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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약산은 없다>는 2008년에 <에세이스트>지에 발표된 300여편의 글들 중에서 수필작가들이 2008년을 대표하는 수필로 가려 뽑은 수필들을 모은 책이다. 다른 작가도 아니고 수필작가들이 뽑은 수필이라니 왠지모르게 좀더 신뢰가 가는듯도 하다. 수필이라는 장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일상생활등에서의 체험, 느낌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다른 장르의 글보다는 가볍고 접근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 것도 같다. 그런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서 평소 수필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도 부담없는 글이라는 쪽이 강했는데, 이번에 읽은 수필들은 그런 쪽보다는 조금 강한 이미지를 준다고 해야 할까, 좀더 자극적인 소재가 있었던듯도 하다. 어린 시절에 추행당한 경험을 쓴 수필이라든가, 피아노에 얽힌 길고도 오랜 인연의 끈을 쫓아 가는 생각의 흐름을 쓴 글들은 아무래도 평소에 생각했던 가볍고 부담없는 소재의 수필은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좋다 나쁘다고 하는 것은 평가의 기준이 되지 못할 것이고, 좀더 생각할꺼리를 주었다는 점에서는 이번 기회에 만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글들이기도 하였다.
.. 우리나라에서는 이웃한 일본에 비하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 평소의 생각이었고 가까운 이들과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그러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출판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 우리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 나자신의 독서만 살펴보아도 몇몇 특정분야에 편중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런 독자들만 모여 있다면 어떻게 작가며, 출판사들이 다양하고 실험적인 책들을 출판할 수 있겠는가 하는 자기반성의 시간도 가져야 할 일이다. 몇몇 인기작가들만이 자신들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사는 것이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좀더 많은 작가들이 책을 내고, 독자들 또한 광고나 타인의 생각에 설득되어 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책을 고르고 좋아하는 작가들을 만나야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해본다면 이번 <약산은 없다>라는 수필집은 나에게는 생소한 수필작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기쁜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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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은 없다 - 김서령 외 지음/에세이스트사 수필이란 함은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형식의 글을 뜻한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도 ‘수필은 잡탕이어야 한다.’ 라고 김종완 님이 말씀한 정도이다. 이 책에서도 자장면, 휴게소, 피아노, 말, 문진 등 아주 다양한 소재를 통해 작가의 글이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견해는 좀 다르다. 나는 수필을 ‘줄자’라고 생각한다. 모든 문학의 정통성을 띤 기본이며, 양과 질을 유연하게 평가 할 수 있는 척도이고, 작가의 내면성 및 통찰성, 앞으로는 추진방향 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수필의 본질과 맥락을 정확하게 나타내 주는 최고의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존경속에서 청탁을 받고 내키는 마음에서 주례를 서 주는 것과, 대가를 전제로 하는 일과성적인 마구잡이 주례를 서는 일에는 현격한 정서적인 괴리가 있다. ~ 사람이 하는 일 하나 하나를 놓고 보면, 하찮은 일 같으면서도 매사 이렇듯 갈피를 잡을수 없는 헷갈림과 갈등 속에 있는 듯하다. 