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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의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변호인" 영화 감독이 저자라는 점에서 끌렸던 소설이다. 어쩌면 지금의 시국과 맞물려 소설로나마 통쾌한 것이 절실했는지도 모르겠다. 김선달은 문무과에 모두 합격했지만 관리에 나가지 못하고 평양에서 밥벌이를 하면서 조용히 살고 있었다. 우연히 백성을 괴롭히고, 악날한 짓을 하는 탐관오리 조덕영의 비리를 알게되고, 그 비리를 담은 책을 들고 나서게 되면서 조덕영과 맞서게 된다. 그 사이 "홍경래의 난"이 실패하게 되고, 가족과 백성들이 청나라에 끌려가게 된다. 그들을 구하기 위해 조덕영과 맞서서 대동강물을 팔게 된 김선달. 책 속에 등장하는 관리들의 온갖 비리와 그 관리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백성들을 보고 있자니 지금의 상황과 비교가 되어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된다. "민심은 곧 천심이다"라는 말이 왜 이리 허탈하게 들리는지 참 안타깝다. 탐관오리들을 벌하고, 올바를 것을 위해 힘쓰고,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니 '왜 현실은 이럴수가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책 속에 등장하는 조선 후기의 어지러운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것 또한 한심한 생각도 들었다.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기도 했고,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표현이 좋아 마치 영화의 등장인물들을 보는 듯 생동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나쁜 탐관오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벌하는 내용이 통쾌해서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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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국으로 인해 국민들은 모두 집단 우울증에 걸려있는 상태이다. 처음엔 믿기 어려웠던 일들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가 이제는 너무도 많은 사건에 기가 차서 웃음마저 나온다. 수능을 치루는 학생들 역시 상실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거기로 나와 촛불을 들고 더럽고 치사한 세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의 하야를 목놓아 외치고 있다. 그러나 반면, 아직도 제 밥 그릇만 채우려는 정치인들이 있어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천백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이번에 <<봉이 김선달>>로 도탄에 빠진 국민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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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지배계층인 관료를 세습이 아닌 과거시험으로 선발하는 사대부의 나라였다. 그것이 사대부들이 부정한 고려왕조와 다른 점이었다. 즉, 천출과 서자를 제외하고는 과거시험을 보는 데 신분적 제약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자식을 부정하고 아비를 부정해야 하는 또 다른 사회적 차별을 가져왔다. 또한 과거에 합격하더라도 관리가 될 수 없는 지역적 차별이 있었다. 김선달은 바로 이 지역 차별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본문 26, 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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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기 희대의 사기꾼으로도 유명한데다 최근 유승호 주연의 <봉이 김선달>이 상영된 바 있어 '김선달'은 아마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아닐까 싶다. 김선달이 살았던 조선 말기는 지금 현 시국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어느 시대고 마찬가지였겠지만 빽과 돈이 있어야만 관직을 얻을 수 있었던 세상이었기에 김선달은 문무 양과에 다 급제하고도 관직을 받지 못했다. 그리하여 원래 이름은 김사원이나 대과에 붙고서도 관직을 못 받은 사람을 부를 때 쓰는 '선달'로 불리웠다. 관직을 받지 못한 김선달이 고향인 평양에 내려와 '봉추당'이란 현판을 걸고 훈장 노릇을 한 지도 십 년, 처음에는 '김선달'이라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학생들이 넘쳐 났지만 일 년이 다르게 세상이 어지러워지면서 서탁에 하나둘씩 빈자리가 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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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상들이 가장 많은 동네 중 하나는 평안도인지라 평안감사직을 놓고 관리들 사이에 경쟁이 심했는데, 조정의 실세로 떠오른 조덕영 역시 평안감사 자리를 노리는 무리들 중 하나였다. 그리하여 얼마 전 조덕영은 거금을 주고 평안감사직을 샀고 2년 동안 돈방석에 앉을 생각에 잔뜩 들떴다. 