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주위에서 카프카를 난해한 문학작가라고 한다. 그래서 몇 작품을 긴장감을 가지고 읽는다. 읽는 와중에는 그렇다할 장애가 없다. 읽고 난 후엔 멍하다. 어떻게 요약하기도 힘들고 어떤 주제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카프카가 좋다. 비록 더딘 걸음이라도 그에게로 한 걸음씩 다가간다는 것은 섬세한 기쁨이다. 카프카의 '3대 고독'이라 하는 '성', '소송', '실종자' 중 이번에 처음 실종자를 접했다. 충분히 이해를 한 것도 아니건만 만족하고 흐뭇했다. 그의 단편소설 '변신, 단식광대, 유형지에서, 시골의사...'모두가 나에게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한 작품들이었다. 카알은 고향에서 부모로부터 강제 추방당하고 (연상의 하녀를 임신시켰다는 이유), 미국에서 우연히 외숙부인 야콥 상원의원을 만나 앞으로의 삶이 보장되는 듯 했으나 오래지 않아 또다시 추방당하게 된다(외숙부의 능률주의에 어긋난 행동이 이유). 홀로 직장을 구하러 떠도는 중 두 남자를 만나 구직의 길에 동행하지만 그들의 옳지 못한 행동에 화가 난 카알은 그들과 헤어져 우연히 호텔의 엘리베이터 보이로 고용된다. 단순하지만 육체적으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카알은 성실하게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그러나 술에 취해 찾아온 예전의 친구 (친구라고 하였지만 단 하룻밤을 같이 보냈던 의욕없는 구직자들이었다)로 인하여 즉각 해고당한다. 강제적으로 예전 친구들의 집에서 하인 노릇을 하던 카알. 그들이 버린 과거 가수였던 뚱뚱한 여자를 돌보다가 우연히 대형극장의 구인광고를 벽보에서 보게 된다. 누구든 환영한다는 말에 자신을 얻은 카알은 곧장 그리로 달려간다. 그러나 절차는 간단하지 않다. 겨우 간소한 절차를 마치고 다른 구직자들과 함께 정식 절차를 밟기 위해 오클라호마행 열차에 오르는 것으로 작품을 마무리된다. 카알은 오클라호마에서 대형극장에 취직하는 절차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인가. 카프카의 문학관으로 보나 다른 여러 작품들의 결말을 볼 때 카알의 행복은 자신하지 못한다. 그 정식절차의 컷라인에 걸려 카알은 자격미달로 추방당하지 않을까. '누구든지 환영한다'는 구인광고도 카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불행이 있을지도 모른다. 카알은 인간공동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추방당해 소속을 가지지 못하는 억지로 밀려난 아웃사이더의 냄새가 짙다. |
|
카프카를 알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문학시간이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카프카의 문학과 그의 생애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셨고 나는 그에게 흥미를 느꼈다.얼마 후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변신'을 읽었다.그러나 그 것만으로 만족할수는 없었다.이 사람의 다른 소설을 읽고 싶었다.그래서 ''실종자'를 선택했다.정신없이 하루만에 읽어버렸지만 읽을수록 이 사람의 독특하고 간결한 문체와 끌어당기는 듯한 분위기(무엇인지 설명할수는 없다)는 잠시도 날 놓아주지 않는다. '실종자'는,어딜 가든지 결국은 추방되고,어떤 집단이나 어떤 무리와도 함께일 수 없는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을 간결하고 읽기 쉬운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인간이란 얼마나 고독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그리고 그러한 외로움에 또 자꾸만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하는 [인간]이란,결국은 그러한 인간관계의 끈끈한 정으로 살아갈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카프카의 이 책은 바로 그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어딜 가든 인간이란 외로울 뿐이지만 결국 우리는 '사랑'으로 살아갈것이며,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수위장이란 전혀 설득될 수 없는 위인이라는 것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카알은 한 손으로 여러번 이마를 치면서 외쳤다."제가 실제로 당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어떻게 어른이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상대에게 이렇게 복수할수 있나요!""나는 복수심에 차 있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수위장이 말했다."나는 단지 너의 주머니를 조사하려고 해.나는 내가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어.왜냐하면 너는 아주 조심스러웠을 게 분명하고,그래서 너의 친구로 하여금 모든 것을 매일 조금씩 가져나가도록 했기 때문이지.그러나 너는 샅샅이 검사를 받아야 해." |
|
[서평]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저, 한석종 역 < 실종자 Der Berschallene >를 읽고 / 2003. 01., 341쪽, 도서출판 숲 오랜만에 공부모임 교재로 선택되는 덕택에 현대 서구 문학작품을 읽었다.(어제 세미나에서는 참석하지 못했지만...ㅋ)
서구의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카프카의 '고독 3부작(실종자,(성), 소송) 중 <실종자>와 <소송>이다. 카프카 문학은 무엇보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 인간 존재의 불안과 좌절, 소외를 날카롭게 통찰하여 현대인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실종자>는 1914년 작이고 1927년 처음 출간되었다.