마치 졸았다 깨었다 하면서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 임홍순 님의 ‘체통을 위한 서설’ 중에서 이 책은 ‘약산은 없다’, ‘물소문진’, ‘사랑이 사랑을 버리다’, ‘천개의 구슬’, ‘앉을 수 없는 사람들’ 로 5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약간 초보독자를 배려한 듯한 구성으로 ‘약산은 없다’ 편에서는 이 책이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대표적으로 한번 보여주고, ‘물소문진’ 편에서는 수필의 개념과 진정성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게 배열되었으며, ‘사랑이 사랑을 버리다’ 와 ‘천개의 구슬’에서는 수필의 백미를 보여주어, 한편의 수필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독자 자신을 되짚어 보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마지막 ‘앉을 수 없는 사람들’ 편에서는 소설의 마지막처럼 조용히 평가 할 수 있게 배열되어 있다. 다분히 독자를 의식한 편집부의 배려라 할 수 있다. “지금 공원을 서성이며 하루해를 보내고 있지만 오랜 나날들을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살아온 저들이 아닌가. 그 하나하나의 원동력이 모여 가난의 초막에서 풍요로운 오늘을 일구어낸 장본인들이 바로 저들인데....길게 내 뿜는 담배연기가 깊게 주름진 얼굴 위로 파르라니 피어오르다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 김대원님의 ‘텐포족 또 다른 나의 자화상’ 중에서 “돈이란 그저 돈이 아니었다. 우리가족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혈액이었다. 몸속에서 이미 빠져나간 그 피로 인하여 우리가족은 오랫동안 지독한 빈혈에 시달려야 했다. 내 친구 하나로 인해 온가족이 겪는 고통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늘 돌에 짓눌린 두부꼴이었다.” - 정성화 님의 ‘각도’중에서 개인적으로는 6편 정도의 수필이 눈길이 가는데, 예식장 전문(?) 주례선생님의 정서적인 괴리를 표현한 임홍순 님의 ‘체통을 위한 서설’과 무료한 일과를 공원과 일터 대신 책방으로 출근할 수밖에 없는 이 시대 또 다른(?)부류인 노인 및 중장년층을 표현한 김대원 님의 ‘텐포족 또 다른 나의 자화상’, 믿었던 친구에게서 돈으로 배신당하여 그로인한 고통과 아쉬움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갖게 되는 연민을 각도기의 각도로 표현한 정성화 님의 ‘각도’, 평범한 일상에서 갑작스런 어머니의 치매증새로 옛 어머니의 추억을 반추해 보였던 강병기 님의 ‘어머니는 아직도 꿈만 꾸신다’ 무엇인가 아쉬운 관계였던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제삿날에 애틋한 마음으로 시어머니를 회상한 김미정 님의 ‘천개의 구슬’ 장애인 숙경친구의 만남과 어색함 그리고 죽음을 통해 친구를 생각한 류영하 님의 ‘어떤 동행’이 내 맘속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 최고를 꼽으라고 하면 ‘천개의 구슬’편이다. 김미정 님의 수필에 맞는 상황묘사와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전개내용 등이 내 마음에 들어와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머닌 평생을 내 생각뿐이었다. 잠들어서도 내 꿈을 꾸고 싶어 했다. 올해 여든 일곱이신 어머니에게 내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니 따라 갈기다’ 어머니의 그 작은 소망, 그 간절한 소망조차도 나는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는 아직도 꿈만 꾸신다고 생각하면서.” - 강병기 님의 ‘어머니는 아직도 꿈만 꾸신다.” 중에서 “이제 나는 고개를 돌리거나 설거지통으로 달려가지 않는다. 대신 내 앞에 놓인 청주를 마신다. 어머니는 자식들 입에 고구마 한 개라도 더 먹이려 악착스럽게 밭을 일궜다고 한다. 자존심 하나로 평생을 사신 분이라 돌아가신 그 순간까지도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속정이 깊으셨단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어머니를 추억하며 눈물을 훔친다. 내게는 저들의 기억 속에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그런데 이 순간 내가 만났던 비정했던, 또 한없이 나약했던 어머니, 비정도 나약함도 내 속성이었음을 적나라하게 비쳐 주었던 그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그렇게 어머니는 빛을 머금은 하나의 구슬처럼 우리의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한 개의 구슬에 빛이 들어오면 천개의 구슬이 동시에 빛을 발하듯 어머니는 우리의 가슴에 저마다의 빛으로 살아왔다.” - 김미정 님의 ‘천개의 구슬’ 중에서 요즈음 케뮤리케이션, 대화, 소통, 설득 이라는 말이 유행인 것 같다. 대화, 소통의 부재는 양자간의 이별 헤어짐을 초래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든지 파국의 형상을 띄게 된다고 생각한다. 2008년도에 에세이스트사에 발표된 300여편의 수필중 엄선된 대표 수필들을 읽고 작가와의 대화, 소통의 기운이 뭔지 한번 느끼시기를 바란다. “나는 그곳을 나서다가 하얀 국화꽃 더미에 묻혀 있는 숙경을 되돌아보며 ‘잘가라’ 마지막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그 잘난 손은 어디에 감추어 두었는지 손 한번 흔들어 주지 않는다. ‘인사도 안 하니?’