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그냥 살인사건이 아니였다. 여혐. 즉 여성혐오에 의한 살인. 소름이 끼쳤다. 나도 여자니까. 그러다 보게된 포스트잍한장.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습니다." 말그대로 망치로 얻어맞는 느낌. 그래. 나였을수도 있구나.
책을 읽으며 놀라운점을 알게되었다. 여자친구들끼리는 언제 만나든 늘 헤어질때 하는 인사가 "조심히가"였다. 남자들은 이말을 헤어질때 쓰지 않는다고, 우리는 왜 "조심히가"라는 말을 쓰게됬을까. 치안이 어느나라보다 우수하다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그것도 가장 사람이 많은 도심에서조차 헤어질때 우리는 조심히가. 가서 문자해. 이런 말을 마지막 인사로 주고 받는것일까.
사람이 많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서 남들과 몸이 닿는것에 유난히 신경이 쓰이고, 조금만 어둑해지고 인적이 드문 길을 걸어갈때면 주변을 신경쓰고 핸드폰을 한손에 꼭 쥐고 걸어야 하는지. 엄마들은 딸아이들이 늦게 들어오는 것을 막기위해 통금시간을 정해야 하는지. 그냥 그래왔으니까, 내가 조심해야지 내가 안당하려면 내가 조심해야지.하고 왜 생각하는 것인지.
책을 읽으며 아직도 멀었구나, 어디쯤 중간정도 능선은 넘었는가 했는데 이제 시작인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남역 살인사건에 여혐, 여성혐오등의 말에 여자가 제대로 안해서, 늦은시간에 돌아다녀서 당한거다 라는 댓글이나 비난은 하지말라는 것이다. 적어도 늦은시간 길다가 칼맞아 죽은 남자가 있다면 그사람한테 제대로 안하고 다녀서, 늦은시간에 돌아다녀서 라는 말은 안하지 않는가. 가해자가 잘못한거지. 그게 왜 피해자의 잘못인것마냥 이야기하는가.
중학교때인가 성범죄가 일어났는데 여자가 야한옷을 입고다녀서 당한거니, 이건 성범죄가 아니다라는 판결이 있었었다. 성범죄 성립이 안된것이였다. 한여름에 민소매에 짧은 반바지를 입었던것 같다. 지금같은 핫팬츠도 아니였다. 그 판결을 보고 많은 말들이 있었는데, 그 판결을 보고 든 생각은 아, 담장이 없는 집에 사는데, 집에 도둑이 들어서 우리집 물건을 다 들고 도망을 가면, 우리집은 담장이 없어서 도둑을 맞은것이니, 도둑잘못이 아니라, 내 잘못인거구나 하는 생각이였다. 참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고 기가 차는 판결이였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얘기가 도니,,
이 책은 그런 사회적 변화를 위해 소리를 내기시작하는 사람들의 연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우리가 가진 인식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 남성을 향한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목소리임을 이 책의 연설자들은 이야기한다.
지금이 시작이다. 여성들이 말을 하기 시작했고, 사회적 인식도 조금씩은 변할 조짐이 보여가는 지금. 20년 후에더 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어있기를. 적어도 여혐이나 여성혐오 같은 단어는 없어지기를.
|