행복을 빌면서 친구로 남기로 한다. 그러나 선원이 된 이녹크는 외항선의 승무원이 되었다가 실종이 되고, 애니는 자신을 돌봐주던 필립과 결혼을 했다.
이녹크는 죽은 것이 아니었다. 무인도에서 고생을 하다 6년 만에 돌아온 돌아온 그이 얼굴은 몰라볼 정도로 늙어 있었다. 아무도 이녹크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 필립과 애니를 보고 자신의 신분을 숨기며 그 마을에서 산다. 자기가 나타나면 애니와 필립은 물론 자신까지 불행해질 것임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교시절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본 나는 그야말로 탐독을 했다. 대학시절에는 이 책을 사기도 했고, 지금까지 간직하다가 다시 읽은 것이다. 악필인 나는 책을 사도 서명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에는 이런 글을 남겼다.
무슨 뜻으로 이 글을 썼을까? 애니를 차지한 필립이 그렇게도 부러웠던 것일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장면은 다음 세 곳이다.
첫째는 소꿉놀이를 하면서 아빠의 역을 이녹크에게 뺏긴 필립이 눈물을 흘리자 애니가 달래면서 한 말이었다.
"울지 마. 나는 이녹크의 아내도 되고, 필립의 부인도 될게."
둘째는 이녹크가 항해를 결심했을 때 임신을 한 애니가 만류하면서 한 말이다. "가지 마세요. 나는 다시는 당신을 못 볼 것 같아요." 이녹크는 대답했다. "걱정 마. 나는 당신은 물론 이 아이도 볼 수 있을 거야."
셋째는 실종된 이녹크가 돌아오지 않자 애니가 기도를 하면서 성경을 펼칠 때이다. 그녀는 성경 속에서 하느님의 대답을 들려주시기를 빌면서……. 애니가 펼친 성경 속에는 종려나무 아래서 천사들이 찬송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애니는 이녹크를 기다리기를 포기한다. 그는 죽어서 하느님 옆에 있나 보다, 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 대사들은 이 작품 속에서 복선 구실을 하고 있다. 첫째, 애니는 이녹크의 아내도 되고, 필립의 아내도 되었다. 둘째, 이녹크는 애니와 그의 아이도 보았으나, 애니는 이녹크를 보지 못했다. 이녹크가 세상을 떠나는 날 이런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애니가 내 얼굴을 보면 괴로움이 클 테니 보이지 말라. 그러나 아이에게는 보여달라. 나는 그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셋째, 애니가 기도를 하고 성경 책을 펼치는 순간 이녹크는 무인도의 종려나무 아래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하느님은 애니의 기도에 정확하게 응답을 했으나, 애니는 그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그러나 어떤 말을 자꾸만 하다 보면 결국은 이루어진다는 것이 아닌가? 아무튼 열심히 기도를 하자, 라고 생각했다. 또한 어떤 일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깨달았다. 아무리 명백하게 보이는 사실이라도 나의 판단이 오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기도에서 가장 많은 지향은 남북통일이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백세시대가 아닌가? 내 기도가 지금 한 것만큼 계속되면 통일은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
이 책을 요즘 읽었다면 아마 학창시절처럼 열심히 읽었을 것 같지 않다.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하던 시절의 내게는 짤막한 이 이야기가 큰 감동으로 와닿았나 보다. 이 작품이 명작이냐, 아니냐에 관계없이 내게는 첫사랑 같은 추억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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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녹아든, 이 책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해바라기라는 영화를 봤거든요. 그 때도 참 이해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한 20년이 지난 2003년 올 해 선물 받아 읽은 이 이녹아든이라는 책은 네가 지금까지 살면서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부터 되살아나게 했답니다. 이녹과 같은 사랑을, 또는 필립과 같은 사랑을 할 자신은 없습니다. 너무도 이기적이지요. 하지만 애니처럼 사랑받고는 싶습니다.누구나가 그렇겠지요? 이녹아든을 읽으면 바라보는 사랑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랑을 알게 되지요. 또, 배려하는 사랑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나에게 내스스로가 가졌던 사랑, 그리고 내아이들에게 엄마로서 가졌던 사랑,이것말고는 부부간에 희생하는 그런사랑에 대하여 사실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자존심 싸움으로 시간을 많이 보내기는 했지만 남편에게 소중한 사랑을 묵묵히 전해주지 못하고 살았었나봅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세 명의 주인공 처럼은 안되더라도 나만의 방법으로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살 수 있을꺼라는 신통한 다짐을 하게되는군요^^. [인상깊은구절] "저를 도와주시옵소서. 저의 마음을 격려해주시어 제 아내에게 제가 여기 와 있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는 그런 마음을 죽는 날까지 지니게 해주시옵소서! 아내의 평온함을 별안간 깨뜨리지 않도록 힘을 주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