해도 어찌 그리 환하게 웃고만 있는지, 나는 그만 김이 새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왔다. 손을 씻으려고 수도꼭지를 틀자, 잠겨있던 눈물이 솟구쳤다.” - 류영하 님의 ‘어떤 동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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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최고의 에세이 42편을 읽었다. 42명 작가의 일상을 몰래 엿본 느낌이랄까. 감동적인 이야기, 가슴 아픈 이야기, 색다른 시선으로 본 이야기,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 등등...... 읽은 수필의 수만큼 내 삶이 풍요로워진 기분이다. 불혹을 몇 년 앞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지만, 노쇠하신 아버지와 무럭무럭 커가는 아들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너무 일찍 느끼고 있는 요즘, 60줄의 작가들이 쓴 노년의 쓸쓸함과 여유가 더 가슴에 와 닿았다. 글을 읽는 그때의 내 상태에 따라 받는 느낌도 분명 다를 것이다. 읽은 글을 다시 찾아보면서 몇 편의 수필을 되짚어 본다.
혁명을 꿈꾸는 자아가 또 다른 자아에게 쓰는 편지형식의 글인 ‘새우가 등을 펴면’. 진정한 혁명은 세상 밖에 있지 않고, 나 자신에 있다는. 서로 충돌하는 내 자신 안에서 싸움을 그만 둘 때 서로가 꿈꾸는 꿈이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는 깨달음을 빗대어 들려 준 새우의 이야기가 재밌었다. ‘내세나 천국 따위의 희망에서 벗어나 완전히 죽어서 흙과 동화되어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간절히 하고 있다네.’ 67년간 같이 살아온 자신의 그림자와의 대화를 통해 노년이 느끼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공감할 수 있었던 ‘관여의 그림자’. 전속주례를 보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결국 그만둘 결심을 하는 전직교수님의 고백을 담은 ‘체통을 위한 서설’. 확고한 직업관을 갖지 못하고 체통을 내세우는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 어릴 적 살던 집을 생각하는 ‘집으로 가는 길’.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며 찾았던 옛집을 기웃거리고 얼른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던 내 경험이 생각났다. 그 옛날 우리 집의 지금 주인을 마주치기 싫었으리라. ‘텐포족, 또 다른 나의 슬픈 자화상’ 서점에 오전 10시에 출근하고 오후 4시에 퇴근하는 5~60대를 ‘5060 서점 텐포족’이라고 한다. 60대 이후를 어떻게 알차게 보낼까 걱정하는 나에게 너무도 맘에 와 닿는 현실이었다. 70줄에 찾아든 몸의 반란.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탱해 준 몸이 고맙단다. 앞으로 살살 달래며 걸을 수 있는 날까지 걷겠다는 ‘내 안의 반란’ ‘나이가 들었다고 마음까지 늙은 줄 아는가’ 나이 들고 마음까지 늙어가는 모습에 다시 마음의 반란을 기대하는 ‘노마의 반란’ ‘나는 그와 친구가 될 수 없었다. 그를 믿을 수 없어서가 아니고 나를 믿을 수 없어서였다.’ ‘그의 전화는 내게 일용할 양식이었다. 밥을 먹어야 기운이 나듯 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루를 견딜 힘을 얻었다.’ 극도의 자제력이 너무도 안쓰럽게 느껴지고 가슴 아팠던 ‘사랑이 사랑을 버리다’ ‘용서란 그리 거창한 게 아닐 것이다. 내 마음을 상대방의 마음자리에 놓아보고 그 마음의 각을 읽어내는 게 아닌가 싶다.’ 돈을 꾸고 사기 쳐 도망간 단짝 친구를 27년이 지나서야 용서하게 된 사연인 ‘각도’ 묵언수행 3박4일을 마치고 말의 소중함을 깨달은 ‘너와 나 사이 말이 있어 아름답다’ 어릴 적 들었던 엄마의 푸념소리를 어느 덧 자기가 하고 있슴을 깨달은 ‘대룡산 호랑이는 뭐 먹고 사나 몰라’. 앞으로 집사람의 푸념소리를 잘 들어줘야겠다는 맘을 갖게 되었다. ‘부부란, 동반자라는 이름의 한 축에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의 완충지대를 공유함으로서 소통이 이루어지지 싶다’ 부부사이의 거리(距離)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간격’
이 외에도 많은 주옥 같은 글들이 여름날 더운 밤 시원한 별 빛 마냥 내 가슴을 시원하게 비춰준 듯하다. 두고두고 책장이 꽂아두고 간직하고 싶은 글들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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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은 없다 / 김서령외 41인 / 에세이스트사.