하지만 평안감사 부임연회에서 거두어들인 돈이 성에 차지 않자 조덕영은 다음날부터 바로 사람들을 선화당으로 잡아들이기 시작했고, 김선달이 사윗감으로 마음에 두고 있던 비단 장사로 돈을 벌어들인 오영좌의 아들 오하석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평양 백성들이 모두 알아주는 효자였음에도 불효라는 죄목으로 잡혀간 오하석이 걷질 못해 포졸들에게 질질 끌려 나오는 걸 본 오영석과 유상들은 더 이상 조덕영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김선달에게 치부책을 건넨다. 김선달은 한양에서 십 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함께 지냈던 왈패 천봉석과 함께 조덕영과 앙숙인 박종경을 찾아가 조덕영을 고발하게 되고 마침내 조덕영은 귀양을 가게 된다. 하지만 조덕영은 이 모든 것을 꾸민 자가 김선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에게 원한을 갖게 되고 권모술수로 다시 관직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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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덕영과 김선달의 악연이 시작되고 죽음의 위기에 몰린 김선달은 가족과 함께 연경에 자리를 잡으려 하지만 '홍경래의 난'에 휩쓸리게 되고 가족들은 청나라 노예로 팔려갈 위기에 놓이게 된다. 과거에 홍삼 거래로 인해 김선달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던 청나라 진대인은 노예를 풀어주는 값으로 김선달에게 많은 금액을 요구하게 되고 김선달은 가족과 힘없는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돈을 구하려 한다. 가진 것 없는 김선달은 조덕영의 돈을 훔치기 위해 대동강 물을 팔게 되고 이에 조선 최고의 사기꾼인 봉이 김선달과 조덕영의 숨막히는 대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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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감께 하나만 묻겠습니다. 대체 이 나라는 누구의 것입니까? 임금의 것입니까, 사대부의 것입니까, 아니면 외척의 것입니까?"
"지금 이 나라는 무고한 삼천 명의 백성을 청나라에 노예로 팔아버렸습니다. 비록 이 땅에서 잘 살게 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남의 땅에서 노예로 살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조선 통치이념인 성리학에서 '민심은 곧 천심이라'했고, '백성이 곧 하늘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곧 평안도는 평안도 백성이고, 조선은 조선 백성이란 뜻 아닙니까? 그 팔려 간 삼천 백성은 어느 나라 백성입니까?" (본문 2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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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은 조선 후기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의 시국과 닮아있는 모습에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김선달이라는 캐릭터는 이러한 씁쓸한 사회 속에서 통쾌함을 선사한다. 모든 국민을 우울증에 빠지게 한 너무도 힘든 이 시국에 <<봉이 김선달>>을 통해 잠시나마 통쾌함을 느끼며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단지 소설 속에서가 아니라 이 통쾌함을 현실 속에서도 맛볼 수 있다면 더 좋으련만. 모든 비리가 밝혀지고 그에 맞는 처벌을 받게 하고 두 번 다시 권력이 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검찰이 김선달이 되어주길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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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
이 책은
소설이다. 주인공은 당연히 봉이 김선달.
그런데 영 낯설다. 예전에 알았고, 알고 지내던 그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만나면, 먼저 이렇게 물을 것 같다.
“대체 누구신지요? 내가 알고 있던 김선달이 아닌 듯한데.”
새로 만나는 영웅, 김선달
영 낯설다. 여기 등장하는 김선달은 대체 어떤 인물인가
저자가 새로 창작한 인물이다.
예전의 김선달이라면 주변에서 만나지 않았을 인물들을, 이 책의 주인공 김선달은 많이 만난다. 임상옥, 홍경래, 김정희, 등등.
그런 사람과 만나 교류하며, 그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사람은 아무래도 영웅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저자는 예전의 김선달을 새로운 영웅 김선달로 탈바꿈해 놓았다.
임상옥이 홍삼을 가지고 청나라에 갔는데, 청나라 상인들의 담합작전에 당할 뻔한 것을 김선달이 해결해 준다.
어디에서 많이 보았던 장면이라 찾아보았다.
고 최인호 작가의 <상도>에 나오는 장면이다.
<상도> 2권에 등장한다. 176쪽이다.
임상옥이 말한다. 장작더미에 불을 붙여라.
바짝 마른 장작이라 불이 붙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타올랐다.
불이 붙은 장작더미에 임상옥은 인삼을 집어 던진다.
그 장면이 지금 읽고 있는 <김선달>에서는 다르다.
사건은 같은데 주인공이 달라진다. 임상옥은 옆에 서있으면서 어쩔 줄을 모르고 그 대신 김선달이 인삼을 불에 집어 넣는다. 임상옥의 고민을 김선달이 속시원하게 풀어준 것이다.
또한 저자는 김선달로 하여금 홍경래와 만나게 한다.