출판사는 이 책 내지에 '기괴하고 수수께끼 같은 작품 세계로 끊임없는 상상력의 나래를 펴게 하는, 신비하고도 난해한 작가'라고 카프카를 소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출판 당시 서구의 문학의 어떤 주제와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에 출판사의 평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작가의 '고독 3부작'은 '인간의 고립과 소외'를 다루고 있다고 평가된다. 작품의 주인공들이 "많은 인간들을 만나고 인간 사회의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인간적 관계의 단절을 느끼며 소외와 고립의 희생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경우에도 주인공 카알 로스만은 부모로부터 미지의 세계 아메리카로 추방당하고 아메리카에서는 친지로부터, 공동사회로부터 계속 추방당한 나머지 인간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그 존재 자체가 실종되어 버린다. 그는 인간의 공동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추방당해 어느 곳에서도 소속을 가지지 못한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뉴욕항이 눈 앞에 보이는 배의 갑판 위에 서있는 카알 오스만는 만15세다. 체코 보헤미아 프라하에서 독일-유대계로 태어났으나 하녀와 동침하여 임신시킨 것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미지의 세계인 뉴욕으로 ?i겨났다. 우산을 선실에 놓고 왔음을 깨달은 카알은 항해 중에 알게된 친구에게 트렁크를 맡기고 우산을 찾으러 선실로 내려갔으나 길을 잃는다. 우연히 기계실에서 근무하는 화부를 만난 카알은, 화부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선장에게 함께 항의하러 간다. 선장실에서 카알은 우연히 외숙부인 야콥 상원의원을 만난다. 외숙부는 미국에서 사업에 성공하여 뉴욕 고충빌딩 집으로 카알을 데려간다. 외숙부의 도움으로 현대적 시설, 피아노, 영어, 승마를 배우던 그는 외숙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피워 외숙부 친구 폴룬더씨의 교외 별장에 초대된다.
뉴욕 교외의 별장을 간 카알은 자신의 고집을 후회하면서 외숙부에게 돌아가고자 했으나 플룬더씨와 그의 딸 클라라, 친구 그린, 하인 등에게 방해만 받은 후 자정에 그린씨로부터 외숙부의 추방 편지를 전달받는다. 트렁크만 손에 들고 뉴욕을 떠나 람세스로 향하던 카알은 길거리에서 로빈슨과 들라마르쉬를 사귀었으나 다툰 후 헤어지고 옥시덴탈 호텔 여주방장의 도움으로 호텔 엘리베이터 보이로 취직한다.
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옛친구 로빈슨이 만취한 상태로 찾아와 그를 도우려던 카알은 실수를 하게 되고 웨이터장과 수위장의 압력으로 호텔에서 ?i겨난다. 상처를 입은 로빈슨을 그이 거처로 데려다 주려고 간 외진 교외에서 카알은 그만 들라마르쉬에게 붙들린다. 들라마르쉬의 애인인 여가수 브루넬다의 고층 임대아파트에 갇힌 카알은 로빈슨이 그곳에서 하인 취급받는 것을 알고 그곳을 벗어나려 하지만 로빈슨과 들라마르쉬에게 폭행당한 후 체념한다. 카알은 하인이 되기를 결심하고 실천하다. 다시 몇 개월 후 들라마르쉬에게 버림받은 브루넬다를 도운 후 카알은 길 모퉁이에서 발견한 클레이튼의 오클라하마 극장의 채용 벽보를 보고 찾아간다. 경마장에서 인터뷰를 통해 가장 볼품 없는 기능직으로 채용된 후 그는 이틀 밤낮 기차를 타고 서부로 간다. 이 작품은 카프카가 결말까지 완성하지 못한 작품이다. 카프카는 이 작품의 결말을 비극으로 끝내려고 했다고 전해진다.
작품은 20세기 초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말해주는 듯 하다. 인간의 운명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인간 존재가 불안하고 좌절을 겪는다는 것을, 그리고 공동체 속에서의 인간의 고독과 소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업튼 싱클레어(Upton Sinclair)의 작품 <정글 The Jungle>(2009, 페어퍼로드)에서 묘사하는 20세기 초 시카고 시의 현실과 비슷하다. 다만 싱클레어는 주인공이 사회주의라는 새로운 사상을 통해서 미래의 희망을 찾는 것으로 결말을 제시하는 것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문학계에 끼친 카프카의 영향력은 옥스퍼드 사전에 '카프카적' 이라는 단어가 실린 것만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사전에서는 그 의미를 '섬뜩한, 우연히 등장하는, 실제를 넘어서는, 현실적이지 못한, 프란츠 카프카가 쓴 사실들이나 감정 상태와 비교될 수 있는' 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출판사는 카프카의 문학을 '일상적이면서도 몽환적이고 환상적이다'고 말한다. 또 불가사의한 사건을 간결하면서도 사실적인 묘사로 이끌어 나가며, 그러다 보니 그의 작품이 '그로테스크(부조화스럽고 괴기하다)하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나는 이 작품이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훨씬 더 지난 20세기 초 미국사회의 모습이라고 쉽게 느낄 수가 없었다. 바로 한국사회의 모습과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에는 권력이나 부를 가진 이들로부터 추방되고 소외되어 불안하고 좌절을 느끼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사회현상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5대 불안'이니 '3무 세대'가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당사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당사자들은 공동체에 속하기 위해, 외로움과 소외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고 매달린다. 하지만 부모나 가족, 국가와 조직, 언론과 정당으로부터의 추방, 공동체에서의 소외와 추방, 고립과 배제, 불안과 좌절이 정치, 경제, 교육, 사회, 문화 전반에서 노골적으로 진행된다. 신자유주의라는 거창한 담론의 이면에는 이와 같은 현실이 구체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한국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공이 되어 어디선가 <실종자>의 카알처럼 비극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 2012년 11월 27일 ]
|
|
참....
카프카책은 앞으로 인터넷으로 사면 위험할 것 같다.
같은 소설을, 다른 출판사로 출간된 같은 소설을 단 한페이지라도 비교해서
읽어보고 가장 번역이 매끄러운 책을 사야겠다.
카프카의 난해함은 번역의 질이 좌우한다.
카프카의 문체라 하기엔, 솔에서 나온 실종자는 고등학교 영어 독해 수준이다.
철저히 영어 문법에 따르는 직역은 누구나 번역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카프카의 실종자는 카프카 전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설임엔 분명하나
이책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