대표적인 수필집 에세이스트사에서 2008 대표에세이집을 냈다.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할 수 있었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울 수록 사람들은 경제서와 같은 재테크 책이나 자기계발 책을 많이 찾게 된다. 나 또한 일주일에 한 권씩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목표를 다지고 의지를 다시한번 높이는 편이다. 학생때는 문학서적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은 문학서를 읽는 시간이 안난다는 그럴듯한 핑계로 문학에 가까이 하지 않게된다. 하지만 그럴수록 문학작품에 관한 목마름은 커져온다. 특히 소설보다는 수필에 나는 애착이 간다. 우리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작가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풀어내려가는 수필은 나에게 우물같은 존재다. 경제서와 자기계발서에 지칠 때 일상 속 이야기를 만나면서 또 다른 힘을 얻는다. 사람이 사람 이야기로 살아가야지 어려운 공식이나 우리말이 아닌 이야기는 우리에게 힘을 주는데 한계가 있나보다. 나에게 힘을 주는 수필이 41인의 작가를 통해 다가왔다. 좋아하는 김서령 작가의 약산은 없다를 필두로 여기저기서 들어봤던 유명 수필가들과 함께 처음 만났지만 신선하게 다가온 작가들도 꽤있었다. 수필 작품이 41개가 모여있어서였을까. 처음에는 작품 하나하나를 살피지 않고, 수필로 몽땅 치부해버렸다. 그렇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한 작품씩 다가오는 그 느낌은 애인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설렘과 같았다. 어떤 말로 표현해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작품들이다. 같은 소재로도 다른 느낌을 표현하는 작품도 있었다. 눈 속에 날파리 한마리 키우면서 옛이야기를 추억하는 정태헌 작가의 마음 속에는 주렁주렁 주황빛 감이 매달린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고, 감을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과일이라 여기는 정희승 작가의 감 예찬도 있었다. 같은 감을 보고 다른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감'을 생각나게 한다. 작가의 감나무 속에서 나 또한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따던 감나무가 생각나고 감을 따며 먹던 홍시가 생각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무엇일까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자기계발서가 우리에게 의지를 다지게 하고 목표를 다시 세우게 한다면 수필은 그러한 의지를 다지게 하는 요소를 끄집어 내준다고 생각한다. 내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과 일과 가족과 친구와 같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새로운 용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한 사람의 관계를 새롭게 일깨워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수필인것 같다. 작가들의 이야기 속에서 잊었던 나의 옛 이야기를 추억하며 잊었던 나의 사람들을 깨달으며 다시 사랑하고 다시 용기를 가지며 다시 일어설 수 있게한다. 매일 한편씩 읽는 수필 하나가 오늘도 나에게 힘을 준다. '마음이 머물렀던 자리에 향기인 듯 여운인 듯 쏟아져 내리는 마른 꽃잎'이라는 전민 작가의 표현 처럼 나 또한 수필에 마음이 머물러서 향기인지 여운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의 꽃잎이 한없이 쏟아져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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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쓰기가 쉽다는 면에서 대중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장르이다. 그것은 장점이면서 또한 약점이기도 하다. 그만큼 예술적 성취를 이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머리말 중에서)