저자는 그렇게 이름 없던 김선달을 우리 역사에 굵직굵직한 사건에 개입하도록 하여 새로운 영웅으로 바꿔 놓는다. 이름도 부여한다. 김사원.
잃어버린 것들
그렇게 이름 없던 김선달을 김사원이라는 새로운 인물로 재창조 한 것은 좋은데, 어찌 한 쪽이 허전하다,
예전 김선달에게서 보던 그 무엇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 것들은 김선달이 한양 생활을 하던 때의 잠시동안이었던 것일까
그래서 평양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에는 다른 사람이 된 것일까
그래도 아쉽다.
김선달은 어디에 가든 김선달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서 그가 있는 자, 가진 자, 아랫 것들을 하찮게 여기며 거드름 피우던 사람들을 골탕 먹이던 그 예전의 김선달로 남아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비록 그런 큰일을 하는 영웅의 모습을 지녔을지라도 풍자와 해학, 그리고 읽는 자를 통쾌하게 만들어 주는 한 방, 말 그대로 한 탕 해서 벗겨 먹는 '작업'을 멋지게 해치우는 모습이 사라진 것,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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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달의 고향 평안도는 조선에서 차별과 착취의 땅이었다. 평안도는 청과의 무역과 광산업 등으로 일찍부터 부를 축적해 산만지방보다는 먹고살기가 훨씬 나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평안도는 서북민 차별정책과 세도가들의 관직 독점으로 과거시험에 합격해도 임용되는 자가 없었다. 관직에 오르는 자가 없다 보니 부임하는 관리들의 견제세력인 사족士族이 형성될 수 없었고, 평안도에 부임하는 지방관들은 눈치 볼 것 없이 마음껏 부정부패를 저지르며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
"대감께 하나만 묻겠습니다. 대체 이 나라는 누구의 것입니까?
임금의
것입니까, 사대부의 것입니까, 아니면 외척의 것입니까?"
평양에서 '봉추당'이란 서당을 열러 겨우 밥벌이하는 김사원, 그는 김선달로 불린다. 재주가 뛰어나 양과兩科, 즉 문과와 무과 모두 합격했지만 발령대기가 한없이 길어진다. 그 시절엔 뇌물을 바쳐야 그나마 발령이 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김선달의 성품상 뇌물 상납이란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한편, 조덕영이란 인물이 평양감사로 부임한다. 그는 감사 감투를 최대한 활용해 한 밑천 잡음으로써 집안을 일으켜세우겠다는 야심이 가득한 악질 중의 악질 탐관오리였다. 본디 선과 악은 충돌하기 마련이다. 우연한 기회에 조덕영의 비리를 발고하는 데 기여하게 된 김선달은 이후 조덕영 감사와 꼬이게 된다.
국토를 유린했던 홍경래의 난이 진압되자 조덕영은 돈벌이를 위해 홍경래의 난에 가담했던 백성들을 청나라에 노예로 판다. 김선달의 아내와 딸 소월도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없었다. 이에 김선달은 아내와 딸, 그리고 함께 끌려간 3천 명의 불쌍한 백성들을 구출하려고 이에 소요되는 자금을 충당코자 대동강 물을 판다는 희대의 사기극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소설의 구성은 작가가 마당극이나 판소리극을 의식했는데, 18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결코 무리가 없겠다. 최근에 영화로 만들어진 유승호 주연의 [봉이 김선달]과는 그 스토리가 다르니 말이다. 참고로 배우 유승호는 김인홍역을 맡았다. 아무튼 영화 [변호인]의 시나리오와 감독을 맡았던 양우석이니 당연히 영화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무리는 아닐 듯 싶다.
현재 나라가 온통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뒤숭숭하다. 이럴 때는 뭔가 악을 해소하는 주인공의 역할이 무척이나 기대되는 때이다. 부정부폐의 고리를 왜 이리 끊지 못할까? 허탈감과 상실감이 너무나 커서 저녁 회식 때의 술안주로는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잠시나마 통쾌한 복수로 느껴져 힐링으로 다가온다. 너무 많은 얘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되어 버리니 이만 줄이기로 한다.