이 책 『약산은 없다』에는 수필가 300인이 2008년을 결산하여 뽑은 주옥같은 대표 에세이 42편이 약산은 없다, 물소 문진,사랑이 사랑을 버리다, 천 개의 구슬, 앉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다섯가지 테마로 나뉘어 담겨있다. 표제작인 김서령님의 '약산은 없다' 는 나이 오십이 되면 꿈을 꾸기엔 이미 늦고 꿈을 접기엔 아직 이른 나이라고 했던 그 나이에 어린시절 작가의 집에서 일꾼으로 함께살던 황씨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인생을 살면서 고향, 인연 등과 같은 것들의 얼마나 소중한 부분이며 또 그리운 자연과 함께 돌아보는 역사속에서 굴곡있는 사람들의 삶의 편린에 대해 쓴 글이다. 읽으면서 잘 쓰여진 향토소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내용중 백석시인의 시를 인용하는 대목에서는 평론같은 느낌도 들었고 조정은님의 '새우가 등을 펴면' 같은 경우도 지금까지 수필하면 지금은 고인이 되신 피천득님의 '인연'과 같은 작품의 문체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형식의 글이었다. 당시 인연이란 제목의 수필은 '인연'이란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었던 기억이 난다. 글을 읽는내내 어린시절 기억들이 소록소록떠오르게 만들며 참으로 마음속에 잔잔함을 느끼게 한다.
참 오랫만에 만난 좋은 수필집이다. 잘못된 독서 편식으로 현대 소설이나 시집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수필이나 철학책등은 읽기 지루하다는 이유로 그간 좀 멀리했었다. 하지만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여러편의 수필을 읽는 여유적인 시간을 가지며 나는 다시 한번 감사하게 느꼈다. 수필은 잡식성이라며 수필의 주제나 표현방법, 문체 등에 있어서 제약이 없이 다양함을 특징으로 말하기도 한다. 수필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이다. 수필의 묘미란 생활 속에서 느낀 인생의 묘미와 감성을 과하지 않은 표현으로 풀어놓은 점이다. 소소한 삶의 작은 이야기들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이 수필집을 통해 수필형식의 다양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내용 또한 너무 고루하지도 않고 너무 정적이지도 않으며 너무 교훈적이지 않은 내용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책속의 다양한 사람들의 글처럼 인생의 역경을 이겨내기 위한 나의 도전은 항상 계속될 것이다. 적어도 나의 진정한 아름다운 삶을 위해 찾아갈 준비를 위해 노력은 할것 같고 앞으로의 삶에서 이런 준비하는 삶이 더 나이를 먹었을때 후회가 조금이라도 덜느껴지도록 아름다운 삶을 살기위해 추억도 쌓아가며 생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해야할것 같은 의무감이 들게한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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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이라는 장르는 여고시절에 많이 접했다. 하지만 뚜렷하게 남는 글귀는 없다. 나의 무신경함이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맛깔스런 글귀를 잊게 만들기도 하겠지만 쉽게 접하고 쉽게 읽힌다는 특성상 쉽게 바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재미와 흥미위주의 소설을 접하게 되다보니 어쩌면 수필의 그 은근한 맛이 때로는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2008년을 대표하는 수필'이라는 타이틀 아래 300여편의 작품중에서 고르고 또 고른 이야기가 바로 <약산은 없다>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면서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수필의 편안함이 먼저 나를 감싸기 시작한다.