영화 <봉이 김선달>
"지금 이 나라는 무고한 삼천 명의 백성을 청나라에 노예로 팔아버렸습니다. 비록 이 땅에서 잘 살게 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남의 땅에서 노예로 살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조선 통치이념인 성리학에서 '민심은 곧 천심이라' 했고, '백성이 곧 하늘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곧 평안도는 평안도 백성이고, 조선은 조선 백성이란 뜻 아닙니까? 그 팔려 간 삼천 백성은 어느 나라 백성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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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 이미 영화로 <봉이 김선달>이라는 작품이 나왔었다. 개인적으로 그 영화를 재미있게봤다. 물론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또 교훈을 주는 아주 좋은 영화였다. 그래서 좋은 기억으로 봉이 김선달이 남아있기때문에 이 책을 읽게되었다. 영화와 100% 똑같지는 않지만, 책으로 만나보니까 더욱 반가웠다. 봉이 김선달은 고향이 평안도인데 평안도는 조선에서 차별과 착취의 땅이라고 한다. 온갖 부정부패와 차별정책 등 욕심이 난무하던 19세기 초 조선의 모습. 봉이김선달은 나라를 구하기위해서 나서게되고, 대동강 물을 팔아야 할 운명에 처하게된다. 그는 사기극을 펼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기극을 한것은 아니다. 단지 백성들을 그렇게 만드는 탐관오리들에게 복수하는? 그러한 모습이였다. 봉이 김선달의 발빠른 행동과 사고는 참 새로웠고, 또한 읽는 내내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두가지 이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재미있게도 했지만 슬프기도했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봉이 김선달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구하고 하나하나씩 해치우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사람이 분명 있다.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러한 욕심 많은 삶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가 고민해보게된다.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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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 상쾌, 통쾌, 기막힌 사회 풍자 소설! 나라를 대신해 백성들을 구하러 대동강을 팔러 나선 위대한 사기극!
성실하게 노력을 한 만큼 대가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 세상의 마땅한 이치인데 어째서 가문과 돈이 좌우하는 이 세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소설 <봉이 김선달> 속 19세기 초 무렵의 조선은 일개 백성들은 아무리 성실하게 노력해도 아무 것도 얻어지는 것이 없는 세상이었으며, 같은 피를 나눈 가문의 득세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시대였다. 실제 김선달의 이름이 선달이 아니라 대과에 붙고도 관직을 못 받았다 하여 사람들이 그리 부른 것이라 하니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당시 상황을 알만한 일이다. 하늘이 내린 재주가 있어도 쓸 수 있어야 빛나는 법이건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막는 거대한 장벽, 즉 부와 권력, 기득권으로 점철된 21세기의 대한민국도 이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세상이라 더욱 원통할 따름이다.
정조가 승하한 뒤의 조선은 열한 살 어린 임금의 즉위로 수렴청정과 외척에 의한 세도 정치, 과거제 문란, 매관매직 등 기득권층의 부패가 들끓었다. 임금의 외척 세력들인 김조순과 박종경 두 가문이 조정을 장악하고 있으니,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보고 있던 조씨 가문의 조덕영은 자금을 모아 중앙으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평안감사직을 돈으로 사 백성들로 하여금 착취를 일삼기 시작했다. 이때 김선달은 피폐해진 한양을 뒤로 하고 고향인 평안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가고 있었다. ‘조선의 와룡은 정약용이요, 봉추는 김사원이라. 강진에 유배된 다산과 평양 초야의 봉추, 둘 중에 하나만 제대로 써도 조선은 흥할 것이다’고 입을 모아 말할 정도인 평양 초야의 봉추, 바로 그가 김선달이나 몇 안 되는 제자들만 남아 있는 서당을 근근이 운영하며 입에 풀 칠 정도만 하고 사는 처지였다.
“무릇 벼슬살이란 백성이 위임한 권력을 백성의 행복을 위해 대리 행사하는 것이니, 벼슬자리는 영원히 소유할 대상도 아니고 구한다고 해서 뜻대로 얻어지는 자리도 아니다. 이는 주인인 백성의 뜻에 따라 임시로 관리하는 자리에 불과하다. 공직자의 마음가짐이 이와 같아야 그 자신은 물론 나라가 평안하다.” / 30p
자고로 나라가 번성하려면 후생양성에 힘써야 하는 법인데, 구구절절 옳은 말씀만 담은 다산 적양용 선생의 『목민심서』도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을 정도로 평안도의 민심이 흉흉하게 변해버린 것이 예삿일이 아닌 듯 싶을 때였다. 평안감사 조덕영의 횡포로 매일같이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자 장사치들이 조덕영을 도모하기 위해 김선달을 찾아왔다. 그들은 그간 조덕영에게 수탈당한 목록이 적힌 치부책을 내밀며 이를 한양으로 가 고발해 줄 것을 부탁하러 온 것이었다. 한양을 떠난 지 십 년이라 천하의 김선달도 뾰족한 수가 있을까 난색을 표했지만, 아끼던 제자가 조덕영으로부터 초주검이 되어서 돌아오는 사건을 겪으며 그는 그 옛날 한양에서 왈패들과 어울려 양반들을 골려먹을 때 함께 했던 천봉석을 대동하고 한양으로 나섰다.