자칭 글쟁이라는 사람들이 처음 끄적거리는 것이 수필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글쟁이라는 쟁이의 한 대열에 끼고 싶어하면서 주절주절 퍼부어대는 것이 어쩜 수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편하게 끄적거리는 수필에도 분명 깊이가 있고 생각이 있음은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약산은 없다>에 소개된 수필들은 하나하나 모든것이 오래전에 잊어버렸던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편안함과 그 깊이가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다. 글을 읽어가면서 느껴지는 그 맛깔스러운 깊은 맛은 글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꼭 느껴보고 싶은 감정이 아닐까. 42명의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던 이번 독서는 나에게는 참 생각할 계기를 주는 시간이다. 감히 글이라는 것을 접하고 하고싶다라는 막연한 바램속에서 만난 이 책의 작가들과 그들의 글은 문장 하나하나 찬찬히 읽게 만들고 그들이 말하고 있는 그 느낌을 꼭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들게 해주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수필이라는 것은 모든 인생을 말하는 글이고 모든 기쁨과 슬픔과 가르침을 말하는 글이다. "수필은 잡탕이어야 한다. 잡식성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듯이 42인의 색깔은 정말 각각의 은근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작품과 여러 작가에 대한 나의 느낌을 일일이 말하고 싶지만 수필의 은근한 맛을 저버리게 하는 반역이다. 이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놔야 한다.
대표작으로 꼽힌 '약산은 없다'는 우리가 잊어버렸던 고향과 사람을 돌아보게 한다. 발전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그속에 파묻혀 살아가면서도 우리네의 줄기를 놓치는 듯한 그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물소 문진'에서는 시선이란 보이는 사물에 쉽게 얽매이는 법이라고 손광성님이 말했듯이 무심코 지나쳤을 작은 소품을 내가 어찌보는냐에 따라 글이 만들어지고 그에 따른 인생의 한 장면을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이 관찰이라는 그 작은 관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사랑이 사랑을 버리다'에서 마음이 시키는 일을 억지로 거스른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인가라고 전민님이 말한다. 살다보면 피하고 싶은 일도 많고 기대고 싶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가야할 길이 있다면 때로는 나의 마음을 무시해야 할때도 있다. 마음껏 울 수 있는 기회를 준 부처님께 절을 하고 또 하고 했다 안일함을 버리고 힘듬속으로 걸어야함이 마땅했지만 그 마음은 오죽하였을까.. '천 개의 구슬'을 읽으면서 나 역시 여자이자 어머니이고 나 역시 며느리이다. 김미정님 역시 여자이고 며느리이고 엄마이다. 하지만 여자이자 어머니이자 며느리인 시어머니와는 여전히 밑바탕에 깔린 그 대립을 어쩔 수 없다. 여자의 적이 여자라고 하던가. 맞는 말이다. 인생을 멀리 떠나보낼때 고부간의 대립이 옅어질까나..이해를 하면서도 이해 못하는 고부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끼고 비교할 수 있는 글이다. '앉을 수 없는 사람들'은 시대의 이슈를 글로 풀어나가고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세계적인 추세다. 정치권의 무력함이다라는 거창한 표현을 하겠지만 그속에 사는 우리 서민들은 거창한 말이 귀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당장의 먹고 사는 일때문에 나의 노력을 팔아야하고 나의 결과를 내밀어야 조금 숨통을 트이게 될까나..김베로니카님 역시 나와 똑같이 먹고사는 걱정을 했다는 것이 뭐랄까..인생이란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구나..라고 생각을 해본다.
정말정말 오랫만에 맛깔나는 글을 접했다. 과연 2008년의 대표작임에 틀림없다. 작은 사물도 크게 보는 관점과 힘들었던 인생을 술술 풀어나가는 글에서는 내가 겪을만한 일도 볼 수 있고, 내가 겪었던 인생의 파도를 글속에서도 같이 볼 수 있었다. 인생을 들여다보면 똑같다고 한다. 단지 깊이의 정도가 다르고 대처하는 방법의 정도가 다를뿐..사랑과 슬픔과 그리움과 배신과 아련함과 그리고 그속에서 얻게 되는 지혜는 다 같다라는 결론을 내려본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에서도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것은 아마도 과거에서 놓친 허전함이 지금 현재에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무의식이 아닐까. 흔히 말하듯 나이들어 변한 모습이 나의 인생의 모습이라고 한다. 나 역시 나이들어 거울속의 나를 마주하였을때 편안하고 인자한 얼굴과 마주치고 싶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똑같이 겪으면서 어떤이는 일그러진 늙은 모습이고 어떤이는 심술맞은 노인네의 모습이리라. 하지만 나의 주름진 얼굴은 온화하면서 입가에 미소를 머물게 하는 그런 얼굴이고 싶다.