그러다 우연히 한 패거리와 마주쳐 납치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그 상대가 다름 아닌 홍경래였다. 홍경래는 김선달에게 서양의 부르주아 혁명을 예로 들며 우리도 난을 일으켜 왕과 귀족들의 나라가 아닌 백성들의 나라를 만들자고 제의를 했다. 하지만 김선달은 이 난이 성공할 거라는 생각을 일찍이 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난을 겪고서도 백성들 살림살이가 나아졌는지 살펴보았느냐고, 진정 백성의 나라가 되었느냐고 반문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피맺힌 울분은 조정에까지 닿을 듯하나, 세상은 이렇다하게 나아지지 못하고 백성들의 피만 부르게 되는 난이 될 것이라 내다보았다. 끝끝내 무리를 해서라도 돌파해내려는 홍경래와 한때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조롱하고 다녔으나 여전히 무엇이 옳은지 해답을 찾지 못한 김선달, 이 둘의 만남은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파하고 말았다.
물론 ‘난’이 끝나고 나면 백성들이 흘린 무수한 피의 대가로 세상은 아주 조금 진일보하기는 했다. 김선달은 그 아주 더딘 발걸음이 모이고 모여 세상이 조금씩 변화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 무고한 백성들에게 그 피의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했다. / 68p
한양에 도착한 김선달은 조덕영과 적대 관계에 있는 병조판서 박종경을 통해서 형조참판 정만석을 찾아가게 되고, 치부책을 내보임으로써 마침내 조덕영의 죄상을 밝혔다. 김선달은 평안도의 영웅이 되었고, 이후 젊은 나이에 홍상 독점권을 쥐게 된 유상옥이란 자를 알게 되어 청나라에 함께 동행을 했다. 청나라에 가는 동안 비적떼를 만나 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 뜻밖에도 묘한 계책을 낸 김선달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는 일도 있었다. 조선의 임선옥처럼 청나라에서 홍삼을 독점적으로 수입하고 있던 진대인이 임선옥을 길들이기 위해 홍삼 값을 한없이 낮추어 사려는 수작을 부리자 이에 시름하고 있던 임선옥을 위해 김선달이 꾀를 내어 청나라와의 홍삼 독점거래에서 조선이 완승하게 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흥미진진했다. 어째서 이런 인물이 조선의 중앙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인지 통탄할 만한 일이었다. 더욱이 청나라를 둘러보며 고인 물과도 같은 조선의 현실을 떠올리는 김선달의 모습에서도 쓸쓸함이 느껴졌다.
조선은 고인 물처럼 고요했다. 조선에서는 세상이 이렇게 천지개벽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조선의 사대부란 자들은 아직도 케케묵은 이론에 사로잡혀 있었다. 언제까지고 눈 감고 있을 것인지. 청나라에서 본 세상은 김선달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세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김선달은 조선이란 나라가 이대로 가만히 있다 보면 격변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 침몰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 123p
한편 조덕영은 갖은 술수를 동원해 유배에서 풀려나게 되었고, 복수를 하기 위해 김선달을 죽이라 명령했다. 그 사이 다복동을 근거로 하여 난을 준비하고 있던 홍경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대해보였던 난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아슬아슬했고, 거사는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이들은 정주성에 갇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립이 되는 바람에 청나라에서 돌아온 김선달은 아끼던 제자를 잃게 되고, 성에 갇힌 딸과 아내마저도 볼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한때 조덕영을 귀양 보냈던 정만석이 홍경래의 난을 수습하고, 관서 지방의 흐트러진 민심을 바로 잡기 위해 평양감영으로 와 사태를 정리하려하지만 이미 이 일대의 백성들을 포함하여 정주성에 갇혀 있던 백성들까지 청나라의 노예로 팔려가고 말았다. 김선달은 이제 자신이 딸과 아내는 물론 삼천 명에 달하는 백성들을 구해야 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 은자 이십 육만냥.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그 어마어마한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마침내 조덕영에게 대동강 물을 팔 기막힌 사기극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흥미진진하고 유쾌, 상쾌, 통쾌한 사기극의 결말이야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이토록 긴장감 넘치고 조바심을 느끼며 읽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양반들을 조롱하기 위해 대동강 물을 판 이라고만 알고 있던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나라에 대한 시름과 변화에 대한 갈망이 담긴 사회 소설이라는 점에서 참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더럽고 치사한 세상으로부터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이 인물의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시사 하는 바가 큰 듯하다. 아무래도 이 책을 지은 저자가 영화 <변호인>를 쓰고 연출한 사람이라 그런지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인물의 이야기를 조명하여 시국을 비판하는 저자의 음성이 과감하고 또한 정곡을 찌르니, 굳이 이 시점에 19세기 초 조선의 인물을 끌어와 글을 쓴 뜻이 무엇인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매주 전국 곳곳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벌이고 민주주의의 뜻을 목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그럼에도 실상 달라지는 게 없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김선달이 홍경래에게 ‘난을 일으키면 백성들이 삶이 정말로 나아지겠느냐’ 고 반문했던 것이 생각나 가슴이 따끔거린다. 우리도 삶이 단숨에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이 땅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더럽고 치사한 세상, 하루빨리 국민의 상처와 아픔을 위로해주고 겸허히 뜻을 살펴줄 김선달 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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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 먹은 건 익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알고 싶은 건, 누구에게 왜 대동강물을 팔아먹었냐는
것이다. 대동강물을 팔아먹게 만든 봉이 김설달, 그 대동강을 산 사람은 바로 탐관오리 조덕영이다. 엄밀히 따진다면 김선달은
대동강물을 판 게 아닌 대동강물 세수권을 판것이며, 조덕영은 그걸 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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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하면 '대동강 물을 판 희대의 사기꾼'이란 수식어가 금세 떠오른다. 어릴 적부터 김선달의 이야기는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실존 인물은 아니라 한다. 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설화 속의 인물이다. 그래도 오랫동안 우리들에게 친숙하고 사랑받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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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여덟 번째 책!!
봉이 김선달은 얼마 전 영화로도 나왔다!
나와 동갑내기 배우인 '유승호'가 주연이고
엑소 멤버 시우민도 나온다. 또 감초 역할로 유명한 라미란 여사까지!
사실 영화 내용도 모르고 보지도 않았다.
이 책을 신청 할 때 까지만 해도 유승호가 나오는 다른 책과 영화로 착각했고
다시 보니 내가 봉이 김선달이었다. ㅋㅋ
어쨋든 궁금했던 내용이기도 하고
사극스러운 분위기를 좋아해서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줄거리를 대략 설명하자면, 배경은 19세기 초 조선시대이며 세도 정치가 난무하던 시기이다. 욕심 많은 탐관오리에 백성들은 죽어나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선달이 나서게 되는 내용이다. (매우 간략 ㅋㅋ)
읽어보니 책에 나오는 상황과 지금 현재 우리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2016년 하반기는 정말 그랴말로 악몽이라고 할 수 있다.
겁나기도 하고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콕 집어 얘기하지는 못하겠지만
무능한 사람 때문에, 또 탐욕스러운 자들에 많은 국민들이 어이없어하고 허탈해하는 상황이다.
또 아직 감싸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히기도 했다.
적어도 책에서는 김선달이라는 인물이 탐욕스런 자들을 골탕 먹이기라도 하는데
현실은..... 할말이 정말 없다.
책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비록 소설이라도 현재 상황과 비슷하면 느끼는 바가 많아지며
조금 더 똑똑한 사람이라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나는 아직 한참 멀었지만
단순이 독서를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을하고 싶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열심히 독서 중이다.
물론 너무 이런 쪽으로만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쌓일테니 종종 재미있고
마음을 비우는 책들도 읽는다.
서평을 하다 보면 어느 선에서 줄거리를 이야기하고 끊어야하는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책 이야기는 많이 못 적고 내 얘기 위주로 쓰게 된다.
(이건 앞으로 더 보완하고 노력해야할 점인 것 같다.)
무튼 이 책은을 간단히 평가하자면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 맞는 책이라고 여겨지며
우리에게 필요한 인물을 간접적으로나마 볼수 있어 통쾌했다.
가볍고 빠르게 읽을 수 있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 가변게 읽기 힘든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