<약산을 없다>를 꼭 읽어보라. 작가의 모든 인생 경험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이 수필들을 읽고 있노라면 나의 노년의 모습이 충분히 온화하게 보여질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오랫만에 뿌듯함과 독서후의 가득함을 느꼈다. 이것이 수필의 진정한 맛이 아닐까 싶다. 어릴적 수필은 그저 눈에 보이는 글의 표현에만 그쳤다면 중년의 나이에 접한 이 수필집은 내가 살아온 젊은날과 내가 살아가야할 노년의 길을 정리해줌에 지표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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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은 없다’ 마음에 고향을 잃어버린 김서령 작가의 <약산은 없다>로 시작하는 이 수필은 나에게 마흔두 가지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하였다. ‘작은 이야기로 세상의 가장 큰 의미도 담아낼 수 있다’고 말하는 작가에서부터 황량한 회색 빛깔의 폐허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작가의 글에서는 오르고 올라야만 나오는 동네에서 세상을 모르는 순수한 아이들의 웃음을 보았다.. 미국산 소고기 개방으로 싼 값에 소를 팔아야 하는 노부부의 가슴 저린 모습을 보면서도 소외된 평생 직업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삶에서 뭉글해지는 안타까운 우리의 시대상을 엿볼수 있었다. 부부의 일상에서 슬그머니 웃음이 실려 나오는 글 도 있었고, 과거에 잊혀졌던 사람도 만날 수 있다.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나의 노년과 죽음에 이르기 까지. 이렇게 다양한 마흔 두가지의 삶 중에서도 몇가지가 내 머리 속에서 맴돌고 있다. <새우가 등을 펴면>에서 ‘꿈을 꾸면 공상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라는 글이 나온다. 자신의 틀에 갖혀 자신의 잦대로만 세상을 보고 평가하는 유독 등이 굽은 새우 할아버지는 자신의 등이 펴지면 바닷물이 범람하여 육지 생물들이 몰살하고 바다나라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거대한 고래 두 마리의 쌈질로 거대한 파도에 떠밀려 등이 펴지고 만다. 세상은 멸망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거짓말 처럼 세상은 그대로 였다. 변한 건 새우 할아버지의 였다. 눈이 갑자기 밝아져서 평소에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자기 자신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자유를 찾아주는 일이며,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하는 것’이 혁명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간격>이라는 글에서는 ‘담이란 경계이며 분쟁 지대로 인간 사이에서도 경계와 간격이 오히려 소통을 원활히 한다’라고 말한다. 또 ‘적당한 거리는 소외가 아니라 조화이며 평화이고 소통이라고 말한다. 서로를 위해 침범하지 않고 지켜고 기다려줘야 할 내 마음에 비 무장 지대는 존재하는가? 내 자신이 바뀌지 않고 남이 바뀌기를 목소리 높여 외치지는 않았는지, 내 영역에 끌어 넣으려고 다른 사람의 고뇌하는 모습은 외면하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도 한다. ‘약산은 없다’에서 각자의 마음에 수필을 찾아 봤으면 한다..! 머리에서 계속 맴도는 글이 있을 것이고, 가슴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심장의 고동 소리와 함께 귓가에 울려 퍼지는 글도 있을 것이다. 또 그림자 처럼 뒤에서 소리 없이 쫒아오는 글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도 이 마흔 두명과 함께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아침을 맞이해보라.. 이 얼마나 뭉클하고 찬란한 아침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